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냥꾼이 된 미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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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프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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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프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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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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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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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1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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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DUMMY

1997년 대한민국이라는 세상은 바뀌었다.

1월 27일 재계서열 14위였던 대보그룹이 최종 부도 처리됐다.

3월 19일 목재업으로 성장한 S그룹이 무너졌다.

4월 21일 서민들이 사랑한 서민의 술의 원조인 J그룹이 부도 처리됐다.

5월 15일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던 국내 1위 제빵업체가 쓰러졌다.

5월 19일 서울의 유명 백화점의 모기업이 넘어졌다.

5월 21일 야구단까지 운영하던 굴지의 식음료업체가 부도 처리됐다.

5월 31일 망할 것 같지 않던 빠르게 성장하던 건설업체가 쓰러졌다. 이로써 같은 달에만 4개의 대기업이 부도가 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그 후에도 줄줄이 대기업들이 무너지고 부도 처리되는 공포스러운 날들이 이어졌다.

1997년 내내 매달, 아니 매주 기업들의 부도 소식이 신문과 TV를 물들였다.



1997년 11월 21일 갑자기 닥친 스산한 추위에 사무실의 공기가 차가웠다.

국내 1위의 영향력을 자랑하는 주신일보의 사무실도 차갑기는 마찬가지였다.

난방 금지의 회사 방침에 따라서 기자들은 시린 손을 참아가며 기사를 쓰고 있었다.


“야~ 야~ 지금 무슨 기업이 부도가 날 것 같네~ 이딴 소식이나 파고 있을 때가 아니야.”

“예? 국장님 무슨 말씀이세요?”

“내일 22일 경제부총리가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기로 조금 전 내각에서 최종 결정이 났다는데 한가롭게 여기서 죽치고 있을래?”

“네? 정말이세요?”

“에이씨~ 정말 인지는 니네가 가서 확인해 봐야 할 거 아니야. 얼른 안 튀어 나가?”


우르르 몰려 나가는 기자들을 향해 국장이 날카롭게 소리쳤다.

“뭐라도 알게 되면 즉시 연락해!”

“네! 알겠습니다.”


모두 사라진 빈 사무실에 서서 국장은 초조하게 서성거렸다.

“씨발··· 대체 나라가 어떻게 되려고 이 난리야?”

그는 커피 한잔을 달달하게 타서 손에 들고 담배를 한대 꺼내 물었다.

오늘 따라 그 달디단 커피 조차도 쓰게 느껴졌다.


국장이 들은 소문대로 경제부총리는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다음 날인 12월 22일에 기자회견을 가졌다.

웃음기가 사리진 기자회견장에는 기자들로 가득 찼다.

손에 원고를 들고 나타난 경제부총리는 근엄한 얼굴로 마이크 앞에 앉았다.


“정부는 작금의 상황을 매우 엄중하고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심사숙고하여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시급한 외환 확보를 위해 국제통화기금인 IMF의 자금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겠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회 각 분야를 대상으로 다방면에 걸쳐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입니다.”

“우리 민족은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온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위기도 우리는 극복할 것입니다.”

“이 고통을 사회지도층부터 감내하고 국민 여러분도 모두 고통분담에 동참해 주시길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경제부총리가 대신 읽은 대통령의 담화문은 비장했다.


1997년 부도 처리된 수많은 기업들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부도에 앞서서 나타난 전조증상이었음을 사람들은 그제서야 알았다.



경제부총리가 대한민국의 역사를 뒤바꾼 충격적인 담화문을 발표하던 그 시간, 난 경제부총리의 집무실에서 그 모습을 TV로 지켜봤다.


담화문 발표로부터 한 시간 후 경제부총리는 집무실로 복귀했다.

비서는 부총리를 보자 급하게 보고했다.

“차승현 대표님께서 안에서 3시간째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래. 알았어.”

비서가 빠른 동작으로 집무실의 문을 열고 말했다.


“부총리님 오셨습니다.”

부총리는 오히려 홀가분하다는 표정으로 방에 들어섰다.

“고생하셨습니다.”

“어~ 오래 기다렸지?”

“큰 일 하고 오시는데 당연히 종일이라도 기다려야죠.”

“이해해줘서 고맙네.”

“당연한 거 아닙니까 형님.”

“내가 한 제안 생각해 봤어?”

“일단 앉으셔서 목부터 축이시죠.”

난 미리 준비한 위스키를 잔에 따랐다.

“그래. 그러자. 종일 시달렸더니 피곤하긴 하네.”

“이거 한잔 드시고 잠깐 쉬시죠.”

“역시 차 대표가 내 맘을 알아주네.”

우리는 잔을 부딪혔다.

“표정은 홀가분해 보이시네요.”

“그치. 뭐가 됐든 이제 주사위가 던져졌으니 이제 달리기만 하면 되니까.”

“그쵸. 최소한 가장 큰 불확실성이 사라졌으니 훨씬 부담이 줄었죠.”

“그나저나 대답해봐. 내 제안 수락할거야?”

난 술잔을 테이블에 놓고 대답했다.


“네. 형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다 인수하겠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뭔데?”

“형님이 부담스러워 하시는 회사들 제가 다 받아서 정리할 테니 만석그룹의 주력사인 진영상사를 저에게 주세요.”

부총리는 빙긋이 웃었다.

“기어이 그걸 가져야겠냐?”

“네. 그건 원래 제 것이었던 거 형님도 아시잖아요.”

“그걸 널 주면 최칠석 회장에게는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걱정하지 마세요. 사형선고를 받는다고 곧바로 죽지는 않아요.”

“회사 빼앗고 나서도 뭐~ 더 할 게 있나?”

“선고가 집행이 되는 게 남죠.”

“우와~ 정말 죽이겠다고?”

“아뇨. 스스로 죽게 할 겁니다.”

“그 인간 독한 인간인데 그게 가능하겠어?”

“독한 인간이라야 가능하죠.”

“그것도 그러네.”

”최칠석이 여전히 독해서 다행입니다.”


“너 혹시 최칠석에게 복수하려고 악착같이 성공한거니?”

난 빙긋이 웃었다.

“형님~ 절 모르세요?”

“알지. 그래서 묻는 거야.”

“사냥이 제 일이고 최칠석은 그냥 저에게 걸린 사냥감일 뿐입니다.”




#



<1970년>


히드로 공항이 유난히 분주했다.

“무슨 일이 있나요? 갑자기 사람들이 많이 보여서요.”

“글쎄요. 저도 모르겠네요.”

“저기 연예인이라도 왔나 본데요.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군요.”

“우리도 가서 볼까요?”

“그럽시다.”

막 짐을 부친 여행객 두 사람이 군중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밀지 마세요.”

“질서를 지키세요.”

“무슨 일이예요? 왜 다들 모여 있는 거죠?”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저도 궁금해서 왔거든요.”


그때 많이 본듯한 남자가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걸어오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소리쳤다.

“윌리엄 총리님이다.”

맞다. 낯이 익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윌리엄 애딩턴 총리였다며 사람들은 박수를 쳤다.


그런데 윌리엄 총리님이 무슨 일로 히드로 공항에 경호원들과 함께 나타났을까?

외국에서 국빈이라도 오는걸까?

사람들은 그때부터 윌리엄 총리가 공항에 나타난 이유를 추측하기 시작했다.

“오늘 누가 오나요?”

“글쎄요. 누가 온다면 유명한 사람이겠죠?”

“그렇겠죠. 그렇지 않다면 총리가 직접 공항으로 나오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그런데 윌리엄 총리는 환호하는 군중의 관심과 박수에 손을 흔들며 화답하면서도 멈추지 않고 걸어갔다.

그가 멈춘 곳은 나이가 지긋이 많은 백발의 노신사 앞이었다.

이상하게도 총리가 깍듯하게 예를 갖추어 인사하는 노신사를 알아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선생님. 저 왔습니다.”

“오~ 윌리엄. 바쁠텐데 뭐하러 여기까지 나왔어?”

“건강도 좋지 않으신 선생님께서 먼 길을 가신다는 소식을 듣고 잘 다녀오시라고 배웅을 드리려고 왔죠.”

“왜? 이번에 가면 내가 혹시라도 못 돌아올까봐 그러는거야?”

노인은 활달한 목소리로 총리에게 말했다.

“아이고~ 그럴 리가 있습니까? 그냥 선생님이 뵙고 싶어서 왔습니다.”

“그래? 고맙네. 이 늙은이를 이리 챙겨주니.”

“선생님은 이 나라의 보배입니다. 건강하게 잘 다녀오세요.”

노인은 따뜻한 온기를 머금은 총리의 손바닥에서 전해지는 존경과 애정을 느꼈다.

노인은 직감적으로 이번 여행이 어쩌면 자신의 마지막 여행이 되리란 걸 직감했다.


“윌리엄~ 자네 나를 한번 안아주지 않겠나?”

윌리엄 총리는 환하게 웃으며 노인을 안았다.

사방에서 후레쉬가 터졌고 어떤 사람들은 감동의 박수를 보냈다.


야윌대로 야윈 스승인 하워드 교수를 안고 있던 윌리엄의 어깨가 떨리며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선생님. 절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게 다녀오세요.”

“윌리엄~ 또 보자.”

난 기약 없는 약속을 제자에게 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작가의말

잠시 가렸다가 다시 올립니다.

다른 작품 쓰면서 생각난 스토리가 있어 쓰기 시작한 게 이 작품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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