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심리 판타지 총, 돈,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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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10.2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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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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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6쪽

불여우 6

DUMMY

<불여우 6>



'오미호', '백미호'. 동네 아낙들의 얘기로는, 두 여자는 이종 사촌지간이라 했다.

두 원장이 살고 있는 곳은 아무도 모른다. 그녀들의 미모에 반한 남자들이 귀찮게 할 것을 염려해서일 것이다.

세상에는 미친 개가 많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그녀들은 토, 일요일에도 진료를 한다. 그러나, 무슨 일이 있어도 칼같이 6 시에 퇴근을 한다.

퇴근 후에는,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북한산으로 가벼운 산책을 하고서 집으로 간다는 것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녀들은 단 한 번도 산책을 거른 적이 없었다.


그녀들에게 마음을 주고 있는 몇 몇 남정네들이 그녀들을 따라 산으로 들어 갔지만, 번번이 놓치고 한 번도 성공한 예가 하나도 없었다.

아무리 산을 잘 타는 사람이라도 마찬가지였다. 한참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녀들의 종적이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오늘도 그녀들 뒤를 따라 뛰어오는 메뚜기 떼들이 한 무리였다. 어느샌가 그들도 다 떨어져 나갔다.

그녀들은 숲 속 깊숙히 들어왔다. 길이 아닌 곳이 저절로 길을 열어 그녀들을 맞이 하는 것 같았다.

그녀들은 어느 동굴 앞에 섰다.

사람이 허리를 숙이고 들어갈 수 있는 높이인데, 수풀에 가려 입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여태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산에 이런 동굴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전혀 없을 것이다.

동굴은 의외로 깊었다. 동굴에 들어서자 백미호가 기지개를 쭉 피며 말했다.

"아휴. 이제 살겠네. 역시 집이 최고야. 집에 오니까 숨 쉴 것 같아. 인간들이 내뿜는 숨은 왜 그리 더러운지"


이 동굴이 자기 집이라고? 누구라도 들으면 기절초풍 할 일이다.

그럼 이것들은? 백미호의 얼굴은 길어지고 코도 더 튀어 나온 것 같았다. 병원에서 본 그 절세 미녀의 얼굴은 이제 찾을 수 없었다.

"그래. 내 생각도 항상 그래. 인간 세상에서 오래 있기는 너무 힘들어. 그런데, 큰 언니는 어떻게 몇 십 년씩이나 그 시궁창 속에서 버티고 있었는지 몰라"


"둘째 언니. 큰 언니는 이미 구미호가 되었잖아. 천 년의 내공이 어디 가겠어? 난 어느 세월에 언니들처럼 되려는지? 둘째 언니는 500 년을 수련해서 벌써 불여우가 되었는데, 난 이제 겨우 백여우니.."

사람들이 이들의 말을 들으면 기절초풍 할 것이다.

이 여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것들은 옛날 얘기나 전설에 나오는 요물, 여우들이 분명하다.


백 년 묵은 백여우, 꼬리 다섯 개인 불여우, 꼬리 아흡개 달린 구미호가 현실 세계에서 엄연히 숨 쉬고 있다.

백미호는 한숨을 쉬다가 돌연 무엇이 생각난 듯, 밝은 얼굴이 되었다.

"참, 내가 이번에 산 거 아직 언니에게 안 보여줬지?"

"뭘 샀는데? 너 요즘 참, 돈 잘 쓴다"

"매일 쌓이는 게 돈인데 뭐. 언니 이것 좀 봐"


백여우는 가방에서 무엇을 꺼냈다.

지금 열고 있는 가방만 해도 '에르메스 100 개 한정판 (Hermes Limited Edition) 이다. 가격만 해도 3천만 원이 넘는 명품이다.


그녀가 거기서 꺼낸 것은 팔찌였다. 심플하지만 고아한 느낌이 드는 메탈 칼러였다. 오미호는 순식간에 물건을 알아봤다.

"그거, 부쉬롱(Boucheron) 아냐? 한국에선 구하기 힘든 건데 참 용케 구했구나. 이런 거는 빠리 컬렉션에도 나오기 힘든 물건인데"


오미호는 팔찌를 받더니 요기조기 자세히 살펴 봤다. 한참을 보던 그녀는 백미호에게 팔찌를 돌려주며 말했다.

"참 예쁘긴 예쁘네. 품위도 있고. 저번엔 몽카 (Monka) 지갑 샀다고 그렇게 자랑하더니, 이번엔 한 술 더 떴구나. 넌 이런 정보는 어디서 얻는 거냐?"

"호호. 내가 아무리 재주를 부려도 둘째 언니만 하겠어? 언니 보석 콜렉션은 언제 봐도 가슴이 떨려"


"그래. 우리가 언제 떠날지 모르는 존재들이다 보니, 돈보다 이런 작은 것을 갖고 있어야 하지. 또 예쁘기도 하고. 너도 인간 세상의 명품만 신경쓰지 말고 실속도 좀 차리도록 해. 돈을 제대로 모아 봐"


오미호는 동굴 안쪽으로 슬쩍 시선을 옮기며 말했다.

"우리의 목적이 인간 세상에서 기운을 뽑아내는 것이야. 본 목적도 목적이지만 여기 있을 때까지는 품위를 지키고, 누릴 건 다 누리는 것도 물론 중요해 그러나, 목적을 쉽게 달성하려면 몫돈을 모아야해"


백미호는 팔찌를 챙겨넣고 나서 말했다.

"알았어. 나도 이제부터 그러려고 해. 그나저나, 그 정력과 불임 시술 쪽으로 접근한 언니의 혜안은 정말 알아줘야 해. 사람들이 사족을 못쓰고 덤비잖아. 언니, 내게도 알려줘. 나도 그거 해보고 싶어"


백미호가 그녀의 팔을 붙들고 말하자, 오미호는 사랑스러운 듯 동생을 바라 보다가 말했다.

"그래. 때가 되면 알려 주마. 하지만, 지금의 네 도력으로는 알려줘도 할 수 없는 거야. 인간의 기운을 빼서 형평성을 맞추는 것이니까, 네게는 아직 무리야"

"그래도 어떻게 하는 건지 대충만이라도 알고 싶어"


그러자 오미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네 고집은 여전하구나. 그래, 언젠간 너도 해야할 테니 알아두는 것도 좋겠지. 잘 들어라. 여자가 불임을 하는 것은 대부분 기의 부조화 때문이야"

"응, 그건 알아"


"양기가 너무 강하다거나, 음기가 너무 세거나 할 때는 임신이 어렵지. 그래서, 그 남는 기운을 내가 흡취해서 균형을 맞춰주는 거야"

"아하, 음양 중에 너무 센 기운을 약화시켜 주면 임신이 가능한 몸이 되는구나. 그리고, 줄여준 그 음양의 기운을 언니가 다 흡취해서 도력으로 삼고 말야"

백미호는 고개를 까닥이며 알았다는 표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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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신의 기원 I (1) +3 24.12.20 116 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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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목 매다는 나무 8 +4 24.12.10 141 7 7쪽
30 목 매다는 나무 7 +3 24.12.09 133 7 6쪽
29 목 매다는 나무 6 +4 24.12.06 159 9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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