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의 플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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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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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5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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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1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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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각성(2)

DUMMY

하무란이 양손에 착용한 금속 건틀렛 메이스를 양손으로 두드리며 먼지구름 속을 빠져나왔다.

지금 이 순간 하무란의 목표는 하나였다.

바로 밴디의 클라스크를 가져간 꼬마를 찾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주 조금 고개를 돌리자 베카모레의 옆에 보이는 노란 머리의 꼬마가 하나 있었다.

그 꼬마가 자신이 찾는 대상이 맞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왠지 그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버닝라이트의 단장인 베카모레.

그와 함께 있는 어린 꼬마라니.


이보다 더 확실한 증거가 있을까?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눈앞의 소년이 밴디의 클라스크를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의 그림을 이해할 수 없었으니까.


갑작스러운 하무란의 등장에 놀란 베카모레가 손바닥 위에 만들었던 메더볼을 흩어버리며 물었다.


“무슨 일이냐, 하무란. 안티플릭에게 쫓기기라도 한 건가?”


하무란의 등장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안티플릭이나 베일런서들이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는 많이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플리커가 등장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무란이 찾아온 목적은 예상할 수 없었지만 전신에 사이버슈트를 착용하고 나타난 걸 보면 조금은 의아함이 들기도 했다.


걸음을 옮겨 베카모레의 옆까지 다가간 하무란이 메이스를 두드리던 것을 멈추고 이야기했다.


“밴디의 클라스크를 넘겨받은 놈이 이 꼬마인가?”


클라스크에 대해 묻는 하무란에게서는 묘한 적의가 느껴지고 있었다.

하지만 하무란의 적의에 대해 쉽게 속단할 수는 없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베카모레의 느낌일 뿐이었고 베르세다의 플리커인 하무란을 무턱대고 의심할 수는 없었으니까.


존에 대해 묻는 하무란의 말에 베카모레는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난감했다.

밴디의 클라스크에 대해 언급한 말.

그것에 힌트가 있었을까?


왜 그것에 대해 묻는 거냐는 의문을 표하려던 순간.

거대한 그림자가 위협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

그림자를 만들어낸 쇳덩어리의 팔이 높게 들어 올려지더니 바람소리를 내며 허공을 갈랐다.


부웅-! 퍽!

뭔가에 대해 설명할 시간이 없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판단할 시간조차 없었다.


쿠웅! 거대한 주먹에 가격당한 존이 멀리 날아가 난간 벽에 부딪혀 튕겨져 나왔다.

아무런 예고 없이 시작된 공격이었다.

하무란의 공격에 베카모레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존의 상태를 확인할 시간도 없었다.


“대체 무슨 짓이냐? 하무란!”


그저 갑작스럽게 공격을 시작한 하무란을 나무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하무란은 이제 겨우 시작이라는 듯 계속해서 존을 향해 걸어가며 말했다.


“밴디의 클라스크를 물려받을 자격이 있는지 확인해볼까?”


하무란의 관심사는 자신이 클라스크를 넘겨받지 못한 것에 대한 화풀이와 존이 밴디를 대신해 플리커로서 활동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시험을 해보는 것이었다.

존이 그 시험에 대해 자신을 만족시킬 만한 뭔가를 보여줄 수 있을지 의심은 들었지만 결과가 어떻든 상관은 없을 것 같았다.

여차하면 존을 죽이고 클라스크를 회수하는 방법도 있었으니까.


물론 베카모레가 있는 이상 그런 방법까지 쓰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여차하는 바람에 꼬마가 죽어버리기라도 한다면 그 다음에는 베카모레도 어쩔 수 없겠지.

조금 신사답지 못한 방법이긴 했지만 상관은 없을 것 같았다.


밴디가 현장에서 죽어버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이식을 받은 거라면 그렇게 죽어도 할 말은 없을 터.

적당히 패주면서 화풀이를 하다가 실수인 척 최후의 일격을 날려줄 생각이었다.


그 전에 뭔가 남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오랜 시간 안티플릭을 상대하며 산전수전 다 겪어본 자신을 만족시키려면 웬만한 방법으로는 어림도 없을 터였다.

아마 자신이 가진 클라스크의 힘을 체 십분의 일도 발휘하지 못하고 조용히 세상에서 사라질 게 분명했다.

아무리 발악을 한다고 해도 자신이 그렇게 만들 생각이었으니까.


갑작스러운 공격에 놀라고 당황한 것은 베카모레 뿐만이 아니었다.

존 역시 자신을 공격한 하무란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나 베카모레의 반응으로 보면 안티플릭이나 적대적인 플리커로 보이지는 않았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자신을 향한 공격을 하다니?


자신은 아직 초능력은커녕 사이오네틱 에너지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였는데.

하무란의 공격에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언제라도 적대적인 누군가의 공격에 말려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알고 있던 사실이었으니까.


그런데 이런 타이밍에 갑작스러운 공격이라니.

조금 뒤면 베카모레에게 사이오네틱 에너지와 초능력에 대해 배울 시간이 있었을 텐데.


이렇게 되면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능력을 깨우치는 수밖에 없었다.

간단한 이론에 대한 이야기는 들을 수 있었다.

체내에서 뿜어낸 사이오네틱 에너지로 초능력을 발현시킬 수 있다는 말.

그 말을 토대로 자신의 초능력을 스스로 이끌어내는 수밖에!


바닥에 쓰러졌던 존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엄청난 위력의 공격이었다.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온 몸이 으스러질지도 모를 정도로.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존은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사이오네틱 에너지가 전신을 보호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당장 몸을 움직일 수 있다면 아무래도 좋았다.


자신을 공격하는 하무란에게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위협에 저항하지 못한다면 결과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또 다시 밴디 같은 사람의 보호를 받다가 피해를 주기만 하는 존재.

그렇게 남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


계속 그렇게 남지 않기를 바란다면 달라져야 했다.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밴디에게 전해 받은 클라스크의 힘으로!


생각을 정리한 존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다시금 눈앞에 나타난 거대한 그림자.


하무란을 앞에 두고 존은 계속해서 들어올 다음 공격에 대비해 방어 자세를 취했다.


후웅-! 거대한 주먹이 대기를 관통하듯 쏘아지며 풍압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거기에 이어서 둔탁한 타격음이 울려 퍼졌다.


퍼억! 전신의 뼈가 부서질 듯한 충격과 함께 존이 반대편 난간 벽까지 튕겨져 날아갔다.


첫 번째 타격도 만만치 않은 타격이었지만 이번에는 정말이지 진심이 담긴 펀치인 것 같았다.

처음의 공격에 놀람과 당황스러움을 느꼈다면 이번에는 진심으로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강한 위력이 전해졌으니까.


그 강한 위력의 펀치에 당한 존이 멀리 날아가 난간 벽에 부딪혀 쓰러졌다.


정말이지 엄청난 위력의 펀치였다.

공격당해 날아간 존의 몸에 부딪혀 난간 벽이 부서져나갈 정도로 강력한 일격.

파사삭- 존의 등 뒤로 부서진 난간 벽이 건물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커다란 건물을 지탱할 정도로 강력한 건물 벽이 부서져 나갈 정도의 위력!

그런 펀치에 맞고 날아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등 뒤를 지탱하던 벽이 사라지며 중심을 잡으려 손으로 바닥을 짚던 존이 뻥 뚫린 시야를 통해 건물 바닥을 쳐다보게 되었다.

아찔한 높이에서 보이는 바닥은 현기증을 유발할 정도로 높았다.

바로 등 뒤에 그런 낭떠러지가 있다는 사실에 아찔함과 동시에 등골이 서늘해지는 감각이 느끼게 했다.


훈련은 실전과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전신에 전류가 감도는 듯한 짜릿한 감각.

이것이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실제 전투의 감각이란 말인가?


크윽- 몸에 커다란 데미지를 입고도 움직이려 하는 것은 엄청난 고통을 동반하는 것이었다.

욱신거리는 통증을 참으며 몸을 일으키려 하자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괴로움이 밀려왔다.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지?

순간적으로 기지를 짜내려 해봐도 마땅히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이 순간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그건 베카모레에게 의지해 그가 이 상황을 끝내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건 제대로 된 해결 방법이라고 볼 수 없었다.

위기상황이 올 때마다 누군가에게 의지하려 한다면 또 다시 밴디 같은 희생자를 만들어내기만 할 뿐일지도 몰랐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베카모레에게 들었던 사이오네틱 에너지.

그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끌어낼 수 있어야만 한다.


마침내 존이 자신의 클라스크의 힘을 끌어내기 위해 다짐하는 순간 멀리서부터 하무란이 사이버슈트의 힘을 이용해 높이 날아올랐다.

이것은 그가 다리에 착용하고 있던 덤핑슈즈의 힘을 이용한 것이었는데 압도적인 추진력을 이용해 전략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장비였다.


장비의 힘을 통해 뛰어오른 하무란이 눈앞으로 떨어져 내려 일어서려 하는 존의 몸을 짓밟았다.

크악! 쇳덩어리에 짓눌리는 끔찍한 고통에 비명소리를 내질렀다.

존의 일그러진 표정과 비명소리는 끔찍했지만 하무란은 오히려 그것을 즐기는 듯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밴디는 이런 벌레 같은 놈에게 클라스크를 넘겨 줬다는 건가?”


처음부터 존을 살려둘 생각이 없었던 하무란의 공격은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계속해서 존을 향한 공격을 이어가는 하무란의 모습을 보며 베카모레가 중재를 시작하려 했다.


“그만해라, 하무란! 아군을 향한 공격은 명백한 금지행위다!”


위기를 느낀 베카모레의 경고에도 하무란의 대답은 간단했다.


“이건 그저 작은 테스트일 뿐이다. 혹시 아나? 전투 중에 클라스크의 능력을 각성하기라도 할 수 있을지.”


테스트?

하무란의 테스트라는 말은 베카모레를 당황시키기 부족하지 않았다.

갑자기 나타나서 무작정 공격을 퍼부어대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테스트를 해도 좋다는 말은 누구도 한 적이 없었다.

같은 플리커라고는 하나 외부인인 하무란이 존의 테스트를 맡는 것은 얼토당토 않는 말이었다.

그저 자신의 행위에 대한 핑계 삼아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뿐이었다.


“누가 테스트를 해도 좋다고 했나? 이건 버닝라이트의 문제다! 네가 끼어들 일이 아니야!”

“시끄럽다!”


하무란이 그렇게 소리치며 쓰러져 있는 존의 몸을 집어 베카모레를 향해 던졌다.

슈웅- 터억. 던져진 존의 몸을 받아든 베카모레가 하무란을 향해 일침을 놓았다.


“더 이상 날뛰면 나도 어쩔 수 없게 된다. 하무란!”


짙은 경고성의 말에도 하무란은 비릿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살고 싶다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면 될 뿐. 어째서 나약한 아군을 살려둬야 하지?”


크윽.


분한 말이었다.

하지만 그 말에 조금도 반박할 수가 없었다.

안티플릭을 상대하는 초능력자의 무리.

그곳에서 제대로 된 힘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해낼 수 없는 짐 덩어리가 될 뿐이었다.


그런 분함을 느끼고 있는 사이 계속되는 하무란의 도발이 이어졌다.


“조금이라도 근성이 있는 놈이라면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나서 덤벼봐라!”


자신을 향해 손가락을 내밀며 이야기하는 하무란에 대항해 존이 자리에서 일어나 정면으로 맞서기 시작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아마 하지 못했을 일이었다.

사이오네틱 에너지에 의해 강화된 신체를 가진 인간이었기 때문에 비로소 그런 데미지를 입고도 자리에서 일어설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클라스크의 힘에 의한 초능력자가 불사의 존재인 것은 아니었다.


즉각적인 죽음을 유발하는 공격이 아니더라도 지속적인 피해를 입으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었다.


그런 위험을 안고 있는 상태에서 지금의 상황은 그리 좋게 흘러가고 있지 않았다.

완전히 하무란의 도발에 넘어가버린 상황.


전투에 적극적인 모습은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지금 같은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상대의 도발에 넘어가 상대방에게 자신을 살해할 기회를 넘겨주는 꼴이었으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베카모레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하무란을 말리고 상황을 중재하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렇게 할 방법이 마땅치가 않았기 때문이다.


상대가 완전히 적이라면 망설임 없이 능력을 사용해 제압하면 될 일이겠지만 하무란은 플리커인 베르세다의 인원이었다.

그런 상대에게 마음 놓고 초능력을 사용할 수도 없었을 뿐더러 혹시나 다치기라도 한다면 뒷일이 껄끄러워질까 염려됐기 때문이다.


말로 이야기한다고 하무란이 싸움을 멈출 것 같지도 않았고 참 곤란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위험한 일이었지만 이런 상황이 존의 성장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목숨을 잃는다면 그런 건 다 의미 없는 일이 되어버리고 말 것이다.


좀 더 적극적인 제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던 순간 다시금 하무란의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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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화 존과 듀란(3) 24.11.17 5 0 13쪽
18 18화 존과 듀란(2) 24.11.10 4 0 12쪽
17 17화 존과 듀란 24.11.08 6 0 14쪽
16 16화 폭압의 베일런서 마구스(6) 24.10.30 6 0 15쪽
15 15화 폭압의 베일런서 마구스(5) 24.10.28 7 0 13쪽
14 14화 폭압의 베일런서 마구스(4) 24.10.27 8 0 13쪽
13 13화 폭압의 베일런서 마구스(3) 24.10.26 10 0 12쪽
12 12화 폭압의 베일런서 마구스(2) 24.10.25 10 0 13쪽
11 11화 폭압의 베일런서 마구스 24.10.23 10 0 13쪽
10 10화 각성(5) 24.10.21 15 0 13쪽
9 9화 각성(4) 24.10.19 12 0 13쪽
8 8화 각성(3) 24.10.19 13 0 12쪽
» 7화 각성(2) 24.10.14 15 0 13쪽
6 6화 각성 24.10.13 19 0 13쪽
5 5화 초능력과 클라스크(5) 24.10.12 20 0 16쪽
4 4화 초능력과 클라스크(4) 24.10.11 20 0 13쪽
3 3화 초능력과 클라스크(3) 24.10.10 28 0 13쪽
2 2화 초능력과 클라스크(2) 24.10.08 29 0 15쪽
1 1화 초능력과 클라스크 24.10.05 64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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