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7화: 추락

충성파의 저항이 약해지는 틈을 타, 특공대는 마지막 돌격을 명령했다.
무기를 내려놓은 충성파 신도들과,
도망친 충성파들 사이로,
경찰은 교주 이경철이 숨어 있는 방으로 서서히 다가갔다.
숨을 죽인 채 내부로 진입한 경찰들은 교주의 방을 둘러싸며 교주를 향해 순순히 투항하라며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경철, 네가 지은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를 시간이다. 저항하면 강경 진압하겠다.”
이경철은 잠시 주위를 둘러보며 충성파 간부들에게 마지막 눈길을 보냈지만,
그들은 이미 지친 얼굴로 고개를 돌리며 회피하고 있었다.
“빌어먹을 자식들!! 지옥에 떨어질 새끼들!! 너희들까지 배신할 셈이냐??!!!”
모든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이경철은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지만, 경찰이 단단히 제압했다.
그 순간, 절망에 찬 목소리로 외치기 시작한다.
“감히 구세주를 체포하다니!!! 모든 걸 구원할 운명을 가진 신의 사자를 체포하다니, 무엄하다!!”
철~컥!
경찰은 수갑을 채우고, 수많은 신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교주 이경철을 체포하며 밖으로 끌고 나왔다.
그 모습을 보며 도망치던 반대파 신도들은 안도와 고통이 뒤섞인 표정을 지었고,
더 이상 그의 권위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홀가분함을 느꼈다.
이경철은 손목에 단단히 수갑이 채워진 채 교단의 문을 나섰다.
하지만, 광신의 벼랑 끝에 선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신이 가진 맹신적 믿음에 집착했다.
입가에 짓궂은 웃음을 머금은 채,
주변을 둘러보던 그의 얼굴은 마치 승리한 사람처럼 오만하게 빛나고 있었다.
경찰들이 양옆을 꽉 잡아 끌고 갔지만, 그는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바라보는 충성파 신도들과 도망치다 남은 신도들을 향해 외쳤다.
(굵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나를 보라! 나는 신의 사자다! 이건 그저 마귀 새끼들의 음모일 뿐이다! 저들이 나를 무너뜨리려 하는 이유는 오직 나만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도들은 그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몇몇은 두려움과 신뢰 사이에서 고뇌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경철은 그들이 보여주는 의심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한층 더 강한 목소리로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여러분, 나약하게 굴복하지 말라! 내가 감히 말하건대, 이건 우리 교단을 흔들려는 놈들의 음모다! 마귀들이 내 구원의 뜻을 막으려고 음해를 퍼트리고, 거짓을 날조하여 날 탄압하는 것이다! 하지만 신께서는 나를 결코 버리지 않으실 것이다. 나는 신의 이름으로 이 모든 것을 극복해낼 것이다~!!!!”
광기 어린 눈빛으로 경찰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비웃기까지 했다.
경찰이 꽉 붙잡아 끌고 감에도, 고개를 뒤로 젖히고는 소리쳤다.
“이건 시험일뿐이다!!! 회개하라!! 나의 고난은 모두를 구원하기 위한 신성한 과정이다!! 나를 배신한 자들은 마귀에 속아 넘어간 것일 뿐, 나는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내가 돌아오면, 세상은 진정한 구원의 빛을 보게 될 것이다!!!”
그를 둘러싼 경찰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끌고 가며 외침을 외면했다.
강렬하게 외칠수록 주변에 남아 있던 신도들은 오히려 두려움과 회의 속에서 하나둘 등을 돌리며 떠나기 시작했다.
이경철은 이 모든 상황에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이 모든 세상의 어둠을 이겨낼 유일한 존재라고 굳게 믿었다.
눈빛은 여전히 불타고 있었고,
목소리는 붙잡혀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교단 안에 울려 퍼졌다.
“여러분, 나를 믿고 따라오라! 내가 곧 돌아올 것이며, 저 마귀의 음모를 무너뜨릴 것이다! 나를 배신한 자들은 모두 심판 받아 지옥불에 떨어질 것이니, 두고 봐라!!!!”
그의 외침은 차가운 새벽 공기 속에 메아리쳤고,
경찰차에 올라타는 순간에도 굴복할 줄 모르는 모습으로 주변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사이비 교주를 따라주는 이는 더 이상 없었다.
**
늦은 밤, 강남 최고급 아파트의 불이 꺼진 윤철성 의원의 집에 경찰이 들이닥쳤다.
윤철성은 폭로 방송이 있던 날부터 주변 인물들과 연락을 모두 차단한 상태였다.
경찰은 도피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출국금지를 내린 상태이며, 방송 직후부터 엄중히 감시했다.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경찰들을 마주한 윤철성, 겁에 질린 얼굴로 뒤로 물러섰다.
“윤철성 의원님, 폭로된 비리와 관련하여 지금 체포영장이 발부되었습니다. 저희와 함께 가시죠.”
“뭐, 뭐라고? 이거··· 오해야!!! 난 그런 일에 전혀 연루되지 않았어!! 누군가가 나를 음해하려고···”
“모든 혐의는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겁니다. 협조해 주십시오.”
주변이 시끄러워지자 아파트 출입구에 사람들이 호기심으로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쪽팔렸는지, 윤 의원 얼굴이 하얗게 질리기 시작했다.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말없이 경찰들에 연행된다.
경찰차에 오르기 전, 주변 기자들과 사진기자들을 발견하고 고개를 숙인 채 부~들 부~들 떨리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
고위 관료 염창환은 체포가 진행중이다.
비밀 출입구를 통해 빠져나가려 했지만 이미 경찰이 출구를 봉쇄한 상태다.
복도에서 경찰과 마주치자 급히 돌아섰지만, 뒤에서 쫓아온 수사팀이 앞을 막아서며 체포를 시도했다.
(한숨을 내쉬며)
“이건 뭔가 큰 착오가 있는 겁니다. 내가 그런 일에 관련됐을 리가 없습니다. 모든 게 조작이에요.”
“염창환 씨, 조사를 받으시면 사실 여부가 밝혀질 것입니다. 현 상황에서는 체포에 응해 주셔야 합니다.”
염창환은 더 이상 변명할 힘이 없다는 듯 고개를 떨구고 경찰의 지시에 따랐다.
손목에 수갑이 채워지는 순간, 눈빛에는 한층 더 깊은 불안감과 후회가 서렸다.
수십년간 쌓아온 지위와 권력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동시에, 몇몇 주요 기업인들이 거주지와 회사에서 일제히 체포되기 시작했다.
폭로된 비자금 스캔들과 교단과의 비밀 거래가 드러난 이후,
이들은 교단의 돈을 세탁해 주고 불법적인 이익을 공유한 혐의를 받게 되었다.
경찰이 체포하러 다가오자, 자신들의 체포를 막으려 하거나 서류를 은폐하려 했다.
하지만, 이미 충분한 증거가 확보된 상태였다.
한 기업인은 경찰을 피해 회사의 비상 계단을 통해 도망치려 했지만,
경찰이 곧바로 그의 뒤를 추격하며 붙잡았다.
“잠깐만요! 나는 교단과 아무 관계가 없어요. 나는 그저 비즈니스를 했을 뿐이라고요. 이건 다 교단이 꾸민 일이란 말입니다!!!”
“그 비즈니스가 불법적인 자금 세탁과 연루되었다는 혐의가 드러났습니다. 조사는 검찰에서 진행될 겁니다. 이제 저희와 함께 가시죠.”
다른 기업인은 자신의 자택에서 체포되었다.
침실에서 경찰과 마주친 그는 아내와 아이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서류가방을 쥔 손을 놓치며, 뒷걸음질쳤다.
(고개를 푹 숙이며)
“한순간의 실수였어··· 그저 돈이 필요했을 뿐인데···”
그 사람 역시 쪽팔림과 당황스러움에 더 이상 저항 없이 경찰의 안내에 따라 체포되었다.
가족들은 충격에 휩싸여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
다음날 사람들이 깜짝 놀랄만한 희한한 일이 일어났다.
사이비 교주 이경철의 비자금 2조 7천억 원이 법원에 공탁되었다는 소식이 온 세상에 메아리치기 시작한 것이다.
금액이 엄청나다는 게 1차 쇼크였고, 그걸 누군가가 회수해서 돌려주었다는 것이 2차 쇼크였다.
국민들에게는 그야말로 충격과 경이로움 그 자체로 다가왔다.
거액의 비자금이 공탁된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사람들은 인터넷과 SNS에서 소식을 퍼 나르기 시작했고,
언론도 연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주요 뉴스 채널은 법원 앞에서 긴급 보도 방송을 내보내며, 비자금 공탁 사실을 전했다.
앵커들은 하나같이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 사건의 경위를 설명했다.
뉴스 앵커:
“오늘 아침 충격적인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사이비 교주 이경철의 비자금 2조 7천억 원이 누군가에 의해 법원에 공탁되었습니다. 교주의 비자금을 탈취한 신원 미상의 인물이 신도들에게 돈을 돌려줄 것을 요청하며, 거액을 법원에 공탁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현재 법원 측은 이 돈이 정확히 어떻게 마련되었는지, 공탁 과정에서 어떤 경위가 있었는지 철저히 조사 중입니다. 공탁 문서에 따르면 ‘사이비 교주 이경철에게 수십 년간 헌금으로 뜯긴 신도들에게 되돌려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법조계와 사람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곧 여러 언론사에 퍼져 나갔고, 텔레비전과 신문, 인터넷 포털에서 이경철의 비자금을 공탁한 익명의 의적을 칭송하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는 순식간에 의적의 등장에 대한 이야기로 들끓었다.
많은 사람들이 의적의 용기와 정의로운 행동을 찬양하며,
다양한 해시태그와 응원의 댓글이 넘쳐났다.
댓글 1: “진짜로 의적이 나타났네! 수십 년간 신도들 헌금을 사적으로 쌓아둔 교주의 돈을 탈취해서 돌려준다고? 이건 영화에서도 보기 힘든 일 아닌가?”
댓글 2: “이경철 같은 인간에게 뺏긴 신도들이 그동안 얼마나 고통받았을지··· 이번 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잘된 일이다!”
댓글 3: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의적이지만, 그가 정말 멋진 일을 해냈어. 이 시대에 이런 사람이 있다니··· 고마워요, 의적님!”
댓글 4: “나쁜 놈들 돈을 빼돌려서 신도들한테 돌려주라니··· 이거야말로 진정한 정의 실현이지! 그동안 피해 본 사람들 조금이라도 위로받길.”
많은 사람들은 의적의 용감한 행동에 환호하며 누군지 궁금해했다.
익명의 인물은 사이비 교주와 부패한 권력자들에게 빼앗긴 돈을 되찾아 다시 돌려주는 “현대판 의적”이라 불리며 인터넷을 통해 칭송받았다.
특히 수십 년간 교주 이경철을 믿고 따르며 고통받았던 신도들은 소식을 듣고 눈물로 격하게 반겼다.
그들은 자신들이 비록 오랜 시간동안 큰 고통을 겪었지만 이제라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음을 기뻐했다.
신도1: (인터뷰에서 눈물을 닦으며)
“그동안 교주님을 믿고 모든 걸 바쳤는데, 돌아온 건 배신뿐이었어요··· 이제라도 그 돈이 우리에게 돌아온다면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 의적분에게 감사드려요···”
신도2:
“정말 꿈만 같습니다. 잃어버린 돈을 되찾고 가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당국은 사건이 국민들에게 미칠 여파를 고려해 신중하게 대응에 나섰다.
경찰과 법원은 해당 자금의 출처를 추적하고 공탁 과정의 세부 사항을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자회견장에서 경찰 대변인은 긴장된 표정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이경철 교주의 비자금 2조 7천억 원이 법원에 공탁된 사건에 대해 심도 깊은 조사가 필요합니다. 경찰은 공탁 경위를 명확히 파악하여, 이 금액이 신도들에게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절차를 신중히 진행하겠습니다.”
사이비 교주 이경철의 비자금을 공탁한 익명의 의적은 정의와 용기의 상징이 되었고, 국민들은 그를 진심으로 응원하며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신도들에게 치유와 보상을 가져다주기를 바랐다.
이 정도면 아름다운 결말인 건가?
사이비 교주 이경철···
혹시 감옥에서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하며, 범털로 군림하며 생활하지 않을까?
-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작 꾸욱~!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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