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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11.1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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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불여우 4

DUMMY

<불여우 4>


나긋나긋한 그녀의 손이 위장 부분의 맨 피부에 닿았을 때는 머리카락이 하늘로 솟구치는 줄 알았다.

그녀가 더 자세한 촉진을 위해 몸을 굽혔을 때 월드컵 축구공보다 더 풍만한 가슴이 그의 앞으로 쏟아져 나왔다.

조대리는 '허억' 소리를 미처 삼키지 못했다. 온몸에서 땀이 줄줄 흘러 나왔다. 신체의 특정 부위가 마구 팽창되었다. 그는 마구 꿈틀거리는 그곳을 옷자락으로 황급히 가렸다.


"다행히 위암은 아녜요. 외부 스트레스에 의한 소화 불량 정도네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들리지도 않았다. 그는 그냥 기계적으로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귓전에 꾀꼬리 노래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진짜 큰 문제는 다른 곳에 있네요. 혹시 요즘 괜히 짜증이 나고 신경이 예민해 지지 않나요? 이것을 방치하면 큰 병이 오게 됩니다. 암 보다 더 큰 병이죠"


자신의 증상이 맞았다. 그러나, 뇌리에 그 뜻이 정확히 전달되지는 않았다. 그는 그냥 뻐끔거리는 붕어가 되었다.

조대리는 또 기계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겉으로 진찰을 해보니, 내장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내진과 동시에 1 차 치료를 권하고 싶네요. 치료의 필요성과 효과는 불확실한 것이니, 오늘 것은 진료비에서는 빼드리겠습니다"


조대리는 정신 없는 와중에도 내진이란 말은 알아들었다. 의사가 몸속으로 손을 넣어 진찰하는 것이다.

- 내진? 그렇다면 이 천사가 내 몸 속으로? 아이구, 부끄러워라. 그러나, 진짜 큰 병이라면 내진 아니라, 해부라도 해봐야지.

- 그런데 조금 전 뭐라 그랬지? 오늘 진찰과 시술비는 무료라구? 진짜 천사인가? 아니면 혹시 내게만? 뭔가 내게 촉을 보내는 거 아닌가? 내 생각이 진짜라면?"


조대리는 이상야릇한 상상을 하며 내진에 대한 자신의 승락을 정당화 시켰다.

"어떻습니까? 세부 검진에 동의하시나요?"

- 아이구, 여부가 있겠나? 녜, 녜 선녀님 당연합죠.

조대리는 고개 끄덕이는 인형처럼 태엽이 풀릴 때까지 마구 앞 뒤로 고개를 흔들었다.


"네. 그럼 동의하시는 걸로 알겠습니다. 참, 한 가지 알려 드릴게 있네요. 검사 후의 시술비는 몹시 비쌉니다. 의료 보험도 안 되는 품목이고요. 만약 오늘 시술 후, 효과가 있다면 다음 번 시술부터는 비용 청구 하겠습니다"

"거러먼요. 거러먼요"

조대리의 머리는 다시 태엽 인형이 되었다.


* * *

진료실 옆에는 시술실이 있다. 약하게 국소 마취가 된 상태의 조대리를 엎어놓고 백미호는 손에 골고루 기름을 발랐다.

고무 장갑도 끼지 않은 맨손이었다.

비몽사몽간에 조대리는 어릴 적 읽었던 동화책의 내용이 생각났다.

지금 이 상황이 동화 속의 여우 누이동생이 새벽에 하던 행동과 똑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건 동화책 속의 얘기일 뿐이다.


백미호의 눈자위가 상큼 위로 올라갔다. 마치 여우의 눈 같았다.

그녀의 입이 길게 찢어졌다. 여자의 입 치고는 너무도 긴 느낌이다.

그녀의 기름 묻은 손이 조대리의 항문 속으로 쑤욱 들어왔다.

조대리의 입에서 이상한 신음이 새어 나왔다.


저번 조대리의 반항 사건 이후, 팀장의 갈굼은 점차 복수의 형식을 띄어갔다. 내무반 악랄 고참 레벨 수준으로 강도가 강해진 것이다.

그러나, 이변이 일어났다. 조대리가 바뀐 것이다.

예전 같으면 얼굴을 붉히고 화를 냈을 일도, 그냥 '허허' 웃으며 넘어가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말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얼굴색도 정말 편안한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조금 전의 일만 해도 그렇다. 팀장이 작정을 하고 조대리에게 허드렛 일을 맡겼다.

이번에야 말로 본때를 보여주려고 단단히 벼른 것이다. 말도 건네기 싫어 그에게 사내 메신저를 날렸다.

그런데, 조대리의 행동은 팀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일꺼리를 내밀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얼른 확인했다. 즉시 사내 메신저로 팀장에게 답변이 왔다.

"예. 팀장님. 언제까지 끝내야 합니까?"

적당히 대꾸해줬다. 그러자 광속의 속도로 답변이 날아왔다.

"알겠습니다. 그 전에 끝낼 수도 있겠군요"


며칠간 매사가 이런 식이었다. 평소 신경질적이고 자존심만 내세우던 조대리였다. 그래서 그에게 악감정을 갖고 있던 사람이 많았었다.

그러나, 그의 태도가 변하자 주위 사람들도 그에 대한 인상을 서서히 바꾸기 시작했다.

그는 매사에 '좋습니다' 주의로 바뀌었다.

뭐라 하더라도 무조건 '예쓰' 였다. 마치 간, 쓸개가 없는 사람 같았다.


조대리 자신도 요즘 마음이 너무 편하고 좋았다. 무슨 말을 들어도, 예전처럼 신경이 쓰이지도 않았고, 항상 그러려니 했다.

일은 많아졌어도 오히려 마음은 훨씬 여유로워 졌다.

옛 어른들의 말씀에, '밖에 나갈 때, 간 쓸개를 빼놓고 나가면 남과 싸울 일이 없다' 는 말이 있는데, 요즘 자신이 그러한 것 같았다.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으니, 남과 다툴 일이 없었다. 마음도 편하고 주위 사람들도 자기를 좋아한다.

백미호 박사에게 시술을 받고 난 후, 이렇게 바뀐 것 같다.

이 상태를 유지하려면 보통, 두 달에 한 번씩은 시술을 받아야 한다.

약한 마취 상태라 어떻게 시술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효과는 최고다. 솔직히 시술할 때 기분도 좋았다.

돈이 비싼게 흠이긴 하지만, 그 정도 가치는 충분히 있다.


술좌석에서 동료들이 물었다.

"조대리. 요즘 너무도 유쾌하게 변했는데, 그 비결이 뭐야? 애인이라도 생겼나? 매일 즐거운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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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82 늘보술보
    작성일
    24.12.03 06:19
    No. 1

    간을 조금씩 떼어 먹는 건가? ㅋ

    줄기세포로 간을 배양하는 연구원이 되는건 어떨까요? 여우씨??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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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신의 기원 I (3) +1 24.12.25 54 3 6쪽
34 신의 기원 I (2) +1 24.12.23 57 3 6쪽
33 신의 기원 I (1) +3 24.12.20 81 3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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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목 매다는 나무 8 +4 24.12.10 128 6 7쪽
30 목 매다는 나무 7 +3 24.12.09 120 6 6쪽
29 목 매다는 나무 6 +4 24.12.06 145 8 6쪽
28 목 매다는 나무 5 +3 24.12.05 148 10 6쪽
27 목 매다는 나무 4 +3 24.12.04 163 9 6쪽
26 목 매다는 나무 3 +1 24.12.03 165 8 6쪽
25 목 매다는 나무 2 +1 24.12.02 179 10 6쪽
24 목 매다는 나무 1 +1 24.11.29 271 8 6쪽
23 불여우 10 +3 24.11.28 268 21 7쪽
22 불여우 9 +1 24.11.26 249 15 6쪽
21 불여우 8 +2 24.11.25 261 1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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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불여우 6 +1 24.11.21 261 14 6쪽
18 불여우 5 +1 24.11.20 266 13 6쪽
» 불여우 4 +1 24.11.19 266 18 6쪽
16 불여우 3 +1 24.11.18 283 14 6쪽
15 불여우 2 +1 24.11.15 298 18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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