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물장사장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동잼
작품등록일 :
2024.10.04 18:46
최근연재일 :
2024.11.25 21:15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1,999
추천수 :
12
글자수 :
270,455

작성
24.10.04 18:49
조회
99
추천
1
글자
9쪽

3. 특별접대

DUMMY

“그만”


익숙한, 하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무게가 담긴 목소리가 가게 안을 채운다


가게 중앙으로 예니스 사장이 걸어온다


“내가 결정한 사항이야”


아까 내 말을 듣고 당황하고 자지러지게 웃던 그런 경박한 표정의 사람과 아예 다른 사람이라는 듯이


예니스 사장은 무섭게 호스트들을 노려보고 말한다.


“사장님...퇴근하신다고 들었는데...?”


무서운 표정으로 날 추궁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호랑이 앞에 강아지처럼 호스트는 꼬리를 내린다


“내일부터 가게의 모든 술 관리는 인스가 한다, 불만이 있는 사람들은 지금 말하도록”


모두 불만가득한 표정으로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사장님...이건 불합리한 것 같기도 하고...”


그 중 큰 용기라도 낸 건지


한 호스트가 개미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꺼낸다


“불합리하다는 건지 아닌지 정확히 말해”


예니스 사장은 마치 어린아이를 타이르듯 말한다


“...불...합리합니다.”

“이유는?”

“신입...경력이....짧으니까...”


“인스는 그만큼의 능력이 있다, 내가 보증해”


“네...”


사장의 그 한 마디에 호스트는 바로 수긍한다


호스트가 아예 쪽도 못쓰는구나, 예니스 사장의 이런 모습을 본 건 처음이야


“다른 불만있는 사람 있나?”


“...”


가게는 정적으로 가득 찼다


“해산, 이제 다들 가게 정리해”

예니스 사장의 그 한 마디에 모두들 약속이라도 한 것마냥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아니 저런 사람이였어?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인스 잠깐 시간 괜찮을까?”


예니스 사장은 날 사무실로 불렀다


“하하 많이 당황했겠어”


좀 전의 카리스마있는 모습과는 다르게 껄껄 웃으며 말한다


이게 내가 보는 평소 예니스 사장의 모습이다.


“방금은 대체 뭐였나요?”

난 여전히 정신이 돌아오지 않는다


“좋아 차근차근 설명해줄게, 가게의 술을 관리한다는건 말이야 가게의 주인이 된다는 것과도 마찬가지야”


우리 가게의 술, 보통 몇십에서 몇백만원짜리야 비싼건 천만원 단위를 호가하지 막중한 책임감을 요하는 일이란 뜻이야”


예니스 사장은 친절히 설명한다


아니 내가 물은 건 그쪽이 아니긴 한데,

술에대한 것도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구나


“술을 관리한다는게 그런 의미였다니”


“그래서 술은 사장과, 부사장이 전담하지 일반 직원들은 접근조차 못 해”


“ 또 사장은 보통 VIP를 접대하느라 바쁘니, 술은 부사장이 관리해”


부사장이 관리한다?


“그 말은 제가 가게 부사장이 되었다는 건가요?”


“푸하핫 하핫, 오늘 날 많이 웃기네, 야망이 마음에 들어 인스”


아직도 난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만큼 너가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어”


“부사장급은 아니지만 넌 이 가게에서 막중한 책임을 받았어 일반 호스트들을 훨씬 상회하는”


“아니 왜 제가? 학벌이나 경력 때문에 그런 건가요?”


“이전에 은행에 다녔다 하니, 이해가 되기 쉽게 말해줄게”


“만약 너희 은행에 손님이 100억을 맡기고 싶다고 찾아오면 어떻겠어?”


사장님은 내 경력을 잘 몰랐다고 생각한다


“중앙은행은 예금을 안 받는데요?”


“하여간 알겠어, 그럼 그냥 일반 은행원이라고 상상하고 답해봐”


예금을 받아본 적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현금 100억을 들고 찾아올 정도면 아마 중요한 손님이지 않을까


“극진히 대접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난 적당히 대답한다


“그래 맞아, 그래서 내가 널 대접하는거지”


사장은 그렇게 말하며 킥킥 웃는다


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젠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다


물어보고 싶은 것이 여전히 산더미같이 남았지만 지금은 너무 많은 일을 겪어서 도저히 생각할 여력이 없다


“좀 준비시간을 주려 했었어”


예니스 사장은 말한다


“그렇지만 마침 말 나온김에 맡기는게 좋겠어 우연치않게 호스트들도 앞에서 공인을 했으니 말이야”


사장은 중요한 말을 하려는 건지 짐짓 뜸을 들인다


“가게를 열거야 자리랑 이름은 인스 너가 직접 정하면 돼”


“돈은 걱정하지 마 임대료는 여기서 대고, 너는 경영을 하고”


“네?”


“아! 업종은 호스티스 가게야, 호스트가 아니니까 주의해”


사장의 말은 충격적이였다, 내가 가게를 경영하라니...


정말 알 수 없는 일의 연속이였다.


“할꺼지?”


“제가 거절하면 어떻게 되는거죠? 잡일을 계속 하는건가요?”


“아니 해고야”


예니스 사장은 무덤덤하게 말한다


“아니”

그 말이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거절하면 정말로 해고당할 분위기이다


어쩔수없네, 내겐 선택지가 없다.


“하겠습니다”


“좋아 가게 자리부터 물색해봐”


거기부터 시작해야하나요?


번화가 거리에서 약간 떨어진, 한산한 거리 1층

RAYSTS(레이스티스)라는 수수한 간판이 걸린 가게에서



내 인생 첫 가게 경영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오게 된 거였다


“하암, 인스 회상 다 하면 깨워줘 한숨 자고 있을게”


“잠깐 했습니다, 잠깐”


나는 회상을 멈추고 눈 앞에 예니스 사장을 다시 쳐다보며 말한다


“정말로 가게가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는다는 겁니까?”


“물론 난 항상 널 믿는다니까”


날 믿어주는것까지는 좋은데 대책없이 방치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짓고있는 이 사람과 계속 이야기한다고 해서 전혀 의미있는 대답이 나올 것 같지 않아 인사를 하고 난 가게로 돌아갔다


내가 혼자 가게를 연 후 지난 3개월 간 예니스 사장은 여기 한 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몇 번 내가 직접 찾아갔을 때도 어딜 간 것인지 매번 없다는 말만 들었고


어제 그 사단이 나고 나서야 겨우 만날 수 있었다


자기 가게에 경찰이 들락날락거려도 그 능글맞은 웃음을 내보일 수 있을까?


너무 무책임하다 여기가 잘못되면 분명 예니스 사장에게도 피해가 갈텐데


그나마 정말 위안이 되는 것은


“해나가 있어서 다행이야”


없었다면 레이스티스는 일주일만에 문을 닫았을 거라고 확신한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가게로 걸어간다


레이스티스로 돌아와서 낮잠을 잘 요량으로 쇼파에 누워 눈을 붙였다


정신이 몽롱하다


단발머리의 하얀 원피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자가 가게 정리를 하고 있다,


조명을 켜고 계산을 준비하며 안주, 술 재고를 점검하고 바닥에 얼룩을 닦는다


“이건 꿈인가?”


나는 나지막히 중얼거린다


“꿈이 아닙니다~”


“아”


잠깐 잔다는게 영업시간까지 자 버렸나?


“아직 영업시작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어요~, 그치만 슬슬 일어나셔야 해요~~”


“어제 경찰조사로 너무 피곤하셨나보네요 사장님”


해나는 천사인가? 엑스레이를 찍어보면 분명 등에 날개가 달려있을거다


“오늘부터 다시 열심히 해 봐요~”


밝게 웃으며 말하는 해나의 등 뒤로 밝은 빛이 나오는거 같다


“눈이부셔”


“당연하죠 영업해야하니까요!”


“자”


해나는 대걸레를 건내준다


“남자화장실은 제가 청소 못 해요 사장님~ 부탁해요”



넵 해나사장님


나는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걸레질을 하러간다


갑자기 힘이 샘솟는다


해나와 함께라면 왠지 뭐든 잘 해낼 수 있을거같다.


이래서 사람들이 종교에 빠지는 건가?


해나의 충실한 신도가 된 나는 힘차게 화장실을 나선다


무슨 역경이 있더라도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결해보자


해나와 함께라면 뭐든 무섭지 않아!


그런 내 각오는 오 분이 채 가지 않았다

왜냐면


“딸랑”

문이 열리며 손님이 들어온다, 아직 영업 전인데



“어서오세요 손님, 아직 영업 준비중입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시...”


다시는 보기 싫은 사람이 왔다


어제 우리가게에서 난동을 피운 그 취객이였다


이번엔 혼자가 아니다


멀끔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신사가 그 뒤를 따라 들어왔다.


또 무슨일로 왔지, 경찰을 또 부르기는 정말로 싫은데

“...”


난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까의 각오는 어디 간 것인지 내 마음속에서 그만두고 싶다는 샘솟는다


그렇지만 상황은 의외의 양상으로 흘러갔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어제 저희 직원이 큰 결례를 범했습니다.”


신사와 어제 그 취객은 90도로 고개를 숙여 사과한다


의외였다, 이번엔 정말 한바탕 할 줄 알았는데


어제와는 분위기가 정말 다르다, 둘 다 말도안되게 태고가 점잖은데다


신사가 입은 정장, 분명 명품이야


꽤 높은 직위의 사람인 티가 난다


“죄송합니다, 어제 너무 취해서 그만”


취객은 연신 고개를 숙인다.


한바탕 사과한 후 신사와 취객은 명함을 건낸다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사장님”


신사는 OO건설회사 부장 국착영, 그리고 취객은 대리 현 선


정말 의외였다, 우리나라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건설회사의 부장이


이런 누추한 가게에 올 급은 아니신데


명함을 건낸 국착영 부장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실례가 되는 걸 알지만, 내일 이 가게를 하루 빌리고 싶습니다”


정말 어이가 없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갑자기 물장사장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 4. 특별접대(2) 24.10.04 83 1 11쪽
» 3. 특별접대 24.10.04 100 1 9쪽
2 2. 회상 24.10.04 122 1 10쪽
1 1. 시작 +1 24.10.04 251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