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즉사기 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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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덕
작품등록일 :
2024.10.07 09:39
최근연재일 :
2024.11.0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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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2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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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DUMMY

8화.


조용하다.

아직 이른 아침인데다, 필드 외곽 중에서도 몬스터의 출몰이 적은 곳이기에 더욱 그랬다.

태현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역시 이 근방엔 없네.’

장소를 제대로 고른 것 같았다.

헌터는 물론 몬스터도 한 마리 없는 한적한 곳.

덕분에 태현은 그 누구의 이목도 끌지 않은 채, 필드에 몰래 들어올 수 있었다.

‘괜히 사람들 눈에 띄면 곤란해지니.’

나중이라면 모를까, 지금 당장은 자신의 정체를 알리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툭툭.]

왼쪽 귓불에 착용한 귀걸이, 『은둔자』를 건드리며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예의 가면이 얼굴을 뒤덮었다.

빈틈이라곤 존재하지 않았지만, 전혀 답답하지 않았다.

호흡도 평상시와 같았고, 시야 역시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았다.

‘역시 이거 엄청 좋은 아이템이야.’

이런 걸 서비스라고 주다니.

통이 커도 너무 큰 거 아닌가?

이런 걸 『아카식 스토어』에서 구매하려면, 최소한 수천만 코인은 줘야할 것이다.


■ 세부사항 : 모든 탐지 스킬과 『A급』 이하의 정신계 스킬을 무효화하여 정보를 보호합니다.


이 옵션을 생각하면, 도저히 맨입으로는 그냥 줄 물건이 아니었다.

“흠, 나한테 뭔가 바라는 게 있나?”

그렇지 않고서야······.

거기까지 생각한 태현은 곧 생각을 털어냈다.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를 사람이다.

괜히 신경을 써서 시간과 정신력을 낭비할 필요는 없었다.

“일단 지금은 내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테스트 해 보는 게 더 중요해.”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자.

태현은 망설이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풍신보C』.”

스킬이 발동하는 것과 동시에, 그의 신형이 바람으로 화하며 도봉산 일대를 누비기 시작했다.

‘고블린은 너무 약하고. 아, 오크는 좀 귀찮지.’

안쪽으로 들어가며 몇몇 몬스터들을 마주쳤지만, 태현은 모조리 무시했다.

대부분 마력을 잃기 전에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놈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조금 더 강한 놈이 필요해.’

예를 들면······.

“그래, 저놈처럼.”

태현의 눈에 거대한 도마뱀이 들어왔다.

도봉산에 널리고 널린 바위들처럼 회색빛을 띄고 있는 몬스터의 이름은 바실리스크.

“찾았다.”

도봉산의 악마라 불리며, 저레벨 헌터들은 마주치자마자 줄행랑을 칠 정도로 강력한 놈이다.

태현도 직접 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저 거대하다는 소문만 들었을 뿐.

그런데 두 눈으로 확인한 바실리스크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한 15미터 쯤 되려나?”

머리부터 꼬리 끝까지.

거대하다고 소문이 난 바다 악어보다 족히 2배는 더 큰 것 같았다.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될 정도.

하지만 바실리스크의 진짜 무서운 점은, 그딴 덩치가 아니었다.

강철조차 종잇장처럼 찢어발길 정도로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독.

그리고 마주치는 순간 온 몸을 돌덩이로 만들어 버리는 눈.

이 3가지가 바실리스크의 악명을 드높여 주는 이유였다.

“저 정도면 이 근처의 필드보스라고 해도 되겠는데.”

꽤 많은 수의 던전을 클리어해 본 태현조차도 저만한 몬스터는 몇 번 만나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좋아.”

마음껏 전력을 다 할 수 있는 상대였으니까.

태현은 허리춤에 차고 있던 『삭월도』를 꺼내들었다.

[스르르르르릉.]

소름이 끼칠 정도로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사실 성능만 보자면 『삭월도』는 『아카식 스토어』에서 봤던 다른 무구들과 비교도 되지 않는다.

특히 『발리사르도』는 가공하다는 표현도 아까울 정도로 뛰어난 검이었다.

그럼에도 태현은 그것 대신 『삭월도』를 선택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너무 비쌌으니까.

만약 『42,000,000』코인에 달하는 그 검을 샀다면, 다른 물건들을 꽤 많이 포기해야만 했을 것이다.

“뭐, 그리고 이것도 좋으니까.”

『발리사르도』에 비해 부족할 뿐, 『삭월도』 역시 최상급 아이템이었다.

아직 사라지지 않은 월광을 받은 도신이 고고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태현은 감상하듯 그것을 바라보다, 이내 마력을 끌어올렸다.

“『천신보S』.”

가만히 서있던 태현의 신형이 길게 늘어나는 듯한 착시가 일어났다.

너무도 빠른 속도에 잔상이 남은 것이다.

‘일단 얼마나 단단한지 확인부터!’

바실리스크는 그 거대한 육체와 어울리게 엄청난 방어력을 자랑했다.

웬만한 공격으론 비늘에 흠집조차 내지 못한다던가?

그래서 일안 태현은 비늘의 강도부터 체크해보기로 했다.

그것을 알아야 어떻게 싸울지 계획을 세울 수 있었으니까.

“『광명참S』!”

『삭월도』를 통해, 던전을 클리어하며 얻었던 빛의 참격이 뿜어져 나온다.

부드럽게 대지를 감싸 안는 달빛과 달리,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광명(光明).

순식간에 주변을 밝게 비추는 참격에, 깜짝 놀란 바실리스크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서걱.]

“어?”

『광명참S』은 마치 녹은 버터를 가르고 지나가듯, 바실리스크를 둘로 쪼개버렸다.

머리부터 꼬리 끝까지.

무려 15미터에 달하는 그 거대한 육체가 정확히 반으로 갈라지며, 속의 내용물을 쏟아냈다.

곧장 두 번째 공격을 준비하던 태현이 너무도 황당한 광경에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었다.

끔뻑끔뻑.

“······뭐지?”

『삭월도』와 바실리스크를 번갈아가며 바라봤다.

하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도신은 여전히 고고했고, 바실리스크는 피와 내장으로 대지를 적시고 있었다.


===================

■ 『1』코인을 획득합니다.

■ 『마석D』를 획득합니다.

■ 소량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


뒤늦게 울려 퍼지는 알림이 현실을 일깨워주었다.

“이런 미친.”

단 일격이다.

전력을 다한 것도 아니고, 그저 탐색을 위한 가벼운 공격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도봉산의 악마라 불리는 바실리스크는 단 1초도 버티지 못했다.

“무슨 강해졌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되네.”

성장보단 진화에 가까웠고, 사냥보단 도살에 가까웠다.

태현은 헛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상태창』을 불러왔다.


===================

【각성자 정보】

■ 이름 : 『지태현』

■ 레벨 : 『6』

■ 재능 : 『성장촉진』, 『공격특화』, 『방어특화』, 『초감각』, 『극한집중』, 『극무지체』, 『전륜성맥』, 『단단한 육체』, 『경쾌한 발걸음』, 『예리한 칼』, 『마력응축』, 『대오각성』······생략.

■ 스킬 : 『금강불괴S』, 『흑룡참S』, 『여의천도S』, 『도검 마스터리S』, 『천신보S』, 『광명참S』, 『천리안A』······생략.

■ 유일스킬 : 『즉살』

===================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재능과 스킬이 늘어났다.

모두 『아카식 스토어』의 최상층에서 무려 3억 코인 이상을 들여 구매한 것들이었다.

가격만큼 그 효과와 성능은 상상을 아득히 벗어나는 것들이었다.

아마 헌터들 대부분은 평생 동안 이런 게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죽지 않을까?

『상태창』을 확인한 태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아이템보다 재능에 집중한 게 정답이었어.”

물론 소모품 물약들도 성장에 어마어마한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재능의 효능은 그 이상이다.

새로 구매한 재능들은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고 개선하며, 아예 새로운 차원의 경지에 도달해 버렸다.

태현이 단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세상이었다.

아, 물론 『즉살』을 제외하면 그랬다.

“아무래도 여기에서 내 전력이 어느 정도인지 시험해 보는 건 힘들겠는데.”

도봉산 필드는 넓다.

그만큼 몬스터의 수와 종류도 많았다.

하지만 바실리스크보다 더 강한 놈은 거의 없다.

고작해야 한, 두 개체나 될까?

그마저도 크게 차이가 나진 않았으니, 결과는 지금과 비슷할 게 분명했다.

“하아, 정확한 건 더 높은 등급의 필드나 던전을 들어가야 알 수 있겠네.”

그 말은 곧 헌터 재등록을 해야 한다는 뜻이었고.

“언제까지 피할 순 없지. 어차피 협회에도 이미 얘기가 들어갔을 테니 숨길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당분간은 도봉산 필드에서 사냥을 할 생각이었다.

이곳에 온 이유가 오직 실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으니까.


===================

■ 『1』코인을 획득합니다.

■ 『마석D』를 획득합니다.

■ 소량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


바실리스크를 잡고 얻은 것들이다.

코인과 경험치도 중요하긴 했지만, 그보단 『마석D』이 메인이었다.

던전을 클리어하고 얻는 대부분의 아이템들은 획득 후 귀속이라는 제약이 있지만, 필드는 다르다.

이곳에서 얻는 것들은 판매가 가능하단 말이었다.

즉, 『마석D』은 현실의 화폐가치를 지닌 아이템이라는 것!

“운이 좋았어. 처음 잡은 녀석한테서 이런 게 떨어지다니.”

『마석D』는 태현으로써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지금껏 태현이 얻어 본 것 중에는 『마석E』가 최고였으니까.

“보통 그게 한 50만 원쯤 했었지?”

때에 따라 시세의 변동이 있긴 했지만, 대략 평균적으론 그 정도였다.

“그럼 이건 얼마나 하지?”

태현은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각성자 커뮤니티에 접속했다.

“보자······.”

대충 시세를 검색해 본 태현의 표정이 밝아졌다.

『마석F』가 5만원이었고, 그 이후로 등급이 하나씩 높아질 때마다 가격이 10배 상승했다.

그렇다면 『마석D』는······.

“500만원이라니.”

그저 칼질 한 번 슥삭한 것치고는 엄청난 거금이었다.

마력을 되찾기 전 태현이 했던 『포터』의 일당이 30만원이었던 걸 생각해보면, 더욱 체감이 컸다.

“역시 여기를 선택하길 잘했어.”

『아카식 스토어』에서 3억이 넘는 코인을 탕진한 이유가 무엇이던가?

누구보다 강해져서 많은 돈을 벌기 위함이다.

그래서 잃어버린 딸, 서아를 다시 보기 위함이다.

그 예쁘고 착한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함이다.

누군가는 적은 돈이라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태현의 손에 들어온 이 『마석D』는 그것을 현실로 이루어질 첫 걸음이었다.

스마트폰을 끈 태현은 잠시 두 눈을 감았다.

‘아직 기뻐하긴 일러.’

500만원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그 백배, 천배, 만배는 더 벌어야만 한다.

그리고 태현에게는 그것을 가능케 할 능력이 있었다.

“일단은 사냥에 집중하자.”

지금은 감상에 젖기보다, 1분 1초라도 빨리 움직이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그만큼 서아를 더 빨리 만날 수 있었다.

“후우우.”

크게 심호흡을 한 태현이 눈을 떴다.

‘대상은 몬스터. 등급은 바실리스크 이상. 개체 수 무관.’

속으로 찾고자 하는 것의 조건을 설정한 뒤, 마력을 끌어올리며 하나의 스킬을 발동했다.

“『천리안A』.”

[파아아아아아아아아앗!]

의식의 영역이 미친 듯이 확장된다.

반경 10킬로미터.

그 이내라면, 원하는 목표물을 절대 놓치지 않고 두 눈으로 볼 수가 있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조건을 충족한 생명체는 총 17마리였다.

놈들의 위치를 머릿속에 새겨 넣은 태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자, 돈 벌러.”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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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4 24.11.03 1,721 36 12쪽
20 20화. +1 24.11.02 1,788 35 11쪽
19 19화. +4 24.11.01 1,832 28 11쪽
18 18화. +4 24.10.31 1,845 24 11쪽
17 17화. +1 24.10.30 1,872 30 11쪽
16 16화. +4 24.10.29 1,895 26 13쪽
15 15화. +3 24.10.28 1,984 26 11쪽
14 14화. 24.10.27 1,986 28 11쪽
13 13화. +2 24.10.26 1,994 28 11쪽
12 12화. +3 24.10.25 2,006 28 11쪽
11 11화. +1 24.10.24 2,063 30 12쪽
10 10화. +1 24.10.23 2,086 31 11쪽
9 9화. +2 24.10.22 2,111 28 11쪽
» 8화. +3 24.10.21 2,163 34 11쪽
7 7화 +2 24.10.20 2,184 34 11쪽
6 6화. +7 24.10.19 2,206 33 11쪽
5 5화. +3 24.10.18 2,239 32 11쪽
4 4화. +3 24.10.17 2,257 3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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