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버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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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쓰고
작품등록일 :
2024.10.25 19:32
최근연재일 :
2024.11.0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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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2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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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심각한 오류

DUMMY



자정 무렵.

은근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플레이어들의 눈앞에 니케가 나타났다.


[모든 참가자 여러분.]

[마지막 튜토리얼을 시작합니다.]

[튜토리얼이 끝나면 직업을 선택합니다.]

[자신의 특성에 맞는 보상을 확보하세요.]


다들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 팀만 검과 갑주를 착용했고.

다른 파티는 대부분 아직도 단검이다.


-----------------------------

【메인 1】

- 튜토리얼 3


<공략>


[20층 센트럴 타워를 공략하세요.]

[최상층을 공략한 팀이 승자가 됩니다.]

[기여도에 따라 보상이 차등 분배됩니다.]


[공략을 위한 모든 것은 타워에 있습니다.]

[공략을 위한 어떠한 수단도 허용합니다.]

[타워에서 플레이어의 소멸은 없습니다.]


경쟁의 장 : 센트럴 타워.

목표 위치 : 1,398m.

제한 시간 : 6시간.

남은 시간 : 5시간 59분 56초···

-----------------------------


“달려! 방향부터 찾아!”


여기저기서 정신없이 내달렸다.

목표 방향을 찾기 위해서였다.

우리 파티도 일단 달렸다.


“동북 방향입니다!”

“차부터 구해! 1킬로 넘어!”

“멀쩡한 차는 차주가 몰고 갔죠! 이쪽으로!”


일행이 내 쪽으로 달려왔다.

이번 공략을 위해 오토바이를 준비해 놨다.

미리 가 있으면 다른 경쟁의 장으로 무작위로 날아가 버린다.

강남에서 강북으로. 성동구에서 영등포로.


강남의 주요 거점은 세 곳.

강남역. 압구정역. 그리고 삼성역.

센트럴 타워는 딱 그 가운데에 있다.


“웬 바이크야?”

“열쇠가 꽂혀 있습니다!”

“얼른 타! 강남구청 방향으로!”

“난 오토바이 탈 줄 몰라!”

“뭐 하냐! 내 뒤에 타!”


두 명씩 바이크에 올랐다.

내가 모는 바이크에 덕기 형이.

양호산이 모는 바이크에는 일호가.


부아아앙-

바이크를 타고 먼저 달려 나갔다.

곧 사방에서 레이싱이 벌어질 거다.


“공일호! 내 허리 잡지 말라고!”

“그럼 어딜 잡으라고! 여기 잡을까?”

“야, 이 새꺄! 손 안 떼?”

“오올! 양호산!”


역삼역 쪽으로 곧장 내달렸다.

대로로만 달리는 게 더 빠르다.


“센트럴 타워라는 게 있었나!”

“가보면 알겠죠!”


뒤에서 차량이 쫓아오고 있다.

저편에서도 헤드라이트들이 보이고.

말은 안 하고 있지만 내 채널도 열어놨다.


예상 참가 플레이어 약 2천 명.

수많은 팀이 타워를 놓고 경쟁한다.

얼마 안 가 언주로 교차로에서 좌회전!


빠앙- 갑자기 골목에서 나오는 승용차!

우릴 칠 듯했으나 바이크가 더 빨랐다.

역삼동 플레이어들이다.

놈들이 빵빵- 대며 우리 뒤를 쫓았다.


“일호! 볼트 쏘라고!”

“지금 쏜다고!”


파팟-

일호가 손으로 볼트를 쏘아댔다.

앞유리창에 구멍만 푹푹 뚫릴 뿐.


“멍청아! 제대로 안 쏘냐!”

“네가 운전을 잘해야지!”


빵빵- 끼이익-

이번엔 선릉 쪽에서 차가 튀어나왔다.

두 차량이 바짝 붙어서 긁고 난리 났다.

사고 나서 대로에 방치된 차들도 들이박고.


“이 새끼들 어디서 왔어!”

“이것들이 뒈지려고!”

“으아악!”


쿠콰쾅-

뒤에서 갑자기 들린 소리!

차량 하나가 공중으로 퉁겨져 오른다.


“에임 지리고!”


일호가 볼트로 운전자를 맞춘 거였다.

경쟁팀 하나는 따돌렸다. 일찍 가도 큰 차이는 없겠지만. 목표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200미터. 150미터. 100미터···

헤드라이트도 몰려들고 있고.


“저기 있다!”


어둠 저편에 보이는 한 고층 건물.

은은한 빛이 났기에 바로 알아봤다.

놀랍게도 먼저 도착한 팀들도 있었다.


“벌써 들어간 팀이 있어!”

“우린 지하 주차장으로 갑니다!”

“바로 올라가야지, 반대로 가자고?”

“다른 플레이어는 지하에 안 갈 겁니다!”


미로도 빙 돌아가야 하듯.

쉬운 길에는 함정이 숨어 있다.

지하의 히든피스를 먼저 찾는다.


마침 베팅 기능이 열렸다.

내 채널에 난리가 났다.


“어디까지 가는데요!”

“지하 4층까지!”


- 도건 씨! 지하는 아닌 것 같은데요!

- 저는 도건 씨와 같은 생각!

- 난 다른 채널 안 감! 2만 코인 간다!

- 다른 팀은 10층도 못 뚫을 거 같은데.

- 오오오. 진짜 그럴 수도! ㅋㅋ

- 믿어보셈. 확실함. ㅋㅋㅋ


저 서포터가 제대로 짚었다.

함정 때문에 먼저 가면 손해다.


지하 4층까지 돌고 돌아 내려갔다.

로비에선 수많은 팀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싸움이 벌어졌다. 곧장 1층으로 올라간 이들도 많고.


“형님! 지하 4층에서 꼭대기까지 가려면 너무 늦는 거 아닙니까? 여기 20층 건물이에요!”

“한층 한층 잡몹들 잡으면서 올라가야 돼! 우리가 밥상 차려줄래! 차려준 밥상 받을래!”

“숟가락 메타?”


다들 내 의도를 눈치챘다.


“도건의 말이 맞아! 곧장 올라가지 못하는 장치가 있겠지! 중간쯤에 대부분 탈락하겠어!”


지하 4층에 도착했다.

일단 주변부터 살펴보았다.


“덕기 형! 기계실 확인해요! 일호는 남쪽! 호산은 서쪽! 힌트 같은 게 있을 거야! 뭔가 좀 다른 곳!”

“알겠습니다!”


다들 각자 방향으로 달렸다.

센트럴 타워에는 5층마다 중간 보스가 있다.

쓸 만한 보상은 거기서 나오고. 나머지 층에는 마수들만. 보상도 특성에 좌우되는 거고.


각 층에 있는 몹을 다 잡아야 위층으로 가는 빛의 장막이 걷힌다. 혹은 숨겨진 열쇠를 찾거나 보스를 잡거나. 때론 층을 건너뛰기도 하고.


주차된 차량까지 확인하며 동쪽 벽으로 왔다.

무작정 뭔가를 숨겨 놨으면 찾을 수가 없다.

그러니 반드시 특이한 힌트가 있다.

팀의 전략 전술을 보는 거라서.


“찾았다!”


일호가 먼저 찾아냈다.

눈치가 빠른 녀석인 듯.


“형님! 낙서 주변 확인해 봐요!”


내가 온 동쪽에는 표시가 없다.

일호가 있는 남쪽 벽에는 누가 봐도 이상한 낙서가 휘갈겨져 있다.

저건 명백한 힌트다.


“형님! 저도 찾았습니다!”

“같은 낙서야?”

“예! H와 S 같아요! 히어로 시스템!”


다른 곳엔 있는데 동쪽에는 없다.

여기엔 두 개가 전부일까.


“두 사람은 3층으로 올라가!”

“바로 갑니다!”


차분하게 동쪽을 살펴보았다.

아무 표시도 없다는 건.

오히려 히든피스가 있다는 거 아닐까.


끝에서부터 벽을 더듬으며 걸었다.

끝까지 가도 손에 걸리는 것이 없다.

묘하게 뭔가 다른 공기 저항이 있을 뿐.


혹시 이건가.

반대로 다시 손을 대며 걸었다.

순간 빛의 장막이 커튼처럼 젖혀졌다.


벽에 박혀 있는 검은 구슬.

히든 스킬 중 하나다.


그 구슬에 손을 댔다.

내 몸으로 빛이 스며든다.


[계승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계승.

아이템의 능력치를 계승하는 스킬.

장비를 업그레이드할 때 주로 쓴다.


깜짝 놀란 리볼트의 감정이 느껴진다.

딱히 좋은 스킬은 아닌 것 같은데.

왜? 뭐 다른 거라도···

그때였다.


[계승 스킬에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스킬 귀속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해당 스킬을 삭제하겠습니까?]


이건 뭐지?

시스템의 오류는 처음 본다.

그렇다는 건.


“삭제 안 함.”


[경고합니다. 심각한 오류를 일으킨 스킬은 치명적인 결함과 손상을 일으킵니다. 계승 스킬을 삭제하십시오.]


“삭제 안 한다니까.”


[마지막으로 경고합니다. 수정할 수 없는 오류로 인해 당신이 소멸할 수 있습니다. 계승 스킬을 삭제하십시오. 10. 9. 8. 7. 6. 5···]


이 새끼들이 겁을 주고 있네.

아주 깜짝 놀랐다 이거지?


“삭제 안 한다.”


순간 머리가 띵- 하고 울린다.

놈들이 뭔가를 시도한 건가.

채널에서도 난리가 났다.


- 도건 씨! 그러다 소멸당합니다!

- 시스템 뭐야! 왜 오류가 나오냐고!

- 야! 최도건! 너 죽는다고!


[당신은 오류 스킬을 보유하였습니다.]

[향후 어떤 이상 현상과 위험이 발생해도 그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해당 오류는 조사할 예정입니다.]


알았어. 알았다고.

아무리 조사해 봐라. 뭐가 나오나.


‘그들’이 날 지켜보고 있었다.

있어서도, 있을 수도 없는 오류가 뜨자.

급히 개입해서 해당 메시지를 보냈다.

얼마나 다급했는지 심리를 드러낼 정도로.


계승 스킬에 오류가 발생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게임에 심각한 버그가 있다면.

버그를 악용한 게이머만의 잘못인가.

그런 오류를 몰랐던 운영진의 잘못인가.


너희는 인정하고 허용해야 할 거다.

전무후무한 시스템 오류가 생겼다는 걸.

나는 제재도 제거도 할 수도 없는 오류다!


“음으아하하하!”


덕기 형이 날 보고 있었다.


“이쪽으로!”


기계실로 뛰어갔다.


“뭐 발견했어요?”

“뭘 그렇게 빌런처럼 웃고 있나?”

“그냥요. 하하하.”


기계실에도 딱히 표시가 없다.


“뭔가 있습니까?”

“여기가 이상해. 어색한 느낌이 있어.”


여기에도 히든피스가 있었네.

묘한 저항감이 느껴지는 공기.

커튼을 열듯 손으로 젖혀보았다.


“지도?”

“이 건물 지도네요.”


덕기 형이 바로 지도를 떼어냈다.

건물 전체 지도였다. 이것도 이상하네.

건물 구조야 뻔한데 지도가 필요할 리가.


“아이템 획득이 떴어요?”

“응. 지도를 획득했다고 하네.”


히든피스인데 그냥 지도라고?

나중에 확인해 보면 알겠지.


“바로 가죠!”


덕기 형과 함께 달렸다.

계단을 통해서 위층으로 향했다.


계승 스킬의 오류.

원래 시스템의 오류라는 건 없다.

이유는 몰라도 리볼트가 바꾼 것이지.


지금은 리볼트가 조용한데.

녀석이 보호 수단을 찾은 거 같다.

내가 뭘 하든 오류 때문이라는 방패막이.


놈들이 다급히 삭제하라고 할 때 깨달았다.

그들로부터 날 보호하는 치트 키였던 것.

나중에 리볼트가 설명해 주겠지.


“호산! 뭐 좀 찾았나!”

“방패요!”


호산이 금속 방패를 들고 있었다.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 같은.


“저는 탐지 스킬요.”


일호가 찾아낸 탐지 스킬.

필요한 것 중 하나다.


“1층으로 바로 간다!”

“그래! 더 나와봐야 무기겠지!”


지하 2층과 1층에도 비슷한 게 있다.

우리가 손에 넣은 것과 겹친다.

탐지는 그중 가장 나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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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첫 번째 게임 종료 24.11.01 17 0 10쪽
16 한 용사의 각오 24.10.31 17 0 10쪽
15 나의 방패막이 24.10.30 18 0 10쪽
14 한 남자가 있었다 24.10.29 19 0 10쪽
» 이상하고 심각한 오류 24.10.28 21 0 10쪽
12 시스템이 없는 그녀 24.10.28 25 0 10쪽
11 그 여자 아니지? 24.10.27 23 0 10쪽
10 던전 파티 공략 24.10.27 26 0 10쪽
9 버그 버퍼 버서커 24.10.26 31 0 10쪽
8 내 친구 리볼트 24.10.25 35 0 10쪽
7 숨겨진 나의 스킬 24.10.25 39 0 10쪽
6 튜토리얼이 빡세다 24.10.25 48 0 11쪽
5 강남역 경쟁의 장 24.10.25 56 0 10쪽
4 다운된 상태창 24.10.25 60 0 10쪽
3 내게는 이미 있다 24.10.25 61 0 11쪽
2 세상의 종말 24.10.25 70 0 11쪽
1 프롤로그 24.10.25 86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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