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의 플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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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드
작품등록일 :
2024.10.05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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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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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1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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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각성(3)

DUMMY

하무란은 사이버슈트 메이스에 장착된 공기 압축 프레셔의 기능을 켜고 본격적인 전투를 준비했다.

프레셔의 기능으로 전방에 압축된 공기를 발사하는 능력을 가진 치명적인 살상용 무기였다.


그것의 기능을 켜자 하무란이 착용한 메이스는 불빛을 뿜어내며 불길한 소리를 내뿜었다.

마치 주위의 공기를 힘껏 빨아들이는 듯한 소리를 내며 작동을 시작한 장치가 공기를 압축하여 발사할 준비를 마쳤다.


장치의 준비가 끝남과 동시에 하무란이 음험한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베카모레는 단번에 그것의 의미를 알아챌 수 있었다.

테스트라는 말을 내뱉기는 했지만 자신의 주력 무기라고 할 수 있는 사이버웨폰 게일포스까지 사용하려 하다니.


그건 더 이상 테스트니 뭐니 하는 말로 넘길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진심으로 존을 상대하겠다는 의미.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나?


그 행동으로 하무란의 속마음까지 알 수는 없는 일이었지만 대략적으로 따져 봐도 적당히 넘길 수 있을 만한 일이 아니었다.

설마 어린애를 상대로 저렇게까지 할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던 터라 곤욕스러움이 느껴지긴 했다.


게일포스의 위력은 대단했다.

하지만 숙련된 사이오네틱 능력자라면 적절히 대처하는 법도 알아야 했다.


그래서 망설여졌다.

존의 성장을 위해 하무란을 내버려둬야 할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개입해 막아야 할지 말이다.


그때 준비를 마친 하무란이 존을 향해 외쳤다.


“밴디의 클라스크를 짊어지겠다면 목숨을 걸 각오도 됐다는 뜻이겠지?”


명백하게 존을 향해 뱉어진 말이었다.

밴디의 클라스크를 짊어질 각오.

하무란에게 그런 말을 듣게 될 줄은 몰랐지만 스스로도 그런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다.


과연 자신이 밴디의 클라스크를 짊어질 각오가 되어 있는가?

그런 질문은 존의 마음을 뒤흔들었지만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말이었다.


눈앞에서 흉흉한 기운을 내뿜는 하무란을 상대로 자신의 각오를 똑똑히 보여줄 수 있을 정도로 준비가 되어 있던가?

정답은 분명히 그렇지 않았다.


정신이 든 건 겨우 하루 전.

그리고 클라스크의 능력에 대한 설명을 들은 건 겨우 바로 조금 전의 일이었다.

그런데 그런 준비 같은 게 되어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증명해야 한다.

이 자리에서 자신이 밴디의 뒤를 이어 뭔가를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지 않으면 자신이 그 클라스크를 이어받을 자격이 있다는 걸 누구에게도 인정받을 수 없게 되어버릴지도 몰랐다.


존은 하무란의 말에 따라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두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베카모레를 향해 말했다.


“이 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밴디 아저씨의 클라스크를 물려받은 건 저니까 이건 제가 해결하지 않으면 안 돼요.”


하무란을 상대로 과연 존이 무사히 전투를 끝마칠 수 있을까?

커다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상태로 보아 하무란은 절대로 가벼운 마음으로 상대해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이 상태에서 존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순식간에 능력을 각성해서 하무란을 제압하는 것.

그것 밖에 방법을 떠올릴 수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도 순식간에 자신의 능력을 각성해서 숙련자인 하무란을 제압하고 무력화한다는 건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느낌의 그림이 아니었다.

아마 누굴 데려온다고 해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정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일 테니까.


베카모레가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다시 존과 하무란의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정말 큰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진심으로 전투에 임하기 시작한 하무란과 아직 자신의 힘을 끌어내지 못한 채 싸움을 시작하려 하는 존 밀리어.


둘 사이에서 싸움을 중재하기 위해서는 베카모레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해 보였다.

문제는 타이밍을 잡는 것이었는데 존이 큰 피해를 입기 전에 적절한 시기를 잡아 싸움을 중단시켜야 했다.


그 과정에서 하무란 역시 피해를 입지 않아야 했으니 여러모로 조건이 까다로운 일이라 할 수 있었다.

긴장되는 상황 속에서 베카모레가 지켜보는 가운데 존과 하무란의 충돌이 시작되었다.


공격을 가한 쪽은 하무란.

마치 돌풍처럼 날아가 빠른 속도로 펀치를 날려 왔다.


강력한 바람을 만들어내며 날아오는 거대한 펀치!


평범한 사람이라면 반응할 수조차 없는 속도였다.

하무란의 거대한 덩치를 생각하면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의 스피드.


존은 그 속도에 대응해 움직일 수가 없었다.

사이오네틱 에너지를 다루지 못하는 만큼 공격에 대처할 수단 또한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하무란이 움직이는 대로 얻어맞기만 하는 샌드백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상황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던 하무란은 계속해서 존을 향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계속되는 공격에 존이 버티지 못하고 쓰러진다고 해도 아무 상관이 없었다.

존이 죽는다면 자연스레 클라스크는 자신의 손으로 넘어올 테니까.


그 뒤에 따라올 작은 책망은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 넘겨줄 수 있었으니 자신이 손해 볼 일은 조금도 없을 게 분명했다.

그런 마음으로 하무란은 존을 향해 또 한 번의 강력한 펀치를 내질렀다.


존의 몸은 힘없이 날아가 꽂혔고 더 이상 날아드는 펀치에 맞아 이리저리 움직이는 걸 따라다니는 게 귀찮아진 하무란이 최후의 일격을 준비했다.


시간은 그동안 충분히 주어졌을 터.

이젠 끝내야할 시간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제 막 클라스크를 이식한 꼬마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이것이 냉혹한 현실이었다.

약한 자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것이 하무란이 살아온 인생의 결론이었다.


하무란이 완전히 준비를 마친 게일포스의 불빛을 내보이며 말했다.


“이제 끝장을 내주마!”


그렇게 선언한 뒤 하무란이 존을 향해 게일포스의 힘을 방출할 준비를 했다.

살벌한 소리를 내며 존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지켜보고 있던 거대한 주먹이 마침내 허공을 향해 뻗어지기 시작했다.


압축되어 있던 공기의 방출.

마치 폭풍처럼 몰아치며 상대의 전신을 갈가리 찢어놓는 게일포스가 가진 능력이었다.

단 한번이면 충분하다.


그런 생각으로 하무란이 게일포스의 힘을 방출하려 할 때 눈앞에 사이오네틱 에너지 방벽이 나타났다.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일렁거리는 투명한 보호막이 움직이는 걸 숙련된 전투원인 하무란이 놓칠 리가 없었다.


갑작스럽게 눈앞에 나타난 배리어.

게일포스로부터 존을 보호하려는 베카모레의 개입이었다.

사이오네틱 에너지로 만들어진 단단한 배리어는 게일포스의 공격으로부터 상대를 완전하게 보호해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베카모레가 옆에 서 있는 것을 인지한 순간부터 하무란은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는 걸 짐작하고 있었다.

아무리 얼마 되지 않은 사이라고 해도 버닝라이트의 단장이 있는 앞에서 단원이 죽도록 내버려두진 않을 테니까.


“이제 거기까지다, 하무란!”


예상대로의 개입.

하무란은 즉시 일렁이는 기운의 크기를 눈으로 가늠했다.

생각보다 크긴 하지만 옆으로 넘어가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베카모레라면 배리어 뿐만이 아니라 물리적인 개입도 서슴지 않겠지.

그렇다면.


슉. 예상대로 베카모레가 하무란을 막기 위해 움직였다.

아마 말로 해서 통하지 않을 것을 알고 직접 몸으로 막으려 하는 것이겠지만 그건 이미 예상하던 일이었다.


자신을 막아서려는 베카모레를 피해 하무란이 순간적으로 덤핑슈즈의 추진력을 높였다.

인간의 인지력으로는 반응할 수 없는 속도의 움직임.


폭발하듯 뿜어지는 사이버슈트의 힘으로 순식간에 베카모레를 피해 배리어를 넘어 존의 옆으로 다가갔다.

하무란에게 다가갔던 베카모레마저 당황해 멈칫할 정도!


아니?


한순간에 목표를 잃은 베카모레는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막 손을 뻗어 하무란을 제압하려던 순간 그가 자신의 눈앞에서 사라져버렸기 때문이었다.


쉬익- 간단한 동작으로 손쉽게 베카모레를 따돌린 하무란이 배리어의 옆을 돌아 존을 향해 게일포스를 조준했다.


일촉즉발의 상황!


존은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는 완전한 무방비한 상태였다.

나름대로 방어 태세를 취해보려 했지만 맨몸으로 게일포스의 힘을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었다.


눈앞에서 무기가 조준되고 있는 너무나도 위험한 상태에서 마침내 하무란이 게일포스의 방아쇠를 당겼다.


위이이잉- 퍼엉! 살을 찢는 강력한 바람이 폭발하듯 대기를 뚫고 날아갔다.

바람의 경로 안에 있던 모든 것은 완전히 찢겨지며 산산이 부서질 듯 맹렬한 기세를 띄고 있었다.


후두두둑. 순식간에 피가 사방으로 튀어나갔다.

회오리치며 날아간 바람이 존의 몸을 갈가리 찢어놓은 것이었다.


신체가 강화된 클라스크 능력자라 해도 전신의 살가죽이 찢겨나갈 정도였다.

아마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몸이 너덜너덜해지거나 사지가 분해되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크허억.


게일포스에 당한 존의 전신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이대로는 더 이상 1분도 버티지 못하고 쓰러져 버릴 것만 같던 그 순간.


존이 큰 부상을 입은 것을 본 베카모레가 분노를 터트렸다.


“하무란!”


더 이상은 플리커고 뭐고 간에 참아줄 수 없었다.

이건 엄밀히 아군을 향한 살인 행위일 뿐이었다.

분노한 베카모레가 즉시 하무란에게 달려들며 강력한 일격을 날렸다.

사이오네틱 에너지가 담긴 강력한 위력의 펀치.


그 펀치의 위력을 알고 있던 하무란이 사력을 다해 혼신의 힘으로 팔을 교차해 펀치를 막아냈다.

퍼어억! 전신의 힘을 동원해 막아낸 일격이었지만 단번에 게일포스가 파괴되며 수미터를 밀려나 겨우 멈춰 설 수 있었다.


크으윽.


알고는 있었지만 역시나 클라스크의 능력자라는 놈들은 하나같이 괴물 같은 능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자신 역시 그런 존재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이젠 베카모레에게 막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하지만 클라스크를 가질 수 없게 되어버린 것에 대한 분풀이는 충분히 했으니 이제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가진 최대의 무기인 게일포스.

그걸 정통으로 맞추고도 끝내지 못했으니 클라스크를 얻지 못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렸다.


아마 자신을 제압할 때까지 베카모레의 공격은 계속될 거고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는 자리를 이탈해야 할 것 같았으니까.

그렇게 자리를 이탈하려 할 때 뭔가 이상한 것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피를 뚝뚝 흘리며 멍하니 서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모습에서는 뭔지 모를 불길함이 솟아나고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투명한 에너지가 몸 주위를 일렁이기 시작하는 모습.


뭘 하는 거지?


설마 사이오네틱 에너지를 끌어내려는 것인가?


아무리 큰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겨우 한 번의 전투에서 클라스크의 에너지를 끌어낸다는 건 쉽게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동안 봐왔던 동료들 역시 사이오네틱 에너지를 다루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모습들을 봐왔었으니까.


그런데 겨우 저런 꼬마가 한 번의 전투로 사이오네틱 에너지를 끌어내려 하고 있으니 신경질이 솟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사이오네틱 에너지를 끌어내고 싶다면 소원대로 해주마.


게일포스는 이미 부서진 상태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상처투성이인 어린애 하나를 상대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내가 너의 숙적이 되어주마.

어디 나를 향해서 마음껏 분노를 터트려봐라!


하무란은 존에게 지옥을 선사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겨우 너 같은 놈이 운 좋게 클라스크를 얻었다고 해서 전장에서 활약할 기회가 있을 줄 알았더냐?


오늘 이 자리에서 처절하게 깨닫게 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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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화 존과 듀란(3) 24.11.17 5 0 13쪽
18 18화 존과 듀란(2) 24.11.10 5 0 12쪽
17 17화 존과 듀란 24.11.08 6 0 14쪽
16 16화 폭압의 베일런서 마구스(6) 24.10.30 6 0 15쪽
15 15화 폭압의 베일런서 마구스(5) 24.10.28 8 0 13쪽
14 14화 폭압의 베일런서 마구스(4) 24.10.27 8 0 13쪽
13 13화 폭압의 베일런서 마구스(3) 24.10.26 11 0 12쪽
12 12화 폭압의 베일런서 마구스(2) 24.10.25 10 0 13쪽
11 11화 폭압의 베일런서 마구스 24.10.23 11 0 13쪽
10 10화 각성(5) 24.10.21 15 0 13쪽
9 9화 각성(4) 24.10.19 12 0 13쪽
» 8화 각성(3) 24.10.19 15 0 12쪽
7 7화 각성(2) 24.10.14 15 0 13쪽
6 6화 각성 24.10.13 19 0 13쪽
5 5화 초능력과 클라스크(5) 24.10.12 21 0 16쪽
4 4화 초능력과 클라스크(4) 24.10.11 20 0 13쪽
3 3화 초능력과 클라스크(3) 24.10.10 28 0 13쪽
2 2화 초능력과 클라스크(2) 24.10.08 30 0 15쪽
1 1화 초능력과 클라스크 24.10.05 66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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