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우주에 별빛이 사라지며 세상은 매립되었습니다.
더 멀리 나아갔던 사람들은 세상 속에서 서로를 찾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더 넓게 누렸던 세상은 이제 스스로만 담길 수 있을 정도로 작아졌습니다.
광활했던 우주에 갇혀, 한 치 앞도 보지 못해 멈춰버린 세상의 사람들은, '고독'을 떠올리고, '고독'에 의미를 부여하며, 삼키거나 또는 거부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흘러가는 세상인 까닭은,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긍정의 신념 때문입니다.
찾아올지도 모르는 만남, 누릴지도 모르는 만족, 그리고 언젠가 세상이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
언젠가 누릴 터전의 테라포밍을 기원하며 버티고 있습니다.
닫힌 우주 속 작은 점들이 여전히 밝은 희망의 빛을 발하고, 만나게 될 누군가를 열렬히 찾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이 회생의 시대 속에서 한 번의 전화는 세상에 깊은 상처를 내었고,
가공할만한 억압을 지세운 후 침묵의 시대는 다녀갔습니다.
이제 인류 그들 각각은, 닫힌 공간 속에서도 자신의 기여가 그들 전체를 일으키리라, 그렇게 믿고 행동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한 남자의 깊은 증오는 세상의 단절된 법칙을 무시한 채 활보하고 있다고,
갈취당한 연정에서 비롯된 상처를 자해해 지속시키며 오늘도 우주를 폭력적으로 방황한다고 모두가 말합니다. 그가 모두의 영웅임에도.
그리고 거짓된 진실에 가려진 깊은 매듭은 오늘도 더욱 조여지며,
점차 세상을 향한 거대한 비극으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정녕 인류를 위한 구원자는 없는 것일까요?
하지만 구원자가 우리 중 가장 고독한 자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