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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모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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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8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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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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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 58화: 청부

DUMMY



최준영의 사무실.

장준석 비서실장을 불러 중요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왠지 표정이 차갑고 결연하다.

한참 동안 말이 없던 최준영, 장준석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 정도면, 갈때까지 간 거 아냐? 더는 참을 수 없는 상황이야. 윤아가 민 부회장과 손잡고 설치는 걸 더 이상 못봐주겠단 말이지."


"네, 부회장님.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후~우, 이제 결단을 내려야겠어. 장실장이 아니면 누가 하겠어? 최상급 청부업자를 고용해서 사고사로 위장해 처리하도록 해."


"부회장님··· 최윤아 실장은 그래도 가족입니다. 정말로 이런 결정을 하셔야···?"


"가족? 윤아가 무슨 가족이야? 남보다 못한 관계지. 이런 식으로 배신한 년이 무슨 가족이라는 거야? 내 뒤통수 치고 있는 거 뻔히 알잖아. 이제는 바로잡아야 해."


"음,, 알겠습니다. 믿을만한 녀석에게 부탁해서 청부업자를 중국에서 부르겠습니다. 자살로 위장하거나 강도 살인으로 위장하도록 하겠습니다. 흔적도 남기지 않고 처리할 수 있도록 하죠."


"좋아, 아무도 의심하지 않도록 해야 해.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어야지. 이번 일만 잘 처리하면 장실장과 나는 대현과 함께 끝까지 가는 거야, 알겠지?"


"걱정하지 마십시오, 부회장님. 완벽하게 처리하겠습니다."


장준석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사무실을 나섰고, 최준영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조용히 미소 지었다.

최윤아가 자신에게 걸림돌이 된 이상,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


논현동, 고요한 저녁.

거리에는 불빛이 은은하게 비추고 있다.

벤츠가 부드럽게 한정식집 앞에 멈춰 섰다.


운전기사가 내려 재빨리 뒷문으로 달려가 문을 열자, 최윤아가 우아한 자태로 내린다.

흰색 정장 차림에 세련된 단발 머리.

민 부회장과 저녁 약속이 있어 방문한 곳이다.

두세 발짝이나 걸었을까?


순간, 30대로 보이는 남자가 모자를 눌러쓴 채 눈 깜짝할 사이에 다가갔다.

주저함 없는 손길.

칼을 꺼내어 최윤아의 복부를 단숨에 몇번 찔러버렸다.


푹! 푹! 푸~욱! 푹!


"으···허~억~!"


순간적인 충격으로 소리도 지르지 못한 채, 30대 남자를 멍하게 바라보던 최윤아.

비틀거리며 쓰러지기 직전.

새하얀 투피스 밖으로 붉은색 피가 복부에서부터 번지기 시작한다.


최윤아는 비현실적이면서도 경악한 표정으로 자신의 몸을 바라본다.

살기 위한 본능으로 몸을 움직여 보려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몇 초나 지났을까?

급기야 최윤아가 바닥에 널브러졌다.

붉은피가 계속해서 터져나와 옷을 적시고 있다.


운전석 쪽으로 들어가는 중이었던 운전기사는 순간적인 공격에 입을 쩍 벌린 채 넋이 나갔다.


“다, 당신, 뭐야!! 대체 뭐하는 짓이야!!”


찰라의 순간이 지나고, 정신을 차린 운전기사는 차에서 뛰어내려 최윤아를 구하려고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멈춰! 이 자식아!"


하지만 30대 남자는 눈 깜짝할 새에 운전기사 급소를 찔러버렸다.

목과 가슴을 차례로 찔린 운전기사는 그 자리에서 피를 쏟으며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쓰러졌다.


남자는 빠르게 행동을 이어갔다.

최윤아의 핸드백을 빼앗고, 목걸이와 팔찌와 시계를 서둘러 풀어냈다.


소란이 일어나자 사람들 몇 명이 웅성거리며 다가왔다.

주위를 둘러보며 칼로 위협하는 남자.


“가까이 다가오지 마!! 죽여버린다!!!”


그렇게 소리치며 순식간에 작업을 마쳤다.

피투성이가 된 운전기사와 최윤아의 시신을 잠깐 동안 바라보던 남자.

남자는 침착하고 신속하게 사람들을 뒤로 하며 그곳에서 벗어나 뒷골목으로 사라졌다.


시신 두 구가 한정식집 앞에 널브러져 있다.

그때서야 사람들이 경찰에 전화하며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


문제는 다음날이었다.

갑자기 민 부회장이 그룹에 사임계를 냈다.

일신상의 사유였다.


**


사실, 민정환 부회장은 전날 한정식집에 미리 도착해 있었다.

최윤아가 오기를 기다리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민 부회장은 창밖을 내다봤다.

한정식집 입구 근처에서 사람들이 모여 웅성대는 것이 보였다.

마음속에 왠지 불안감이 스쳤다.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저 소란은 뭐지?"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었다.

느리지만 긴장된 걸음으로 식당 밖으로 나갔다.


한정식집 앞에 도착한 민 부회장.

사람들이 모여있는 가운데 누군가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았다.

한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바닥에 누워 있는 사람은 최윤아였다.

흰색 투피스가 온통 핏빛에 물든 채였다.

무참히 찔린 채 차가운 땅에 쓰러져 있었다.


"최 실장···! 이게 대체 무슨···!"


민 부회장은 순식간에 충격에 빠졌다.

두 다리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손을 뻗으며 다가갔지만, 최윤아는 이미 차가운 시신이 되어 있었다.


차가운 감촉이 손끝으로 전해졌다.

민 부회장 머릿속은 백지가 되어버렸다.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너무도 명백했다.

최윤아는 자신의 눈앞에 잔혹한 모습으로 죽어 있다.


"도대체 왜··· 누가··· 이런 짓을···!"


순간적으로 정신이 돌아온 그는 절망감에 몸을 떨며, 눈물을 흘렸다.

사람들이 계속 옆에 모여들었지만, 민 부회장은 더 이상 주위를 의식하지 못했다.


민 부회장은 모든 것이 무너졌음을 느꼈다.

충격과 비통함에 휩싸인 그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쓰러질 듯한 몸을 부여잡으며 최윤아 곁에 머물렀다.


**


이틀 뒤에 또 다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성진그룹 김동수 회장의 저택.

김회장이 사냥개에게 죽임을 당한 이후로 조용한 날이 없다.


그날도 고요하던 저녁이 폭발적인 분노로 깨졌다.

거실 한가운데, 김석훈과 김수진이 서로를 향해 거친 말들을 쏟아내며 재산 분배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김석훈은 항상 자신의 의견이 옳다는 듯 여동생을 무시하는 태도로 대하고 있다.


"너 같은 애가 뭘 알겠어? 아버지 회사도 내가 다 맡을 텐데, 네가 할 일은 그저 얌전히 살면서 손 벌리는 것뿐이라고!! 이 버러지 같은 기집애야!!!"


"뭐? 버러지? 버~러~지~이? 네가 뭘 알아! 나도 아버지 회사 이끌 수 있어! 날 더 이상 무시하지 말라고~!!!"


무려 한시간 이상 이렇게 말다툼이 이어지면서, 점점 말이 격해지고 있다.

김수진 얼굴은 점점 붉어지고, 손이 푸~들~ 푸~들~ 떨리기 시작한다.


김석훈은 여전히 “지랄하고 있네”를 남발하며 비웃으며 동생의 화를 돋우는 중이다.


그 순간, 김수진의 감정은 폭발했다.

김수진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부엌으로 달려가 서랍에서 날카로운 칼을 꺼냈다.

숨 가쁘게 내쉬며 분노에 찬 눈빛으로 거실로 돌아온 그녀.


김석훈이 여전히 자신의 등을 보인 채, 킬~킬~ 거리며 거만하게 앉아 있는 것을 보자,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넌··· 더 이상 내 인생을 망치지 못해!!! 이 개새끼야..!!"


칼을 들고 김석훈에게 달려들었다.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김석훈의 등을 푹! 푹! 푸욱! 찌르기 시작했다.


김석훈은 처음엔 놀라움과 충격에 말문이 막혔지만, 이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아~아~아~악! 뭐··· 뭐 하는 거야! 너··· 미쳤어?"


하지만 김수진은 멈추지 않았다.

돌아선 오빠의 가슴과 복부 등 여러 곳에 칼을 마구 찔렀다.

눈은 이미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김석훈의 비명은 점점 약해졌다.


"이제··· 이제 더 이상 나를 무시할 수 없겠지? 아무도··· 아무도 나를 무시할 수 없어···!!!"


꺄~아~아~악~!!!

가정부들이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혼비백산 도망쳤다.

한 가정부는 벌벌 떨며 핸드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했다.


"여기 사람이 죽었어요! 빨리 와주세요···! 김석훈 씨가··· 여동생이···!"


김수진은 여전히 김석훈의 시신 옆에서 헛소리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김석훈, 그러게 날 무시하지 말라 했자나?!! 이건 다 너 때문이야··· 네가 먼저 그랬어···"


김수진의 눈빛은 더 이상 현실을 보고 있지 않았다.

정신이 붕괴된 듯 혼자 계속 말을 되뇌었다.


주변에 퍼져 있는 피와 시신도 김수진의 눈에는 더 이상 아무런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


최윤아가 죽고 민부회장이 사임하자, 대현그룹은 명실공히 최준영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최준영은 회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새로운 황제로 등극하였으며, 장준석 비서실장은 부회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최준영에게 당면한 과제는 신속하게 비자금을 만들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이다.


최준영과 장준석은 비자금 조성 계획을 보다 치밀하고 정교하게 실행할 방법을 논의 중이다.


"눈에 띄지 않도록 각 계열사별로 조금씩 자금을 흘려보내는 방식은 어때? 해외 투자도 그럴싸하게 보이도록 만들고 말이야."


"그게 좋겠습니다. 해외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해외 친환경 에너지 사업이라는 타이틀을 걸어놓고 자금을 페이퍼 컴퍼니로 빼돌리면 안전하죠."


"투자금의 일부는 실제로 사업에 들어가는 척하라고. 상당부분은 우리가 준비한 페이퍼 컴퍼니로 흘러가게 하고 말이지. 감사팀이나 내부 통제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네, 회장님. 페이퍼 컴퍼니는 이미 몇 군데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각각 다른 이름과 관할 지역에 기반한 회사들이니, 자금을 분산해 옮기면 안전할 겁니다. 각 회사에서 투자하는 금액이 자금 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 않도록 점검하며 진행하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진행하지. 비자금을 지속적이면서도 신속하게 키우도록 말이야."


"알겠습니다, 회장님. 해외에서 완벽하게 세탁 작업이 이루어질 겁니다."


**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우연한 강도 살인이 아니야··· 최윤아가 그렇게 죽을 리가 없지. 그렇다면 다음은 내가 될 수도 있다는 건가?"


민 부회장은 최윤아가 강도 살인을 당한 게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도 당하지 않기 위해 사임계를 서둘러 내버린 것이다.


조금만 더 버티다가 자칫하면 최준영 패거리들에게 당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준영··· 저 자식이 뒤에서 어떤 짓을 꾸미고 있는지 모르지만, 이제는 나까지 위험해. 저 인간은 한 번 뒤끝을 품으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놈이었어."


함께 해보니 최준영은 생각보다 뒤끝이 지저분한 인간이었다.


"지금이라도 떠나야 한다. 조금만 더 버티다가는 최준영 손에 당할 거야. 더 이상 그 인간과 엮일 수 없어. 미국으로 가버리는 게 안전하겠지?"


그래도 불안한 민정환은 미국으로 떠버릴 생각을 구상중이다.

최준영과 엮인 것에 진절머리가 났다.


아주 그냥 지긋지긋하다.

편안한 노후를 구상했어야 하는데, 노욕이 눈을 가린 때문이었을까?

아주 중요한 판단을 그르친 셈이다.


민정환이 서재에서 미래를 구상하고 있는 중에 뒤에서 누군가가 서서히 다가왔다.

30대 남자의 손에는 자살로 위장할 로프가 들려 있다.


커~억~! 억! 으~으~으~윽!


순식간에 뒤에서 남자가 로프로 목을 둘러 잡아당기니, 민정환은 호흡마저 삼킨 채 그대로 숨을 거뒀다.


민정환은 ‘대현그룹 부회장에서 사임한 후, 비관 자살’한 것으로 처리될 것이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호작 꾸욱~~ 글쓴이에게 커다란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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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제 118화: 휴식과 후속조치 +1 25.01.24 357 15 12쪽
117 제 117화: 유럽 출장 +1 25.01.23 396 15 13쪽
116 제 116화: 체포 +1 25.01.22 445 18 12쪽
115 제 115화: 반격 +1 25.01.21 467 17 12쪽
114 제 114화: 네트워크 +1 25.01.20 504 19 12쪽
113 제 113화: 체포와 죽음 +1 25.01.19 494 15 12쪽
112 제 112화: 뱅크런 +4 25.01.18 500 14 11쪽
111 제 111화: 공조 +1 25.01.17 535 19 12쪽
110 제 110화: 음모 +1 25.01.16 555 17 12쪽
109 제 109화: 폭탄 테러 +1 25.01.15 570 20 11쪽
108 제 108화: 변화 +3 25.01.14 603 20 12쪽
107 제 107화: 추락 +1 25.01.13 613 21 12쪽
106 제 106화: 대립 +1 25.01.12 630 21 12쪽
105 제 105화: 지옥도 +1 25.01.11 638 21 12쪽
104 제 104화: 빛의 사자 +2 25.01.10 683 21 12쪽
103 제 103화: 사냥 +1 25.01.09 677 23 11쪽
102 제 102화: 서바이벌 게임 +1 25.01.08 698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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