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의 플리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산책로드
작품등록일 :
2024.10.05 01:58
최근연재일 :
2024.11.17 11:48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296
추천수 :
0
글자수 :
113,783

작성
24.10.27 08:10
조회
7
추천
0
글자
13쪽

14화 폭압의 베일런서 마구스(4)

DUMMY

마구스의 미소.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지는 건 하찮은 인간을 대하는 듯한 마구스의 오만한 언행들이었다.


“저 따위 플리커 놈들이 무슨 상관이란 말이냐?”


플리커라고?

플리커랑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을 향해서 그런 말을 하는 이유가 뭐지?


도저히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오해할 여지도 없이 방금 마구스의 공격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평범한 시민들이었잖아?


그런데 아무한테나 그렇게 플리커라는 말을 쓰면서 죽어도 상관없다는 듯이 무차별적인 공격을 해댄다는 말이야?

존은 그동안 속아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끓는 걸 느끼고 있었다.


안티플릭이 사람들을 속이고 민간인들을 학살해온 주제에 그 죄를 다른 사람들한테 뒤집어씌우고 구석으로 몰아왔던 거야.

분한 마음에 존이 분통을 터트렸다.


그동안 미궁 속에 있는 것만 같던 의문들이 실제 베일런서를 만나면서 조금씩 풀려가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마구스.

다른 베일런서들이 그와 같은 태도를 보인다면 안티플릭은 분명히 큰 문제를 가지고 있는 단체로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모두가 그렇진 않겠지.

단지 그렇게 생각하며 눈앞의 마구스를 유별난 존재로 인식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 마구스와 대치 중이던 베카모레는 주변 민간인들의 피해 없이 전투를 끝내기 위해 신속하게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려 했다.


스스로 메더 에너지라고 이름 붙인 특수한 종류의 에너지.

그 힘을 이용한다면 마구스가 어떤 종류의 능력자라고 하더라도 일격에 쓰러뜨릴 가능성이 있었다.


문제는 공격을 성공시킬 타이밍이었다.

마구스가 방심하는 틈을 타 한 번에 제압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하지만 마구스 역시 단순한 바보가 아니었으니 좋은 타이밍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았다.

우선 타이밍에 맞춰 확실하게 처리하려면 마구스의 능력을 알아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구스의 공격을 유도해야 했지만 쉽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베카모레는 조금이라도 그 확률을 높이기 위해 계속해서 마구스를 도발했다.


“왜 능력을 쓰지 않는 거지? 설마 내 상대가 되지 않는 걸 알고 시간을 끌고 있는 건가?”


그에 대한 마구스의 답은 간단했다.


“웃기지도 않는군.”


하찮은 도발이라 생각했다.

마구스는 수도 헤일론을 지키는 베일런서.


퍼스트 베일런서들 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엘리트라고 자부하는 인물이었다.

안티플릭 내에서도 선택받은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베일런서라는 지위.


거기에 올라 있는 만큼 저런 하찮은 종류의 도발에는 넘어가지 않았다.

그렇게 단순한 인물이라면 결코 베일런서의 자리에 올라갈 수 없고 설령 올라간다 하더라도 금방 적의 도발에 넘어가 목숨을 잃게 될 테니까.


날 저따위 도발로 움직이게 하려고 하다니.

아직 한참 멀었군.


그런 생각으로 베카모레의 말을 무시하고 넘어가려 할 때였다.


그때 베카모레에게서 의외의 말이 튀어 나왔다.


“그쪽에서 오지 않는다면 내가 먼저 가겠다.”


뭣?

먼저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선보이겠다는 건가?


이런 상황에서 클라스크 능력자가 먼저 능력을 선보인다는 건 그만큼 자신이 있을 때 또는 능력을 보여준다고 해도 달라지는 게 없다고 판단될 때나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설마 지금 그런 판단을 하고 움직이고 있다는 건가?

그 자신감의 원천이 뭔지 파헤쳐주지.


데이터망에서 확인한 베카모레의 능력은 물질을 분해시키는 능력.

그렇다면 내가 가진 능력으로는 놈의 공격을 막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여기에는 놈이 절대로 공격할 수 없는 것들이 있지.


그것을 떠올린 마구스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예정대로 시작된 베카모레의 공격.


위이잉-! 피슝!

공격을 가하는 베카모레의 손바닥 앞에 모여 발사되기 시작한 메더 에너지.


그 에너지에 닿은 물체는 무엇이 됐든 순식간에 분해되어 버리는 무시무시한 공격이었다.

평범해 보이는 마구스의 몸으로는 도저히 방어조차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격!


그런데 그때 마구스가 자신의 사이오네틱 에너지를 이용해 근처에서 시민 하나를 붙잡아 자신의 앞으로 가져왔다.

시민을 방패막이 삼아 공격을 막아낼 심산이었다.


크헉!


갑자기 나타난 시민의 모습을 보고 당황한 베카모레가 급히 발사했던 메더볼의 에너지를 흩어내며 큰 소리로 외쳤다.


“무슨 짓이냐? 마구스! 부끄럽지도 않은 거냐?”


베카모레가 당황한 모습을 보이자 마구스는 즐거운 듯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전 국토에서 범죄자로 낙인찍힌 플리커들 주제에 사람 하나조차 죽이지 못하는 신세라니.”


확실히 베카모레의 입장은 마구스의 말과 같았다.


국가의 기반 시설을 장악하고 있는 안티플릭과 달리 플리커들은 작은 소문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항상 방송을 통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플리커.

그런데도 이곳에 있던 사람들이 자신들을 도와주었던 이유는 그동안 베카모레가 보여줬던 평화와 안정을 지키려는 모습 덕분이었다.


하지만 만약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에 실수로라도 시민을 살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마 더 이상 이곳에서의 활동이 어려워질 수도 있었다.


마구스의 비열한 행동에 베카모레가 상황이 불리해져 감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존이 주민을 방패막이처럼 사용하는 마구스의 행동에 큰 분노를 느꼈다.

어떻게든 안티플릭이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해보려 했는데 계속해서 이런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으니 이젠 참을 수가 없어진 것이었다.


평생을 정의라 믿어왔던 것이 실은 거짓이었다는 사실에 분노와 실망감이 동시에 차올랐다.

마음속에 불을 놓은 듯 타오르기 시작한 분노는 쉽게 진정이 되지 않았다.


안티플릭이 이런 놈들인 줄도 모르고 그 일원이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니.

그 사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바보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결국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 존이 체내에서 사이오네틱 에너지를 분출하기 시작했다.


아직 전격을 사용하려는 건 아니었다.

다만 그저 주먹에 두른 강력한 사이오네틱 에너지를 통해 마구스가 정신을 차릴 수 있게 크게 한 방 먹여주고 싶은 것뿐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모르고 있던 마구스는 여전히 곤란해 하고 있는 베카모레를 보며 미소를 흘리고 있었다.

자신의 유리함을 알고 여유로운 미소를 보이고 있던 그때.


갑자기 나타난 또 한 명의 초능력자.

존 밀리어의 펀치에 마구스의 얼굴이 직격 당했다.


퍼억! 끄억-!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던 또 다른 인물의 개입.

존의 등장에 마구스는 크게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베카모레 이외에도 또 다른 초능력자가 있었던 건가?

처음에는 뭐에 당한지도 모르고 있던 마구스였지만 금방 정신을 차리고 주먹으로 자신을 가격한 존 밀리어라는 새로운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다.


저런 어린애 같은 놈이 사이오네틱 에너지를?


황당한 일이었다.

설마 저런 핏덩어리 같은 놈에게 클라스크가 심어져 있었을 줄이야.


플리커들의 행동은 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클라스크라 함은 기본적으로 선택받은 자들만이 소유할 수 있어야 하는 것.


그런데 그런 고귀한 것을 자기들 멋대로 훔쳐가는 것도 모자라서 아무에게나 마음대로 심어버리다니.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다.


방심하는 사이 어린애에게 공격당했다는 사실에 분노한 마구스가 분통을 터트리며 말했다.


“이 자식이···.”


베카모레를 앞에 두고 여유를 부리던 중에 완전히 체면을 구겨 버리고 말았다.

자신에게 이런 굴욕을 주다니.

톡톡히 대가를 치르게 해주려는 찰나.


존이 마구스를 향해 말했다.


“그동안 사람들을 속여 왔던 대가다! 맛이 어때?”


사람들을 속여 온 대가라고?

아직 자신의 주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듯한 존의 모습에 마구스가 분노와 함께 코웃음을 흘렸다.


“하찮은 플리커 주제에!”


플리커.

그동안 안티플릭에 의해서 사악한 존재로만 인식해왔던 플리커였다.


늘 사회에 거대한 혼란과 문제들을 만들어내는 집단이라고.


하지만 이제 분명히 알 수 있었다.

플리커는 악이 아니었다.


평생을 사람들을 위해 살면서도 안티플릭에 의해서 차별과 멸시를 받는 존재.


그런 게 플리커라면.

안티플릭의 적이 되고 사람들에게 차별받는 존재가 된다고 해도 상관없어.


나는 플리커가 되겠어!


마침내 존이 자신의 존재를 결정한 순간이었다.

이 순간 존은 플리커로서 자신의 존재를 결정하고 안티플릭인 마구스와의 싸움에 임하기 시작했다.


둘 중 하나가 죽어야 끝이 날지도 모르는 초능력자들끼리의 싸움.

여기서 과연 존은 플리커로서 자신의 삶을 결정하고 분노한 마구스의 손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앞으로의 일들이 기대가 되는 순간.

마침내 마구스의 분노가 폭발했다.


크아아아!


분노에 찬 마구스의 눈이 붉게 물들었다.

그의 내면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길래?


아직 그가 가진 능력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던 존과 베카모레는 변해가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긴장감을 높였다.


으아악! 존 덕분에 풀려나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인질이 겁에 질려 멀리 도망쳐버렸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조금도 견디기 힘들 법한 거대한 압박감이 마구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날 화나게 만든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공포스러운 대사를 내뱉으면서 마구스의 몸은 점점 거대해져갔다.


피부는 짐승의 가죽처럼 거칠어지고 근육이 터질 듯 팽창하기 시작했다.

눈은 계속해서 불길한 붉은 빛으로 변하더니 이내 눈 전체가 붉게 물들었다.


인간의 모습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형태.

그 상태로 점점 거대해지던 마구스의 몸은 두 발 달린 거대한 소의 형태로 변해갔다.


사람의 몸에 소의 머리를 한 모습으로 변해버린 마구스.

엄청난 근육질의 몸에 붉어진 눈을 가진 마구스의 모습은 엄청난 공포감을 유발하고 있었다.


한 눈에 보아도 전신에서 엄청난 크기의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마구스의 모습.

존은 그에게 어떻게 대항해야 할지 가늠조차 잡히지 않았다.


그 상태에서 사이오네틱 에너지를 이용해 멀리 떨어져 있던 자신의 차량에서 무기를 가져온 마구스가 그것을 양손에 쥐고 말했다.


“하찮은 플리커놈들 주제에 겁 없이 날뛴 대가를 치르게 될 거다!”


압도적인 위압감.

이전에 보았던 클라스크 능력자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


그들이 일반적인 상상 속의 초능력자들이었다고 하면 마구스는 마치 신화속 존재처럼 차원이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 위압감에 놀라 존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자 곁으로 다가온 베카모레가 존을 향해 말했다.


“정신 차려라, 놈은 변이계 능력자다. 신체를 바꾸는 것 외에는 특별할 게 없으니 놀랄 것 없다!”


변이계 능력자?

아직 존에게는 생소한 말이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신체까지 바꿀 수 있다니.

대체 클라스크가 가진 능력의 한계는 어디까지란 말인가?


베카모레의 말을 듣고 정신을 차려보려 했지만 거대해진 마구스 앞에서는 제대로 정신 줄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너무나 비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마구스에게 대항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처럼 느껴졌지만 존과 베카모레는 어떻게든 그것을 해내야 하는 입장이었다.


둘 중 하나는 이 자리에서 죽는다.

그런 생각으로 전투에 임해야 하는 순간이었다.


자신을 향해 겁에 질린 표정을 짓고 있는 존과 곤욕스러워하는 베카모레의 모습을 보며 마구스가 물었다.


“이제 어쩔 테냐? 하찮은 사이오네틱 공격과 겁 없는 펀치도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주변에는 아직도 공격을 막아줄 시민들이 넘치니 너희에겐 죽을 일만 남았겠구나.”


이야기를 들은 존과 베카모레는 당황한 채로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마구스의 말처럼 정말 상황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고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 상태에서 자신의 승리를 확신한 듯 마구스가 두 사람을 향해 말하며 둠클리버를 내려찍었다.


“깜빡거리는 불빛처럼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존재. 그게 바로 네놈들 플리커란 말이다!”


콰앙! 거대한 폭발과 함께 일대에 충격파가 일어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전격의 플리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비정기 연재입니다. 24.10.09 11 0 -
19 19화 존과 듀란(3) 24.11.17 5 0 13쪽
18 18화 존과 듀란(2) 24.11.10 4 0 12쪽
17 17화 존과 듀란 24.11.08 6 0 14쪽
16 16화 폭압의 베일런서 마구스(6) 24.10.30 6 0 15쪽
15 15화 폭압의 베일런서 마구스(5) 24.10.28 7 0 13쪽
» 14화 폭압의 베일런서 마구스(4) 24.10.27 8 0 13쪽
13 13화 폭압의 베일런서 마구스(3) 24.10.26 9 0 12쪽
12 12화 폭압의 베일런서 마구스(2) 24.10.25 10 0 13쪽
11 11화 폭압의 베일런서 마구스 24.10.23 10 0 13쪽
10 10화 각성(5) 24.10.21 15 0 13쪽
9 9화 각성(4) 24.10.19 12 0 13쪽
8 8화 각성(3) 24.10.19 13 0 12쪽
7 7화 각성(2) 24.10.14 14 0 13쪽
6 6화 각성 24.10.13 18 0 13쪽
5 5화 초능력과 클라스크(5) 24.10.12 20 0 16쪽
4 4화 초능력과 클라스크(4) 24.10.11 19 0 13쪽
3 3화 초능력과 클라스크(3) 24.10.10 28 0 13쪽
2 2화 초능력과 클라스크(2) 24.10.08 28 0 15쪽
1 1화 초능력과 클라스크 24.10.05 64 0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