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심리 판타지 총, 돈,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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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10.2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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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6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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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불여우 9

DUMMY

<불여우 9>



불여우에 이어 백여우도 소리쳤다.

"저는 자신의 성격 때문에 사회에서 소외 받는 자들에게 좋은 인간 관계를 주었습니다. 인간은 사회를 떠나서는 살지 못합니다. 그러한 그들에게 저는 새 삶을 주었을 뿐입니다"


그러자 진인의 눈썹이 하늘로 솟구쳤다.

"이 고이한 요물들이 제 낯짝에 마구 금칠을 하는구나. 너희들이 그 댓가로 돈만 받았느냐? 그 와중에 그들의 기를 빨아먹어 너희들 배를 채우지 않았느냐? 그렇게 해서 빼앗긴 그들의 수명을 너희는 왜 말하지 않느냐?"


그러자 불여우가 다시 앞으로 나섰다.

"진인께 말씀 드립니다. 맞습니다. 저희들이 인간의 정기를 빨아 먹었읍니다. 그 댓가로 저희는 그들에게 즐거움과 인간적 삶을 주었고요"


장춘진인이 다시 나서려 하자 해원대사가 합장을 하고 앞으로 한 걸음을 옮겼다. 그 사이에 불여우가 말을 이었다.

"인간이 하루를 살아도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진인께서 말씀 하시는 원래의 인간 수명과, 제가 말씀드리는 인간적인 삶, 그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지는 인간이 스스로 판단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칠곡신검을 한 번 떨치고 노성을 발했다.

"이 요물이 세상 물을 많이 먹어, 사실과 거짓을 마구 섞어 장난치는 방법을 배웠구나. 목표와 수단을 뒤집어 앞뒤로 이어붙여 세상 원리를 비틀고 호도하는도다. 고이한 것들"


그의 칠곡신검에서는 푸른 빛이 쭉 뻗어나왔다.

"너희들이 처음부터 그들에게 인간적인 삶을 주려고 했느냐? 그것이 당초 너희들 목표였느냐? 아니면, 인간의 정기를 빨아 먹다 보니, 그러한 효과가 생겼느냐?"


그 말에 두 여우들이 멈칫했다.

"요악한 것들이로다. 교묘한 말재주로 진실을 가리려 하다니. 인간의 천수란 하늘이 주는 것. 쾌락을 위해 그것을 줄일 수는 없다. 그것은 죄악이다. 너희들은 하늘의 호생지덕(好生之德) 을 전면으로 거역한 요물들이다"


장춘진인은 칠곡신검으로 허공을 한 번 후렸다. 시퍼런 기운이 더 길게 뻗어 나왔다. 이 때 해원대사가 다시 앞으로 나섰다.

"진인, 잠깐 제가 한 말씀 올리겠소. 진인께서 이 요물들을 지금 심판하실 수 있음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습니다"


모두가 해원대사를 바라봤다.

"여기 있는 요물들을 다 없애면 좋겠지만, 저들의 죽음으로 구미호가 날뛸 것이 걱정이오. 진인께서도 잘 알지 않습니까? 고대 중국의 은(殷)나라가 망할 때도, 달기(妲己)라는 구미호가 왕비가 되어서 저지른 일을 말입니다. 그 여우가 천하를 바꾸었지 않았습니까?"


장춘진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침통한 표정으로 경청했다.

"저들을 죽이면 구미호는 대노하여, 그야말로 별의별 조화를 다 부려 사회를 어지럽힐 텐데, 그 파괴력이 가히 한 나라를 넘어 세상을 흔들 것입니다. 숨어서 쏘는 화살이 더 무서운 것 아니겠습니까?"


그 말을 듣자 장춘진인은 곧추세웠던 검을 내렸다.

"하나도 틀린 말씀이 없소이다. 대사. 그럼 어찌 했으면 좋겠소? 대사의 고견을 듣고 싶소이다"


장춘진인이 묻자 해원대사가 진중하게 말했다.

"아까 저들이 한 말에 해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민심은 천심이라 했으니 인간들에게 물어봅시다. 사실을 다 밝히고, 인간들이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를 그들에게 맡겨 보십시다"

"인간들에게요?"


"예. 만일 저 여우들이 주장하는 것을 사람들이 용납하지 못한다면 저들을 박살내야 하오. 그러면 구미호도 날뛰지 못할 것이오. 천심(天心) 을 집행한 것이니까 말이오. 영성을 갖춘 구미호는 천심을 거역치 못하는 법입니다"

"그렇습니다. 구미호도 약간의 신성을 얻었으니까요"


"그러나, 저 여우들의 주장을 사람들이 받아들인다면, 그 때는 우리도 손을 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들에게 일정한 제약을 가해야 겠지만 말입니다. 어떻습니까? 진인"

해원대사의 긴 말이 끝나자, 가만히 경청하고 있던 장춘진인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구미호를 잡지 않은 상황에서는, 우리의 정의보다 민생이 우선 되어야겠지요. 만약 두 번째의 경우로써 인간들이 저들의 행위를 옳다고 받아들이는 경우라면, 저들에 대한 징벌은 구미호를 잡은 이후로 미루어야 하겠지요. 고맙소 대사. 빈도를 깨우쳐 주셨구려"


그러자, 해원대사가 합장을 하고 고개를 숙였다. 마주 예를 취한 후, 장춘진인이 오미호와 백미호를 돌아보며 말했다.

"너희들도 잘 들었을 것이다. 여기는 인간 세상이니, 인간의 기준에 따르겠다. 너희들도 불만은 없을 것이다. 내일 정오에 너희의 행실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묻겠다"


그는 주위를 한 바퀴 둘러봤다.

"여기서부터 20보다. 그만큼 이 동굴 주위에 결계를 쳐놓았다. 이 결계는 내일 오전까지 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내일 정오에 마을로 내려 오너라"


장춘진인이 해원대사를 보며 말했다.

"대사께 부탁이 있소. 스님들을 시켜 이 사실을 글로 작성케 해 주시오. 그리고, 모두가 볼 수 있게 병원 앞에 붙여 주시오. 물론 이들이 사람이 아닌 여우라는 사실은 숨겨야겠지요. 믿을 사람도 없겠지만요"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진인"

"빈도는 지금 무엇을 가지러 상청궁을 다녀와야 하오. 내일 정오에 병원 앞에서 뵙시다"

그는 말을 끝내고 막 돌아서려다 다시 몸을 돌렸다.


"참, 여우들 입장에서 이 일을 퍼뜨릴 사람은 이미 선정되었소. 그자는 지금 막 여기를 벗어나 마을로 뛰어내려 가고 있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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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신의 기원 l (11) +1 25.01.13 47 5 6쪽
45 신의 기원 l (10) 25.01.10 51 4 6쪽
44 신의 기원 l (9) +2 25.01.08 51 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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