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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0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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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목 매다는 나무 4

DUMMY

<목 매다는 나무 4>


놈은 눈을 몇 번 껌벅거리다 크게 소리쳤다.

"뭐라고? 네가 살아 있다고? 그럼, 나도 살아 있는 거야? 네가 나, 나를 살려낸 거야?"

"그래"


바론의 대답은 짧았다. 그러자 놈의 눈이 커지며 바론에게 물었다.

마치 혼잣말처럼 작은 소리였다.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비로소 실감한 눈치였다.


"어, 어떻게? 나, 난 목이 매달린 후 분명히 숨까지 멈췄었는데"

"심장까지 멈췄었지. 그러나 네놈에겐 아직 생명의 끈이 완전히 끊어지진 않았더군. 항문도 열리지 않았고 말야. 질긴 놈이야"


그러자 놈의 대답이 너무도 의외였다. 한 번 멈췄던 심장이 다시 뛰면 간덩이가 두 배는 더 커지는 것 같았다.

"에이 씨팔. 그럼 난 한 번 죽었다 다시 살아온 놈이네. 내가 사람이야, 좀비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거네. 이젠 멀대 같은 너를 위해서 내 똥 오줌을 다 깔겨야 할 거고 말야. 에이 씨팔"


이놈이 은혜갚기를 핑계로 바론에게 찐따 붙으려 한다.

약육강식의 이런 중세에는 무조건 강자에게 붙어야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달라붙는 빈대는 떼어내야 한다.

"은혜 갚고 싶으면 네가 왜 죽었는지나 말해봐"


놈은 성내를 돌아다니는 양아치다.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성에서 놈과 시비가 붙었다. 용병 사무소에서 '수상한 마을 조사' 의뢰를 받고 나올 때였다.


몇 대 갈긴 것도 인연이라고 놈을 길잡이로 썼다. 물론 돈 몇 푼 주고서였다. 이쪽으로 오는 길을 잘 안다고 했다.

그쪽 마을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않고 들어가는 것이 찜찜해서였다. 그런데 놈이 여기서 대롱거리고 있었다.


* * *

"내 이름은 말리온이야. 내가 왜 잡혔는지 알아?"

비로소 자기 소개를 한다. 목숨 살려 준 것이 감격스럽긴 했다보다. 안 그래도 그게 의문이었다.

놈은 명색이 성을 주름잡는 왈패다. 놈의 무력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대단하다.


내게 맞아 부상을 당했고 손에 맞는 무기가 없었다지만, 시골 병사나 농기구 든 촌놈들이 대적할 수 있는 존재가 결코 아니었다.

그런데 잡혔다. 그리고, 사형까지 당했다. 바론은 말리온을 쳐다봤다. 놈이 이런 말을 했을 때는 무언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내 복수를 해줘. 내 손으로 해야겠지만 현재로선 실력도 안 돼. 그렇다고 그냥 묻어버리고 넘어가기엔 너무 찜찜하고 화가 나. 에이 씨팔. 내가 그깟 계집년에게 당하다니"


놈의 말이 너무 이상하다. 그가 마을 사람들이 아닌 여자에게 당했다는 말이었다. 바론은 의아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여자에게 당하다니? 교활한 창녀에게 다 빨렸나?


말리온은 바론의 눈길을 의식하고 조그맣게 말했다.

"동네 촌놈들과 부딪쳤어. 먼 길을 와서 배가 고파 견딜 수가 있어야지. 몇 놈 팔을 꺾어 놓고 갖고 있는 음식을 빼앗았어. 그래봐야 찐 감자 나부랭이야"


불량한 말리온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놈이었다.

"촌놈들에게 물어봤지. 제대로 먹을 게 없냐고 말야. 고기가 있다고 하더군. 그 말을 듣고 여기까지 왔어. 촌놈들을 앞세우고 말야"

말리온은 주먹을 쥐고 부르르 떨었다. 놈은 바론에게 맞고 나서도 저런 몸짓을 했었다.


"그런데 그년이 나타난 거야. 다짜고짜 공격하더라구. 이상하게도, 그년이 나타나자 촌놈들은 다 도망갔어. 나를 여기로 유인한 거지. 에이 씨팔. 내가 촌 무지렁이들에게 속다니"


말리온이 침을 한 번 꿀꺽 삼키고 말했다.

"아무리 배가 고프고 부상을 당했어도 내가 그깟 여자 하나 못 당했겠어?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그년이 발가벗고 서 있는 거야. 얼굴도 굉장히 예뻤어"


놈의 눈깔이 몽롱해졌다. 어지간히 예뻤나 보다.

"다짜고짜 그년을 붙잡았지. 여자 생각도 나고해서 말야. 그 모습을 보니 갑자기 욕정이 치밀어 오르더라고. 팔과 어깨를 붙잡고 막 뽀뽀를 하려다가 졸지에 당했어"


말리온의 말이 점점 더 이상한 곳으로 간다. 놈이라면 충분히 그럴만 하다. 강간 전과도 여러 번 있는 놈이니까.

시큰둥하게 듣던 바론의 눈이 말리온에게 맞춰졌다. 건장한 남자에게 몸이 잡힌 여자가 무엇을 어떻게 했다는 말인가?


바론의 기색을 눈치챈 말리온의 말이 빨라졌다.

"귀뚜라미야"

뜬금 없는 말리온의 말에 바론이 대꾸했다.

"귀뚜라미라고?"


"그래. 귀뚜라미. 내가 여태껏 그렇게 놀란 적이 없었어"

놈은 숨을 씨근거리더니 목소리를 높였다.

"그년 입이 짝 찢어지더니 입에서 귀뚜라미 떼가 튀어나왔어. 순식간에 내 온몸을 뒤덮었어. 내 눈에도, 코에도, 입으로도 귀뚜라미가 막 들어갔어"


바론도 처음 듣는 얘기였다. 일종의 마법 같은데 곤충을 사용해서 마법을 쓴다는 것은 처음 듣는 말이었다.

말리온의 말이 이어졌다.

"눈도 못 뜨겠더라구. 그때 그년의 손이 내 바지 속으로 쑥 들어왔어. 그러더니 내 보물을 잡으려 하더라구. 되게 거시기를 굶은 년인가봐"


"그년은 내게서 냄새가 난다고 했어. 맞아. 내 거시기 냄새가 남보다 강하긴 하지"

놈이 엉뚱한 소리를 하는 걸 보니, 나무에 매달리고도 아직 정신을 덜 차린 것 같았다.


"그러나, 난 그럴 상황이 아니었어. 귀뚜라미 떼에 휩싸여 막 뒹굴고 있었을 때니까. 그때 달려온 마을 놈들이 해머로 내 뒤통수를 갈겼지"

말리온은 당시가 생각나는지 침을 탁 뱉었다. 바론이 보니 놈의 뒤통수가 크게 부풀어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놈들이 밧줄로 내 목을 걸고 있더라구. 에이 씨팔. 몸이 꽁꽁 묶여 있으니 어쩌겠어? 꼼짝 없이 당했지. 내가 칼 맞아 죽을 줄 알았지, 밧줄에 목이 대롱거릴 줄 누가 알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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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신의 기원 l (9) +2 25.01.08 37 5 6쪽
40 신의 기원 l (8) 25.01.06 36 3 6쪽
39 신의 기원 l (7) 25.01.03 46 5 6쪽
38 신의 기원 l (6) +2 25.01.01 52 3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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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신의 기원 I (3) +1 24.12.25 62 5 6쪽
34 신의 기원 I (2) +1 24.12.23 67 5 6쪽
33 신의 기원 I (1) +3 24.12.20 103 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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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목 매다는 나무 8 +4 24.12.10 138 7 7쪽
30 목 매다는 나무 7 +3 24.12.09 130 7 6쪽
29 목 매다는 나무 6 +4 24.12.06 154 9 6쪽
28 목 매다는 나무 5 +3 24.12.05 158 1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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