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물장사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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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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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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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그의 꿈과 당신의 소망

DUMMY

일찍이 한 사장이 있었다


조그만 구멍가게에서 시작해 거대한 자신의 기업을 일궈내어


사람들이 ‘경영의 신’이라 부른 자


그의 성공 신화는 전 국민을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그런 그가 정치를 한다는 말을 하자 사람들은 열광했고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채 5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람이 지금 내 앞에 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인스 회장 대행”


언론에서 보여지는 과격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그의 태도는 매우 예의바르다


아무리 내가 박람회를 살린 공이 있다해도 어디까지나 일개 기업의 관리자


반면에 상대방은 우리나라의 서열1위, 대통령


그럼에도 불구하고 꼬박꼬박 존댓말을 한다


“저도 반갑습니다, 이렇게 뵐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하하 그런가요? 저는 친숙합니다 인스 회장 대행님”

“신입사원일 때 모습하고 많이 달라지셨습니다”


“중앙은행 입사 91기 신입사원 연수 사진 5번째 줄 왼쪽에서 3번째”


“네?”


100명이 넘는 동기들 중 콩알만하게 찍힌 나를 기억한다는 것은 둘째치고


스토커야 당신? 그걸 도대체 왜...?


“전 예전부터 당신을 눈여겨 보고 있었습니다”


우 일개 직원이였던 나를?


단지 립서비스를 하는건가?


“하하 당황시켜드린 건 죄송합니다, 인스 회장 대행 덕분에 전 정말 말 할 수 감동받았습니다”


대통령은 종이봉투를 하나 건낸다


“이건 제 보고서..”


내가 중앙은행을 나가기 전 쓰고 간 마지막 보고서


「우리나라 경제 최적화시키기」


실연의 슬픔을 가진 채 쓴 보고서라 정말이지 엉망으로 썼다


문체도 엉망이고 형식에도 맞지 않는다


특히 제목은 지금봐도 쥐구멍에라도 숨고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수준


그래도 나름 내용이 독특해서 재밋게 읽은 사람이 많다고 했던데


“제가 대통령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비서관이 재미있는 보고서가 있다고 하며 건내주었습니다”


“웃긴 제목이였죠, 하지만 내용은 진짜였습니다 전 앉은자리에서 단숨에 읽었습니다”


“처음 한 번 읽고 두 번째에는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 읽고 세 번째에는 공감하면서 한번 또 읽었습니다”


“잠시 옛날일을 회상하자면”


“예전에 전 기업가로서,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말입니다”


“또한 그저 돈 많은 사업가였던 제가 바꿀 수 있는 것도 너무나 한정적이였습니다”


“그래서 정치를 시작했죠”


“세상을 바꾸기 위해”


“그리고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간결히 요약될 만큼의 스토리는 아닌데 말이야


정치공작을 벌인다거나 상대 후보에게 방해공작을 가한다거나 뒷소문이 많았지


“무슨 생각을 하시는 지 알고 있습니다, 저에 대한 평판이 어떤지도 말입니다”


돈도 많은 사람이 왜 굳이 더러운 정치판에 오려고 하냐는 말이 많았지


모은 돈으로 여생을 편하게 살 수 있었는데


정치하면서 안 먹을 욕이나 먹고 지금까지 쌓아왔던 이미지도 다 깎아먹었어


그렇지만 여전히 인기는 대단했으니 대통령이 된 거겠지만


“그저 나라를 위해서였습니다”


“그러신 분이 왜, 「세계자유박람회」같은 무리한 일을 추진하신건가요?”


기획도 엉망, 내용도 엉망 만약 우리 Make Us Happy사가 없었다면 분명히 망했을 행사


단지 대통령의 독단으로 추진된 망발인데


경제를 생각한다면서 이딴 걸 왜?


점점 더 대통령의 말이 신뢰를 잃어간다


“당신을 믿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건내 준 두꺼운 책 한 권


여기엔, 대통령이 언제 어떤 계획을 세우고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될지 정리한 내용이 써 있다


[2월 인스가 중앙은행을 퇴사했다는 보고를 받음]


[4월 인스가 ‘레이스티스’라는 가게의 사장을 맡고있는 걸 확인함]


[7월 ‘리라’라는 대형신인이 ‘레이스티스’ 직원이였던 것으로 확인됨, 계획 재개]


계획...재개?


[8월 「세계자유박람회」개최를 추진 예상대로 정부 전 부서에 극심한 반대에 부딪힘, 그러나 강행함]


[10월 우리나라가 「세계자유박람회」개최국으로 선정]


[11월 인스, Make Us Happy 회장 대행 취임]


“버윈 회장의 빈 자리를 당신이 대신한 건 정말 다행이였습니다”


“솔직히, 전문 경영인이 아닌 호스트가 맡을까봐 아주 불안했습니다”


[다음 해 4월 총리를 시켜 Make Us Happy와 박람회를 엮음, 예상대로 총리는 이런 불합리한 명령도 잘 수행했음]


“모두 의도한 거였습니까?”


“저라고 해서 어떤 게 재미있고 어떤 게 재미없는지 모르는 게 아닙니다”


“총리의 패악질도 말이에요, 그러라고 앉혀놓은 자리니까... 이젠 쓸모가 없어졌지만”


“이번 「세계자유박람회」가 정말 지루하게 구성된 것도, 노동복이라는 어이없는 컨셉을 강요한 것도”


“Make Us Happy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잘 대응할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이렇게 유쾌하게 받아 칠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대통령이라는 신분만 아니였어도, 한번 접대를 받아보고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박람회의 진짜 목적은


우리 Make Us Happy 사를 주인공으로 세우는 것


대통령은 애초부터 그렇게 계획했던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 최적화시키기」내용을 보면”


“사람들이 의욕이 없는 이유는 삶에 대한 기대가 없기 때문”


“오직 내일을 원하는 사람만이 오늘 하루 열심히 일한다”


“따라서 정부의 역할은 열심히 일한 국민들의 마음을 기쁘게 해 주는 것”


“정말 아름답지않습니까?”


이상적이지만, 마치 유토피아와 같이 실현하기 어려운 내용


사랑의 아픔에 괴로워하던 내가 감성에 젖어 쓴 보고서


그동안 철저히 숫자와 계산에만 의존했던 내 이전 보고서들과는 다른 형식


그저 직원들의 하루 요깃거리쯤이 될 거라 생각했던 보고서였지만


대통령은 그 글을 보고 감동받았다


그리고 「세계자유박람회」라는 도박수를 두면서까지


나에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처음 대통령이 되었을 때 너무나 막막했습니다”


“수많은 문제들을 직면한 채 그저 손놓고 바라보고있기만 하다가”


“당신의 보고서를 보고 한줄기 빛을 보았습니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별이 되어주십시오”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정부를 대표해 부탁드립니다”


대통령은 내게 고개숙인다


“아니 갑자기 그렇게 말하셔도...”


버윈 회장의 꿈을 이루기에도 벅찬 상황인데 아무리 나라고 해도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완수하기는 무리다


“어려운 요구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회장 대행님이 어떤 목표를 가진지도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예전, 제가 사업가였을 때 철없는 꿈을 꾸는 친구 사장이 하나 있었습니다”


“버윈, 허황된 꿈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 곧 현실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인스, 당신 덕분에”


“염치없지만 저 역시도 부탁합니다”


“나라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 뿐입니다”


하아


인생이 왜이렇게 많이 꼬이는지


나는 그저 여자를 알고 싶었다고, 그냥 인기를 좀 얻어보려고 했어


호스트가 되면 그런 걸 배울 수 있을줄 알았지


근데 욕만 많이먹고 창고정리를 하다가


갑자기 호스티스 바 사장이 되고


뉴스에, 신문에 나오고


괴짜 회장을 만나고 내가 그 회장 대행이 되고


이젠 아예 대통령까지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없어 오히려 이런 걸 각본으로 쓰면 현실성이 없다고 욕만 먹겠지


그렇지만 어떡해? 내겐 현실인걸


그것도 지금 눈앞에서 대통령이 고개숙이고 있는 현실


“고개를 들어주십시오, 대통령”


“당연히 승낙하겠습니다”


이미 Make Us Happy의 회장 대행이 된 순간부터 한 가지 길 밖에 갈 수는 없다


얼마나 허황되든 가능성이 낮든 어렵든 간에


멈출수 없는 기차처럼 그저 달릴 뿐이다


“저도 그럼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서 Make Us Happy사 홍보를 좀 하려 했습니다”


“세계구급으로 인정받는 회사로 말이에요, 일명 「작전명 이카로스」”


“종국에는 정부에 압제에 맞서는 투사로 우리 회사를 이미지 메이킹하려 했는데”


“계획을 좀 바꿔야겠습니다”


우리 회사는 날아오른다, 단지 날개를 펴는 방법이 좀 다를 뿐


높이 날아올라 하늘의 별이 된다


세상 어디에서나 볼 수 있도록


버윈 회장도 볼 수 있도록


“대통령님 혹시 따로 세우신 계획은?”


“없습니다, 제가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만족스러운 계획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좋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제 방식대로 할 수 있으니까”


“차라리 백지에서 시작하는게 훨씬 좋습니다”


오로지 나만의 색, 나만의 모양으로


시작하는거야


오랫동안 그저 상상으로만 생각한 그저 신기루 같은 것


다양한 경험과 사람들을 만나며 윤곽이 뚜렷해졌고


이제 마지막 그림을 그릴 차례다


물론 국가를 위한다는 그런 거창한 목표를 세운 것 따윈 아니다


이 역시 버윈 회장의 꿈을 이루는 방식 중 하나


가보자고


「작전명 이카로스 - Make Us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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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첫 소설을 마치며 24.11.25 2 0 1쪽
61 에필로그 24.11.25 2 0 16쪽
60 60. 갑자기 물장사 회장이 되었다(完) 24.11.24 4 0 9쪽
59 59. 모든 건 직원들 덕분에 24.11.23 7 0 9쪽
58 58. 하늘높게(3) 24.11.22 5 0 9쪽
57 57. 하늘높게(2) 24.11.21 6 0 9쪽
56 56. 하늘높게 24.11.20 7 0 9쪽
55 55. 승리지만 승리가 아닌 24.11.20 6 0 9쪽
54 54. 누군가는 져야하는 짐(2) 24.11.18 8 0 9쪽
53 53. 누군가는 져야하는 짐 24.11.17 7 0 9쪽
52 52. 처음으로 돌아가(3) 24.11.16 8 0 9쪽
51 51. 처음으로 돌아가(2) 24.11.15 9 0 9쪽
50 50. 처음으로 돌아가 24.11.14 9 0 9쪽
49 49. 너의 진심(4) 24.11.13 10 0 11쪽
48 48. 너의 진심(3) 24.11.12 10 0 9쪽
47 47. 너의 진심(2) 24.11.11 9 0 9쪽
46 46. 너의 진심 24.11.10 10 0 9쪽
45 45. 그대의 꿈과 당신의 소망(4) 24.11.09 10 0 9쪽
44 44. 그대의 꿈과 당신의 소망(3) 24.11.08 9 0 9쪽
43 43. 그대의 꿈과 당신의 소망(2) 24.11.07 8 0 9쪽
» 42. 그의 꿈과 당신의 소망 24.11.05 9 0 9쪽
41 41. 다음 상대는 대통령? 24.11.04 9 0 10쪽
40 40. 우리는 정부를 뒤집어(3) 24.11.03 11 0 10쪽
39 39. 우리는 정부를 뒤집어(2) 24.11.02 11 0 9쪽
38 38. 우리는 정부를 뒤집어 24.11.01 11 0 9쪽
37 37. 접대의 정상화(3) 24.10.31 11 0 10쪽
36 36. 접대의 정상화(2) 24.10.30 12 0 9쪽
35 35. 접대의 정상화 24.10.29 12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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