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당한 힐러는 복수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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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라시오
작품등록일 :
2024.10.01 23:24
최근연재일 :
2024.10.14 07:25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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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글자수 :
94,018

작성
24.10.1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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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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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탐욕 - 6

DUMMY

나는 웃으며 김현재에게 다가갔다.

그의 눈에서 공포가 느껴졌다.


"당신... 어떻게... 힐러가..."


김현재의 목소리가 떨렸다.


"나도 지옥에서 돌아오면서 그냥 빈손으로 온 건 아니라서.

지금부터 내가 할 것은 너의 능력을 모두 뺏을 거야."


내 목소리에는 차가운 결의가 담겨 있었다.


"네? 그게 무슨..."


"말 그대로 너의 헌터로서의 능력을 다 뺏을 거다. 그게 나의 복수다. 마음 같아서는 목숨을 빼앗고 싶지만."


사실 죽인다는 선택지를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 날 이후로 혼자 있을 때마다 날 배신한 녀석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때마다 분노에 사로잡힌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게이트에서 몬스터를 죽이는 것과 사람을 죽이는 것은 달랐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살인.

나는 아직 살인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나도 그 정도의 악인은 아니라서 말이야. 큐어!"


"흐억!"


김현재는 고통에 몸부림쳤다.

체력이 약한 버퍼는 공격에 취약하다.

녀석을 쓰러뜨리는 것에는 큐어 하나로도 충분했다.


김현재는 바닥에 쓰러진 채 숨을 헐떡였다.


"허억... 잠깐만요! 이렇게 하죠! 지금 저를 살려주시면 제가 충분한 보상금을 드리겠습니다. 또 저희 시한 길드에 추천서를 넣겠습니다."


"뭐?"


"더 이상 하청길드 힐러가 아니라 업계 3위 시한길드에서 일하시는 겁니다. 하청길드 때 수당과 비교하면 자리수가 달라질 겁니다! 보상금 액수도 섭섭하지 않게 드릴 수 있습니다!"


끝까지 돈, 돈, 돈...

이 녀석은 이런 놈이었다.

나는 혐오감을 느꼈다.


"복수하는 것보다 훨씬 이익일 겁니다. 복수는 남는 것도 없이..."


"그놈의 이익. 이익."


나는 이를 갈며 김현재 앞까지 다가갔다.

김현재는 고통에 가득 찬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녀석의 뿔테안경이 부러져 있었다.


"이봐. 세상이란 늘 이익만으로 굴러가는 곳이 아니야. 롱기누스의 창."


내 손에서 검은 빛의 날카로운 창이 생성되었다.

창끝에서 어둠이 일렁였다.


"남은 인생은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며, 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살아가라."


내 손에 생성된 검은 오라가 일렁이는 롱기누스의 창으로 김현재를 찔렀다.


"으아악!"


김현재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쓰러졌다.


'혹시 죽은 건가?'


나는 쓰러져 있는 김현재의 코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보았다.

다행히 숨은 쉬는 것이 기절한 듯했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그런데 이건 뭐지?’

김현재를 롱기누스의 창으로 찌를 때, 그의 몸에서 어떤 구슬이 툭 떨어졌다.

일단 나는 구슬을 주워 주머니에 넣었다.


타다다닥


덱스가 자신을 풀어달라는 듯 케이지 안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덱스!"


나는 김현재가 떨어뜨린 케이지에서 덱스를 풀어주었다.

덱스는 기쁜 듯 내 몸을 빠르게 타고 올라왔다.


"빨리 덱스를 찾았다고 알려야지."


나는 스마트워치로 덱스를 찾은 것을 알렸다.

5분도 안 되어 모든 팀원이 12층에 모였다.


"젠장. 왜 이렇게 난장판이야? 무슨 일이야 아우?"


김시준이 헐레벌떡 달려오며 소리쳤다.


12층은 전투로 인해 난장판이 되어 있었고 구석에는 김현재와 이현도가 기절해 있었다.


"일단 여기 계속 있으면 위험하니 나가서 얘기하죠."

"그래야겠다. 모두 철수합시다!"


김시준을 선두로 모두 시한길드를 빠르게 빠져나왔다.

김시준은 묻고 싶은 게 많은 눈치였지만 탈출이 우선이었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층에 있는 경비와 목례를 한 뒤 빠르게 시한 길드를 빠져나와 밖에서 대기하던 김시연을 만났다.


"어휴. 간 떨어지는 줄 알았네. 안 걸렸겠지?"

"계속 CCTV들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는데 이상 조짐은 없었어요."


태블릿 PC 너머로 이혜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모두 수고했어요. 덱스야! 무사해서 다행이다."


김시연이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


덱스가 김시연을 발견하자 내 품에서 뛰쳐나가 김시연에게 안겼다.

녀석 섭섭하게. 바로 주인한테 뛰어가네.


"일단 자세한 건 본부 가서 얘기하죠. 텔레포트!"


김시연의 말과 함께 우리 밑에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이게 무슨..."


엄청난 마력의 힘이 나를 감싸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눈 깜짝할 새에 순식간에 사무실에 와 있었다.


나는 놀란 눈으로 김시연을 쳐다보았다.

이 정도 수준의 단체 텔레포트를 할 수 있는 마법사는 국내에 많지 않았다.


"당신 정체가 뭔가요??"


내 목소리에 의심과 호기심이 섞여 있었다.

김시연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건 비밀이에요! 나중에 더 친해지면 말씀드릴게요~"


김시연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자, 자! 그건 중요하지 않아!"


김시준이 갑자기 소리쳤다.


"시한 길드 침투 작전 성공 축하 파티를 해야지!"


김시준은 재빨리 사무실 냉장고로 달려가 캔맥주를 꺼냈다.

김시준의 눈빛에서 흥분이 느껴졌다.


"모두 한 캔씩 가져오세요!"


"아직 자축하기엔 일러요. 이제 시작일 뿐이에요."


김시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지만 김시준은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맥주 캔을 땄다.

거품이 튀어 올랐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젓는 김시연 옆에 앉았다.

김시연의 표정에서 걱정이 읽혔다.


"앞으로 어떻게 하실 건가요?"


내가 물었다.

김시연이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


"사실 대외비예요. 하지만 특별히 알려드릴게요."


나는 속으로 웃었다.


'맨날 대외비라 해놓고 외부인인 나한테 이렇게 다 말해주면 의미가 있나? 그만큼 나를 신뢰한다는 거겠지.'


"지금 덱스에게 달린 카메라와 마이크로 시한 길드의 정보가 수집돼 있어요."


그녀가 설명했다.


"독소조항을 일부러 만들고 항의하는 고객들을 무력으로 제압한 증거들을 모아뒀죠."

"그런 증거들이 다 있었나요?"


내가 놀라서 물었다.


"네."


김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길드에서 헌터를 파견해 CS 담당자로 위장시켜 민원인을 상대한 일지들, 고객 상담실 내 CCTV 영상, 독소 조항을 만들 때의 회의록까지요. 덱스가 모두 확보했을 겁니다."


이혜원이 컴퓨터 앞에서 고개를 들었다.


"응. 다 있어. 잡히기 전에 확보해놔서 다행이야."


김시연이 계속해서 설명했다.


"이 자료들을 시한 길드 앞에서 시위할 때 기자들에게 공개할 예정이에요.

그러면 아무리 시한 길드라도 여론을 무시할 수 없을 거예요."


나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자료를 불법으로 얻은 거에 대해 말이 나오지 않을까요?"

"그건 다 대응 방법이 있어요."


김시연이 자신 있게 말했다.


"시한 길드도 자신들의 잘못을 알고 있어서 쉽게 대응하지 못할 겁니다."


그제서야 덱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갑자기 투명해지던데, 덱스는 어떤 몬스터인가요?"


내 질문에 김시연의 눈이 반짝였다.


"덱스는 게이트 카모폴라 카멜레온종이에요. 은신술을 쓸 수 있는 몇 안 되는 몬스터죠. 인간이라면 A랭크 마법사들도 쓰기 힘들어하는 기술인데 말이에요."

"아, 그런 몬스터가 있었구나."


내가 감탄했다.

김시연이 덱스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흔히 볼 수 있는 생명체는 아니에요. 게이트 내에서도 은신술을 쓰고 있어서 찾기 힘들죠. 투명 감지 스킬이나 특정 아이템으로만 찾을 수 있어요."


그녀의 눈에 추억이 어렸다.


"예전에 게이트에 갔을 때 다른 몬스터에게 공격받아 쓰러진 걸 발견했어요.

제가 데려와 치료해줬더니, 그 뒤로 우리의 든든한 정보원이 되어줬죠."


덱스가 김시연의 무릎 위에서 편안하게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제야 덱스가 유독 김시연을 잘 따르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다시 한 번 고마워요, 민혁 씨."


김시연이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이번 작전은 절대 성공하지 못했을 거예요.

덱스를 시한 길드에 풀어주고, 잡힌 덱스까지 찾아주시다니. 이 감사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 뭐. 저도 피해자니까요. 같은 피해자들과 함께 돌파구를 찾아야죠."


나는 겸손하게 대답했다.

내 대답에 김시연의 눈이 감동으로 빛났다.


"민혁 씨..."


방금 발언으로 뭔가 오해를 한 것 같은데.

김시연은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민혁 씨도, 다른 피해자분들도 저희가 반드시 보상받게 해드릴게요. 대형 길드의 횡포로부터 서민을 지키는 게 우리 비정부헌터기구의 존재 이유니까요."

“아··· 네.. 감사해요···”


내가 대답했다.

사실 나는 이미 복수에 성공했고, 해지 환급금은 그저 보너스일 뿐이었다.


‘그래도 만약에 받을 수 있다면 새로운 장비를 구매할 수 있을텐데.’


역시 돈이 세상에 전부는 아니라도 굉장히 중요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 비정부헌터기구에 가입하시는 건 어때요?”

“아··· 저는 좀 힘들 것 같네요. 이왕 말 나온김에 말씀드리자면···”


내가 뜸을 들이자, 김시연은 긴장한 듯 했다.


“그거 이름 줄일 수는 없나요?”

“네?”

“사실 제가 이름을 아직 못 외웠어요. 이름이 너무 길어요.”

“아··· 그런가요?”


김시연은 생각에 잠긴듯 했다.

5분에서 10분정도 시간이 흘렀다.


“그러면 NGH는 어떤가요?”

“네? NGH요?”

“네. 이름이 너무 어렵다고 해서 약자를 써봤어요. 어때요?”


김시연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어···음··· 괜찮네요··· 일단 비정부 뭐시기 보다는 훨씬 쉬워졌어요.”

“그쵸?? 제가 열심히 고민했어요. ”


김시연은 기쁜듯 소리쳤다.


“그래서. 이름도 쉬워졌는데 NGH에 들어 오실건가요?”


김시연이 제안했다.

솔직히 구미는 당겼다.

이 단체는 내 생각보다 훨씬 유능했다.

여기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매우 많아 보였다.

퇴직금도 없는 케이힐에서 나오기도 해야하고.

하지만···


“제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일단 먼저 복수가 먼저였다.

어느 단체에 소속된다면 그 만큼 행동에 제약이 생길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 가입하기는 힘들었다.


김시연의 표정이 실망으로 바뀌었다.


"아쉽네요. 우리에게 힐러가 꼭 필요했는데."

"하하, 중요한 일만 끝나면 다시 연락드릴게요."


내가 웃으며 말했다.

김시준이 벌써 두 번째 맥주 캔을 따며 끼어들었다.


"재미없는 얘기는 끝났어? 그럼 다들 냉장고에서 맥주 가져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피곤해서요."

"뭐야, 벌써 가?"


김시준이 불평했다.


"아우, 정 없구만."


“많은 일이 있으니 피곤해서요.”

내가 대답했다.


"알았어. 그럼 나중에 시위 때 꼭 와. 아주 재밌을 테니까."


김시준이 씩 웃으며 말했다.


"연락드릴게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무실을 나섰다.


밖으로 나오자 서늘한 밤공기가 얼굴을 스쳤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며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온몸에 넘치는 힘이 느껴졌다.

김현재의 능력을 흡수한 후 내 몸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주먹을 꽉 쥐자 마력이 울렁거렸다.


'이정도면 랭크가 오른거 같은데.'


믿기지 않는 현실에 어안이 벙벙했다.

하지만 이제 진짜 복수는 시작이었다.

나는 결연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어둠 속에서 내 눈이 차갑게 빛났다.


***

사무실에 고요함이 내려앉았다.

창밖으로 도시의 불빛이 희미하게 새어 들어왔다.

김시연은 홀로 남아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녀의 손가락이 맥주 캔을 따는 소리가 조용한 공간을 가로질렀다.


'쉬이익' 소리와 함께 캔이 열렸다.

김시연은 한 모금 마시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오늘의 승리는 대단했다.

NGH가 시한 길드에게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물어내야 할 위기를 간신히 모면한 것이다.


그녀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스쳤다.

하지만 곧 눈썹이 찌푸려졌다.


'민혁 씨...'


김시연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당신이 내 정체를 물었죠. 하지만 이제 보니 당신의 정체야말로 더 큰 미스터리네요.'


김시연은 마우스를 움직여 화면의 영상을 재생했다.

흐릿한 화면 속에서 최민혁의 모습이 보였다.

그가 이현도를 제압하는 순간이 포착되어 있었다.


영상은 선명하지 않았지만, 김시연의 날카로운 눈은 놓치지 않았다.

최민혁의 움직임, 그의 기술, 그리고 무엇보다 그 압도적인 힘.


"A랭크 버퍼의 버프를 받은 B랭크 딜러를 쓰러뜨리는 힐러라..."


그녀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의심과 경외심이 뒤섞여 있었다.


잠시 망설이다 김시연은 결심한 듯 영상 파일을 휴지통으로 옮겼다.

'삭제' 버튼을 누르는 그녀의 손가락이 잠시 멈칫했다.


'당신의 비밀을 존중하겠어요, 민혁 씨. 하지만 언젠가는 진실을 알고 싶네요.'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맥주를 한 모금 더 마셨다.


김시연은 의자에 등을 기대며 생각에 잠겼다.

NGH의 승리, 최민혁의 미스터리,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들. 모든 것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앞으로가 진짜 시작이겠죠..."

그녀는 중얼거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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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랭크 재측정 24.10.12 57 2 11쪽
16 수상한 소녀 24.10.11 75 1 13쪽
» 탐욕 - 6 24.10.10 95 1 13쪽
14 탐욕 - 5 24.10.10 94 1 11쪽
13 탐욕 - 4 24.10.09 100 2 12쪽
12 탐욕 - 3 24.10.08 109 2 11쪽
11 탐욕 - 2 24.10.07 119 3 12쪽
10 탐욕 - 1 24.10.06 143 3 12쪽
9 괴물쥐 소탕 24.10.06 152 3 11쪽
8 헌터 상해보험 - 2 24.10.05 167 5 12쪽
7 헌터 상해보험 - 1 24.10.04 178 4 12쪽
6 복수의 시작 - 5 24.10.03 198 4 12쪽
5 복수의 시작 - 4 +1 24.10.02 192 4 13쪽
4 복수의 시작 - 3 24.10.01 196 6 13쪽
3 복수의 시작 - 2 24.10.01 224 5 11쪽
2 복수의 시작 - 1 24.10.01 289 6 12쪽
1 프롤로그 24.10.01 321 1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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