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심리 판타지 총, 돈,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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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10.29 16:21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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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1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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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기원 l (11)

DUMMY

신의 기원 l (11)


부상자에게 물을 먹이며 그의 상세를 살펴봤다. 그는 고열로 몸이 펄펄 끓고 있었다.


혈액 부족도 문제지만, 상처를 통해 들어간 세균이 더 큰 문제를 일으킨 것 같았다. 화농균은 수억 년 전부터 지구상에 있었다.


우선 일회용 주사기를 이용해 항생제를 주사했다. 이 상황에 맞는 의약품인지 아닌지 모른다. 그냥 손놓고 있기가 뭣해서 하는 것 뿐이다.


그 다음에 한 일은 부상자의 상처를 꿰매는 일이다. 벌어진 상처에서 계속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그리고, 상처가 외부의 이물질과 닿아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감염을 막아야 한다.


이러한 응급 조치는 다 군에서 배운 것이다. 장교의 필수 교육 코스다. 콘라드가 상처를 소독하고 직접 봉합용 바늘을 들었다.


의식을 잃은 자는 상처를 꿰매도 모르고 있었다. 상처를 봉합하고 그 부위에 멸균 거즈를 붙였다.


그 사이 로체스터는 동굴 저 안쪽에 무엇이 있는가를 확인하러 들어갔다.


잠시 뒤, 로체스터가 놀라운 얼굴을 하고 콘라드에게 다가왔다. 방금 환자의 임시 치료도 마무리한 상태였다.


"단장님. 저 안에 놀라운 것이 있습니다"


"무어 특별한 거라도 있나? 뭘 봤길래 그래?"


"제가 말씀 드리기보다 단장님께서 직접 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하며, 그가 동굴 안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콘라드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부상자를 내려놓고 그의 뒤를 따랐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시체 세 구가 나란히 누워 있었다.


상처를 보니, 엊그제 무모하게 돌진하다가 자신들의 총에 맞아 죽은 자들이었다.


남은자들이 시체를 수거해서, 이 서늘한 곳에 보관해 놓은 것이다.


콘라드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몇 가지 의문을 품으며 시체를 지나쳤다. 로체스터는 계속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 저들을 아직 장례 치를 때가 안 되었나? 아니, 이들에게 장례 문화라는 것이 있기나 한 것인가? 왜 이들을 여기에 보관해 놓았지?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입구에서 비쳐오는 햇빛이 희미해져 간다.


저 앞쪽에서 로체스터가 플래시를 켜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멈춰서 있었다. 그는 플래시로 벽을 비추고 있었다.


그에게 다가가던 콘라드의 입에서 돌연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크게 뜨여진 그의 눈은 깜박이지 않고 벽면을 바라봤다.


보라. 눈 앞에 펼쳐진 이 놀라운 광경을.


야생소 수 십 마리가 뛰고 있다. 검치 호랑이가 달리고 있다. 그 위에는 독수리로 보이는 조류가 하늘을 날고 있다.


더 위에는, 태양으로 보이는 둥근 물체와 초생달로 보이는 이지러진 물체가 떠 있다.


야생소 떼의 뒤에는 창을 든 사람들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다리를 한껏 벌린 것으로 보아 달리는 것이다.


놀라운 광경이었다. 그리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웅장한 광경이었다. 이들이 사는 세상을 이보다 더 훌륭히 표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이 다 채색으로 그려져 있다는 사실이다. 붉고, 누렇고, 희고, 검은색. 자연에서 이런 염료를 어떻게 추출했을까?


동굴의 끝 부분을 제외한 양쪽 면이 모두 이런 그림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책에서만 본 것이지만, 원시 미술의 정화라고 하는 알타미라 동굴이나 라스꼬 동굴의 벽화보다 훨씬 더 웅장해 보였다.


콘라드는 홀린 듯 정신없이 그림들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원시인들이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모든 동물과 사람이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다. 현대 화가도 그리기 힘든 역동적이고 사실적인 예술 작품이다.


콘라드는 온몸이 떨릴 만큼의 경이와 감동을 느꼈다.


동굴 벽과 바닥이 이어진 사이에는, 염료로 보이는 것들이 움푹 파인 돌에 담겨 있었다. 이 그림은 지금도 그려지고 있는 진행형이다.


한참을 보고 있던 콘라드는 돌연 손가락에 붉은색 염료를 찍었다.


그는 아직 그림이 없는 동굴끝 쪽으로 갔다. 그리고는 제일 밑 부분에 자신의 이름 이니셜인 'C' 자를 썼다.


글자는 어린아이 주먹만한 크기로, 어두워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거의 보이지도 않았다. 자신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림에 대한 감동과, 자신이 여기서 죽더라도 무엇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서였을 것이다. 로체스터는 그냥 바라보기만 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저쪽 입구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언제까지 이곳에 갇혀 있을 수는 없다. 다행히 동굴은 시건장치가 없다. 그들은 황급히 입구쪽으로 나갔다.


조금 전, 아이의 울음 소리가 들렸던 것 같았다. 그런데, 아이가 누워 있어야 할 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누가 데리고 나가지는 않았을 테니 스스로 걸어 나갔을 것이다.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콘라드와 로체스터는 동굴 입구에서 밖을 내다봤다.


들어올 때 울고 있던 그 여자였다. 그녀는 아까보다 더 큰 소리로 울고 있었다. 그 때와 다른 점은 두 팔로 아이를 껴안고 있다는 것이었다.


입구에서 경계를 서던 그 돌도끼 남자는 얼이 빠졌는지 멍하니 그들 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심한 냄새가 풍겨왔다. 동굴 바닥에서 어떤 뭉터기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동굴의 입구 쪽에서였다.


로체스터가 놀란 소리를 지르며 손가락으로 그 뭉터기를 가리켰다. 콘라드는 보는 순간 고개를 돌렸다.


똥이었다. 한 무더기로 싸놓은 똥이었다. 그런데, 보통 똥이 아니다.


계속 움직이는 똥이었다. 똥 위에서는 마치 외계 생물처럼 수 십 개의 움직이는 촉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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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신의 기원 l (15) +1 25.01.22 40 4 6쪽
46 신의 기원 l (14) 25.01.20 33 4 6쪽
45 신의 기원 l (13) +1 25.01.17 46 4 6쪽
44 신의 기원 l (12) 25.01.15 40 4 6쪽
» 신의 기원 l (11) +1 25.01.13 38 5 6쪽
42 신의 기원 l (10) 25.01.10 39 4 6쪽
41 신의 기원 l (9) +2 25.01.08 41 5 6쪽
40 신의 기원 l (8) 25.01.06 40 3 6쪽
39 신의 기원 l (7) 25.01.03 50 5 6쪽
38 신의 기원 l (6) +2 25.01.01 55 3 6쪽
37 신의 기원 I (5) +1 24.12.30 50 6 6쪽
36 신의 기원 I (4) 24.12.27 60 5 6쪽
35 신의 기원 I (3) +1 24.12.25 66 5 6쪽
34 신의 기원 I (2) +1 24.12.23 71 5 6쪽
33 신의 기원 I (1) +3 24.12.20 116 5 6쪽
32 목 매다는 나무 9 +3 24.12.11 146 8 7쪽
31 목 매다는 나무 8 +4 24.12.10 141 7 7쪽
30 목 매다는 나무 7 +3 24.12.09 133 7 6쪽
29 목 매다는 나무 6 +4 24.12.06 159 9 6쪽
28 목 매다는 나무 5 +3 24.12.05 161 1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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