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6화: 공격과 습격
"네, 아버지. 저희가 사정했지만, 윤성철이 비웃으면서 전혀 들어주질 않더군요. 오히려 비자금 털린 소문까지 들었는지, 우리 상황을 조롱하며 더 협박만 했습니다."
"내일까지 90억을 마련하지 못하면... 저희는 완전히 끝장입니다."
박회장은 분노를 억누르지 못한 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얼굴이 붉어지며 더 이상 참지 못할 듯한 표정이다.
쾅! 쾅! 콰~앙!
책상을 세게 내리치며 큰 소리로 두 형제를 질타했다.
"윤성철, 그 개새끼가 감히 우리 집안을 무시하면서 그런 태도를 취했다고? 도박빚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그놈이 우리 상황을 비웃었다고?"
"예... 아버지. 그 자식이 우리를 그렇게 무시했습니다. 협박만 하고."
"저희도 더 이상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박회장은 화를 참지 못한 채 주먹을 불끈 쥐었다.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워졌다.
혈관이 터질 듯 이마에 핏줄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 놈들아, 그깟 놈한테 굽실거려서 빚을 연기해달라 했다고? 그게 너희가 취할 태도야? 너희가 이 집안에서 무얼 배웠길래, 그런 쓰레기 같은 놈에게 휘둘리는 거냐!"
두 형제는 아버지의 분노에 위축된 채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박회장은 더 참을 수 없다는 듯, 계속해서 화를 쏟아냈다.
"윤성철, 그놈이 감히 우리 가문을 건드리고 협박을 했단 말이지? 그런 놈을 그대로 뒀어? 죽여버리거나 작살내버리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두 형제는 아버지의 분노에 움츠러들었다.
"아버지... 윤성철 그 자식도 보통내기가 아닙니다. 패거리들도 꽤 있구요."
"윤성철 패거리? 당장 없애버려야지. 너희가 그렇게 당했는데도, 정신 못차리고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말만 지껄이면 되겠냐? 이놈들아, 이런 세계에서는 호구잡히는 순간 그걸로 끝이란 말이다. 버르장머리를 고쳐놓지 않으면, 기어올라 온다니까!! 그깟 놈 하나, 제대로 작살내지 않으면 내가 박정상이 아니다!"
아이구야, 강남에 피바람이 몰아치겠구나.
**
강남 한복판, 불법 도박장이 위치한 건물 지하실.
언제나 그랬듯 흥청망청한 분위기로 가득하다.
네온사인 불빛이 어지럽게 반사되며, 사람들은 카드를 던지고, 현금다발이 오가고 있다.
그러나 이 평온함은 곧 끔찍한 혼돈으로 뒤바뀔 참이다.
야심한 시각, 도박장 외부에서부터 들리는 굵직한 발소리가 점차 가까워진다.
윤성철의 도박장은 늘 방심할 틈이 없었지만, 오늘만큼은 다른 날과 달랐다.
도박장 입구가 강제로 쾅~하며 열렸다.
무려 20명이 넘는 거구들이 쇠파이프, 야구방망이, 식칼을 손에 들고 무자비하게 밀고 들어왔다.
우~두~두~두~두~두~!!!!
녀석들의 발걸음 소리가 마치 천둥처럼 울려 퍼지고 있다.
도박장 안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은 이런 살벌한 모습에 혼비백산하여 도망칠 곳을 찾아 비명을 지르며 뛰었다.
쉬~웅! 퍽! 빠~각! 퍼~억!
쨍그랑!!! 우~당~탕~탕!!!
쇠파이프가 공중에 휘둘리며, 금속의 차가운 소리가 도박장의 아수라장 속에 울려 퍼졌다.
파편이 튀고, 테이블들이 박살났다.
윤성철 패거리들도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너희들 뭐야~!! 뭐하는 놈들이야~!!”
녀석들도 20여 명이 급히 무기를 들고 뛰쳐나왔다.
눈은 분노로 일그러졌고, 도박장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기 시작했다.
아사리판의 난투극이,,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졌다.
윤성철 패거리 한 명이 쇠파이프를 든 상대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이 개새끼들이..!!! 다 뒤졌어..!!!”
펑! 퍽! 퐈~악!
그 순간, 상대의 야구방망이가 정확히 옆구리를 강타하며,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끄~아~아~아~악!!!!
날카로운 고통의 신음이 터져 나왔다.
또 다른 거구는 상대의 칼을 피하려 했지만, 칼날이 어깨를 깊게 그었다.
그대로 휘청이며 뒤로 넘어졌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상대는 쇠파이프로 다리를 내려쳤다.
까~앙! 빠각!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고스란히 들렸고, 거구는 신음하며 쓰러졌다.
한쪽에서는 의자가 공중으로 날아가 상대의 얼굴에 정통으로 맞았다.
어~헉~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떨어졌다.
피가 튀어나오는 상황에서도, 싸움은 멈추지 않았다.
모든 것이 혼돈 그 자체였다.
윤성철은 싸움이 벌어지는 한가운데서 이 상황을 경악하며 보고 있었다.
패거리들이 하나둘 쓰러져 가는 것을 본 그는, 분노와 공포로 얼굴이 일그러졌다.
휘~웅! 촤~아~악!
윤성철의 최측근 중 한 명이 쇠파이프를 들고 맹렬히 달려들었다.
하지만, 상대방의 식칼이 번쩍이며 목을 향해 스쳐갔다.
주~르~륵··· 끄~아~악~!!
피가 목덜미를 타고 흐르며,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다.
도박장 안은 아수라장이었다.
테이블과 의자들은 완전히 박살났고, 사람들이 짓밟히고 구르며 혼란 속에 빠졌다.
주먹다짐과 흉기 싸움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윤성철은 코너에 몰린 채, 패배를 직감했다.
손에는 땀이 흐르고, 얼굴에는 공포와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은 그토록 자신해왔던 뒷골목 권력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놈들은 무자비하게 모든 것을 부수고, 박살내며 도박장을 초토화시켰다.
비명과 쇠파이프 소리들, 테이블이 박살나는 소리들···
도박장 안에 끝없이 울려 퍼지며, 도박장은 순식간에 파괴의 현장으로 변해버렸다.
윤성철은 뒤로 조심스럽게 물러서며 도박장 한구석에 있던 후문을 슬쩍 바라보았다.
자신이 더 이상 이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단 게 느껴졌다.
곧바로 도망쳐야 한다.
윤성철은 최측근 부하 2명과 함께 후문을 향해 몸을 날렸다.
후다다다다다다~!!
뛰쳐나가는 동안에도 도박장 안은 여전히 파괴와 폭력으로 가득 차 있다.
테이블이 박살나고, 의자가 부서지며 날아다니는 광경을 뒤로한 채,
윤성철은 부하들과 후문을 통해 도박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후문을 열고 골목길로 뛰쳐나온 그들···
곧바로 뒷골목을 헤집고 어두운 밤 속으로 빠르게 도망쳤다.
후~욱! 후~욱~ 후~욱!
숨을 몰아쉬며, 윤성철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전속력으로 달렸다.
머릿속에 온갖 생각들이 오갔지만, 지금은 살아남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만 자신은 이대로 패배를 인정할 사람이 아니다.
도망치면서도 언젠가 반드시 복수할 것을 다짐하며, 골목 어딘가로 사라졌다.
도박장은 여전히 비명과 난투극으로 가득한 채, 피비린내 나는 파괴로 막을 내렸다.
**
“뭐? 윤성철을 놓쳤다고? 야이, 씨팔놈들아. 20명이나 몰려가서 무슨 일을 그따위로 하는 거야? 윤성철이부터 조졌어야지..!!”
“그쪽 패거리도 20명이나 되는데, 뒤에 있는 윤성철부터 어떻게 조집니까? 치고 들어가야 조지는 거죠.”
“아니, 근데, 이 새끼가 어디서 따박따박 말대꾸야??!! 야, 이 씨팔새끼야. 내가 니 친구야? 엉? 보자보자하니까, 이게 그냥 확!!”
“어쨌든 죄송합니다. 어디로 도바리쳤는지 수소문해서 금방 찾아 묻어버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야 할 거다. 그 자식이 역습할 시간을 주면 안 되는 거 알지? 내일까지는 어떻게 해서라도 찾아내라.”
덩치들을 다그치는 박동현과 박남현 얼굴에 계속해서 찜찜함이 묻어난다.
윤성철의 집요하고 더러운 성질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
“뭐? 사냥개들이 중간에서 놓쳤다고?”
“네, 회장님. 그게 이상합니다. 차량을 따라 CCTV를 추적하며 따라가는데, 중간에서 차량을 두번이나 바꿔가며 어디론가 도주하는 방법을 택해서 도저히 추적을 못하겠답니다.”
“아니, 무슨 그런 놈들이 사냥개야? 그런 식으로 냄새도 못맡는데 어떻게 거액을 받고 일하는 거지?”
“이런 정도의 고수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합니다.”
“고수라고? 하긴, 내 돈을 노릴 정도로 간뎅이도 크고 능력도 있는 놈이겠지. 빌어먹을, 그럼 이제 방법이 없다는 거야?”
“일단, 너무 기대를 하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어제 저희 얘들이 윤성철을 급습해서 도박장을 아작냈는데, 윤성철이 후문으로 튀어서 잡질 못했답니다.”
“뭐? 그 자식을 놓치면 어떻게 해? 아~휴, 요즘 얘새끼들 일처리하는 게 왜 그 모양이냐? 후문에도 몇놈 배치해서 도망 못가도록 포위하는 거는 기본 중의 기본 아냐?”
“죄송합니다. 자제분들께서 얘들을 많이 혼내긴 했습니다. 내일까지 무조건 잡아들이라 했답니다.”
“에휴, 내가 자식복이 없어서 어째 두놈 다 모자란 놈들로 커가지고 말이야. 배짱도 없고, 머리도 떨어지고,,쯧. 윤성철이 녀석 어디에 숨어서 반격을 엿보고 있을 놈인데. 얘들 보고 경계를 강화하라 해라.”
**
하지만, 박회장 생각 이상으로 윤성철은 무식하기 짝이 없는 놈이었다.
어디서 조폭 100명을 돈으로 사서 무리를 나누어 박회장 저택을 그날 밤 급습해 버렸다.
당하고는 못사는 심보인지도 모른다.
박정상의 저택.
고요한 정적만이 흐르고 있다.
그러나 그 고요함은 폭풍 전야의 적막에 불과하다.
검정색 밴차량 10여대가 저택 주위를 포위하듯 조용히 접근중이다.
윤성철이 돈으로 고용한 조폭들이 차에서 내렸다.
모두 야구방망이, 식칼, 회칼을 장착하고 있다.
얼굴에는 잔혹함과 긴장감이 뒤섞여 있다.
윤성철은 사무적인 눈빛으로 상황을 지휘하고 있다.
손가락으로 무겁게 담배를 비벼 끄고, 저택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린다.
“씨~팔 새끼들, 감히 나를 건드려??!! 오늘이 니들 제삿날이다.”
복수의 날을 다시 상기하며, 저택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첫 번째 공격, 조폭들은 저택의 정문을 거칠게 밀어부수며 진입했다.
철제문이 쾅! 쾅! 울리는 소리와 함께 박살 났고, 저택 안으로 몰려들었다.
비명소리는 아직 없었지만, 이들의 존재만으로도 저택 안은 이미 공포로 가득 찼다.
박정상이 자신의 방에서 잠자리에 들려던 순간, 경비원이 비명을 지르며 뛰어 들어왔다.
"회장님! 습격입니다!!··· 수십명이 몰려들어 왔습니다! 무장한 놈들입니다!"
"뭐라고? 윤성철이야? 어떻게 이리 빨리 쳐들어왔지? 하, 무식하기 짝이 없는 놈일세."
그러나 말이 채 끝내기도 전에 저택 내부로 조폭들이 들이닥쳤다.
쾅! 쾅! 쨍그랑! 와~장~창~창!!!
야구방망이가 공중에 휘둘리며 저택 안의 소파와 가구들을 박살냈다.
거대한 식칼을 든 조폭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안방으로 돌진했다.
박정상은 긴박한 상황을 직감했지만, 이미 너무 늦은 상태였다.
뒤로 물러설 틈도 없이, 검은 그림자들이 둘러쌌다.
퍽! 퍽! 퍽!
야구방망이를 든 조폭이 옆구리를 몇 차례 강하게 가격했다.
박정상은 비틀거리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박동현과 박남현은 2층에서 난리가 난 소리를 듣고 경악한 얼굴로 방에서 뛰쳐나왔다.
하지만 이미 수십 명의 조폭들이 저택의 계단과 복도를 가득 메운 상태였다.
그들 또한 잔인한 눈빛으로 두 형제를 쳐다보았다.
박남현이 급히 칼을 든 조폭의 공격을 피하려 했지만, 이미 너무 가까웠다.
츄~아~악~! 끄~아~아~악!!!!
식칼이 허리를 가로지르며 박남현은 비명을 질렀다.
허리를 감싼 손에서 피가 흘러내렸고, 고통스러워 무릎을 꿇고 말았다.
푹! 푹~! 푹! 푹! 푹!
뒤따르던 조폭이 칼로 등을 찔렀다, 세 번, 네 번, 그리고 다섯 번.
퍽! 퍼~억! 퍽!
박동현 역시 야구방망이에 맞고 벽에 내동댕이쳐졌다.
입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미친듯이 몸부림쳤지만, 조폭들은 놓치지 않았다.
회칼을 든 조폭이 다리를 끊어내려 했지만, 박동현은 저항하며 손으로 칼날을 막아섰다.
그 순간, 회칼이 손바닥을 가르고,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박정상도 아들들이 당하는 소리를 공포에 질린 채 듣고 있었다.
도무지 도망칠 곳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잔뜩 경직된 얼굴로 고통없이 죽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조폭들은 그에게 자비를 베풀 생각이 없었다.
푹! 푹! 푸~욱! 푹!
“으아아악!! 이 개새끼들아!!”
그 중 한 명이 그를 무자비하게 칼로 여러 번 찔렀고, 박정상은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까~아~앙!!!!
마지막으로, 야구방망이가 머리를 세게 내리쳤고, 박정상은 움직임을 멈췄다.
조폭들은 싸움이 끝났음을 알리고, 세명의 죽음을 확인한 후 후퇴하기 시작했다.
윤성철이 세 주검을 재차 확인했다.
‘씨~익’ 비열한 웃음이 스쳤다.
그들이 떠난 후, 저택 내부는 완전히 폐허가 되었다.
박정상과 아들들은 피투성이 시신으로 남겨졌고, 저택에는 침묵이 흘렀다.
- 작가의말
오늘도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추천과 선작 꾸~욱~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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