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버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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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쓰고
작품등록일 :
2024.10.25 19:32
최근연재일 :
2024.11.07 16:16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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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50

작성
24.10.25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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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경쟁의 장

DUMMY



덜컹-

경쾌한 소리와 함께 금고가 열렸다.


“그래도 쏠쏠하네.”


1kg 골드바가 4개.

5만 원귄 다발이 30여 개.

바닥에는 USB 메모리와 장부.


장부를 펼쳐서 대충 훑어보았다.

암호로 된 고객 명단이 적혀 있다.

대충 사회 지도층 자제들의 이름일 듯.


죽은 바지 사장의 바지를 벗겼다.

그 바지의 양쪽 끝을 묶은 다음.

금괴와 돈다발, 장부를 담았다.

그대로 어깨에 짊어졌다.


엘리베이터로 가려는데.

땡- 소리가 나며 문이 열렸다.

구 사장이 혼자 사무실에 올라왔다.


“너 여기서 뭐 하냐?”

“아직 안 끝났는데 올라왔어요?”

“다 잡았어. 용 사장은?”

“아, 저 아저씨?”


구 사장이 죽은 바지 사장을 보았다.


“네가 한 거야?”

“총을 사용한 결과죠.”

“그렇군.”


구 사장이 내 ‘짐’을 보고.

열린 금고도 보았다.


“이제 빚 갚아야지?”

“내 덕에 레드힐 먹었잖아요?”


구 사장은 헛웃음만 지었다.

나도 웃으며 말을 이었다.


“코인 많이 필요할 겁니다.”


곧장 승강기에 올랐다.

구 사장도 바로 올라탔다.

그가 계속 날 물끄러미 본다.


“왜 그렇게 봐요?”

“너는 어째 멀쩡해 보이네.”

“그러는 구 사장은요?”


눈만 봐도 안다.

구 사장도 간신히 정신을 수습했다.

부하들은 아직도 넋이 나가 있을 정도니.


구 사장이 왜 날 보는지 안다.

혹시 내가 뭘 알고 있나 싶어서.

절묘한 타이밍에 레드힐을 쳤으니까.


“최도건. 빚은 안 갚아도 돼. 대신.”

“종종 도와달라는 거죠?”

“그래. 뭐가 됐든.”


구 사장과 적이 되진 않을 듯.

그러라고 도와준 것도 있고.

방긋 웃어 보였다.


땡-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순간 피비린내가 훅- 끼친다.


나중에 도착한 구 사장 부하들이 레드힐 조직원들을 쓸어 버렸다. 구 사장이 사람 좋아 보이긴 하지만 엄연히 냉혹한 조폭 두목이다.


“도건이 너. 혹시 뭐 알고 있어?”


결국 내게 묻는 구 사장이었다.

그냥 웃으면 더 이상하려나.

그때 메시지가 나왔다.


[서막이 종료되었습니다.]

[메인 게임은 1시간 후에 시작됩니다.]


“1시간 후에 또 한답니다!”

“대체 언제 끝나냐고!”

“여기 빨리 정리해!”


첫 번째 게임은 진짜 빡세다고 했다.

시작 위치도 플레이어마다 다 달랐다. 그래서 비망록에도 적혀 있지 않았는데 어딘지는 대충 안다.


‘경쟁의 장’에서 너무 멀면 탈락할 거고.

너무 가까이 있으면 약해서 죽는다.

적당히 레벨을 올리면서 가야지.


“저는 갑니다. 코인 많이 버세요.”

“넌 메인 게임 어디서 하려고?”

“왜요? 따라오시게요?”


구 사장이 피식 웃었다.


“바지는 언제 입을 거야?”

“아! 바지 좀 벗어 줄래요?”

“너한테는 7부다.”

“아이고 저런.”


부하 하나가 바지를 가져왔다.

바지를 입고 팬티에 손을 넣었다.

구 사장이 어이가 없다는 듯 본다.


“어디 갔지? 똥꼬에 꼈나?”


손을 엉덩이 쪽으로 넣었다.

싸울 때 메모리가 빠졌나 본데.


“아흐응. 여기 있네.”


메모리를 구 사장에게 건넸다.

마약 관련 증거들이 담긴 USB 메모리.

구 사장이 메모리를 받았다. 손가락으로.


“살아서 보자고요.”


그 말을 던지고 입구로 갔다.

구 사장은 머릿속이 복잡하겠지.

앞으로 어떤 세상이 될지. 플레이어와 서포터라는 게 대체 뭔지. 본인은 플레이어가 됐을 거고.


앞으로 어떤 선수들을 만나게 되려나.

한국 1등이라는 ‘이규’는 나의 적이 확실하고.

놈과 1등을 다툰 ‘이중원’은 가까이 지내도 될 듯.


그외 인물은 잘 모르겠다.

딱히 팀을 꾸릴 생각도 없고.


테헤란로로 나왔다.

곳곳에서 검은 연기가 오른다.

사이렌과 구급차 소리도 요란하고.


대로가 삼중 사중 충돌로 엉망진창이 됐다.

차량이 제멋대로 뒤엉키고. 건물에 충돌하여 죽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사람들도 망연자실한 모습.


대형 전광판에는 긴급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살아남은 고위 공직자들이 어떻게든 수습하려고 하겠지만. 결국 타협하게 된다. 재앙과의 공존으로.


어쨌든. 사람들은 적응해서 살아간다.

이전 같은 세상은 이제 없으니까.


·


“리볼트. 내 실제 능력치를 초보로 낮춰놔.”


그렇게 하겠다는 응답이 온다.

무슨 작업을 하느라고 바쁜 건지.

히어로 시스템 전체에 개입하는 건가.


강남역 지하로 왔다.

이곳의 수많은 상인도 게임의 충격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다들 얼빠진 얼굴로 앉아 있었다.


바닥에 핏자국이 가득하고.

평소에 번잡한 이곳도 텅 빈 상태였다.

곧장 보관함으로 가서 함 하나를 열었다.


보관함에 든 아디다스 트레이닝 세트를 꺼내서 입고 단검 벨트도 착용했다. 금괴와 돈다발 등은 보관함에 넣고 닫았다. 지금 집 가기엔 좀 멀다.


사실 내게 인벤토리가 있다.

그들이 보고 있기에 안 열 뿐.


“형님들! 이제 15분 남았습니다! 제 서포터가 되어주신다면! 존나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이 와중에 방송하는 BJ도 있다.

지금 저럴 정신이 있나 싶네.


지상으로 나가니 거리도 텅 비었다.

여의도. 영동대로. 홍대 입구 등등. 지역에 따라 학생이 많거나 회사원이 많거나 하겠지.


금요일 오전 강남역은 한산하다.

메인 게임이 벌어지는 장소 중 하나.

대로에도 사고 난 차량 말고는 차가 없다.


동쪽 역삼역 방향으로 쭉 걸었다.

국기원 입구 사거리에서 대기. 강남역 중심에서 약 350미터. 멀지도 가깝지도 않고 적당하다.


“저기요! 뭐 좀 물어봐도 돼요?”


그 BJ가 내게 달려왔다.

1번 출구에서부터 따라왔나.

혹시나 해서 물었다.


“이름이 뭡니까?”

“저 015인데요. 저 아세요?”


BJ 닉인가.

전혀 모르는 플레이어.


“저기, 지금 어디 가는데요?”

“그냥 갑니다.”


BJ가 내 위아래를 보았다.


“와, 근데 스타일 너무 좋다. 모델이세요? 오! 개쩌는 단검까지! 그거 짭 아니죠? 시간도 없었는데 그런 건 어떻게 구했어요? 보상으로 받은 거임?”


지금 버스 태워달라고?

내 엉덩이는 왜 돌아보는데?


“저랑 팀하죠? 무슨 게임인진 몰라도.”

“안 해요. 저쪽에 사람 좀 있네.”


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나온다.

인근 건물에 있는 직장인과 상인들.

일부는 방망이와 식칼 등을 들고 있다.


“와, 분위기 살벌하네.”

“플레이어 맞아요? 사람 못 죽일 것 같은데.”


내 말에 BJ가 즉답을 못했다.


“그게······.”


뭐 관심 없다.

앞으로 볼 일도 없고.


“무기 챙겨요. 죽기 싫으면.”


그가 뭐라 대꾸하려던 때.

다시 빛무리가 모여들었다.


“시작한다!”


휑한 테헤란로에 긴장감이 돌았다.

식당 등지에선 겁에 질린 아주머니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저 식당들에서도 싸움이 났겠지.


잠시 후 여신 니케가 나타났다.

한껏 온화한 미소를 발하며.


[안녕하세요, 니케입니다.]

[지금부터 메인 게임을 시작합니다.]


다들 자신의 앞에 나타난 니케를 보았다.

불안했는지 대로로 나오는 이들도 있다.


[첫 번째 메인 게임은 튜토리얼입니다.]

[튜토리얼은 용사의 자격을 시험합니다.]

[모든 플레이어는 스스로 증명해야 합니다.]


드디어 빡센 하루가 시작된다.

첫 게임의 충격은 꽤 오래간다.


[10초 후 게임 방송 채널을 엽니다.]

[모든 서포터는 반드시 후원 플레이어와 채널을 선택하고. 1코인이라도 후원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서포터 코인을 지급합니다.]


띵-

공간에 울리는 종소리.

동시에 촤르르르르-


“코인이 들어와요!”

“세상에! 10만 코인이야!”


아주머니 서포터들이 깜짝 놀랐다.

곳곳에 서 있는 직장인들도 마찬가지.

10만 코인은 제작의 종잣돈이기도 하다.


“왜 서포터만 코인을 주는데!”

“영상 떴어요!”


허공에 빛의 창이 나타났다.

내게는 창 형태로 보이지만. 서포터에게는 가상현실처럼 보인다고 했다. 저게 카메라 역할도 한다.


[당신의 채널이 생성되었습니다.]


서포터들이 채널을 선택하고 있다.

내 채널에도 일단 12명 입장.


[대망의 첫 게임을 시작합니다.]

[플레이어들의 건투를 빕니다.]


바로 그 순간.

멀리 강남역에서 빛줄기가 솟구쳤다.

이내 흘러내리듯 주변을 뒤덮기 시작했다.


저것이 바로 빛의 돔.

경쟁의 장이다.


“으아악!”


구경하던 서포터들이 뭔가에 확! 당겨지듯 저편으로 날아갔다. 동시에 돔 밖에 있던 플레이어들이 돔 안으로 날아와 처박히며 나뒹굴었다.


구 사장과 부하들은 안 보인다.

다른 지역으로 날아가 버렸나. 서울에만 경쟁의 장이 100개 이상이다. 돔 형태는 12개 정도.


이내 거대한 돔이 생성되었다.

강남역을 중심으로 반경 450미터.


“와, 어마어마하네.”


BJ가 내 뒤에 바짝 붙었다.

멀리 있던 이들도 달려오기 시작했다.

중심이 강남역이라는 걸 다들 보았으니까.


모인 이들이 긴장하며 기다렸다.

돔 안의 건물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건물 내부에서 광구가 생성되고 있다.


포탈.

마수의 출구다.


다시 나타나는 글귀들.

다들 마른침을 삼키며 보았다.

이제는 저런 게 신기하지도 않다.


-----------------------------

【메인 1】

- 튜토리얼 1


<성장>


[마수들을 처치하세요.]

[포탈을 닫고 보상을 획득하세요.]

[기여도에 따라 보상이 차등 분배됩니다.]


[여러분은 플레이어를 선택했습니다.]

[자신의 선택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자격이 없는 자는 소멸합니다.]


제한 시간 : 100분.

제거 마수 : 없음.

남은 시간 : 99분 54초···

-----------------------------


[10, 9, 8, 7···]


따로 카운터다운이 떴다.

뒤에선 고함이 들리고.


“소멸이면 죽는 거 아니야?”

“이번엔 진짜 죽습니다!”

“말도 안 돼!”


서막 때처럼 플레이어들이 공황에 빠졌다.

포탈이 생긴 건물 곳곳에선 불길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포탈은 물리적인 파괴가 안 된다.


“괴물들이 나온다!”

“저것들 뭐야!”


크아아아-

쿠우우우우-


엄청난 소음이 터져 나왔다.

무수히 많은 직립형 마수들이 건물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얼굴이 뭉개진 구울 같은 모습!


“너무 많아요!”

“이건 다 죽으란 거잖아!”

“포기하는 방법 아는 사람!”


플레이어들이 대로 가운데로 몰렸다.

구울이 사방에서 쏟아지며 우리에게 질주하기 시작했다. 완연한 사람의 형상. 원래 인간들이었나.


스릉.

단검을 뽑아 들었다.

바로 내 채널을 보며 말했다.


“16명 오셨네요. 나가면 후회할 겁니다!”


바로 튀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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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험한 세상의 다리 24.11.07 10 0 11쪽
21 나는 미친 전사다 24.11.06 11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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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예고된 기습 24.11.02 13 0 10쪽
17 첫 번째 게임 종료 24.11.01 17 0 10쪽
16 한 용사의 각오 24.10.31 16 0 10쪽
15 나의 방패막이 24.10.30 17 0 10쪽
14 한 남자가 있었다 24.10.29 19 0 10쪽
13 이상하고 심각한 오류 24.10.28 20 0 10쪽
12 시스템이 없는 그녀 24.10.28 24 0 10쪽
11 그 여자 아니지? 24.10.27 23 0 10쪽
10 던전 파티 공략 24.10.27 26 0 10쪽
9 버그 버퍼 버서커 24.10.26 31 0 10쪽
8 내 친구 리볼트 24.10.25 35 0 10쪽
7 숨겨진 나의 스킬 24.10.25 39 0 10쪽
6 튜토리얼이 빡세다 24.10.25 48 0 11쪽
» 강남역 경쟁의 장 24.10.25 56 0 10쪽
4 다운된 상태창 24.10.25 60 0 10쪽
3 내게는 이미 있다 24.10.25 61 0 11쪽
2 세상의 종말 24.10.25 70 0 11쪽
1 프롤로그 24.10.25 86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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