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물장사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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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잼
작품등록일 :
2024.10.0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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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5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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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13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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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너의 진심(4)

DUMMY

‘뚜르르르’


[발신인 : 대통령]


예니스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기도 전에


대통령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그가 내게 먼저 전화를 건 적은 없었다


밥은 잘 먹었냐는 안부전화를 하려는 건 분명 아니겠지


“네, 대통령님 인스 회장 대행입니다”


“본론부터 말하겠습니다, Make Us Happy사에 대한 국정조사가 결정되었습니다”


“최대한 막아보려고 했지만...의회의 결정을 뒤집기는 무리였습니다”


‘국정조사’


이건 내가 전에 받았던 국정감사와는 차원히 다른 문제다


국회가 아예 우리를 작정하고 조지겠다는 각오로 나서는 것


그때 내 연설로 절반의 국회의원을 우리 편으로 돌렸지만


맹렬히 반대했던 나머지 절반의 반대파들이 뭉친 게 분명하다


“의결은 아직입니까?”


“내일 임시국회가 소집되어, 국정조사 안건이 의결됩니다”


국회가 단단히 이를 갈았나보네 이렇게 빨리 나서다니


상황은 우리에게 불리하다


절반의 극렬 반대파


나머지 절반의 옹호파...라고하지만 우리를 적극적으로 보호하진 않을 거다


게다가 저번 국정조사와는 달리 대통령 없이 오로지 혼자 싸워야한다


우리 기업을 탈탈 털어버리려는 50인의 국회의원에 맞선 한 사람


영화의 스토리였다면 극적인 역전승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더 이상 헛된 기대는 하고싶지 않다


「YESS」의 구조조정을 막기위해 예니스가 나타나지 않은 시점에서


난 근거없는 희망을 품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이제 믿을 건 오직 나와, 우리 직원들


50대 50으로 양당이 갈라진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에서


이번 국정조사에서의 패배는 곧 국민 절반을 적으로 돌린다는 것


바로 전날까지 우리 가게를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던 사람들까지도


내 패배 이후 아낌없는 욕을 퍼부을 것이다


어쩔수 없지 정치란 그런 거니까


지금은 불평불만을 하기보다 대처방법을 생각하는 게 먼저다


무슨 흠을 잡을지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단순히 ‘유흥기업’이여서 라는 간편한 사유는 이미 쓸 수 없게 된 지 오래다


술접대라는 회사의 컨셉을 전부 바꿔버린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국민들도 이젠 가족 모두가 즐기는 접대에 익숙해졌다


아가씨장사를 한다든지 같은 되도않는 트집을 잡는건 통하지 않아


그럼 어떤 이유를 들까?


고슴도치도 자기 자식은 예뻐보인다던가


나로서는 지금 우리 회사의 흠을 찾기가 어렵다


당연한 일이다 내가 최고 관리자인데 문제있는 일을 할 리가 있는가


“역시 객관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겠어”


---

“그래서, 날 찾아왔다고?”


우리 회사에 큰 호감을 가지지 않고


오히려 약간의 부정적인 의견을 가졌으면서


접대를 안 받아본 사람, 그렇다고 아예 우리 회사를 모르지 않는 사람


“팀장님 부탁드립니다”


내 거시분석1팀장, 지금으로서는 최적의 인물이다


“당장 내일부터 국정조사를 준비해야합니다”


“국회도 무슨일이야, 너 괜찮은거 맞아 인스?”


“괜찮지 않습니다...”


“사실 내가 먼저 연락하려 했었어, 요 근래 국회에서 온갖 요구자료를 보냈어”


“모두 너에 대한 근무기록, 너가 쓴 보고서, 너에 대한 모든 것”


“처음엔 뭐 이딴걸 요구하나 싶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좀 이상했어”


“결국 이런 목적이였네”


팀장은 두툼한 봉투를 건내준다


“제출자료야, 파일도 USB에 같이 넣어놨어, 조금이나마 도움되길바래”


이런 것까지 기대하진 않았는데 뜻밖에 선물을 받았다


근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국회에선 내 전 직장을까지 뒤져가면서까지 준비의 여념이라는 것


정면 대결은 말도 안되는 소리


대응하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그렇다고 안 갔다가는 바로 구속이다


어떻게 해서든 잘 넘겨야 해...


그런데, 국회의원 요구자료 중 유독 요구 횟수가 많은 게 하나 있다


“「우리나라 경제 최적화시키기」...요구횟수 107건”


“그 보고서 때문에 죽는 줄 알았어, 얼마나 많이 요구하던지 말만 바꿔서 계속 달라하더라”


“원본이고 사본이고 남기지 않고 다 뺐겼어”


뭐 특별한 내용도 없고 그닥 잘 쓴 보고서도 아닌데


국회의원들은 그 보고서의 대체 뭘 보고 나선거지?


“감사합니다 팀장님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희 회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질문드립니다”


“너무 좋지, 이상할정도로 말이야”


“우리 팀도 너와 함께 일 했던걸 자랑스럽게 생각하고있어”


“나도 마찬가지야, 물장사...에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


“네 감사합니다”


팀장의 말이 내 생각에 쐐기를 박았다


국회가 무슨 명목으로 날 조사하려는건지 이제 확실해졌고


어떻게 대처해야할지도 알았다


오늘 팀장과 만나지 않았다면 국회에서 난 온 국민의 적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 운명의 여신은 내 편인가


“아직, 떨어질 때가 아니야”


---


여가시간과 행복의 상관관계...이건 아니고

4.5일제 추진...이것도 아니댜


‘사람들은 영웅을 바라고 있다’ 이거야


「우리나라 경제 최적화시키기」 중 내 목을 조를 파트


마지막 부분이자, 내 마음가는대로 쓴 부분


여느 감사처럼 틀에박힌 방법으로 대응을 했었다간, 손도 못 써보고 당할 뻔 했어


상대가 억지를 들어 공격한다면 우리도 마찬가지로 응수해야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참 웃기긴 해,


에이스 견제도 아니고, 말 너무 잘한다고 국정조사로 부를 줄은 몰랐지


하지만 간과한게 있어 의원들


이번 싸움에서 내가 이긴다면, 어떻게 감당하게?


전국에 날 홍보한 꼴이 될텐데 말야


---


좋게말하면 달변가고, 나쁘게 말하면 사이비 교주다


요 몇 달동안의 내 행보를 요약하자면 그렇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구호도 그럴싸하니 지지자도 몰려들고 테마파크라는 공간까지 생겼다


정말 사이비교주의 진로를 충실히 따르지 않는가?


생각해보면 그렇다


Make Us Happy 본사 건물에서 직원들과

KIDEX에서 방문객들과

세계자유박람회 시상식에서 외국인들과


우리 회사 이름을 외쳤다


참, 너무 인기가 많아도 문제긴 해


게다가 주류가격 인하에 접대비 인하에...


솔직히 남이 보면 ‘저 회사는 미쳤나? 왜 나서서 손해보는 짓을하지?’란 생각을 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것도 창업자 버윈 회장이 아닌, 갑자기 굴러들어온 돌인 내가


이상한 구호를 내세우며 회사를 휘어잡고 죄다 바꿔버린다


우리 직원들이야 나와 버윈 회장의 친분을 알고 있으니 이해를 하겠지만 국민들이 보기에는 충분히 이상해


“날 사이비교주로 만들 생각이군”


모든 회사는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일한다


이는 마치 해가 동쪽에서 뜬다는 말과 같이 정말이지 당연한 일


그런데 우리가 한 모든 일들은 그 반대로 가고 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100명의 국회의원들


그 중 절반은 날 끌어내서 이미지를 조각내기위해 온 힘을 다 할 거다


쓰러진 회장, 갑자기 나타난 회장 대행, 바뀌는 회사


짜맞추기에 너무나도 쉬운 스토리야


“증인, 앞으로 나와 선서하세요”


“선서, 증인은 오늘 국정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허위 증언에 대한 법적인 처벌을 받을 것을 선서합니다, Make Us Happy 회장 대행 인스”


이제 한번 실수하는 순간 끝이다


‘꿀꺽’


아무리 대비가 되어있다해도 긴장이 안 될 수가 없어


“본 의원이 질문하겠습니다, 회장 대행은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고 국민들을 현옥시키고자 한 사실을 인정합니까?”


“인정하지 않습니다”


역시 맞았어


“거짓 증언은 처벌 대상입니다 회장대행! 본 의원이 증거를 제시합니다”


“증인이 중앙은행 재직시절에 쓴 보고서를 보시죠”


「우리나라 경제 최적화시키기」 마지막 파트


- 세상은 영웅이 필요하다


“본인이 영웅이라고 생각합니까 증인?”


“여기계신 모든 의원님들과 이 방송을 보고계신 국민 여러분들게 단언코 말씀드립니다”


“인스 회장 대행은 본인을 영웅으로 만들기 위해 Make Us Happy사를 이용하고”


“국민들을 속였으며, 법의 질서를 어지럽혔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속고계시는 겁니다!”


말같지도 않은 말이다 대응하기조차 아까워 그냥 무시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할건 해야지


“제가 Make Us Happy 사를 이용했다는건 무슨 말씀입니까 전혀 사실 무근입니다”


반박하지 않고 침묵한다는 건 이 상황에서는 동의의 다른 말


최대한 내 스스로 변호하는수밖에 없다


“허, 정말이지 뻔뻔하군요”


“본 의원이! 조목조목 짚어드리겠습니다”


“인스 회장 대행”


“중앙은행이라는 우리나라 최고의 직장을 그만두고, 갑자기 말단 호스트가 되었습니다”


“이게 과연 정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 다음 순식간에 한 가게의 사장이되고, 그 후로 회장 대행역에 선출되었습니다”


“이런일이 전례가 있었습니까? 애초에 가능하기나 한 겁니까?”


“본 의원은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인스 회장 대행은 전임 회장인 버윈 회장을 속였습니다”


“중앙은행 출신이라는 신분은 인재가 귀했던 그에게 가뭄에 단비같은 것이였죠”


“인스 회장 대행은 그 약한 점을 교묘히 파고들었습니다”


“지금 접대니 뭐니 하면서 우리에게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나를 욕하는것까지는 어떻게든 참아본다해도 버윈 회장의 믿음까지 욕보이는 건 도저히 버틸 수가 없네


당장 뛰쳐나가 저 의원의 멱살을 잡고싶지만, 안 된다


오히려 상대방이 지금 날 도발하고 있다 만약 이 수에 말려든다면 즉시 내 패배다


확실히 의원은 폼으로 단 게 아니야, 말 하나는 기가막히게 잘하네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제 회장 대행 취임은 버윈 회장의 뜻이였습니다”


“허,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다니!”


“이걸 봐주십시오!”


의원에 손에 들린 한 장의 사진


“전 십년전부터 버윈 회장과 절친한 사이였습니다”


“마치 의형제와 같은 사이!”


“그런데...회장이 쓰러지기 바로 전 전 제게 고민을 토로하더군요”


“‘인스’라는 직원이 자기 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 같다고”


“그리고 그 뒤 마치 짜여진 것처럼 버윈 회장은 쓰러지고, 여기 있는 이 증인이 회장 대행으로 취임했습니다”


“봐주십시오 여러분, 만약 이정도 독기를 품은 자가 하지 못 하는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이 자가 영웅이 되면, 우리나라는 끝입니다”


무슨...단 하나도 맞는 말이 없어


의원의 말은 정말 모두 거짓이다, 사진이야 어찌어찌 찍었겠지만


나에관한 이야기는 모두 의도된 거짓말


증거와 논리를 기반으로 한 이성을 가지고 싸우는 것이 아닌


감성에 호소하는 방식


그리고 상대는 우리나라에서 그걸 제일 잘하는 사람이다


결정적으로 선두를 뺏긴 지금, 내가 무슨 변명을 한다해도 내가 불리하다


반박하는 입장인데다, 의원이 말한대로 내가 회장 대행이 된 과정은 나도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빨랐기에


사람들은 분명 이 말에 현혹될 것이다


“사실이 아닙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앵무새처럼 이 말을 반복하는 것일 뿐


의원의 입가에는 이미 내가 이겼다는 듯 미소가 한가득이다


이렇게 된 이상, 피해라도 최소화 해야해


패배를 인정하고, 최대한 숙이고 들어가자 일단...


“본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인스 회장 대행에 대한 구속수사를 제안합니다!”


“국민을 능멸한 죄, 법을 교란한 죄, 제 친한 친구인 버윈 회장을 무너트린 죄!”


쾅!


“누가 당신의 친구라는거지?”


“아-”


내가 전에 삶은 현실이고 실전이라고 했나?


생각이 바뀌었다


아마도 삶은 종종 드라마같을 때도 있을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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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첫 소설을 마치며 24.11.25 2 0 1쪽
61 에필로그 24.11.25 1 0 16쪽
60 60. 갑자기 물장사 회장이 되었다(完) 24.11.24 4 0 9쪽
59 59. 모든 건 직원들 덕분에 24.11.23 7 0 9쪽
58 58. 하늘높게(3) 24.11.22 5 0 9쪽
57 57. 하늘높게(2) 24.11.21 6 0 9쪽
56 56. 하늘높게 24.11.20 7 0 9쪽
55 55. 승리지만 승리가 아닌 24.11.20 5 0 9쪽
54 54. 누군가는 져야하는 짐(2) 24.11.18 8 0 9쪽
53 53. 누군가는 져야하는 짐 24.11.17 7 0 9쪽
52 52. 처음으로 돌아가(3) 24.11.16 8 0 9쪽
51 51. 처음으로 돌아가(2) 24.11.15 9 0 9쪽
50 50. 처음으로 돌아가 24.11.14 9 0 9쪽
» 49. 너의 진심(4) 24.11.13 10 0 11쪽
48 48. 너의 진심(3) 24.11.12 9 0 9쪽
47 47. 너의 진심(2) 24.11.11 9 0 9쪽
46 46. 너의 진심 24.11.10 10 0 9쪽
45 45. 그대의 꿈과 당신의 소망(4) 24.11.09 10 0 9쪽
44 44. 그대의 꿈과 당신의 소망(3) 24.11.08 9 0 9쪽
43 43. 그대의 꿈과 당신의 소망(2) 24.11.07 8 0 9쪽
42 42. 그의 꿈과 당신의 소망 24.11.05 8 0 9쪽
41 41. 다음 상대는 대통령? 24.11.04 9 0 10쪽
40 40. 우리는 정부를 뒤집어(3) 24.11.03 11 0 10쪽
39 39. 우리는 정부를 뒤집어(2) 24.11.02 11 0 9쪽
38 38. 우리는 정부를 뒤집어 24.11.01 10 0 9쪽
37 37. 접대의 정상화(3) 24.10.31 10 0 10쪽
36 36. 접대의 정상화(2) 24.10.30 12 0 9쪽
35 35. 접대의 정상화 24.10.29 12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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