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사냥꾼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파라모르템
작품등록일 :
2024.10.08 07:21
최근연재일 :
2025.02.11 08:00
연재수 :
136 회
조회수 :
281,200
추천수 :
5,614
글자수 :
732,034

작성
25.01.10 08:00
조회
882
추천
26
글자
12쪽

제 104화: 빛의 사자

DUMMY


세상에는 권태영 같은 잔인한 놈들도 많지만,

야바위꾼 같은 잡놈들이 무수히 많다.

야바위꾼들은 사람들을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등쳐 먹으며 사는 족속들이다.


어두운 조명이 깔린 웅장한 강당.

벽에는 교단을 상징하는 로고가 선명히 걸려 있고 수천 명의 신도들이 교주 이경철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


교주 이경철은 자신을 ‘빛의 사자’라 칭한다.

“세상의 어둠을 물리치고 신성한 왕국을 건설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감정에 호소하는 화법과 섬세한 제스처.

이 순간만큼은 진정한 구세주처럼 보인다.


연단에 올라선 이경철은 눈물을 글썽이며 손을 뻗어 신도들에게 자신이 세상의 마지막 희망임을 강조한다.

신도들은 하나 둘 무릎을 꿇으며 교주의 말에 심취해 간다.


이경철은 강렬한 카리스마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능력을 가진 인물이다.

사람을 끌어당기고 매혹시키는 심리적 테크닉과 외모,

말투와 행동 하나하나에 묻어나는 독특한 아우라···


신도들은 연단에 교주가 등장하자마자 한순간에 숨죽이게 된다.

가볍게 손짓만 해도 많은 신도들이 자신에게 집중하게 만드는 묘한 힘을 느낀다.


눈은 마치 상대방의 내면을 꿰뚫어 보는 듯 깊고,

침착하면서도 따스한 미소는 상대방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마법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이경철은 단순히 교리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도들의 마음에 남아 있는 아픔과 불안을 헤아리듯 이야기를 시작한다.


말투는 나직하지만,

상대방의 감정을 파고드는 힘이 있다.

천천히 한 사람, 한 사람을 바라보며,

마치 그들의 고통을 모두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눈길을 준다.


“여러분이 삶 속에서 겪어 온 고난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이제 나는 그 아픔을 신성한 희망으로 바꿀 것입니다.”


이 한마디에 신도들은 눈시울을 붉히고,

그의 말을 진심으로 따르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느끼게 된다.


이경철은 자신이 ‘신의 대리자’라는 확신을 몸소 보여준다.

결코 주저하지 않고,

자신이 신성한 존재와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 태도로 강력한 자기 확신을 드러낸다.


확신에 찬 목소리와 카리스마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권위를 부여하고,

따를 수밖에 없는 무언의 압박을 느끼게 만든다.


“나는 오직 신의 뜻에 따라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여러분이 나를 믿는다면, 여러분은 신의 축복을 받을 것입니다.”


이런 강한 확신에,

사람들은 교주를 따라야만 자신도 구원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교주의 목소리에는 따뜻함과 자애로움이 묻어 있고,

마치 자신이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모든 걸 포기할 수 있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신도는 어느 순간부터 교주가 진정한 구세주라고 믿게 되고,

교주의 품에 안겨 모든 것을 의지하기 시작한다.


가끔씩 의도적으로 신도들 앞에서 자신을 고통스럽게 내던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무릎을 꿇고 말하며 눈물까지 흘린다.


“여러분의 고통을 모~두 내가 감내하겠습니다. 여러분이 더 이상 아프지 않도록, 내가 대신 고난을 감~수~하겠습니다.”


신도들은 교주가 자신을 위해 희생한다고 느낀다.

교주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에 더 많은 헌신과 충성을 다짐하게 된다.


이경철은 예배가 끝나고 사라지듯 빠져나가며,

신도들에게 신비주의 속에서 계속 그리워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교주가 신성한 임무를 수행하러 간다고 믿으며,

언제 돌아올지 모를 교주를 기다리며 더욱 헌신한다.


**


교주 이경철은 사람들의 절대적 충성을 기반으로 절대 왕국을 건설하는 중이다.

그리하여 언젠가부터 “하늘에 닿는 헌신”이라는 이름으로 끝없이 헌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신의 축복을 받으려면 재물을 바쳐야 한다”는 말에,

신도들은 어느새 자신의 전 재산을 바치기도 하고,

가게를 팔거나 대출을 받아 교단에 헌금한다.

헌금의 많고 적음이 교주에 대한 충성도와 믿음의 크기로 표현된다.


“헌금은 전부 신성한 일에 쓰일 것이다”라고 약속하지만,

정작 헌금의 대부분은 자신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차명 계좌로 들어간다.


이경철은 헌금을 모은 후,

신도들의 자금이 담긴 계좌를 여러 복지기관과 자선단체와 기업들로 분산하여 이 돈을 세탁한다.


이 자선단체들은 교단의 명의로 설립되었으며,

마치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종교 단체인 양 위장되어 있다.


복지기관을 통해 일부 금액은 실제 자선사업에 쓰는 척하며,

언론에 보도 자료를 배포하여 교단의 이미지를 포장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체 금액의 10%만이 자선 활동에 쓰이고,

나머지 금액은 가짜 거래와 비용 항목을 통해 다시 교주의 차명 계좌로 돌아간다.


헌금을 계속해서 받기 위해 이경철은 신도들에게 거짓 프로젝트를 발표한다.

“성스러운 터전 마련”이라는 이름으로 해외 부동산을 구입하고,

그곳에 신도들을 위한 수련원을 건설하겠다고 홍보한다.


교주는 신도들의 돈을 이용해 실제 수련원은 짓지 않고,

고급 아파트나 별장 형태로 된 해외 부동산을 구입해 개인 소유로 만든다.


이 과정에서 복잡한 페이퍼 컴퍼니를 여러 나라에 설립하여 자산을 은닉한다.

신도들은 교주의 지시로 돈을 계속 송금하며 수련원이 완성되기를 고대하지만,

수련원은 완공될 기미가 없다.


이경철은 신도들이 혹시라도 의심할까 봐,

절대적인 충성심을 가진 간부들을 가까이 두고,

비밀 금고를 관리한다.


금고에는 교주가 신도들의 헌금을 빼돌려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은밀하게 감출 수 있도록 모든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간부들은 금고의 존재를 알고 있으나,

비밀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교주에게 충성한다.


**


“아~휴, 이야기를 듣는데, 제 가슴이 답답해서 미칠 것 같더라고요.”


“이야,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네요. 그렇게 뻔뻔하게 사람들 등쳐 먹는 인간들이 수없이 많으니 말입니다.”


이현석 상무가 한숨을 푹푹 쉬며 조사한 내용을 수혁에게 보고하고 있다.

김민수 상무와 이준혁 부장도 옆에서 쯧~쯧~ 하며 혀를 차고 있다.


이현석 상무 와이프의 절친이 사이비 종교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것,

거의 전재산을 갖다 바치고 남편과도 이혼하고,

아이들도 따로 떠나버렸다는 것.


“근데, 그런 사이비들을 정부 당국에서도 건드리지 못하나 보죠?”


“생각보다 골치 아프죠. 혹시라도 조사했다가 신도들을 선동해 집단으로 몰려가서 경찰서가 마비될 걸요. 교주가 따로 안전 장치도 마련하고요.”


“안전장치요?”

“교주는 협력관계를 적극적으로 구축하죠. 교단의 자금 세탁에 대한 단서를 잡히지 않기 위해 특정 기업들과 정치인들에게 돈을 뿌리며,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하는 겁니다.”


“기업들이 교단의 자금 세탁을 도와주고, 교주는 그 대가로 그들의 제품을 신도들에게 홍보하여 강제로 구입하게 한다더군요.”


“이야, 대단하네요. 선진 기법이 따로 없네요? 정치인은 교단의 활동을 암묵적으로 허용하며 각종 혜택을 약속하고 방패막이 역할을 한다는 거야 너무나 전통적인 수법이고요?”


“맞습니다. 이를 배경으로 이경철은 헌금을 마음껏 은닉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돈이 지나치게 한곳에 몰려 있으면 위험하다고 판단해, 비자금을 해외의 여러 계좌로 분산시키기도 하고요.”


“요즘은 심지어 여러 나라의 은행 계좌를 통해 자금을 이동시키고, 특수한 금융 전문가를 고용해 해외 은행에서 다중 계좌를 활용한 송금 기술로 비자금을 숨긴다더군요.”


“아니 근데, 신도들이 그걸 모르나요? 수십년 누적되었으면, 금액이 엄청날텐데···”

“그게 불가능하답니다. 교주는 신도들이 돈의 행방을 묻거나 의심할 수 없도록 철저하게 통제하는 거죠. 주기적으로 신도들을 모아 자신이 ‘신과 직접 교감하며 이끌어 가는 신성한 자금’이라는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주입하는 거죠.”


“의심을 품는 순간 충성파들로부터 집단 린치를 당하는 거죠. 신도들은 의심을 품을 틈도 없이 교주에게 끝없이 헌금을 바치게 되는 거고요.”


“그야말로 자기만의 신성 왕국을 건설해 ‘신의 대리자’라는 절대적 위치를 독점하고 유지하는 거군요. 대단한 사람이네요.”


**


【 강화도 마니산 인근 5킬로미터, 성화수련원 지하실에 비밀금고가 있습니다. 】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 GPS 홀로그램과 목소리다.


근데, 사이비 교주의 비자금은 엄밀히 말하면,

신도들이 수십년 동안 뜯긴 돈이다.

그래서 고민스럽긴 하다.


하긴, 재벌들 비자금도 기업들에서 나온 수익을 횡령한 금액이니,

엄밀한 의미로 따지기 시작하면,

회사 주주들 돈이라고 보는 게 맞겠지.


문제는 사이비 교주 비자금을 회수한다고 해도 어떻게 신도들에게 돌려주느냐인데,

과연 그게 가능할까?

수십년 동안 제대로 된 헌금 장부를 가지고 있기는 할까?


아무튼, 중요한 거는 더 이상 피해자들이 나오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겠지?

돈 분배 문제는 나중에 생각하고,

우선 사이비 교주의 권위를 무너뜨리고 신뢰를 땅바닥에 처박아야 한다.


교단 내부에서 충성파들 간에 자중지란이 일어나 서로 싸우며 아귀다툼을 벌이게 만들어야지.


**


늦은 밤, 달은 희미하게 구름 속에 가려져 있다.

마니산 인근 성화수련원은 깊은 어둠 속에 잠겨 있다.

수혁은 바람 소리에 섞여 들릴 수도 있는 자신만의 조용한 숨소리에 집중하며 숲속에 잠복해 있다.


온통 검은색으로 무장한 복면인의 모습은 어둠 속에 완벽히 녹아 들어 주변에 누군가 있다는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다.


숲속 바닥에는 낙엽과 가지들이 뒤섞여 있다.

조용히 움직이기 위해 발을 조심스레 딛는다.

눈빛은 예리하고 차분하다.


손에는 핸드헬드 열화상 카메라가 들려 있다.

가던 중 잠시 멈춰 수련원 근처를 탐색하듯 카메라를 들어 올린다.

작은 화면에는 수련원 내부를 순찰 중인 경비원들의 미세한 열 신호가 포착된다.


카메라를 통해 경비원들의 이동 패턴을 분석하며 잠시 머릿속으로 타이밍을 계산한다.

경비들이 수련원 뒤쪽으로 사라지자, 깊게 숨을 내쉬며 장비들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무소음 드릴과 휴대용 해체 장비를 챙겨 간결하고 신속한 동작으로 주머니에 넣는다.

보안 시스템을 차단할 플래시드라이브도 확인하며,

언제라도 금고에 도달할 수 있도록 대비한다.


방탄 장비의 착용감이 묵직하지만 동작은 여전히 가벼워 보인다.

몇 걸음만에 실루엣은 나무 그늘에 감춰져 수련원 담장을 향해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잠시 후, 수련원 옆쪽으로 이어진 작은 사잇문이 눈에 들어온다.

몸을 낮추어 담장 아래로 다가가며 문을 탐색한다.

문고리는 낡았지만 열쇠구멍은 강화된 보안 장치가 달려 있다.


미소를 띠며 주머니에서 해체 장비를 꺼내들고,

전선을 연결해 띠~릭~거리는 소리와 함께 보안을 해제한다.

잠시 뒤 철~컥 하고 문이 열리고,

사잇문을 열어 빼곡한 어둠 속으로 몸을 밀어 넣는다.


내부는 의외로 조용하다.

수련원 외부와 달리 내부 통로는 빛 한 점 없이 어두운 채로 적막하다.

발걸음을 가볍게 떼며 복도를 지나 지하로 향하는 계단을 찾는다.


계단은 오래된 돌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GPS 홀로그램이 없으면 발견하기 쉽지 않은 장소에 있다.

지하실로 이어지는 길은 좁고 구불구불하다.


계단을 내려가며 심장 박동을 느낄 수 있을 만큼의 고요함 속에서 미세한 공기의 흐름까지 감지하려는 듯 집중한다.


계단 끝에 도달해, 지하의 마지막 문 앞에 섰다.

금고가 가까이 있음을 직감하며 미리 준비한 플래시드라이브를 손에 든다.


문고리를 살짝 돌리자, 문은 마치 누군가의 침입을 예감한 듯 부드럽게 열린다.

문 너머에는 적막 속에서도 은은한 기계음이 울려 퍼지는 금고의 전자 잠금 장치가 보인다.


마치 이곳이 얼마나 철저히 감춰진 장소인지 강조하듯,

금고는 방탄 유리로 보호되어 있고,

그 너머에는 서류들과 현금 더미가 보인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작 꾸~욱~! 큰 힘이 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비자금 사냥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신작 공개 : 미래AI로 만렙재벌 (1/1) 24.12.31 391 0 -
공지 따뜻한 후원금 감사드립니다 (수정) 24.11.29 2,768 0 -
136 제 136화: 혼돈 속의 아름다움 NEW +1 19시간 전 206 9 11쪽
135 제 135화: 희망의 다리 +1 25.02.10 321 11 11쪽
134 제 134화: 피살 +1 25.02.09 359 14 12쪽
133 제 133화: 발버둥 +1 25.02.08 419 16 12쪽
132 제 132화: 추적과 폭로 +4 25.02.07 448 18 12쪽
131 제 131화 : 장기밀매 +1 25.02.06 452 15 12쪽
130 제 130화: 황태자 +3 25.02.05 489 21 12쪽
129 제 129화: 썸 +1 25.02.04 515 19 11쪽
128 제 128화: 눈에는 눈 +4 25.02.03 541 17 12쪽
127 제 127화: 새로운 바람? +1 25.02.02 543 16 11쪽
126 제 126화: 소탕전 +3 25.02.01 563 14 12쪽
125 제 125화: 게릴라전 +1 25.01.31 552 19 12쪽
124 제 124화: 전격 체포작전 +1 25.01.30 563 20 12쪽
123 제 123화: 역추적 +1 25.01.29 602 20 12쪽
122 제 122화: 베일(The Veil) 25.01.28 635 18 11쪽
121 제 121화: 역공과 소탕 +1 25.01.27 621 22 12쪽
120 제 120화: 레오 +1 25.01.26 669 22 12쪽
119 제 119화: 블랙 미러 +1 25.01.25 673 20 12쪽
118 제 118화: 휴식과 후속조치 +1 25.01.24 687 23 12쪽
117 제 117화: 유럽 출장 +1 25.01.23 685 23 13쪽
116 제 116화: 체포 +1 25.01.22 714 26 12쪽
115 제 115화: 반격 +1 25.01.21 731 24 12쪽
114 제 114화: 네트워크 +1 25.01.20 761 25 12쪽
113 제 113화: 체포와 죽음 +1 25.01.19 748 21 12쪽
112 제 112화: 뱅크런 +4 25.01.18 742 20 11쪽
111 제 111화: 공조 +1 25.01.17 773 24 12쪽
110 제 110화: 음모 +1 25.01.16 778 22 12쪽
109 제 109화: 폭탄 테러 +1 25.01.15 785 2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