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게임속 마스터 대장장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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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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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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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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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급보존의 법칙

DUMMY

"너희들."


용사 아이리스가, 황금빛 기운을 내뿜으며 차갑게 선언했다.


"오늘, 내 남자를 건든 걸 후회하면서 죽게 될 거야."


무기를 이제는 3인조가 되어버린 4인조에 의해 빼앗긴 그녀가 취한 것은 복싱의 그것과도 같은 가드였다.


세계적인 격투기 대회에서 우승을 몇번이고 했던 승리가 보기에도 그럭저럭 훌륭한 자세였다. 용사를 동경한다는 말은 진심이었던 모양.


'폐급 용사 주제에 나름 노력은 해 온 모양이네.'


전생에서 사람들이 흔히들 오해했던 것 중 하나가 재능충인 그가 노력하는 사람들을 깔볼 것 같다는 것이었는데, 오히려 승리는 노력하는 사람은 싫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좋아하는 쪽에 가까웠지.'


재능의 집합체인 그가 할 말은 아니지만, 승리도 꽤 노력이라는 걸 많이 해봤기 때문.


꽂힌 게 있다면 하루 12시간 이상은 그곳에 투자했다.


'100퍼센트의 노력과 100퍼센트의 재능이 합쳐져 200퍼센트의 사기캐인 나를 만든 셈이지. '


그야말로 기적의 계산법..!



아무튼, 지금까지 폐급이니 뭐니 욕했지만, 그녀의 자세를 보니까 그녀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인성도 뭐... 동경심에서 우러나온 잘못된 판단을 굽히지 않았을 뿐이지 나쁜 편은 아니었고..'


애초에 승리가 그녀와 사귄다는 것도 그냥 그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그의 거짓말이었고, 그녀의 입장에서 나는 그냥 얼굴만 아는 지인일 뿐이다.


남녀역전 세계라서 그에게 잘 보이려고 했다는 의혹? 들래야 들 수가 없었다.


겨우 이상형을 위해서 자신보다 몇십배는 강한 사람들에게 목숨을 걸고 덤빌 수 있는 사람은 전생에도 거의 없었으니까. 설령 그게 절세미녀라고 해도 나설 수 있는 사람은 몇 없었을 것이다.


물론 실제로 나서는 놈들이 있긴 했다. 그리고 그런 놈들은 딱 두 가지 부류였다.


미친놈이거나, 영웅이거나.


자신의 목숨이 소중하지 않은 자와, 타인의 목숨을 자신의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자.


아이리스는 명백히 후자의 인물이었기에, 승리는 그녀를 더 이상 비하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사람으로서 좋아하게 됐달까.


..어디까지나 그냥 사람으로서 좋아하게 된 거다. 여자로 보인다던가 그런 건 절대 아니고.


승리가 그녀에 대한 평가를 바꾸고 있을 무렵, 3인조 또한 아이리스에 대한 평가를 바꾸고 있었다. 그의 호감 넘치는 그것과는 다른 방향이었지만.


"휴... 다들 집중해. 운 좋게 특별한 힘을 각성한 것 같으니까."

금태양녀는 아이리스를 경계하기 시작했고,


"근데 마나는 푸른색을 띠지 않나? 신성력은 은색이라 들었고. 그럼 쟤는 대체 뭐야? 왜 저런 년이 저렇게 특별한 걸 가지는데?"

뚱녀는 아이리스의 힘에 의문을 가짐과 동시에 질투했으며,


"씨발...!! 오늘은 이두 조지려고 했는데... 저 개 같은 년 때문에 팔 부러져서 못 하게 됐잖아아악!!!!!"


...넌 대체 뭐니?



화가 난 포인트가 '팔이 부러짐'이 아니라 팔이 부러져서 '운동을 못함'이라니.. 이세계에서도 헬창이라는 집단은 미친놈들 집합소였던 것이다!!


밥 지을 때도 단백질 쉐이크에 현미밥 넣어서 취사할 놈들..!


각자의 이유로 분노한 3인조의 반응을 본 아이리스가 살짝 비웃었다.


"다들 갑자기 왜 말이 적어지셨어? 설마....쫄았어?"


전생에서도 몸을 사리려는 사람을 이성을 잃은 광전사로 만들어버리는 금단의 주문. '쫄았어?'를 시전한 아이리스!!


금단의 주문은 이 세계에서도 충분히 통하는 모양이었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전생에서는 남성에게 더 잘 통했던 주문이 이곳에서는 여성에게 더 잘 통할 것 같다는 거겠지. 남녀역전이니까.'


승리의 예상은 정확했다.


안 그래도 화가 나 있던 근육녀는 다시 아이리스에게 어깨로 들이박으려는 듯 돌진했고, 아이리스는 자신의 3배는 될법한 근육녀를 정면으로 들이박았다.


'야 씨 아무리 각성했다고 해도 저건 위험한 거 아니냐...? 몸무게가 3배는 차이 날 것 같은데??'



-콰앙!!!!!



사람과 사람이 부딪혔다기엔, 너무나도 큰 소리가 나며, 주변의 대지가 흔들림과 동시에 흙먼지가 천연 연막을 생성했다.



저게 정말 사람들 싸움이냐..?


사람과 사람이 충돌했을 때의 그것이 아닌, 마치 레이싱 카가 경주를 하다가 사고가 나서 벽에 부딪혔을 때의 소리에 가까웠다.



'설마 둘 다 죽은 거 아니야...? 안돼!!! 용사가 여기서 죽으면 마왕은 어떡하냐고!!'



흙먼지로 된 연막이 걷히자 드러난 실루엣은...



바닥에 누워있는 근육녀와, 차가운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는 아이리스였다.



금태양녀에게 손을 뻗으며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 말을 뱉어내는 근육녀. 유언을 남기려는건가?



"끄으으..내 전면삼각근과 측면 삼각근이 지다니...! 후면 삼각근의 단련이... 부족했나, 쿨럭..아아..클로에, 내 무덤에 닭가슴살을 올려다오..끄륵..."



...생각보다 더 미친년이었다. 저딴 게 유언이라고?



"...!에밀리!!!!!"


금태양녀가 근육녀의 죽음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리쳤다. 꼴에 동료애는 있었던 모양.


'아니다, 아까 멸치녀가 죽었을 때는 별말 안 했던 걸 보면 쓸만한 장기말이 없어진 걸 슬퍼하는 거라 보는 것이 맞으려나?'



'..그나저나 에밀리라는 이름은 몇번을 들어도 익숙해지지를 않네. 진짜 좀 안 어울리지 않냐? 나만 그렇게 생각해?'



전생으로 비유하자면 '유진'이라는 이름의 남자애가 근육질의 금태양 짓을 하는 것을 보는 느낌이었다.


씹마초상남자의 이름이 유진일 리가 없어...!!


"아까 에일린이 죽었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더니, 에밀리가 죽으니까 화를 내는구나. 역시 너는 사람을 도구로 생각하는 쓰레기야."


용사는 다시 주먹을 쥐고, 가드를 올렸다.


앞선 두 명의 죽음과 용사의 몸에서 끝없이 흘러나오는 기운이 공포를 불러일으킨 것일까, 뚱녀는 무기를 든 손을 덜덜 떨며 외쳤다.


"우,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는데!! 우리가 진짜로 이놈을 강간하기라도 했어? 이놈을 죽이기라도 했어? 기껏해야 뺨 한번 때린 게 전부인데!!"


아니, 이 세계에는 강간미수 살인미수라는 말이 없는 건가?


"하,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너는 강간미수라는 말도 몰라? 그리고 너희들은 저 대장장이 씨를 납치하려고 너희들의 지위와, 무력을 사용했지. 이 정도면 살인미수도 적용될 거 같고."


아 있었구나. 그냥 저 뚱녀가 병신인 거였어.


"그리고, 뭔가 착각하는 모양인데. 나는 뭐 거창한 정의를 위해서 너희와 싸우는 게 아니야. 아까도 말했잖아?"



용사 아이리스는 그렇게 말하며.



"너희는."


천천히.


"내 남자를 건드린 걸 후회하면서 죽게 될 거라고. 너희가 오늘 죽는 건 그냥-


천천히 뚱녀에게 다가갔다.


지금쯤 뚱녀는 직감했으리라. 지금 저기 천천히 걸어오는 여자를 상대로 등을 보이며 도망치려 했다간 그 즉시 죽을 것이라고.


"내 남자를 건드렸기 때문이야. 다른 이유는 없어."

그렇게 말하며 입가에 냉소를 띠는 아이리스.



'...누구세요?'


내가 알던 용사가 아닌데? 우리 용사가 달라졌어요!


"히익!!! 살려줘! 아이리스!! 나는 너 별로 많이 안 괴롭혔지? 나, 나는 저 남자 건들지도 않았어!!! 오히려 클로에 저년이 때리는 걸 막았다고!!" 뚱녀는 무기를 버리고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음. 확실히 안건들긴 했지?'


진짜 안건들긴 했다. 섹드립은 쳤어도.


뚱녀의 말을 들은 아이리스가 승리를 바라봤다. 이 년의 말이 진짜냐고 묻는듯한 표정.


'...후환을 남길 수는 없지.'


막말로 저 뚱녀가 밤에 찾아와서 칼빵이라도 놓는 순간 승리는 죽은 목숨인 것이다.


그는 다시 비운의 여주인공, 아니 남주인공 연기를 하며 눈물을 방울방울 흘리기 시작했다.


"흑,흐윽.. 건들지만 않고, 언제 따먹을거냐,고 자꾸 성희롱을.."


-뿌득!


아이리스의 이가 갈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야!! 그냥 농담이었어!! 저기 빨간 머리! 미안해!! 용서해ㅈ.."


-쿠웅!!


뚱녀의 머리에 킥을 날린 용사. 덕분에 뚱녀의 머리가 잔칫상에 올리는 돼지머리처럼 깔끔하게 분해됐다.

..라고 담담하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절단면에서 척수로 추정되는 무언가와 피가 미칠 듯이 뿜어져 나왔기에 승리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구토를 참을 뿐이었다.


'뭐랄까. 용사치고는 손속에 사정이 없다는 느낌도 살짝 들긴 했는데, 호구같이 비살상주의를 고집해서 발암 유발하는 것보단 저게 낫겠지.'


그때, 승리의 희고 가느다란 목에 서늘한 감각이 느껴졌다, 금태양녀의 나이프였다.


이런 수를 쓰지 않으면 자신이 분명 죽을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


"거기서!! 다가오면 이놈 목에 칼자국이 생길 거야!!"


'하, 쟤 눈 돌아간 거 안보이냐? 그런 말로 잘도 멈추겠..'


-멈칫!


아니, 왜 멈추는데.


지금 네 힘이면 그냥 빨리 달려와서 죽일 수 있어!!



방금 막 얻은 힘이니까 어느 정도가 한계인지 본인도 모르는 건가?



금태양녀는 용사와 거리를 점점 벌리기 시작하며 협박했다.



"그래, 잘 생각했어. 네가 자꾸 다가오면 이놈은 죽는 거야."



"이 비겁한 년이...! 함부로 건들기만 해봐... 네 팔다리를 뽑아서 여색을 즐기는 변태들한테 팔아버리려니까."


띠링~


그때, 승리의 귀에 이질적인 기계음이 들려왔다.


용사와 금태양녀의 표정을 살펴보았으나 여전히 서로 으르렁거리기만 하는 걸 보아 그녀들에겐 들리지 않은 모양.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고 그에게만 들렸다는 건 상태창과 관련이 있을 거라 생각한 승리는 겁먹은 금태양녀의 거친 숨소리보다 더 작은 목소리로 상태창을 소환했다.


"상태창"


-파앗!


[스킬이 해금되었습니다!]


스킬: 주조(鑄造)(최하급) [액티브]



강한 열을 부여해 10미터 내의 원하는 금속을 녹여 원하는 모양으로 만듭니다.

생명체를 상대로 시전 시 화상 대미지를 입습니다.


'오...대장장이스러운 스킬이 해금됐네..?'


'주조라... 금속을 녹인 걸 거푸집 같은 곳에 넣어서 원하는 모양대로 만드는 행위인가?'


이거 완전...


'지금쓰기 좋은 사기 스킬이잖아?'


사기 스킬이었다!!


'... 문제는 내 목에 들이댄 칼을 구부러트리더라도 금태양녀가 조금 힘만 주면 내 목을 비틀어버릴 수도 있다는 건데..'


자신의 목이 꽈배기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그는 아이리스에게 금태양에게 들키지 않고 신호를 보낼 방법을 찾아낼 필요가 있었다.




..그딴게 있을 리가 없잖아.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금태양녀의 젖가슴... 이 아니라 그 위에 있는 금속 플레이트였다.


'이거다.'


승리는 금태양녀의 가슴 플레이트에 주조 스킬을 사용하여 그가 하고 싶은 말을 간단하게 적었다.


[나이프 구부리면, 아이리스, 돌격.]


그러자 아이리스가 눈이 찌푸리더니, 이내 주위를 돌아보는 아이리스. 승리가 했다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썼던 말을 지우고 새로운 말을 입력했다.


[나, '대장장이 씨' 알았으면 소리 질러.]


알아들었으면 소리 지르라니. 콘서트도 아니고.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금태양녀의 가슴이 작아서인지 플레이트 또한 작았기에 쓸 수 있는 글자가 한정적이었거든.


용사는 잠시 눈을 크게 뜨며 놀라더니 살짝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고 잠시 머뭇거렸다. 남자인 승리가 마력을 다루는 모습에 놀랐고, 소리 지르라는 것 때문에 부끄러운 거겠지.


아이리스는 이윽고 뭔가를 다짐한 듯 비장한 표정을 짓더니...


"아, 아아--!!" ..소리를 질렀다.


"뭐, 뭐야!! 나 아직 아무것도 안 했잖아!!!!"


갑자기 소리 지르는 용사에게 쫄아서 변명하는 금태양녀.


미안... 내가 소리 지르라고 했어.


아무튼,


이제 용사와의 협의도 마쳤으니 작전을 수행할 때였다.


승리는 주조를 발동시켜..


띠링!


[마나가 부족합니다!]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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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죽여버릴거야 24.11.07 5 0 11쪽
» 폐급보존의 법칙 24.11.06 5 0 12쪽
6 용사각성 24.11.05 7 0 12쪽
5 이 새끼 웃는데? 24.11.04 8 0 13쪽
4 여친 있어요? 24.11.04 9 0 12쪽
3 누나라고 불러보슈 24.11.01 9 0 12쪽
2 대장장이가 힘을 숨김 24.10.30 17 0 13쪽
1 빙의했습니다 24.10.29 3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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