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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임아이디
작품등록일 :
2024.10.15 15:55
최근연재일 :
2024.11.0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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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957

작성
24.11.0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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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어디로(4)

DUMMY

“아까 가은 양이 했던 말 기억하십니까?”


종호의 물음에 지원이 고개를 기울였다.


“가은이랑 한 대화가 많잖아요. 그중에서 뭔데요?”


“아, 그 우웅 소리 말입니다.”


“기억나요. 우웅 소리가 새벽에도, 밤에도 난다고.”


지원의 대답에 종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곧 폰을 꺼내 몇 번 화면을 터치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게 뭐··· 우웅 소리?”


“예. 저희들은 이 소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소리는 집진기 소리로 공장 단지에서 많이 들립니다. ”


“공장···?”


지원의 되물음에 종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공장은 원료나 재료를 가공하여 물건을 만들어내는 곳입니다. 저희가 쓰는 대부분의 물건들이 공장에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럼 그 근처에 있는 건가요?”


“그런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바로 찾을 수 있는 건 아니고··· 완전 지하 건물인지 아닌지, 어느 공장 근처인지 확인을 해야 수색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


“그럼··· 공장 근처에 음악이 틀린 차를 보내면 되겠군요.”


지원의 말에 종호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맞는 말이었다. 지원에게 다가온 유진이 물을 건넸다.


“수고했어요. 다시 한번 검사를 해야 하니까 조금 있다 누워주시고요.”


“검사 또 해요···?”


당황스러움과 조금의 귀찮음이 담긴 지원의 질문에 당연하다는 듯 유진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지원 씨에 대한 정보도 적고, 관리도 잘 안 됐고, 그 사이에 여러 번 능력을 썼었고, 지금도 쓰고 있으니 초반엔 자주 검사해야죠?”


“그, 그렇구나······.”


“그렇죠. 약 안 먹이고 검사할 생각이니 편하~게 누워서 그냥 잠드시면 됩니다.”


‘잠이 오려나······.’


조금 전까지 잠에 들어 있었는데 잠이 올지 가늠하는 지원을 보며 유진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 * *


“이 쪽 공장 근처로 보내보죠.”


“그럽시다.”


지원은 재운이 가져온 아침을 먹으며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그들은 한 곳씩 짚으며 얘기를 나눴다. 음악을 어떤 걸 고를지도 고심했다.


“엇비슷한 느낌을 주는 노래는 안 돼요.”


“아. 그렇겠네요. 아는 노래는 별로 없을 테니······.”


눈을 깜빡이던 지원이 손을 들었다. 그 작은 움직임에 넷의 시선이 일제히 지원을 향했다.


“저희도 듣는 음악이 있어요.”


“종교적인 노래일까요···?”


“으음, 아뇨. 흠 흐흠 흠 나나나~ 하는 노랜데. 가사가 기억이 안 나네.”


지원이 흥얼거리는 리듬을 듣던 찬서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재연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거 요즘 유행하는 음악인데. 어떻게 아셨어요?”


“아, 한 이모가 이 노래를 좋아하셔서··· 자주 들었어요. 이거 말고도 이모들이나 삼촌들이 노래 틀 때 많아요.”


“그럼 혹시 그중에 세네 곡만 알려줄 수 있을까요?”


종호가 눈을 빛내며 묻자 지원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뭐 어렵겠는가.


“세네 곡이면 되나요? 열 곡 넘게 아는데.”


“다 알려주시면 그중에 몇 곡 뽑아서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알려드릴게요. 잘 듣고 노래 찾아내셔야 해요?”


지원의 물음에 넷이 비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원은 자신이 들었던 노래를 하나씩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음악 맞추기 퀴즈라도 하듯 넷 중 한 명이 손을 들어 노래를 맞추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 거 되게 재미있어 보이네.”


그런 다섯을 보고 있던 유진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검사 기기를 정리한 뒤 노래를 맞추느라 바쁜 이들을 위해 인사 없이 문 밖으로 사라졌다.


“재연 씨 노래 잘 아네요?”


노래를 연속으로 4곡 맞추는 재연에게 종호가 감탄하며 말했다.


“아, 출퇴근 때마다 노래 들으면서 퇴근하거든요. 장르를 잘 안 가리기도 하고요······.”


“그러고 보니 이 사람들 신념이 대단하네요.”


뜬금없는 재연의 말에 넷이 고갤 갸웃거리자 맞춘 노래 리스트를 손가락 끝으로 두드리며 말했다.


“이 가수들, 죄다 일반인이잖아요. 뭐··· 억측일 수 있긴 한데 일부러 능력이 있는 가수들 노래는 안 듣는 것 같네요.”


그 말에 다른 이들이 질린다는 표정으로 리스트를 내려다봤다. 노래 하나 듣는데도 그런 걸 신경 쓰며 살다니.


“어쨌든 이 정도면 가능하겠어요. 다른 건 얼추 준비가 되어 있으니 걱정 없습니다.”


자신의 의견에, 혹은 홍보하는 무언가에 집중시키기 위해서 노래를 크게 틀고 지나가는 차. 꽤 있을 법한 일이었다. 지원은 일이 잘 진행되길 진심으로 바랐다.


* * *


가은은 제 몫으로 나온 밥을 먹다가 고개를 들었다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삼촌의 시선에 다시 고개를 숙였다.


‘민희 언니가 오늘 저녁 먹기 전에 무슨 음악 소리가 들리면 꼭 말해달라고 했는데.’


최대한 귀를 바깥에 기울인 채 밥을 먹던 가은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익숙한 소리에 눈을 크게 떴다.


“이게 무슨 소리야?”


“몰라. 뭐 홍보하는 것 같던데.”


“홍보할 게 없어서 공장 단지 쪽으로 홍보를 와. 일하는 사람만 가득한데. 아파트나 놀 거리 있는 쪽으로 가야 길거리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지.”


“저렇게 몸으로 겪으면서 베이스 쌓는 거야. 냅둬.”


“그냥 생각이 그렇다는 거지. 가서 말해줄 생각 하나도 없었어. 내가 뭐 하러 그래?”


삼촌과 이모들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노래에 귀를 기울이던 가은이 인상을 찌푸렸다.


‘아 이 노래 어떤 이모가 되게 좋아하던 노래였는데 이거 제목이 뭐였지.’


“이 노래‘사랑한다는 말없이’라는 노래야.”


자신의 속마음이라도 읽은 것처럼 말해오는 누군가에 놀라서 돌아보자 지은이 여상한 얼굴로 가은을 보고 있었다.


“지은 언니?”


“지금 멀리서 들려오는 노래 제목 떠올리고 있었던 거 맞지? 강 이라는 가수의 사랑한다는 말없이. 이게 제목이야.”


지은의 말에 가은의 얼굴이 밝아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은은 그런 가은의 콧잔등을 톡 치며 말했다.


“잘 기억해 뒀다가 말해줘.”


“어?”


눈을 크게 뜬 채 되묻는 가은에 지은이 미소를 지었다.


“난 다 알아.”


“어떻게 다 알아?”


다른 이들에게 들릴까 가은은 집중해야 들릴 정도로 작게 속삭였다.


“그냥, 알게 돼. 그러니까 기억 안 나면 나한테 물어봐.”


“···응, 고마워!”


조금의 의심도 없이 고맙다며 웃는 가은에 지은은 마주 웃어줬다. 가은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 자신을 부른 강 선생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일단 그 사람들은 잘 만난 것 같네. 여기 위치를 알아보려고 저런 행동을 하는 걸 테고. 어쩌면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겠어.’


계단을 올라와 복도를 걷다 오른쪽으로 꺾자 ‘강 자인’ 팻말이 달린 사무실 문이 보였다. 문을 두드리자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세요.”


“저 양 지은입니다, 강 선생님.”


“어어, 그래. 내가 불렀지. 들어오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사무실 내에 있는 욕실에 자리하고 있는 큰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와인을 마시고 있는 강 선생이 보였다.


“휴식 중이시군요. 조금 있다가 다시 올까요?”


“괜찮아. 별로 상관없어. 들어와.”


지은이 문을 닫고 들어가자 강 선생이 욕조 트레이에 와인 잔을 올려두고 시선을 올려 지은을 지긋이 쳐다봤다.


“이사 온 장소는 어떠니.”


“괜찮은 거 같아요. 이전에 있던 건물에 비해 주변 소음이 있어서 너무 적막하지도 않고요.”


“음, 다행이네. 급하게 움직인다고 시끄러운 곳으로 옮긴 탓에 별로일까 걱정했는데.”


“저보다는 강 선생님이 더 걱정이죠. 잠들 때 너무 시끄럽지는 않으세요?”


“난 괜찮아.”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답하는 강 선생에 지은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렇겠죠. 당신은 잠들 때 다른 곳으로 가서 자니까요.’


“아, 그래. 우리가 지금 준비 중인 게 있는데 이걸 네가 도와줬으면 해서 불렀단다. 듣고 답해주렴. 바로 답하지는 않아도 돼.”


“네? 네··· 어떤···?”


강 선생이 고갯짓으로 자신의 책상 위를 가리켰다. 책상 앞으로 걸음을 옮긴 지은은 ‘능력 제거 프로젝트’라고 적힌 종이 뭉치를 발견했다. 심상치 않은 프로젝트 명에 지은이 눈을 가늘게 뜨고 종이 뭉치를 잡아 올렸다.


“강 선생님 이게 뭡니까?”


“응, 그거. 능력 제거 프로젝트. 차근차근 읽어봐.”


지은은 잡고 있던 파일을 잠시 책상에 내려놓고 떨리는 손을 진정시켰다. 종이를 넘기려고 해도 손이 떨려 제대로 넘길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주먹을 몇 번 쥐었다 편 다음 앞 장을 넘겼다.


[수많은 죄인들을 격리시켜 온 20년을 되돌아봤을 때 격리시키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음. 이들이 죄인이 된 이유, 꿈을 다루는 능력을 제거하는 것이야말로 이들의 죄를 씻어내는 최종 단계라고 보인다.]


‘이게 지금 무슨 소리야?’


당혹스러웠다. 대체 이 글자들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지은은 알 것 같음에도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정확히는 그게 아니기를 바랐다.


[이러한 이유로 능력 제거 프로젝트를 시행하려고 한다. 뇌파를 건드는 연구를 시도할 것이고, 그 대상은 어린 죄인들이다. 아직 파장이 완성되지 않은 존재이기에 좀 더 연구에 유용할 것으로 보임.]


‘애들의 뇌파를··· 건드린다고? 자격증은 있는 거야? 의학적, 과학적 지식은 있는 거냐고!’


[뇌파를 건드리는 것으로 안 될 경우, 뇌 부분 절제술 역시 시도할 생각. 다른 나라의 반 드림 키퍼 단체의 연구 결과 뇌 절제술을 하면 사고 기능은 떨어지지만 능력 역시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옴.]


그 뒤로도 계속해서 이어지는 활자들을 읽던 지은은 뒤에서 들려오는 물소리에 몸을 움찔 떨었다.


“어때? 어디까지 읽었니?”


“···5 페이지요.”


“한 페이지 남았구나. 그래, 다 읽고 이 쪽으로 와.”


지은은 마지막 페이지를 다 읽은 순간 자신이 힘겹게 호흡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걸 나한테 보여준 이유가 뭐지? 대체 나한테 이걸······.’


“지은아? 다 읽었으면 여기로 와 볼래?”


“아, 네.”


강 선생의 부름에 파일을 든 채로 책상 대각선에 위치한 소파와 작은 테이블이 있는 곳으로 갔다. 강 선생의 옆쪽에 있는 소파에 앉은 지은이 파일을 테이블에 올려놓은 채 강 선생의 말을 기다렸다.


“어때, 도와줄 수 있겠니?”


“정확히 제가 뭘 도와야 하는 걸까요.”


“아, 아이들을 잘 달래고, 또 선별해 주면 된단다.”


“선별··· 이요?”


강 선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어떤 애를 사용해야 할지 뭐 그런 거.”


“선별 기준이 뭡니까?”


지은의 물음에 강 선생이 눈썹을 들썩이며 답했다.


“그건 네 마음대로지. 사실 우리는 누구든 상관없긴 해. 선별이 어렵다면 네가 애들 분위기만 잘 잡아줘. 우리가 하는 일에 반발을 하고 난리를 칠 테니.”


“선생님.”


“우리는 지금 최대한 피를 안 볼 생각이거든. 최근에 경찰에게 쫓긴 전적이 있어서. 너도 잘 알잖아. 네가 그 원인인 민희를 처리했고.”


“··· 그렇죠.”


떨떠름한 지은의 표정을 가만히 응시하던 강 선생이 씩 웃었다.


“아니면, 안 죽였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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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그들은 어디로(1) 24.11.01 6 0 11쪽
18 아직 끝나지 않은 그 여자 의뢰 24.10.31 7 0 11쪽
17 배신자 색출 24.10.30 1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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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자식을 위하여(4) 24.10.28 9 0 12쪽
14 자식을 위하여(3) 24.10.27 9 0 11쪽
13 자식을 위하여(2) 24.10.25 9 0 12쪽
12 12화 자식을 위하여(1) 24.10.24 9 0 12쪽
11 몽타주 24.10.23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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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드림 코베터? 24.10.20 1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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