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0화: 레오

레오는 필리핀 마닐라 뒷골목에서
소규모 인신매매로 시작해,
아시아를 넘어 국제적인
인신매매 네트워크 '블랙 미러'를 창설한 인물이다.
무자비한 성격과 예리한 사업적 감각으로,
조직을 국제적으로 확장시키며 범죄 제국을 일궈낸 레오의 시작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년 전, 필리핀 마닐라 뒷골목.
어두운 골목길에서 레오가 청년이던 시절,
지역 갱단 보스와 마주한 자리에서 우연히 시작된 것이다.
"레오, 네가 돈이 필요하다고 했지? 쉽고 빠르게 큰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해."
레오는
빈정거리는 듯한 미소를 지으면서도 내심 솔깃했다.
"쉽고 빠른 돈? 그게 뭔데?"
"사람을 팔아넘기는 거야. 관광지에서 소매치기 좀 해본 네 재주면, 사람 끌고 오는 건 문제없겠지."
레오가 한참을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돈이 절실했다.
며칠 뒤 처음으로
어린아이들을 유인해 팔아넘기는 일을 시작했다.
이 작은 시작이 무자비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
몇 년 후, 레오는
마닐라에서 중소규모 인신매매 조직 리더로 성장했다.
막무가내면서 무자비한 성격,
주변 갱단을 압도하며 '블랙 미러' 조직의 초석이 되었다.
"우리가 마닐라에서만 멈출 이유는 없잖아? 세부와 다바오로 가보자고. 현지 경찰이 우리를 쫓아올 시간도 없을 만큼 바쁘게 움직이면 놈들도 못 따라올 거다."
"보스, 돈을 많이 들여야 합니다. 필리핀 바깥까지 나가려면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돈이 문제라고? 우리 방식대로 해결할 수 있어. 조직이 커지면 뒷돈도 많이 챙길 테니 차라리 경찰이 우리를 보호하려 할 걸? 어디든 돈으로 움직이는 건 매한가지 아냐?"
레오는 필리핀 주요 도시들로 조직을 확장하고,
수익을 다시 조직 강화에 투자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을 유인하고,
강제 노동과 성 착취를 위한 인신매매 네트워크를 구축,
심지어는 에릭의 관리하에 장기 밀매까지 진행하는 수법으로,
점차 국제적인 활동까지 넘보기 시작했다.
몇 년 후, 레오는 홍콩과 마카오로 조직을 확장할 준비가 되었다.
중국계 인신매매 조직과 손을 잡아 확장을 꾀하기로 했다.
"홍콩과 마카오는 아시아의 중심지야. 여기서 자리를 잡으면,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돈이 몰려들어. 거기서 우리를 기다리는 건 돈과 권력뿐이라고."
중국계 파트너가
의심스러운 눈빛을 던졌다.
"쉽지 않을 거야, 레오. 홍콩 경찰은 까다롭고, 마카오는 무조건 돈으로만 돌아가. 제대로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쉽게 자리 잡기 힘들 거다."
"그건 걱정 마. 이미 마카오 카지노 몇 곳에 투자해 둔 돈이 있어. 다 우리 거래를 용이하게 만들 네트워크들이야."
레오가 현지 카지노와 연계해 돈을 세탁하고,
여러 중간 관리자들에게 차명 계좌와 현금 운반을 맡기기 시작했다.
블랙 미러는 홍콩과 마카오에서도 큰 수익을 올리며
아시아 전역에서 악명을 떨치게 되었다.
급기야 레오는 블랙 미러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에 진출할 가능성을 엿보게 되었다.
유럽의 몇몇 하부 조직과 손을 잡고
유럽으로의 확장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유럽은 아시아보다 더 큰 시장이야. 게다가 유럽 경찰은 국제 범죄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수가 없어. 조직화가 어렵고, 규제가 복잡하니 우리가 들어갈 틈이 충분하지."
"그쪽은 시장이 다르고, 언어와 문화가 달라요. 사람들을 속여 유럽으로 보낼 인프라가 필요할 텐데요."
"그래서 네덜란드와 독일에 현지 조직을 심어놨다. 특히 네덜란드는 지하조직이 많고, 적당한 사람들로 조직을 꾸리면 이동은 문제없어. 필요하다면 가짜 여권도 준비해."
레오는 유럽의 현지 조직과 협력하여
가짜 서류와 위조 여권을 통해 피해자들을 유럽으로 이송하기 시작했다.
이제 블랙 미러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국제 인신매매 네트워크가 되어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캐쉬 카우가 되었다.
레오는 점점 세계 곳곳에서 영향력을 키우며,
블랙 미러를 국제적인 거대 조직으로 만들어 갔다.
조직원들에게 마지막 목표를 언급하며
자신만만하게 선언하기까지 했다.
"아프리카, 남미까지 뻗어나가야 해. 돈만 있으면 어디든 통할 수 있다는 걸 우리 조직이 보여줘야 한다. 블랙 미러는 이제 하나의 이름이 아니라, 세계적 제국으로 자리 잡을 거다."
"알겠습니다, 보스. 그래도 이렇게 확장을 거듭하면 언제 우리 조직이 노출될지 모르고, 내부 반란의 위험도 커집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럴 때마다 우리 조직이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주면 돼. 블랙 미러에 반대하는 자는 존재할 수 없다는 걸 모두가 알게 해야 해."
그렇게 잘나가던 중간에도,
레오는 조직 내에서 가끔 배신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어야 했다.
그럴 때마다 집요하게 추적하여 납치하고,
무자비하게 배신자를 처단하며 블랙 미러의 조직력을 강화해 나갔다.
"빌어먹을 자식, 누구 때문에 밥 먹고 사는지를 잊다니 말이야."
"보스, 제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돈이 필요했을 뿐이었어요!"
"여기서 돈 필요 없는 사람이 어딨어? 그렇다고 조직을 배신한 놈이 된다? 두 번 다시 내 앞에 설 수 없지 않겠어?"
레오는 배신자를
조직원들 앞에서 무자비하게 처단하며 본때를 보여줬다.
블랙 미러는 이제 전 세계에서 활동하며
수익을 올리는 거대 범죄 네트워크가 되었다.
레오가 자신의 조직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회고하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처음엔 먹고 살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는데. 어찌 하다 보니, 이제는 전 세계를 뒤흔들 수 있을 만큼 커졌어. 세상 누구도 내 앞을 막을 수 없을 거다."
레오가 블랙 미러 조직 지도를 바라보며,
자신만만하게 다음 목표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눈빛에
두려움 없는 야망과 무자비한 결단이 빛나고 있다.
**
수혁이 레오라는 인간을 알게 된 것.
정말 그야말로 우연이었다.
제로와 제임스를 만나 처리해야 할 게 있어서 홍콩의 공항을 나올 때.
누군가 지나가는 데,
최근 몇 년 동안 맡아온 것들 중에 가장 지독하게 냄새가 풍긴 것이다.
‘아후, 무슨 이런 냄새가 나지? 저 녀석 대체 뭐하는 녀석이야?”
그와 동시에
GPS 홀로그램이 나타나고, 목소리가 들려왔다.
【 필리핀 마닐라 바리오 산호세 인근 2킬로미터 5층 건물에 인신매매조직 블랙 미러 보스 레오의 비밀 금고가 있습니다. 】
어? 저 녀석이 말로만 듣던 블랙 미러 보스야?
엉뚱한 곳에서 왕건이를 건졌군.
최근에 각국 정보기관들이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게
인신매매 조직들에 대한 것이다.
누군가 꼬리를 밟아도, 그때뿐이다.
그야말로
바퀴벌레처럼 끈질기게 살아남는 조직이다.
이번에는 필리핀으로 날아가볼까?
제로와 제임스는 다른 일이 있어 함께 가지 못하니, 혼자 가야겠다.
**
근데, 정작 가서 건물 주변 동정을 살펴보니
바퀴벌레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많다 못해 드글드글하다.
그것도 24시간 동안 바글바글하다.
인신매매 조직 다운 모습인 걸까?
이러면 도무지 방법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간만에 용병그룹 델타팀 리더인 해밀턴에게 연락해 볼까?
**
밤이 깊어가는 마닐라의 어두운 거리.
어둠 속에서 조용히 움직이는 그림자들.
수혁과 델타팀 10명이
무전기로 통신하며, 침투 계획을 확인했다.
델타팀 리더 해밀턴은 수혁 옆에서
마지막으로 작전 계획을 확인하며 조용히 속삭였다.
"수혁, 네 말대로 무장 병력이 너무 많아 보이는구나. 계획대로 서쪽과 동쪽으로 나눠서 동시에 급습하는 걸로 할까?"
"그렇게 하자, 해밀턴. 내가 팀원들 4명과 함께 서쪽에서 은밀히 접근할 테니, 너는 팀원들 5명 데리고 동쪽 출입구를 맡아줘. 한 치의 오차도 없도록."
수혁과 해밀턴이 손짓으로 팀원들에게 신호를 보내고,
델타팀은 장비를 점검하며 각자의 위치로 이동했다.
무기를 단단히 쥔 델타팀.
어둠 속에서 목표 건물을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델타팀은 건물 동쪽 출입구 쪽에서,
수혁팀은 서쪽 창문 쪽에서 각각 건물로 조용히 접근 중이다.
해밀턴이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공격 신호를 보내자,
팀원들이 서서히 문을 열고 들어갔다.
건물 내부는 어둡고,
숨 막힐 듯한 긴장감이 흐른다.
델타팀 요원 중 한 명이 소음기를 장착한 권총을 꺼내,
입구를 지키던 경비원의 뒤로 조용히 다가가 제압했다.
"입구 확보. 주변 경비원 처리 완료."
수혁이
서쪽 창문을 넘어들어가며 지시를 내렸다.
"좋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푸슉!
수혁팀은 서쪽 복도를 통해 안으로 진입하며,
소음 장치가 달린 권총으로 감시 중인 병사 한 명을 제거했다.
델타팀은 동쪽 계단을 통해
조심스럽게 상층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푸슉! 푸슉! 타다다다탕!!
1층 복도에서 델타팀과 블랙 미러 조직 병력 간에, 첫 교전이 벌어졌다.
교전이 시작되는 소리가 들리자,
수혁팀도 재빨리 자동 소총을 꺼내 들었다.
"전면 교전이다. 전원, 소총!!!"
타다다탕! 투두두두둥!!!
델타팀이 순식간에 전열을 갖추고,
복도에서 상대방 무장병력과 격렬한 총격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기관총 소리가 건물 안을 가득 메우며
총탄이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복도 곳곳에 있던 병력들이 어둠 속에서 반격하지만,
델타팀은 훈련된 대로 정확히 목표물을 타격했다.
"3시 방향! 벽 뒤에 적이 더 있다!"
수혁이
몸을 벽에 붙이며 지시를 내렸다.
"엄호해! 내가 오른쪽으로 돈다!"
빠른 몸놀림으로 병사들을 피해 벽을 돌아가며,
기습적으로 탕! 타당! 처치했다.
너무 빠른 움직임에 적들이 당황하며 하나둘 쓰러졌다.
1층 병력들 모두 처리,
델타팀은 2층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계단 입구에 추가 방어선이 구축되어 있다.
투타타타탕!! 타타타탕!!
일부 적들이 기관총을 장착한 상태다.
"기관총이다. 수류탄 사용해서 길을 확보해."
델타팀 요원 중 한 명이
재빨리 수류탄을 꺼내 던져버렸다.
나머지 팀원들은 몸을 숨기며 폭발을 기다렸다.
쿠앙! 쾅!
큰 폭발음과 함께 2층 입구가 뚫리며, 연기와 파편이 퍼졌다.
연기 속에 델타팀이 신속히 뛰어들어 적을 공격했다.
타다다다탕!!!! 투다다다탕!!
기관총을 든 병력들이 무방비 상태가 되어 차례로 쓰러졌다.
2층을 제압한 델타팀과 수혁은 이제 3층으로 올라갔다.
금고가 있는 3층 방에 병력들이 무장한 채 대기하고 있다.
타다다다탕!! 투다다다탕!!
좁은 복도에 진입하자마자 총격이 시작되며,
건물 전체가 진동할 정도로 격렬한 교전이 벌어졌다.
해밀턴이
숨을 고르며 중얼거렸다.
"빌어먹을, 저항이 대단하군!"
수혁이
그런 해밀턴을 바라보며 지시를 내렸다.
"여기는 우리가 맡을 테니, 너희들 6명은 4층과 5층까지 쓸어버려."
타다다다탕!! 투다다다탕!!
수혁팀이 문을 열고 금고 방으로 뛰어들며,
기관총을 난사했다.
방 안에는 서류 더미와 금고가 놓여 있고,
녀석들도 격렬하게 총을 쏘며 저항하고 있다.
총격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일부 녀석들이 뒤에서 기습 공격을 시도했다.
팀원이 즉각 대응해 타당! 탕! 제압해 버렸다.
마지막 교전, 녀석들이 모두 무릎을 꿇었다.
탕! 탕! 탕!!
몇몇 남은 녀석들에게 총구를 겨누며 방아쇠를 당겼다.
방 안의 금고를 개방.
수혁은 비자금과 블랙 미러 조직의 불법 거래 내역을 확보했다.
현금이 2천만불 수준.
금괴가 1천만불 수준이다.
차명 계좌와 해외 비자금 계좌가 15억불 수준이다.
가장 중요한 게, 서류들과 USB다.
전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조직망들과 뇌물 거래 내역들.
이번 기회에
블랙 미러 조직을 일망타진해야 한다.
문제는···
레오가 건물에 없다는 것이다.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이 녀석을 날려버려야 전쟁이 끝나는데, 어디로 간 걸까?
-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작 꾸욱!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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