배신당한 힐러는 복수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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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라시오
작품등록일 :
2024.10.01 23:24
최근연재일 :
2024.10.14 07:25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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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글자수 :
94,018

작성
24.10.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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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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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탐욕 - 5

DUMMY

우드득. 우드득.


나를 보며 손을 푸는 대머리의 남자.

그 남자를 보자 어디서 보았는지 생각났다.

갑자기 기억이 떠올랐다.


"혹시??? CS 담당자?"


내 목소리가 떨렸다.


"고객님. 오랜만입니다."


CS 담당자 이현도는 험악한 표정이었다.

그의 눈빛에서 복수심이 느껴졌다.


"컴플레인을 아직 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제가 해결해드려도 될까요?"


이현도는 이를 갈며 다가왔다.

의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어... 그게... 좀 윗 사람하고 얘기하고 싶은데요."


나는 당황해하며 말했다.


"윗 사람하고 얘기해도 똑같아요. 고객님.

당신 덕분에 제가 시말서 작성한 건 알고 계셨나요?"


이현도의 목소리에 분노가 섞여 있었다.


"어...그것 참 유감이네요."


나는 슬금슬금 뒷걸음쳤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뒤에 있던 책상에 막혀 더 이상 뒤로 갈 수가 없었다.

그 사이에 이현도는 내 앞까지 다가왔다.


그렇다면.


"그러면 미안하지만 좀 누워계세요."


나는 완드를 꺼냈다.

이현도는 어차피 한 번 쓰러뜨린 상대.

다시 쓰러뜨리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큐어 한방.

그거면 충분하다.

그때였다.


"전능의 베일."


그때 김현재가 이현도에게 버프를 걸었다.

이현도의 주위로 푸른 빛이 감쌌다.


'젠장. 이번에는 버퍼까지 있잖아.'


나는 속으로 욕을 했다.

그렇다. 저번 전투와는 달리 이번엔 2:1이다.

상황이 더욱 불리해졌다.


이제는 힐러보다 훨씬 귀족 취급 받는 버퍼.

버퍼는 낮은 랭크로도 게이트에 다닐 수 있었다.

이유는 버퍼의 버프 효율이 그만큼 뛰어나서였다.


그 중에서 A랭크 이상의 고랭크 버퍼들은 버프 효율이 더 사기적으로 증가한다고 알려졌다.

국내에 단 두 명뿐인 A랭크 버퍼들이 대형길드들에게 계속 러브콜을 받는 것도 그 이유였다.

아. 이제 세 명이려나.


"미카엘의 격려"

"셀"

"헤이스트"

"베일"

"인파이어"


김현재가 연속해서 버프 스킬을 외쳤다.

이현도의 몸이 점점 더 밝게 빛났다.


"어?? 잠깐만..."


나는 놀란 눈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버프를 몇 개나 쓰는 거야?

거기다가 몇 개는 처음 들어보는 스킬이었다.

아마 A급 버퍼의 스킬이겠지.


"저기... 버프 좀 적당히 좀..."


내 목소리가 떨렸다.


거의 10개 가량의 버프를 받은 이현도는 넘쳐나는 힘을 시험하는 듯 몸을 여기저기 움직였다.

그의 눈빛이 달라졌다.


"아하하. 힘이 넘치네요! 역시 A급 버퍼입니다!"


이현도가 환호성을 질렀다.


"이봐. 2:1은 너무 치사한 거 아니야?"

"치사해도 상관없습니다!"


김현재가 차갑게 대답했다.




이현도의 주먹이 날아왔다.

저번과는 달리 엄청나게 빠른 속도.

나는 반응하지 못하고 이현도의 주먹을 복부에 맞고 말았다.


화륵


"크헉"


나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거기다가 그냥 평범한 주먹이 아니었다.

이현도의 주먹에 불꽃이 튀기며 맞은 부위에 화상을 입혔다.

타는 듯한 고통이 복부를 관통했다.


"인파이어. 무기에 화염 인챈트를 해주는 버프입니다. 역시 A랭크가 될 때 얻을 수 있었죠."


김현재가 뒤에서 여유롭게 말했다.

녀석은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뒤에서 씩 웃고 있었다.


"젠장"


나는 이를 악물었다.

여유로운 김현재와는 달리 나에게는 더 이상 대화를 주고받을 여유가 없었다.

상황이 점점 더 불리해지고 있었다.


"큐어!"


나는 이현도에게 완드를 겨누고 큐어를 사용했다.

저번 전투에서 이현도에게 엄청난 데미지를 입혔던 기술.

하지만.


"하하. 따끔따끔하네요. 고객님!"


이현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웃었다.

그러더니 나에게 돌진하는 이현도.




이현도의 태클에 충돌한 나는 데굴데굴 굴러갔다.

온몸이 아파왔다.


"마법저항력에 속성저항력까지 증가된 상태입니다.

당신 공격 정도는 아프지도 않죠."


김현재가 덱스가 담긴 케이지를 만지며 말했다.


젠장. 젠장.


A랭크 버퍼의 버프를 받은 이현도는 저번과는 완전히 다른 괴물이 되었다.

이현도의 주먹이 다시 한 번 내 위로 날아왔다.

이렇게 되면 다른 방법은 없었다.


그 소녀가 나에게 준 세 가지 스킬.

대악마의 힘, 롱기누스의 창, 마지막으로 대악마의 거울.

그 중 지금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대악마의 거울이었다.


대악마의 거울.

일정 시간 동안 대상의 스킬 하나를 쓸 수 있다.

쿨타임 : 30일


다시봐도 어마어마한 쿨타임이다.

하지만 아무런 패널티 없이 누군가의 스킬을 쓸 수 있는 사기급 스킬이었다.


'이게 유일한 희망이야.'


나는 마음을 굳혔다.

단 문제는 하나의 스킬만을 뺏을 수 있다는 것.

어떤 스킬을 뺏어야 할까?

고민할 시간은 많지 않았다.

이현도의 주먹이 나한테 날아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내가 있던 자리에 굉음이 났다.

바닥이 깨져 나갔다.


"고객님. 피하셨네요?"


이현도가 놀란 눈으로 나를 보았다.

C랭크 힐러가 헤이스트 버프를 받은 자신의 공격을 피했다는 게 놀랄 만도 하지.


하지만 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연했다.

현재 김현재가 쓴 것은, 마법 저항력 관련 버프와 공격력 관련 버프, 마지막으로 헤이스트라는 유명한 공이속 버프였다.


'나한테 가장 필요한 건 속도였으니.'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김현재의 헤이스트를 복사하여 바로 나에게 사용하였었다.

그 결과, 피하기 어려웠던 이현도의 공격을 피할 수는 있게 되었다.


'몸이 확실히 가벼워.'


나는 놀라움을 느꼈다.


헤이스트 역시 A랭크 이상의 버퍼만 사용할 수 있는 굉장히 희귀한 스킬.

만약 공대원 전체가 이 버프를 받고 공이속이 빨라지는 것을 상상해보면 굉장한 위력이 나올 거 같았다.


"그렇다면 이것도 피해보시죠!"


이현도가 소리쳤다.


이현도는 계속 주먹을 휘둘렀다. 한 번 피한 이현도의 주먹을 다시 피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애당초 이현도는 별다른 스킬 없이 정직하게 주먹을 휘두르고만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이현도가 간단한 공격만 하는 것은 이유가 있었다.


"하하. 계속 피하기만 할 겁니까?"


이현도가 비웃었다.


바로 나를 농락하기 위해서.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며 공격을 피했지만 이현도는 그런 나를 비웃으며 계속해서 주먹을 휘두를 뿐이었다.


헉헉


숨이 점점 차올랐다.

확실히 지금은 공격을 피할 수는 있게 되었지만 이대로만 가면 안 된다.

시간을 끌수록 나에게 불리해지기 때문이었다.


'젠장. 이대로 시간만 흐르면 안 돼. 점점 힘이 빠지고 있어.'


나는 초조해졌다.


거기다가 저쪽은 둘. 나는 단 하나.

심지어 여기는 적의 홈그라운드 한복판인 시한 길드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에게는 불리해져갔다.


'아니면 도망갈까?...'


일단 도망가면서 팀원들을 호출하는 방법도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이번 기회가 아니면 다시는 김현재에게 복수할 기회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현재는 시한길드에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마주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었다.

팀원들이 온다 해도 덱스의 구출에 온 힘을 쏟아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복수의 기회는 사라지는 것이었다.


'다행인 점이라면 조금씩이지만 딜이 들어갔었어.'


나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내가 큐어를 썼을 때, 이현도는 따끔거린다고 비웃었지만 약간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찡그리기는 했다.

대악마의 힘을 받은 큐어가 무시할 만한 데미지는 아니라는 뜻.


'그렇다면.'


나는 게이트에서 생각만 했던 기술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아직 실제로 사용해 본 적은 없지만, 이론 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기술.


"리젠."


나는 내 주먹에 리젠을 사용했다.

저쪽이 불속성 인챈트를 했다면, 나도 똑같이 성속성 인챈트를 하면 된다.

물론 대악마의 힘을 곁들인.


"리젠. 리젠"


내 주먹에 계속해서 리젠을 사용했다.

중첩 가능한 힐인 리젠이 계속해서 주먹에 쌓이고 있었다.

주먹이 희미한 빛으로 감싸졌다.


"하하. 저에게 주먹으로 상대하겠다고요? 너무 얕보였나 보네요."


이현도는 공격을 멈추고 웃었다.


"고작 힐러 주제에 저랑 주먹을 맞댈 생각을 하다니. 제가 놀아줘도 너무 놀아줬나요? 좋습니다. 이제 장난치는 건 그만할게요."


이현도는 스킬을 사용하기 위한 자세를 취했다.

문득 깨달았다. 이현도가 이제까지 한 번도 나에게 스킬을 쓰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이현도의 표정을 볼 때, 이제 그만 장난을끝내고 싶어한다는 것 또한 깨달았다.

나는 긴장감에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폭발 펀치!"


이현도의 주먹이 날아왔다.

그냥 주먹이 아니었다.

원래 주먹에 10배 크기는 되보이는 스킬이었다.

주먹에서 불꽃이 튀며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주먹을 가까스로 피했다.

하지만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다.


"크흑"


급소는 피했지만 복부에 주먹이 스치면서 폭발했다.

엄청난 고통이 온몸을 관통했다.


'젠장 엄청 아파. 하지만 지금이 기회다.'


큰 기술을 사용하고 나면 딜레이가 있는 법.

지금 딜레이 때 유효한 공격을 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의 반격의 기회는 없었다.

그걸 이현도도 안 듯, 이현도가 내 주먹을 막기 위해 가드를 취했다.


하지만.




이현도를 공격한 것은 내 주먹이 아니었다.

나는 곧바로 발로 이현도의 턱을 찼다.


"억!"


이현도는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렇겠지. 갑자기 힐러의 발차기를 받은 경험은 처음일 것이다.

그의 눈에 당황함이 가득했다.


물론 힐러 따위의 발차기는 큰 데미지는 주지 못했다.

하지만 발차기는 데미지를 주기 위한 공격이 아니었다.


퍽!


바로 이현도의 가드가 풀리는 것을 유도한 공격.

이현도의 가드가 풀린 틈을 타서 내 주먹이 복부를 강타했다.


"으악!"


이현도가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내 주먹에 쌓인 리젠의 힘이 이현도의 몸을 관통했다.


"이게 무슨..."


이현도가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힐러 주제에 어떻게 이런 격투기를···”

“아~ 예전에 조금 배웠어가지고.”


취업이 잘되는 힐러로 전직하기 전에 일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이녀석에게 얘기할 의무는 없지.


"김현재님! 다른 버프라도! 얼른요!"


이현도가 김현재를 향해 소리쳤다.


"잠깐만요. 이게 어떻게..."


김현재는 아까의 여유로왔던 모습과는 달리 굉장히 당황한 모습이었다.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계속해서 주먹을 날렸다.


퍽! 퍽! 퍽!


연속된 공격에 이현도는 점점 밀려났다. 매 공격마다 리젠의 힘이 이현도의 몸을 파고들었다.


"크윽... 이럴 순 없어!"


이현도가 다시 자세를 잡으려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럴 틈을 주지 않았다.


"메디카라!"


내 주위로 치유의 빛이 퍼져나갔다.

하지만 이현도에게는 치유가 아닌 공격이었다.

이현도의 몸이 빛에 닿자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아악!"


이현도가 쓰러졌다.

그의 몸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럴 수가..."


김현재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나는 천천히 김현재를 향해 돌아섰다.


"이제 네 차례다."


내 목소리에 차가운 결의가 섞여 있었다.

복수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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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탐욕 - 6 24.10.10 94 1 13쪽
» 탐욕 - 5 24.10.10 94 1 11쪽
13 탐욕 - 4 24.10.09 100 2 12쪽
12 탐욕 - 3 24.10.08 109 2 11쪽
11 탐욕 - 2 24.10.07 119 3 12쪽
10 탐욕 - 1 24.10.06 143 3 12쪽
9 괴물쥐 소탕 24.10.06 151 3 11쪽
8 헌터 상해보험 - 2 24.10.05 167 5 12쪽
7 헌터 상해보험 - 1 24.10.04 177 4 12쪽
6 복수의 시작 - 5 24.10.03 198 4 12쪽
5 복수의 시작 - 4 +1 24.10.02 192 4 13쪽
4 복수의 시작 - 3 24.10.01 196 6 13쪽
3 복수의 시작 - 2 24.10.01 224 5 11쪽
2 복수의 시작 - 1 24.10.01 289 6 12쪽
1 프롤로그 24.10.01 321 1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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