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 네크로맨서의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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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소년J
작품등록일 :
2024.10.1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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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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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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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동아리 (2)

DUMMY

오해는 그리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시현이 네크로맨서라는 건 혁수도 알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왜 굳이 꺼내놓고 다니는 거야? 수납하고 다니면 되잖아.”

“그거야, 뭐. 얘넨 워낙 사람처럼 생겼잖아? 드물게 자아가 남은 언데드라 수납공간에 있으면 답답해할 테니 꺼내놓고 있어.”


알레프는 온몸에 흉터 가득하고 살이 썩어 뼈가 보이는 부분이 있지만 옷과 가면으로 가리고 있고.

듀라한은 머리를 분리할 수 있지만 일단 붙어 있다.


겉으로만 보면 유별나게 핏기 없는 얼굴을 한 사람처럼 보인다.


··· 물론, 정말로 피가 없어서 창백하다 못해 피부가 아주 시퍼렜지만.


그리고 그뿐만이 아니었다.

한 번 마력과 감응력의 레벨 업 포인트가 1씩 떨어졌던 적이 있었다.

물론 그때는 알 상태였던 호아에게 망향을 주입하느라 네크로맨시 하지 못해서 그런 거였지만.

어쨌든 한 번 성장 곡선이 쳐졌다는 건 방심하면 곧장 레벨 당 4, 3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였다.


당장 3대 스탯만 해도 슬슬 레벨 업당 4, 3포인트를 받는 빈도수가 늘었다.

다행히 마력과 감응력은 네크로맨시를 하자마자 곧바로 5포인트로 회복했지만.


조금이라도 더 높은 레벨까지 5포인트를 유지하고 싶었다.


그러니 전투가 없는 평상시에도 엘리트 언데드를 꺼내놓는 거다.

뭐, 이제는 이 정도로는 마력 소모가 거의 없었지만.


지금이라면 저번에 얻은 라이칸스로프 언데드에 더불어 최근에 수집한 여러 언데드까지 풀어도 종일 유지할 수 있었다.


“뭐, 그래. 사실 백윤한테 네 성벽이 조금 꼬인 것 같다는 말을 듣긴 했는데, 설마 이 정도일 줄은···.”

“갑자기 뭐야? 내 성벽이 뭐 어때서.”

“맞잖아. 다 핑계고 언데드가 좋아서 꺼내 다니는 거면서. 아까 쟤 머리 들고 실실 쪼갤 때는 눈앞이 하얘진 기분이었다니까.”

“눈앞이 하얘지기는.”


과장이 심하다.

피식 웃은 시현은 어느새 도착한 동아리 방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런데.


“뭐야. 아무도 없잖아?”


놀랍게도 동방 안엔 아무도 없었다.

동방치곤 강의실 급으로 제법 넓은 곳이었는데 아무도 없으니까 휑하니 쓸쓸했다.


면접 보겠다고 불러놓고 아무도 없으니 눈살을 찌푸렸는데, 시현을 지나친 혁수가 어디선가 접이식 탁자를 꺼내 설치하곤 그 앞에 앉았다.

시현이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우고 있던 그때, 혁수가 탁자를 두드렸다.


“자, 그러면 지원자분. 여기 앉으세요.”

“··· 허.”


헛웃음 지은 시현은 그 앞에 앉았다.

옆으로 알레프와 듀라한이 앉고 호아도 머리에서 내려와 무릎에 앉았을 때 물었다.


“네가 동아리 회장이었냐? 어쩐지. 그냥 오기만 하라는 듯이 말하더라.”

“어허, 주시현 지원자. 벌써 인맥을 과시하면 좋게 볼 수 없어요?”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 지은 시현은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뭘 물어볼 건데? 물어볼 건 있냐? 과장 조금 보태서 너만큼 나 잘 아는 애는 드문데.”

“이거 왜 이래. 나 임자 있는 몸이야.”


우스갯소리를 한 혁수는 서류를 펼치더니 잠깐 기다리라는 듯 탁자 위로 손가락을 두드렸다.


“지원자가 한 명 더 있어. 그 사람까지 오면 시작하자. 오늘은 두 명밖에 없어서 그냥 한 번에 하자고.”

“그래도 되는 거냐?”

“면접관이 괜찮다는데 뭔 상관?”


그래, 뭐.

애초에 면접자 한 명은 이미 친분 있는 데다 본인이 들어오라고 꼬드기기까지 했으니.


그럼 나도 그냥 옆에 앉을 친구 구경이나 해야겠다.


드륵-


그리 생각하고 있던 그때 동방 문이 열렸다.

인기척에 시선이 그쪽으로 돌아갔을 때.


“허?!”


시현이 무심코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 동아리 방을 열고 들어선 지원자도 놀란 건 마찬가진지 두 눈을 크게 뜨곤 삿대질했다.


“시, 시현 씨! 역시 이 동아리에 지원하셨군요?”

“엥? 뭐야. 두 사람 아는 사이야?”

“··· 어. 아는 사이야.”


시현이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혁수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이야, 우리 시현이 다 컸네. 친구라곤 나랑 백윤이 밖에 없는 애가.”

“시끄러워, 인마.”


가볍게 그의 머리를 쥐어박은 시현은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참. 저번 A급 던전 공략 때도 그렇고.

저 녀석이랑은 왜 이렇게 자꾸 엮이는 걸까?


“그런데 양옆에 앉으신 분은···.”


뒤늦게 동아리 방에 나타난 저 녀석, 수잔은 알레프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그대로 굳어버렸다.

저 사람이··· 왜 여기에···?

그것도 핏기 없이 창백한 인상으로, 뺨만 가리는 이상한 가면도 쓴 채.


게다가 제법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지구 생활에 완전히 적응한 모양.


“저분이 어떻게···?”

“나중에 얘기하고, 일단 앉으시죠.”


시현의 제안에 잔은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곤 알레프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자신이 잘못 본 건 아닌지 더 찬찬히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


··· 그러고 보니 옆에 붙어 있던 작은 요정이 보이지 않는다.


불안한 감각이 엄습해올 때, 혁수가 입을 뗐다.


“그러면 이제 면접 시작할게요. 일단 두 분 다 지원 동기가 어떻게 되시죠?”


지원 동기.

잔은 그 질문에 말문이 턱 막혔다.

시현이라면 여기 가입했을 것 같아서··· 라고 하면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지 않은가?


잔이 쭈뼛거리며 입을 여는 걸 망설일 때, 시현이 시큰둥하게 답했다.


“네가 불러서.”

“··· 아, 그러면 활동은···.”

“던전 공략하고 의뢰 들어온 거 해결하겠지.”

“뭔가 얻어가고 싶은 건?”

“없어.”

“지금 태도 굉장히 불량하신 거 아시죠?”

“안 뽑을 거야?”


피식 웃으며 되묻자 혁수가 못 당해내겠다는 듯 양손을 들었다.

아무렴. 애초에 본인이 불러서 왔는데.


그리고 이런 질문 같은 건 사무적으로 하는 것일 뿐이었다.

그냥 그럴듯하게 대답만 하면 그만인 대답들.


보통 다른 동아리였으면 여기서 회원 목록에 저 금수의 이름을 올렸겠지만.


“그러면 두 분 다 헌터 자격증 올려주시죠.”


추가로 필요한 절차였다.

평범한 자격증 카드에서 자격번호 대신 헌터 등급이 적힌 헌터 자격증 확인이 필요했다.


활동하려면 헌터 등급 확인이 필수였으니까.

그때 잔이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저는 따로 질문 없나요···?”

“아, 뭐···. 네. 면접 내용 따로 필기 안 하고 있어서요. 사실 면접 필요 없는데 제가 우겨서 면접을 보는 거라.”

“너 존나 악질이네. 왜 남의 귀한 시간을 훔치냐?”

“시끄러워.”


킬킬거리며 웃는 시현의 비아냥을 가볍게 무시한 혁수는 수잔의 자격증을 확인했다.


“오. C급 힐러···. 귀한 인재가 찾아오셨네요.”

“아하하···. 그런데, 솔직히 던전 탐사 같은 건 조금 무서워서 보름 정도 쉬고 있어요. 특히 사람이···.”


그렇게 말하면서 은근슬쩍 시현으로 시선을 옮기는 잔.

그러거나 말거나 시현은 다른 부분에서 충격을 받았다.


‘그 말은, 저번에 A급 탐사 이후로 한 번도 던전을 안 돌았다는 거네?’


시현도 A급 던전에서 B급 헌터가 되긴 했지만.

그건 레벨 높은 가브하임을 거의 혼자서 잡아낸 덕분.


전투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을 D급 힐러가 한 번에 레벨을 그렇게 올린다는 건 대단한 일이었다.


실제로 시현은 백윤과 B급 던전을 돈 이후로 일과처럼 계속 C급 던전을 돌고 있지만.


‘레벨 업 못하고 있지.’


다시 한번 재능 차이를 실감하는 시현이었다.


“하하, 뭐, 그건 그렇죠. 던전 탐사에서 가장 무서운 건 사람이죠.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그렇게 높은 등급의 던전을 돌 것도 아니고, 말이 연합 동아리지 특별한 일 없으면 우리 대학 사람끼리만 활동하니까요.”


잔은 안심하라는 혁수의 말에 어색하게 웃었다.

우리 대학 사람 중에 이상한 사람이 있다고요.

바로 옆에서 뭔가 골똘히 생각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당사자 앞에서 대놓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그저 한숨을 삼킬 뿐이었다.

정작 본인은 시현과 대화라도 나누고 싶어서 그를 찾았지만 말이다.


“어디, 그러면 우리 주시현 나으리 등급은 어떻게 될까? 두구두구···.”


얼씨구.

아예 각 잡고 장단까지 치는 혁수를 보며 시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차피 백윤에게 다 들어서 알고 있으면서.


본인이 뒤집어 놓은 시현의 자격증을 재차 뒤집은 혁수는 등급을 확인하고 감탄하며 손뼉을 쳤다.


“오오! 주시현! B급!”

“누구 흉내야 그거.”


얘는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저러면 부끄럽지도 않나?

자신이 다 낯부끄러워지는 리액션에 시현은 손으로 부채질했다.


정작 잔은 혁수의 리액션보다 다른 부분에서 놀랐다.


“어? 시현 씨, 분명 저번에 D급 헌터라고 하지 않았어요? 아직 20일밖에 안 됐는데···?”

“예, 뭐. 그렇게 됐습니다.”

“‘예, 뭐. 그렇게 됐습니다.’ 이렇게 넘어갈 일이 아니긴 해. 너 요즘 좀 이상해.”


시현은 혁수의 말에 별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대로다. 시현의 성장 곡선은 굉장히 이상했다.


각성 3개월 동안 F급 헌터도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재능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한 달간 급격한 성장을 하더니 기어코 B급 헌터가 되는 기염을 토했다.


전부 적절한 운이 받쳐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상하다고 느낄 수밖에.


“음, 뭐. 그래도 내가 백윤에게 들은 게 있으니까 주작은 아닌 것 같고.”

“야. 이거 조작하면 공문서위조야. 별 영양가도 없는 걸 내가 왜 위조하겠냐.”

“혹시 모르지. 여자애 앞이라고 허세 부리려고···.”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지껄이는 혁수에 혀를 끌끌 찬 시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면 이제 된 거지? 자격증은 돌려주고.”

“어? 야 너 어디가? 좀 느긋하게 있다가 가지?”

“던전 돌러 가게. 이 근처긴 한데 30분 남았어. 뭐 일정 잡히면 말해주라. 가자.”


시현의 부름에 아무 말 없이 따라나서는 두 언데드.

동방 문을 열고 나가려던 그때, 뒤에서 잔이 그를 붙잡았다.


“저기! 저··· 카톡 아이디라도 좀 알려주실래요? 묻고 싶은 일이 정말 많아서요.”


무표정한 알레프를 힐끗 쳐다보는 잔.


그제야 시현은 아차 싶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아직 잔과 연락처도 교환 안 했었다.

회귀 전에는 툭하면 먼저 연락해서 같이 던전 돌자고 해서 순간 까먹고 있었다.


··· 뭐, 그것도 이젠 1년도 더 전의 이야기였지만.


씁쓸한 표정으로 아이디를 적어준 시현은 그녀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며 대학을 나섰다.


***


그날은 그걸로 끝이었다.

던전 돌고 집에서 쉬다가.


까톡-


잔의 문자가 왔다.


“오! 오늘 점심에 그 여성분이시죠?”

“어.”


득달같이 달려드는 듀라한에게 건성으로 대답해 준 시현은 메신저를 확인했다.


음.


“뭐야. ‘안녕하세요’ 딱 하나 보내놓고 말이 없는데?”


이럴 거면 뭐 하러 연락처를 물어본 거야?

듀라한은 인상을 찌푸리는 시현 옆에서 머리만 떼어내 스마트폰을 훔쳐보고는 풋풋한 미소를 지었다.


“이거 그거네요, 그거. 첫눈에 반해서 연락처는 물어봤는데, 막상 대화하려니까 굳어버려서···.”

“얘 그렇게 로맨티스트 아니야. 기대하지 마.”

“칫.”


듀라한은 전직 여신의 하수인인 만큼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그가 그렇다고 한다면 그런 것이었기에 곧바로 수긍했다.


“주인놈. 오늘 요리는 네가 당번이다. 농땡이 피우지 말고 저녁 준비해.”

“잠깐만. 얘 답변 오는 거 좀 보고.”


애초에 주인에게 저녁 준비하라는 건 도대체 무슨 경우인가.

시현은 그런 의문도 머릿속에 떠올리지 못하고 스마트폰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똑같이 ‘안녕하세요’로 대답하니 곧바로 문자 옆 ‘1’ 표시가 사라졌다.

그러면 메신저를 끈 건 아닌데.


“끼잉···.”


슬슬 시현이 언짢아하는 기색을 보이자 배 위에서 잠을 청하려던 호아가 그의 뺨을 핥아댔다.

덕분에 기분이 좀 풀리던 찰나, 잔에게서 보이스 톡이 걸려 왔다.


헛웃음을 지은 무심한 얼굴로 보이스 톡을 받았다.

이럴 거면 그냥 전화번호를 달라고 하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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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정보 수집 (1) 25.01.02 27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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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제국몽 (2) 24.12.31 28 0 12쪽
53 제국몽 (1) 24.12.31 31 0 12쪽
52 운명 24.12.28 36 2 13쪽
51 노예 경매장 (4) 24.12.26 37 0 12쪽
50 노예 경매장 (3) 24.12.26 41 0 15쪽
49 노예 경매장 (2) 24.12.25 37 0 13쪽
48 노예 경매장 (1) 24.12.23 42 0 13쪽
47 파편 24.12.06 54 1 12쪽
46 신수진, 20세. 약초 팔다 이세계 최강 아이돌 (4) 24.12.06 52 1 12쪽
45 신수진, 20세. 약초 팔다 이세계 최강 아이돌 (3) 24.12.04 56 1 13쪽
44 신수진, 20세. 약초 팔다 이세계 최강 아이돌 (2) 24.12.03 62 1 13쪽
43 신수진, 20세. 약초 팔다 이세계 최강 아이돌 (1) 24.12.02 68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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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다 저자가 꾸민 일입니다! (1) 24.11.28 67 1 13쪽
40 개인 의뢰 (3) +1 24.11.27 69 1 16쪽
39 개인 의뢰 (2) 24.11.26 69 1 12쪽
38 개인 의뢰 (1) 24.11.25 72 1 12쪽
37 연합 동아리 (3) 24.11.23 86 1 13쪽
» 연합 동아리 (2) 24.11.21 9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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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히든 퀘스트 완료 (2) 24.11.19 132 2 12쪽
33 히든 퀘스트 완료 (1) 24.11.18 12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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