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아카데미 영웅담
1화
수많은 건물 속
밝게 빛나는 건물
거대한 전광판
그곳에선 한 게임의 광고가 흘러나온다.
보름달과 초승달이 겹쳐진 듯한 기묘한 달이 떠오른 밤하늘 아래.
주인공으로 보이는 금발의 미남자는 손에 들린 검과 함께 춤을 추듯이 움직인다.
날아오는 화살과 찔러 들어오는 창대 사이에서도 기묘한 움직임으로 스치듯 피해간다.
그의 검은 꽃피우듯 적의 살을 갈라낸다.
수십의 적을 도륙 낸 전장 가운데, 홀로 고고히 서 있는 남자의 모습은 기묘한 달과 어우러지며 신비로운 모습을 자아냈다.
최근 출시된 아카데미 영웅담 줄여서 ‘아영담’은 처음 나올 당시.
여타 다른 게임과는 다르게 스탯과 스킬이 없다.
오로지 특성과 서사라는 단출한 상태창만이 있는 시스템.
거기에 높은 난이도로 여러 사람 입에 오르내려 지며 많은 관심을 끌었었다.
“게임이라.. 마음 편히 게임만 하면 소원이 없겠네”
퇴근 후 귀가하던 남자는 전광판 속 게임 광고를 쓸쓸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그는는 아기 시절부터 보육원에 맡겨져 자신의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자라왔다.
남자의 어린 시절,
자신에게 부모가 없고 자신은 버려졌다는 것을 인지했을 무렵.
보육원 내에는 아이들 간의 힘과 폭력으로 인한 서열이 자리 잡고 있었다.
작은 우물 속.
왕처럼 군림하는 높은 서열이 있는 반면, 온갖 허드렛일과 높은 서열의 구타와 괴롭힘이 일상인 낮은 서열.
그런 험난한 서열 속에서 어렸던 남자는 발악했다.
사회와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보육원 내 작고 작은 힘의 사회에서 남자는 어린 나이임에도 작게나마 주먹 쥐는 법을 스스로 터득했다.
남자의 주먹은 점점 커가면서도 스스로 끊임없이 생각했다.
어째서 남들과 다르게 난 부모님이 없는 걸까?
난 남들처럼 살 수 없는 건가?
평범하게 살고 싶다.
그저 그런 작은 소망을 가지고 남자는 노력하기 시작했다.
당연하단 듯이 진학한 질 나쁜 중, 고등학교에서도 비록 참고서 하나 살 돈도 없었다.
학교에서 무료로 주는 교과서를 위주로 공부하며 자신의 기구한 인생에 발악했다.
곧 있을 고아원을 벗어나는 20살의 나이와 자신의 노력을 증명해 줄 대학 입시를 위해 남자는 코피를 흘려가며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하지만 그토록 바라오던 사회는 남자가 겪어온 작은 사회보다 더욱 치열했다.
남자가 고아라는 것과 평판이 안 좋기로 소문난 학교 출신이라는 것으로 남자의 노력은 덧없이 외면당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도망일까.
혹은 포기일까.
노력한다고 인생이 바뀔 수 있는 걸까?
아무리 노력할지언정 그 노력은 보답받을 수 있는 걸까?
남자의 머리와 마음속에서 여러 의문과 의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후로도 노력하려 했지만 원래 고아였던 남자는 이제 대학조차 못 나온 못 배운 고아로 불리며 자신이 있을 곳조차 찾기 힘들었다.
결국, 자신을 겨우 받아주는 곳을 찾아 정착한 남자는 하루 벌어 하루를 연명하듯 초라한 생활을 이어갔다.
* * * * *
남자는 평소와 같이 늦은 시간까지 일을 마친 후 작고 낡은 반지하 집으로 길을 걸었다.
비록 급여도 좋지 않고 일도 힘들다.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며 퇴근하는 이 순간만큼이 더없이 행복했다.
밝은 빛을 내던 건물들과 도롯가를 지나 가로등조차 낡아 점점 어두워지는 골목 사이로 길을 걸어갔다.
어둠이 드리운 길가에는 밤하늘의 달빛만이 남자의 길을 밝혀주었다.
길을 걷는 남자는 생각했다.
언젠가 자신의 삶이 밤하늘의 달빛처럼 고요히 빛나기를 바라기를...
집으로 돌아온 남자는 여느 때와 같이 보일러조차 안 나오는 차가운 냉수로 몸을 대충 씻어냈다.
딱딱한 바닥 위에 낡은 이불 하나 덩그러니 깔린 자신의 잠자리에 누워 휴대폰을 켰다.
“하.. 오늘도 겨우 끝났네. 오늘은 재밌는 영상 좀 있으려나?”
늦은 시간까지 일을 마치고 작고 어두운 반지하로 돌아온 남자에게는 작은 취미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잠들기 전 너튜브를 보는 것이었다.
“오늘은 어떤 영상을 볼까나. 아카데미 영웅담? 요즘 자주 보이네”
비록 게임기도 컴퓨터도 살 돈이 없었다.
게임 영상을 보며 대리 만족하는 것뿐 이였지만 그 시간만큼 마음 놓이는 시간은 없었다.
최근에 새로 출시되어 많은 인기를 끌고 있어서 일까?
혹은 한국인의 특징인 걸까?
벌써 게임 초반 공략 영상이 나와 있었다.
“나온 지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벌써 공략 영상이 있네?”
게임의 초반 내용은 별거 없었다.
평범한 나날을 보내던 주인공.
우연찮게 지나가다 주인공 속에 잠들어있는 거대한 재능을 느낀 이사장이 아카데미에 입학할 것을 권유하며 시작되는..
아직 아카데미에 가기 전에 벌어지는 튜토리얼에 관해 설명하고 있었다.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한다던가, 무엇을 꼭 챙겨야 한다던가, 특히 조심해야 할 것들 또한 알려주었다.
너튜버의 상세한 공략이 이루어졌지만 남자는 고된 작업으로 피로가 몰려와 끔뻑 졸기 시작했다.
결국 영상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잠들었다.
* * * * *
여느 때와 같이 잠에서 깨어 일어났지만 평소랑은 뭔가 다른 느낌이었다.
“으음.. 하아암~ 왜 이렇게 개운하지?”
딱딱한 바닥 위에 싸구려 이불 하나 깔고 자던 그는 잠에서 일어날 때면 항상 몸이 찌뿌둥했다.
하지만 지난날과 다르게 남자는 매우 개운하게 일어났다.
또한, 방 안의 시야도 본래 자신의 방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어? 뭐지? 여긴 어디야?”
매일 보던 반지하의 낮은 천장 그리고 비좁은 공간과는 전혀 달랐다.
현재 방안은 높은 천장과 넓은 공간,
고급스러운 가구들 그리고 푹신한고 넓은 침대 위에서 남자는 눈을 크게 뜨며 상체를 일으켰다.
“아직 꿈인가?”
아직 꿈에서 덜 깼다고 생각한 그는 이내 이마를 쥐어 잡았다.
그동안의 일이 고되어 아직 꿈이 덜 깬듯 했다.
시간이 지나도 깨지않는 꿈.
자신은 분명 평소와 같이 퇴근하고 집에서 잠들었다.
현재 눈 앞에 펼쳐진 기이한 공간과 상황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어?”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보던 남자는 은은한 빛이 흘러들어오는 큰 외창으로 눈길이 갔다.
그 빛을 쫓아 눈길을 돌린 곳에 자리한 것은 밤하늘의 달...
허나, 그가 매일같이 일을 마치며 바라보았던 달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보름달과 초승달이 겹쳐진 기묘한 달이 밤하늘 위에 떠 있었다.
“저 달은 분명 게임 속에 있던.. 설마 여기가 게임 속이라고?”
도저히 믿기지 않는 현실.
가끔 즐겨보던 소설 에서나 나올법한 상황을 현재 남자가 겪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소설 속 상황과 다른 것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아니 나는 이 게임 해보지도 않았다고!!!”
평소 해본 적도 없는 게임이다.
간혹 보던 웹 소설에서는 미래를 알고 온갖 기연을 주인공이 독식한다.
하지만.. 자신은 이 게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자기 전에 봤던 영상도 졸면서 보느라 내용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나마 기억난다면 주인공의 얼굴 뿐.,.
이름조차 모른다.
또한 가장 큰 문제도 남아 있었다.
그것은 현재 그가 있는 장소나 빙의 된 몸이 누구인지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그가 현 상황에 혼란스러워하던 사이 방문 너머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똑- 똑- 끼이익-
노크 소리와 함께 한 소녀가 들어왔다.
1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메이드 복장에 갈색 머리 소녀였다.
“도련님. 밤중에 큰 소리가 들려 와보았습니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네? 누구여? 아니 누구세요?”
잘못 들었나 싶어 남자는 반문하였다.
“예? 저 말입니까?”
“.....”
그는 머뭇거리며 한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헝클리고는 다시 말했다.
“그으.. 혹시 제가 누구고, 여긴 어디죠?”
“갑자기 그게 무슨... 여긴 북부에 루디안가문 그리고 루디안 가문의 별관입니다. 막내 도련님이신 유리 루디안님 이시고요.”
자기가 누구냐는 어이없는 질문에 그녀는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유리 루디안.. 루디안.. 아!!”
혼자 중얼거리던 그는 무언가 떠오른 듯 눈을 크게 뜨었다.
“도련님 괜찮으십니까?”
평소와는 전혀 다른 이상행동에 소녀는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아.. 네 괜찮아요. 그 이름이?”
“도련님의 전속 메이드 아이나 라고 합니다.. 정말 괜찮으십니까?”
“정말 괜찮아요. 밤늦게 소란피워 죄송합니다. 이만 자게 나가주세요.”
“알겠습니다.. 혹시나 무슨 일 있으시면 언제든 불러 주시길..”
메이드 소녀 ‘아이나’는 무언가 말하려는 듯 보이기도 했다.
끼익- 탁
방문이 닫히는 걸 확인한 후 남자 유리는 두 팔을 벌리며 침대 위로 쓰러지듯이 누웠다.
때리듯이 한 손을 이마에 손을 얹은 후 이내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벅벅 문질렀다.
거칠게 마른세수를 한 그는 이내 다시 두 팔을 벌리며 잠시 생각했다.
“아.. 아프네, 역시 현실이구나..”
스토리도 전개도 모르는 게임 속에 떨어진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푹신한 침대의 감각, 이마에서 느껴지는 통증 그리고 아이나와의 대화는 이것이 현실이란 것을 말해 준다.
“그나마 잠들기 전에 보던 영상이 초반 공략 영상이라 다행인 건가.”
비록 초반 공략 영상뿐이어서 별다른 정보는 없었지만, 한 가지 도움이 되는 것이 있었다.
너튜버가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해서 말했던 것!
루디안과는 엮이지 말라는 것과 그 이유가 얼핏 기억났었다.
게임 속 가장 강력한 가문의 이름이 루디안 이라는 것이었다.
추가로 다른 이유도 말해주었지만 솔직히 그것까지 기억나진 않았다.
대략적으로 기억나는 것은 아카데미 영웅담은 제국과 여러 가문이 있다.
여러 가문 중에서도 가장 손꼽히는 4대 명가가 있는데 루디안 가문이 그 중 하나이다.
중부 제국을 중심으로 동부에 카이너스, 서부에 시리스, 남부에 레이든 그리고 현재 그가 속해있는 북부의 루디안 가문이 4대 명가라 불린다.
또한 제국에 위치한 아카데미에서 주인공과 동료들이 만나 진행되는 스토리로 종국에는 세상을 혼란과 파괴로 물들이려는 세력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이다.
“명가의 막내 아들이라.. 그나마 다행인 건가?”
그래도 깨어난 몸이 강하고 돈 많은 부잣집 막내아들이란 것에 속으로 안도했다.
“하아- 막막하네.. 이제 어떡하지”
소설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 어째서 자신에게 일어났는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평소 게임 한번 못해보고 해봐야 게임 영상 보는 것이 유일한 취미였다.
그저 눈을 감고 멍하니 생각하다 문득 한가지가 떠올랐다.
“맞아 여기가 정말 게임 속이라면.. 상태창!”
그러자 눈앞에 생겨난 네모난 모양의 푸른 창
-특성이 사용자의 변화를 인지합니다-
-특성을 각성합니다-
“윽..!”
푸른 창의 메시지와 함께 갑자기 느껴지는 강렬한 두통이 몰려온다.
유리는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 쥐며 작은 신음을 냈다.
‘이게 뭐지?’
머릿속에 무수히 많은 기억이 흘러들어온다.
마치 한 사람의 인생을 직접 느끼며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유리의 머릿속에 기억들이 새겨졌다.
짧은 시간이 지난 후 서서히 가라앉는 두통에 드디어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이건.. 유리 루디안의 기억인가?”
현재 그의 머릿속에 새겨진 기억은 현재가 아닌 이전의 삶.
이 몸의 원래 주인 유리 루디안의 기억이었다.
“하아.. 가장 강한 가문 막내라며..”
막막했다.
루디안이란 것을 깨달았을 때 그래도 명문가의 자식이니 자신이 깨어난 몸에도 어느 정도 재능이란 게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머릿속에 새겨진 기억에서 전 유리 루디안은 나태의 유리라 불리었다.
게으른 천성으로 유명하며 실제로 그러한 명성처럼 게으른 남자였다.
루디안가문의 자식들이라면 누구나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유리 위의 두 형과 누나 또한 그에 걸맞게 어려서부터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그렇기에 어렸던 유리 루디안은 자신 또한 형제들처럼 엄청난 재능이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런 유리는 주변의 많은 기대와 자신의 재능을 믿고 어린 나이에 처음 검을 들었다.
하지만 검은 물론이고 어떤 무기조차 둔재보다 못한 재능을 보였다.
아무리 노력해도 무엇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었다.
많은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자책일까?
혹은 자신의 재능에 대한 절망일까?
어렸던 유리는 모든 마음과 열망이 점차 꺾여 나가기 시작했다.
허나, 아직은 포기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있을 미지의 재능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무능이란 현실에 굴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려 했다.
그렇지만 점점 깍여나가는 그의 의지는 현실에 버티질 못했다.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한 그는 방안 깊숙이 틀어박히게 되었다.
유리가 방안에 틀어박히고 얼마 후.
유리의 처참한 재능 혹은 스스로를 포기한 그의 의지에 대한 실망인지.
자신의 아버지.
가주 ‘레온 루디안’의 명으로 본가가 아닌 별관으로 쫓겨나듯이 보내졌다.
그 날 이후로 하루하루를 방안에서 보내며 시간을 허비하기만 했다.
그런 과거의 기억을 되새기며 현재의 상황을 정리했다.
현재 자신의 몸은 둔재보다 못한 재능을 가졌다.
허약한 육체 그리고 가문의 지원 또한 없다.
결국, 앞으로의 세월을 부잣집 막내아들로 마음 편히 살 수 없다는 것에 절망했다.
그러던 순간 그의 머릿속에 스치듯 무언가 생각 났다.
그것은 미래에 일어날 일...
세상에 파멸과 혼돈을 불러올 적대 세력과 주인공의 대립이었다.
“잠깐.. 그럼 나중에 세상 혼란스러워지면...
그때 나는 어떡하지..?”
창문 너무 밤하늘에 기묘한 달을 보며 생각했다.
과연 혼란스러운질 세상 속에서 가문이 자신을 지켜줄지..
혹은 자신을 지켜줄 사람이 있을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자신을 지켜줄 사람 따위 결코 없다는 것이 더욱 절실히 느꼈 졌다.
“하긴 이딴 게으르고 자기 할 일조차 아예 안 하는 놈을 누가 좋다고 지켜주냐..”
‘나 같아도 이딴 놈은 내버려 두겠네.’
과연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한 유리는 머릿속에 각인된 기억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냈다.
때는 자신이 현재 몸에 들어오기 전날이었다.
-유리 도대체 언제까지 그리 살 것이냐.
-....
-쯧.. 아카데미로 가라
-예?
-너도 이제 1년 뒤면 15살이니 입학 나이는 맞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
-왜냐고? 더는 방안에 틀어 박혀있는 꼴 내가 못 보겠서다.
-....
-물론. 그냥 간다고 지금의 네가 변할 리 없겠지, 만약 아카데미를 졸업하지 못한다면 넌 루디안이란 이름을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네???
평소의 유리는 방안에 틀어박혀 가족과 마주할 일은 없다시피하지만, 그런 유리에게도 가족과 함께 하는 날이 있었다.
새해가 시작되는 1월1일.
올해로 14살이 된 유리는 새해마다 강제로 참여한 가족과의 식사 자리에서 아버지와 했던 대화를 떠올렸다.
루디안이란 이름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 그것은 가문에서 쫓겨나 퇴출당한다는 뜻이었다.
이것은 과거의 유리에게는 사형선고였지만 지금의 유리에게는 기회였다.
“그래 아카데미다”
분명 유리가 알기로 게임 속 주인공은 그저 평범한 평민이었다.
스스로의 재능을 알아차리지 못해 아카데미에 가기 전까지 검 따윈 잡아본 적도 없다.
평범한 평민이었던 주인공은 아카데미에 입학하여 자신을 단련하고 힘을 기른다.
누구보다 뛰어난 재능으로 엄청난 성장을 이루는 주인공과 다르게 자신은 재능 따위 없는 처참한 몸이지만..
“그래도 가서 뭐라도 배우면.. 눈먼 칼 맞고 죽진 않겠지..”
조금이나마 스스로를 단련하도록 마음을 다잡은 유리지만 마음 한편에는 걱정 또한 있었다.
“하아- 주먹질이면 몰라도 검 같은 거 한 번도 써본 적 없는데.. 뭐 어떻게든 되려나”
이 세계에 오기 전 어렸을 적부터 해오던 주먹질과 다르게 자신이 손에 무기를 들고 싸울 수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었다.
이내 유리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다시 잠이나 자고 아침에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는 조금 전 두통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했던 상태창을 다시 한번 불렀다.
“제발 좋은 특성 떠라... 이건 또 뭐야?”
-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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