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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모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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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8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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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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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3화: 체포와 죽음

DUMMY


회의실에 엄숙한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대통령 목소리가 더욱 단호하게 울렸다.


"분명히 해 두겠어요. 이번 뱅크런 직전에 고액의 예금을 인출한 고위 관료들과 공직자들이 있다면서요? 어떻게 그럴 수 있죠? 돌아가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만 살겠다고 예금을 우선 챙기다니··· 국민을 기만한 자들 아니에요?"


금융감독 수장:(고개를 숙이며)

"대통령님, 그 부분은 저희도 면밀히 조사 중이며, 관련 인물들을 파악 중에 있습니다."


"국민들 앞에서 정확히 발표하세요. 관련된 고위 직급들 모조리 징계 처분하고, 누가 어떤 방식으로 예금을 인출했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하란 말입니다. 책임 있는 공직자라면 끝까지 국민과 함께 해야지!! 결코 용납할 수 없어요!!"


"알겠습니다, 대통령님. 관련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징계 조치와 함께 즉시 발표하겠습니다."


"이제 국민들의 신뢰가 걸려 있어요. 더는 지체하지 말고, 이번 사태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통해 공직자들의 기강을 바로잡으세요."


대통령의 단호한 지시에 따라 고위 직급들의 예금 인출 전말을 국민들에게 발표하기로 결정되었다.


금융감독기관과 관련 부처는 즉각 조사에 돌입하며, 국민들을 기만한 자들에 대한 징계와 공개 발표를 준비했다.


**


그런데도 우스꽝스러운 해프닝이 연이어 벌어졌다.


대통령의 단호한 지시에 따라,

고위 공직자들 예금 인출 사건이 공식적으로 발표되고,

금융감독기관과 관련 부처는 즉각적으로 철저한 조사에 착수,

국민들을 속인 자들에 대한 징계와 명단이 대대적으로 공개되었는데도···


사전에 인출한 거액의 예금을 다시 원위치로 입금한 고위 공직자는···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언론과 국민들의 비난이 쏟아졌지만,

이들 공직자는 하나같이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당시 예금을 인출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만 반복했다.


어떤 이는 "갑작스러운 가족 의료비 때문이었다"거나,

또 다른 이는 "해외 출장 중 긴급 자금이 필요했다"는 등 온갖 핑계를 늘어놓았다.


정치인들이나 금융권 고위 인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당시에 아주 시급한 일이 생겨 어쩔 수 없이 예금 중도해지를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어쭙잖은 변명들로 인해 사람들은 ‘역시나~ 아니나 다를까~’를 연발하며 비아냥거렸다.


인터넷에서는 바퀴벌레들의 같잖은 변명들에 분노와 허탈감을 느끼며 투명하고 공정한 조치를 강력히 요구했다.


정부는 재차 공직자들을 엄격히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실질적인 반환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국민들 사이에 불신과 분노는 점점 커져만 갔다.


**


미국에 체류 중이던 폭탄 테러 브로커 크리스.

윤정민에게 성공보수 500억 원을 아직 받지 못한 채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있다.


크리스가 계속해서 전화를 걸었지만, 윤정민은 끝내 받지 않았다.

분노에 찬 눈으로 휴대폰을 바라보다가 이내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전화기를 벽 쪽으로 힘껏 던져버렸다.


"빌어먹을 윤정민, 이 개새끼··· 내가 누구인지 잊었나 보군."


주위를 서성이며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겼다가, 자신의 측근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문적인 사냥개를 고용해서,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윤정민을 찾으라고 해라.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자식을 잡아 죽여버리라고 해."


"네, 알겠습니다, 크리스. 즉시 행동에 들어가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크리스는 침착해지려는 듯 후~우~ 깊은 숨을 들이쉬고는 얼굴에 비웃음을 머금는다.


"윤정민, 도망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보지? 넌 내 손 안에 있단 걸 곧 알게 될 거다."



우~다~다~다~당!!!

크리스가 부하와의 전화를 마치고 여유롭게 의자에 기대 앉는 순간,

문 밖에서 거친 발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FBI다!!!"라는 거센 외침이 터져 나왔다.

크리스가 깜짝 놀라 몸을 일으키려는 찰나,


쿠~쾅~!!!

은신처의 문이 요란한 소리와 함께 박살났다.

철문이 부서지며 무장한 FBI 요원들이 일렬로 밀려 들어왔다.


"크리스 톰슨, 널 체포한다! 꼼짝 마!!"

크리스는 당황한 표정으로 잠시 얼어붙었다가, 이내 황급히 두 손을 들었다.


방 안에는 긴장감이 맴돌았고,

요원들은 크리스를 둘러싸고 겨냥한 총구를 단단히 고정했다.

요원 중 한 명이 다가와 차갑게 말했다.


"서울 폭탄 테러를 사주한 혐의로 당신을 체포한다. 변호사를 부를 권리가 있고, 당신이 하는 모든 말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크리스는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려 했지만,

요원의 차가운 눈빛에 입술이 일그러졌다.

FBI 요원은 크리스의 손목에 차갑게 수갑을 채우며 단호히 말했다.


"끝났다, 크리스. 이제 당신이 모든 걸 설명할 차례야."


크리스는 체포된 채 강제로 끌려 나갔고,

은신처는 순식간에 요원들에 의해 뒤져지기 시작했다.


**


윤정민 회장은 ‘어디로 도망쳐야 할까?’ 한참 동안이나 고민했다.

남태평양으로 도망치고 싶었는데, 이미 출국금지가 떨어졌을 듯하다.


결국 남은 건 중국으로 밀항해서 거기서 다른 데로 빠져 도망가는 건데,

비자금이 모조리 털려버렸으니, 수중에 돈이 별로 없다.


그래서 고르고 고른 것이 어린 시절에 가끔 왔었던 곳,

외갓집 소유의 한적한 시골 외딴 별장.

누구도 몰래 혼자 숨어 지내고 있다.


주변에서는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고,

누구도 자신을 찾지 못할 것이라 여겼다.


며칠이나 지났을까?

저녁 식사를 대충 때우고 편안하게 의자에 기대어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별장 문이 천천히 열렸다.


"윤정민, 반갑다. 아~휴, 찾느라 힘들었어!! 여기 숨어 있었군."


윤정민이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자,

낯선 남자가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짧은 머리와 날카로운 눈매, 한눈에 봐도 위협적인 남자다.

놈의 목소리에는 차가운 살기가 어려 있다.


"누, 누구세요···?"

윤정민은 몸을 뒤로 빼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나? 내가 누구냐고?"

사냥개는 냉소를 지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크리스가 보낸 사람이지. 당신이 빚진 돈 500억을 받으러 온 사람이기도 하고."


윤정민은 굳어버렸다.

그동안 피해 다녔던 크리스의 사냥개가 결국 자신을 찾아낸 것이다.

공포에 휩싸인 얼굴로 애써 태연한 척하며 변명했다.


"돈··· 돈은 시간이 좀 필요해. 지금 당장은 마련할 수가 없어서··· 잠깐만 시간을 주면···"


사냥개가 비웃으며 윤정민에게 다가갔다.


"시간? 너, 우리 보스를 지금 몇 주나 기다리게 했는지 알기나 해? 그 500억, 지금 당장 내놓지 못하면··· 네가 어떻게 될지는 상상에 맡길게."


윤정민은 두려움에 휩싸여 식은땀을 흘렸다.

결국 무릎을 꿇으며 두 손으로 싹싹 빌며 최대한의 존칭어를 사용했다.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돈은 정말 당장에 준비할 수 없어요··· 시간이 조금만 더 필요합니다. 부탁드립니다···"


사냥개는 윤정민을 내려다보며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눈에는 자비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그게 네 마지막 말인가?"


윤정민이 입술을 떨며 머뭇거리자,

사냥개가 거칠게 일으켜 세운 뒤 벽에 밀쳤다.


"시간 낭비하지 말자, 윤정민. 보스가 기다리는 걸 생각하면 넌 이미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어."


"어~흐~흑~ 안 돼··· 제발··· 살려줘··· 살려만 준다면 돈을 구해볼께···"


윤정민이 울먹이며 외쳤지만,

사냥개는 냉혹하게 고개를 저었다.


"늦었어."


말이 끝나자마자 사냥개는 허리춤에서 작은 단검을 꺼내 윤정민의 가슴에 깊숙이 찔렀다.

그것도 반복해서 천~천~히 여러 번 찔렀다.


푸~욱! 푸~욱~!

커~헉! 크~윽!


윤정민은 눈을 크게 뜨며 고통에 몸을 비틀었다.

사냥개는 손에 힘을 주어 칼을 더욱 깊숙이 박아 넣었다.


윤정민의 비명이 짧게 메아리치다가 점차 사라졌다.

마지막 숨을 거두기 전, 윤정민은 희미하게 중얼거렸다.


"제발··· 크리스··· 날···"

사냥개는 바닥에 쓰러진 윤정민을 한동안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피로 물든 칼을 닦으며 냉정히 돌아섰다.


윤정민은 더 이상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었다.

욕심과 욕망의 크기에 비례하여···

나락의 공포도 크게 다가오는 죽음이었다.


**


한편, 실제로 한국에 위장 입국해 폭탄을 설치해서 터뜨렸던 알버트와 3명의 패거리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미국 동부의 아주 깊은 산속,

짙은 안개가 깔린 가운데 알버트와 패거리 세 명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은신처에 숨어서 지내고 있었다.


놈들의 은신처는 단순히 숨어있는 장소가 아니었다.

역시 폭탄 테러범들 다운 발상일까?


반경 2킬로미터 내에는 무수히 많은 지뢰와 크레모아가 숨겨져 있다.

외부인의 접근을 완벽히 차단할 수 있도록 준비된, 일종의 요새로 만들어졌다.


CIA 정보망을 통해 위치를 파악한 FBI는 특공대를 소집하여 은신처로 은밀히 접근해 갔다.


어둠 속에서 무장한 요원들이 조심스럽게 전진하던 중,

갑작스럽게 발 밑에서 클~릭~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뢰다! 모두 엎드려!”

요원의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거대한 폭발음이 숲을 뒤흔들며 터져 나왔다.


쾅~! 쿠~앙~! 쾅~!!!!

지뢰와 크레모아가 연쇄적으로 터지기 시작했다.

화염과 연기가 폭발의 중심에서 뿜어져 나왔다.


쾅~! 쿠~앙~! 쾅~!!!!

요원들이 눈앞의 혼란에 빠져드는 사이, 은신처를 둘러싼 폭발 지대가 연이어 폭발했다.


특공대원들은 혼란 속에서 서로에게 경고하며 숲속의 함정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어디서 폭발이 일어날지 알 수 없었다.


곳곳에서 지뢰가 터지며 대원들이 하나둘씩 쓰러져 갔다.

알버트와 패거리는 은신처 창가에 서서 이 광경을 비웃고 있었다.


알버트가 냉소하며 말했다.

"아~오~ 쥑이는데!! 꼴 좀 봐라, 함정에 걸려들었군."


하지만 녀석들은 FBI와 특공대를 과소평가하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숲속의 요원들이 재편성하여 끊임없이 알버트의 은신처를 향해 접근해오기 시작했다.


탕! 탕! 탕! 투다다다다닥!

슈~쾅!! 쿠~앙!

가까운 곳에서 총성이 울리고, 요원들은 수류탄을 던지며 살벌한 진압 작전에 돌입했다.


"어~쭈, 그렇다 이거지?! 끝까지 우리를 잡으러 온 걸 후회하게 해주겠어!!"


알버트는 히든 카드로 숨겨둔 방어 장비들 중 하나인 자동 방어 시스템을 작동시켰다.

은신처 입구와 주변에 설치된 센서와 연결되어,

일정 범위 내 움직임이 감지되면 즉시 반응하도록 설정되어 있었다.


타다다다다탕! 투다다다다다탕!

작동과 동시에, 소형 원격 조종 타겟과 자동 사격 장치들이 은신처 주변에서 요원들을 향해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알버트는 은신처 내 여러 지점에 화염방사기 장비를 숨겨 두었다.

슈~아~아~악~!! 화~르~르~르~!!

요원들이 은신처로 접근하는 길목에 들어서면 화염이 치솟아 올랐다.


강력한 열기와 연기로 인해 접근이 더욱 어려워졌다.

진입 방해용 연막탄 발사기도 활성화했다.


슈펑~! 펑~ 퍼버버버벙~!

은신처 내부와 주변에 설치된 연막탄 발사기들이

일제히 연막을 터뜨리며 시야를 차단했다.

요원들은 연기 속에서 방향을 잡기 위해 애써야 했다.


연기가 가득 차오른 은신처 주변에서는 요원들끼리 식별하기도 힘들어졌다.

혼란을 틈타 알버트와 패거리들은 재빨리 다른 방으로 숨어들었다.


그러나, 특공대 역시 고도로 훈련된 요원들.

연막과 자동 방어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서서히 포위망을 좁혀갔다.


투다다다다다탕~! 쿠~앙~!

마지막까지 저항하던 알버트와 패거리들은 결국 장렬하게(?) 전사하고 말았다.


어둠 속에서 울려 퍼지던 총성과 폭발음이 점차 사라지면서,

긴 전투가 끝나고 깊은 산속은 다시 고요함 속으로 침잠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작 꾸욱~!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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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제 133화: 발버둥 +2 25.02.08 498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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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제 131화 : 장기밀매 +2 25.02.06 512 17 12쪽
130 제 130화: 황태자 +4 25.02.05 549 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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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제 128화: 눈에는 눈 +5 25.02.03 592 20 12쪽
127 제 127화: 새로운 바람? +2 25.02.02 592 19 11쪽
126 제 126화: 소탕전 +4 25.02.01 611 17 12쪽
125 제 125화: 게릴라전 +2 25.01.31 596 20 12쪽
124 제 124화: 전격 체포작전 +2 25.01.30 608 22 12쪽
123 제 123화: 역추적 +2 25.01.29 650 22 12쪽
122 제 122화: 베일(The Veil) +1 25.01.28 679 20 11쪽
121 제 121화: 역공과 소탕 +2 25.01.27 660 23 12쪽
120 제 120화: 레오 +2 25.01.26 708 23 12쪽
119 제 119화: 블랙 미러 +2 25.01.25 712 21 12쪽
118 제 118화: 휴식과 후속조치 +2 25.01.24 723 25 12쪽
117 제 117화: 유럽 출장 +2 25.01.23 722 25 13쪽
116 제 116화: 체포 +2 25.01.22 753 28 12쪽
115 제 115화: 반격 +2 25.01.21 763 26 12쪽
114 제 114화: 네트워크 +2 25.01.20 791 26 12쪽
» 제 113화: 체포와 죽음 +2 25.01.19 782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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