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게임속 마스터 대장장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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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10.2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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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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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08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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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한테나 이러지 않아요

DUMMY

"단조(鍛造)."


빅토르의 그 한마디에 모든 기사의 움직임이 거짓말처럼 멎었다. 그와 동시에 길드에 찾아온 정적.


정적을 깬 것은 기사단원들의 항의 섞인 외침이었다.


"이, 이게 무슨!!"

"염동력? 아니 그거랑은 좀 다른 거 같은데. 대체 무슨 수를...!"

"반칙! 이건 반칙 아니오!!"

"사술을 쓰다니, 비겁하다!!!"


"거참 너무하네. 이게 다 장사(?)밑천인데 사술이라니. 그리고, 내가 언제 육탄전으로 제압한다고 했나? 저는 그런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걸요. 그쵸 기사님?"


빅토르가 능글거리며 묻자, 이를 꽉 깨물고 답하는 기사단장.


"그, 그릏지... 그래서, 도대체 어떤 수를 쓴 거지? 독은 확실히 아니고, 염동력은 더더욱 아닌 듯한데."


"쓰읍... 이거 영업비밀이라 아무한테나 못 알려주는 건데. 단장님이니까 특별히 알려드리는 거예요?"


"나, 나니까 특별히라니 그 무슨 요망한...!" 이제는 자연스럽게 나오는 여우짓, 아니 사실 여우짓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이건 저잣거리에만 나가 봐도 상인들이 뱉는 흔하디흔한 아부의 일환이었으니까.


그렇게 뻔하디뻔한 아부성 멘트였지만, 그걸 이성적으로 간파하기엔 아부를 시전한 당사자인 빅토르의 외모가 너무나 뛰어났다.


같은 남자에게 해도 대부분은 어버버하며 대응할 정도의 미모를 가진 빅토르이다. 그런데 그걸 여자가 대응한다면? 심지어 그 여자가 군부대에 있어서 남자를 별로 못 보고 지낸다면?


'그야말로 효과가 두 배가 되는 셈이지. 꼬우면 탈영하던가.'


"제가 사실 대장장이거든요. 그래서인지 스킬도 그쪽으로 개화하더라고요? 어라? 그런데 마침 기사분들이 입고 계시는 저 번쩍거리는 것도 금속이네?"


"대장장이라... 남자 대장장이라... 좋군. 뜨거운 열기 때문에 흘러내리는 땀과, 그 땀으로 인해 얼굴에 살짝 붙은 머리카락...크흠!!그, 그래서? 스킬로 뭐 어쨌다는 거지?"


..기사단장이 이 모양인데, 이 나라의 미래는 정말 괜찮은 걸까. 새삼 나라의 걱정을 하게 된 빅토르였다.


"아 예. 아무튼 그래서 제가 여러분들의 갑옷을 이어서 관절 부위까지 덮어 버린 거죠. 갑옷이 관절 부위까지 덮으면 안 되는 이유. 당연히 아시죠? 검술을 배울 때도 관절 부위를 노리라고 가르칠 테니."


"끄응... 알지. 갑옷이 관절 부위까지 덮게 되면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 아닌가. 그렇군. 그래서 움직이지 못하는 거였어. 기사단장이 한숨을 내뱉듯 말했다.


"그러면 내기는 제가 이긴 거죠? 딴말 하기 없기에요?"


"...알겠다. 최선을 다해서 변호에 임하도록 하지. 그나저나 이제 좀 풀어 주지 않겠나? 한 자세로만 있으려니 좀 불편해서."


"아 맞다 [단조]. 네. 다 풀렸어요."


속박에서 벗어난 뒤 몸을 잠시 휘휘 젓다가 하아. 하며 한숨을 내쉬는 기사단장. 그와 함께 기사단원들의 웅성거림 또한 커졌다.


-또 차이셨군. 이번이 몇 번 째지?

-정확히 스물여덟 번째. 더 늦어 버리시면 노처녀 딱지가 붙으실 나이일 텐데..

-아니 그보다 단장님은 도대체 왜 남자를 상대할 때 투구를 안 벗으시는 거야? 단장님 사실 꽤 미녀잖아?

-강인한 여성미를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하셨나..?

-루이스 가문의 대가 리아나님에서 끊기겠군. 리아나 단장님, 여동생은 없다고 하시지 않았나?


사실 웅성거림이 커졌다는 것도 빅토르 같은 마나 각성자들의 기준에서 커졌다는 거지 일반인이었다면 듣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예민한 각성자의 귀는 그 웅성거림을 제대로 감지했고,


"푸흡!!"


한 나라의 기사단장씩 되는 여자가 스물여덟 번이나 차이고 다닌다는 사실은 빅토르가 웃음을 참지 못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아니 씹..이걸 어떻게 참아. 아 진짜 개웃기네.'


전생으로 치면 젊은 나이에 최소 중장급을 단 군인이, 그것도 꽤 잘생긴 군인이, 매번 소개팅에서 차이는 이유가 소개팅에 군복을 입고 나갔기 때문인 셈이다!! 게다가 방독면까지 쓰고!!!


'이게 어떻게 안 웃기냐고. 이게 안 웃기면 그게 싸이코패스지.'


그러나 빅토르가 너무 크게 웃은 탓일까. 웅성거림을 듣고 부하들에게 철권을 날리려고 했던 기사단장도, 겁에 질려 있던 기사단원들도 모두 빅토르를 쳐다보았다.


그 시선에 빅토르가 내놓은 변명은.


"저.는.아.무.것.도.못.들.었.어.요.풉!!!푸하하하하!!!!"


변명? 그 딴 건 없었다. 경박하게 웃어 젖히는 빅토르. 그와 동시에 리아나의 주먹이 꽉 쥐어졌다. 그러나 그 주먹이 단원들을 향해 날아가는 일은 없었다.


"그러면 이제 재판받으러 가죠! 괜히 더 시간을 지체하기는 싫네요." 빅토르가 리아나의 팔에 매달리듯 팔짱을 껴왔기 때문이다.


"그,그그그,그러지." 당황하는 리아나와, '오오오'하며 탄성을 뱉는 기사들. 그리고....


"빅토르님....?역시 능력 있는 여자가 더 좋으셨던 건가요?" 살기를 내뿜으며 칼을 꺼내 드는 아이리스.


'아 맞다. 아이리스 너도 있었지?'


노처녀(?) 놀리는 게 너무 재밌어서 그만...!


훈련된 기사들도 살짝 겁을 먹을 정도의 살기였지만, 이미 아이리스의 얀데레끼를 알고 있던 빅토르는 능숙하게 대처했다.


"아이리스. 내 오른팔이 비어 있는 거 안 보여? 빨리 와. 나 팔 무거워. 내 팔 좀 지탱해 줄 사람 어디 없나아~"


팔이 무겁다는 말도 안 되는 개소리였지만, 묘하게 강아지 같은 아이리스에게는 이런 식으로 뭔가를 시키는 게 그녀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은 빅토르였다.


"제, 제가 들어드릴게요!! 제가 갑니닷!!" 도도도 달려와 팔짱을 끼는 아이리스. 헤헤헤 하고 웃는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하는 빅토르였다.


[나도 팔ㅉ..]


"응?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았나?"


"네,네에?? 저는 아무것도 못 들었는데요오?"


..아이리스야. 목걸이는 또 왜 풀고 있니? 너 정말 스승님한테 그래도 되는 거니?


남녀역전뿐만이 아니라 상하(上下) 또한 역전된 것이 아닐까. 그러지 않고서야 제자가 스승을 입막음 시키고, 부하 기사들이 기사단장을 놀려 먹는 게 가능할 리가 없는데. 남녀역전이 아니더라도 참 이상하게 돌아가는 세계라고 생각하게 된 빅토르였다.


***


-다들 정숙해 주시오. 자, 그럼 재판을 시작하겠소.


빅토르와 아이리스의 재판이 시작되었다. 리아나는 검사 측 자리에 서 있었다. 변호사 측 자리에 서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이 세계에는 변호사라는 개념이 없다는 모양.


'아니 그러면 내 변호는 어떻게 해준다는 거야..?'

빅토르는 불안한 눈빛으로 검사 측 자리에 서 있는 기사단장 리아나를 보았다.


리아나의 입이 열렸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먼저 피고인 빅토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피고인은 마나를 사용할 줄 알고 있음에도 그 사실을 국가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또한 마나를 이용한 공격으로 여성 모험가들을 폭행하기까지 했습니다."



'..시발 기사단장님? 변호해 준다며!!'


"허나." 리아나가 말을 이었다.


"피고인이 진실되게 신고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점과, 폭행을 당한 모험가들이 사실은 먼저 빅토르에게 성희롱과 각종 협박을 했다는 점에서 빅토르의 감형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시..시발... 처음부터 그렇게 얘기했으면 됐잖아..!'


왜 병 주고 약 주는 식으로 말하는건데!


"두 번째 피고인인 아이리스는 피고인 빅토르가 기사단에 끌려갈 상황에 처하자 그 공무를 방해했다는 혐의가 있지만, 이는 기사단에 오해가 있음을 알리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므로 피고인 아이리스 또한 감형을 요구하는바 입니다. 이상입니다."


'...아이리스는 처음부터 제대로 변호해주는 걸 보아하니, 내가 모험가 길드에서 노처녀 소리 듣고 웃어 젖힌 것에 대한 복수인 건가. 이런걸로 장난치지 마 미친년아..!'


폐급 얀데레 용사에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치는 기사단장. 앞으로 나올 녀석들은 얼마나 미쳐 있을지 두려워지는 빅토르였다.


"판결을 내리겠소." 재판관이 잠시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피고인들이 저지른 범죄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 허나, 피고인들이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고의성이 없는 바, 따라서 피고인 빅토르와 아이리스에게 기사단에서 육 개월 동안의 노역을 명한다."


-땅땅땅! 재판이 끝났음을 알리는 망치 소리가 세 번 울려퍼졌다.


'육 개월이면.. 생각보단 괜찮은 결과인가?'


비신고 마나 각성자는 잠재적 반역자로 몰리기 때문에 형벌이 최소 3년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그런데 감옥에 갇히는 것도 아닌 단순 노역으로 육 개월이면 상당히 괜찮은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래서 인맥 인맥 하는거구나.' 막말로 기사단장 빽이 없었다면 자신은 사람들은 폭행하기까지 했으니 최소 10년은 감옥에 갇혔을 것이고, 아이리스는 왕실 모독죄로 즉결 처형 당했을 것이다.


나는 아이리스를 데리고 리아나에게 향했다.


"변호해주셔서 감사해요. 리아나가 없었다면 지금쯤 어떻게 됐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네요."


"리,리아나라니...!"


"아. 죄송해요. 혹시 이름으로 불려서 기분이 나쁘셨나요? 그렇다면.."


"아,아니!!이름으로 불러도 괜찮다...그런데, 그대는 다른 여자들한테도 이러는 건가?" 날카로운 질문을 하는 리아나, 빅토르는 투구 속에서 째려보는 눈빛이 느껴지는 듯했다.


"..저 아무한테나 안 이래요."


자신보다 키가 큰 리아나를 살짝 올려다보며 말하는 빅토르.


'사실 존나 많이 하고 다니지만..'


과장 좀 보태 홍등가의 남창들만큼 꼬리치기에 능숙한 것이 빅토르였다.


"음... 그렇군. 알겠다."


그런 그의 여우짓을 굳게 믿으며 짧게 답하는 리아나였다.


'이건, 내가 좋다는 건가? 아니지, 너무 성급하지 말자. 괜히 또 차이면... 아니 그치만 아무한테나 안 이런다는 건 내가 특별하다는 게...'


..물론 그녀의 속은 전혀 고요하지 않았지만.


"아이리스? 뭐 해. 너도 빨리 감사 인사해야지."


아이리스는 죽어도 저 여자에게 감사인사만큼은 하기 싫다는 듯 몸을 꼬고 있었지만 빅토르의 명령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였다.


"감사..해요."


"후후. 뭘 이런 걸 가지고."


별거 아니라는 듯 얘기하지만 그녀의 어깨가 점점 올라가는 것을 본 빅토르는 '이게 여자들의 기 싸움...? 정말 가슴이 옹졸해진다..' 라고 중얼거리며 한숨을 내 쉬었다.


"그럼 리아나, 다음에 또 뵐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작별 인사를 건네는 빅토르였으나. 리아나는 육중한 투구를 쓴 머리를 갸우뚱거리더니 말했다.


"무슨 소리인가? 그대는 나랑 같은 숙소를 쓰게 됐어. 아참, 아이리스. 그대는 다른 단원들과 함께 방을 쓸 거야."


..이건 또 무슨 소리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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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이건 또 무슨 소리래 24.11.10 2 0 13쪽
» 아무한테나 이러지 않아요 24.11.08 4 0 11쪽
14 두번째 플레이어블 캐릭터 24.11.08 3 0 14쪽
13 아수라 교관 24.11.08 3 0 12쪽
12 그러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24.11.08 2 0 15쪽
11 뭘 잘못했는데? 24.11.08 3 0 22쪽
10 여우짓 24.11.08 3 0 18쪽
9 닉네임 영문으로 입력해주세요 24.11.07 3 0 15쪽
8 죽여버릴거야 24.11.07 5 0 11쪽
7 폐급보존의 법칙 24.11.06 4 0 12쪽
6 용사각성 24.11.05 7 0 12쪽
5 이 새끼 웃는데? 24.11.04 8 0 13쪽
4 여친 있어요? 24.11.04 9 0 12쪽
3 누나라고 불러보슈 24.11.01 9 0 12쪽
2 대장장이가 힘을 숨김 24.10.30 17 0 13쪽
1 빙의했습니다 24.10.29 3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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