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검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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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꿍이
작품등록일 :
2024.11.01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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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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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0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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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시엔(2)

DUMMY

제국의 수도 에테른을 떠나 칼디아스로 향한 시엔은 변종 몬스터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가장 최근, 칼디아스에서 출현한 변종 몬스터는 끔찍한 피해를 남겼다.


몸이 베여도 금방 재생하고, 끊임없이 달려드는 녀석이었다고 했다.


“재생력까지 갖췄다니···”


시엔은 그 특이점이 마음에 걸렸다.


피해를 입은 장소들을 하나씩 돌며 몬스터의 외관에 대해 물어보고 조사를 이어갔다. 그 끝에서 도착한 곳이 바로 칼디아스였다.


칼디아스에서 가장 큰 길드 - 제국의 관문 -


웅장한 외관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며 시엔은 작게 숨을 내쉬었다.


“흠... 얼른 조사를 끝내고 마법국으로 가야겠네. 대전쟁 당시의 자료를 전체적으로 훑어볼 필요가 있어.”


혼잣말을 뱉으며 최신 소식이 붙어 있는 게시판으로 향했다.


그때였다.


게시판 앞에 서 있는 흑발의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꽤 어려 보이는 청년이 한 소식지를 들고 있었다.


표정은 굳어 있었고, 그 소식지에 시선을 고정한 채 무언가를 깊게 생각하는 듯했다.


시엔의 눈이 가늘어졌다.


‘뭘 보고 저렇게 심각하지?’


슬쩍 다가가 보니, 그 남자가 들여다보고 있던 건 다름 아닌 자신이 조사하던 변종 몬스터에 관한 소식지였다.


그때 남자가 중얼거렸다.


"오거..."


순간 시엔의 눈이 번쩍였다.


"오거?"


시엔이 말을 걸자 남자는 흠칫하며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쳤다.


아름다운 금빛의 눈동자.


깊이를 알 수 없는 눈이 자신을 가만히 좁혀 바라보고 있었다. 직접 보니 생각보다 더 어려 보였다.


시엔은 눈웃음을 지으며 손가락으로 소식지를 가리켰다.


"괴수왕 얘기를 꺼낸 걸 보니, 너도 이쪽에 관심 좀 있는 것 같네."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덧붙였다.


"나랑 일 하나 하지 않을래?"


***


‘뭐지, 이 여자는?’


갑자기 나타나더니, 괴수왕이라는 단어를 정확히 꼬집었다.


레이는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괴수왕이라고 말하는 걸 보니, 대전쟁에 대해 알고 있나 보네?"


자연스럽게 튀어나온 반말에 여자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러나 불쾌한 표정도 잠시, 그녀는 금세 미소를 띠며 손가락으로 소식지를 가리켰다.


"나도 마침 그거에 관해서 조사 중이거든."


당당한 태도로 말하는 그녀를 보며 레이는 본능적으로 골치 아프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엮이면 귀찮을 것 같은데.’


레이는 고개를 살짝 젓고 말했다.


"혼자가 편한데. 그리고 의뢰 때문에 길드로 온 것도 아니야. 동부 마법국으로 가는 길에 제국을 잠시 거치는 것뿐이라고."


그러자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한마디를 던졌다.


"그럼 더더욱 나랑 같이 해야겠는데?"


레이는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 왜?"


그녀는 자신을 가리키며 당당히 말했다.


"내가 마법국에서 꽤나 유명하거든."


잠시 뜸을 들인 뒤 그녀는 자신을 소개했다.


"마나의 화신 시엔이라 불리는 마법사가 나야."


그 말을 듣고 주변의 웅성거림이 귀에 들어왔다. 길드 안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녀를 힐끗거리며 수군거리고 있었다.


레이는 다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니까, 너랑 같이 의뢰를 하면 마법국에서 꽤나 편안해질 거라는 거네?"


시엔은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레이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살폈다.


‘내가 활동하던 시대에 인간 마법사를 만나는 건 드문 일이었다. 설령 만난다 해도 마나의 화신? 그런 명성은 엘프조차 받기 힘든 건데. 용족이라면 몰라도... 그런데 20살쯤 돼 보이는 사람이 이걸?’


"흠... 너의 명성을 보고 믿을 수는 있다 쳐. 근데 넌? 뭘 믿고 나한테 의뢰를 같이하자는 소리를 하는 거야?"


시엔은 소식지를 가볍게 흔들며 답했다.


"오거라면서."


"단지 그거뿐인가?"


시엔은 고개를 저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단지라고 하기엔 꽤 중요한 거야. 변종 몬스터를 보고 그 괴수왕을 언급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거든. 그런데 넌 단지 소식지를 보며 바로 그 괴수왕을 떠올렸지."


그녀는 소식지와 레이를 번갈아가며 바라보다가 덧붙였다.


"괴수왕과 연관 짓는 건 마법국 대도서관에서도 나와 내 스승님 외엔 아직 없었어."


레이는 가볍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호오..."


‘대도서관은 무조건 가야 되는데.’


"좋아, 어떤 일을 할 생각인데?"


시엔은 고개를 젓더니 단호하게 말했다.


"그 전에 할 거면 계약부터 해야지."


"내용은 알아야 계약을 하든 말든 하지."


"이미 말했잖아. 변종 몬스터에 관한 일이라고."


레이는 고개를 저으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일레아나 때도 그렇고, 왜 계약 전엔 항상 다 말 안 해주는 거지? 관례라도 되나.’


"하... 좋아. 계약서 쓰자고. 대신 너도 내가 원하는 건 들어줘야 해."


"그런 건 걱정하지 마. 계약서에 명시해 두면 되니까."


시엔은 여유롭게 웃으며 길드 안내인에게 다가갔다.


"계약하려고요."


안내인은 시엔의 말을 듣자마자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영광입니다, 시엔 님!"


그러고는 더 이상 자세한 질문 없이 곧바로 계약서를 꺼내 들며 필요한 항목들을 적으라고 내밀었다.


시엔은 계약서를 받아 들고 레이를 힐끗 보며 물었다.


"뭐라고 부르면 돼?"


레이는 잠시 망설이다가 짧게 답했다.


"... 레이."


"레이, 싸인해. 필요한 거 적고."


레이는 계약서를 받으며 주변을 둘러봤다. 길드의 스테이션은 북적이고 시끄러웠다. 그는 계약서를 쥔 채 한숨을 쉬며 말했다.


"보통은 조용한 곳에서 계약하지 않아? 이렇게 시끌벅적한 스테이션이 아니라."


시엔은 어깨를 으쓱하며 답했다.


"난 보통이 아니니까."


그 순간, 시엔의 몸에서 마나가 은은하게 퍼지더니 주위가 갑자기 고요해졌다. 레이는 주변을 둘러보며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호오?"


시엔은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


"어때? 이제 나랑 너만 소리가 들릴 거야. 계약하고 여기서 바로 얘기하면 돼."


레이는 말없이 계약서를 훑어보고 필요한 사항을 간단히 적은 후 사인했다.


시엔도 마찬가지로 계약서를 작성하고는 안내인에게 넘겼다.


그리곤 기다렸다는 듯 본론을 꺼냈다.


"현재 변종 몬스터 발생 건수가 몇 건인지 알아?"


레이는 팔짱을 끼며 대답했다.


"흠··· 열 건은 넘은 걸로 아는데?"


시엔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인간국가에서만 이미 스무 건 가까이 됐어. 이종족 국가에서도 꽤 많이 출몰하고 있고."


"이종족 국가?"


시엔은 손가락을 꼽으며 설명했다.


"엘프의 숲, 드워프의 바위산, 오크의 대초원··· 그리고 마계."


레이는 시엔의 말을 듣고 눈썹을 찌푸렸다.


"마계?"


"마계 몰라?"


"처음 듣는데."


시엔은 레이를 마치 이상한 걸 본 듯한 눈으로 쳐다봤다.


마치 아르엔이 인간국가를 설명해 줄 때의 눈빛과 똑같았다.


"마계는 대전쟁 이후에 생긴 곳이야. 역사가 꽤 오래된 국가인데."


레이는 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하··· 대전쟁 이후··· 그래서, 뭐 하는 곳인데?"


"음, 간단히 말하자면 어둠 속성의 종족들이 모인 국가랄까."


레이는 조금 더 흥미를 느끼며 물었다.


"어둠 속성이라면 뱀파이어나 몽마 같은 애들 말하는 건가?"


시엔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야, 알고 있네. 그런데 왜 모른다 그래? 대전쟁 이후 사념이 강해지면서 그쪽 종족들이 점점 강해졌거든. 그러다 결국 마계를 세웠지."


레이는 조용히 그녀의 말을 듣다가 미간을 좁혔다.


‘인간에게 기생하던 기생충 같은 것들이 국가를 세웠다고? 허···’


시엔이 그 표정을 보며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뭐야, 그 벌레 보는 듯한 표정은? 아무튼, 이종족 국가에서도 꽤 많이 출몰하고 있다니까."


레이는 직감적으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 설마."


시엔은 단호히 말했다.


"맞아. 그 이종족 국가들을 돌면서 조사를 할 거야."


레이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왜? 계약했잖아."


"변종 몬스터를 조사한다면서!"


"맞잖아. 변종 몬스터 조사."


레이는 어이가 없어 말을 더듬었다.


"당연히 인간국가에서만 조사하는 줄 알았지. 누가 이종족 국가를 포함한다고 생각했겠어!"


그 말에 시엔은 레이를 쳐다보며 웃었다.


"레이, 세상엔 당연한 건 없어."


레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후... 그래. 계약은 계약이니까. 뭐, 언제부터 갈 건데? 아니, 당장 어디부터 갈 거냐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 무조건 마법국으로 가야 돼."


시엔은 흥미로운 듯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마법국에는 왜? 내가 지금이라도 말해줄 수 있어."


"네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그렇게 자신감이 넘치는 거야?"


"날 몰라?"


"시엔이라며."


덤덤한 말투에 시엔은 오히려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건 또 신선한 반응이네?"


그녀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정식으로 소개할게. 동부 마법국 소속, 대륙 8왕 중 하나인 대현자 라비로스의 직속 제자이자 '마나의 화신'이라 불리는 시엔이야."


레이는 그녀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대현자의 직속 제자라... 확실히 굉장한 신분이긴 하네.'


"근데, 대륙 8왕은 뭐야?"


그 말에 시엔의 눈썹이 살짝 꿈틀거리더니, 황당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 너 뭐 어디 동굴에서 살다 왔니?"


레이는 가만히 그녀를 쳐다봤고, 시엔은 작심한 듯 설명을 시작했다.


"좋아, 간단히 설명해 줄게. 대륙 8왕은 대륙에서 각 분야의 정점에 선 강자들이야. 말 그대로 대륙에서 가장 강한 여덟 명이지."


첫 번째 손가락을 펴며 말했다.

"검왕 칼리온. 제국의 검이자 인간 검술의 정점."


두 번째 손가락이 펴졌다.

"권왕 발타자르. 순수한 육체로 대륙을 뒤흔드는 괴물. 움직이지 않는 북부의 거인."


세 번째 손가락이 펴지며 목소리에 조금 더 힘이 들어갔다.

"그리고 내 스승님, 대현자 라비로스. 마법의 정점이자 동부 마법국의 수장."


네 번째 손가락이 이어졌다.

"오크 대전사 크라가. 오크들을 하나로 통합한 전설적인 지도자."


다섯 번째 손가락.

"엘프 여왕 아리엔델. 자연과 마법의 조화를 이루는 엘프의 대표."


손가락을 다시 오므리며 덧붙였다.

"그리고 드워프 왕 스톤가드, 수인족 여왕 리아나, 마지막으로 마계의 지배자인 마왕 드라자크."


시엔은 손을 내리며 마무리했다.


"이렇게 여덟 명이 대륙 8왕이야."


레이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권왕 아저씨... 확실히 강하긴 했지. 저런 괴물들 중 하나였다니.’


그러다 시엔의 말속에서 자연스레 다른 이름 하나가 머릿속에 걸렸다.


‘검왕... 칼리온이라고 했나?’


검술의 정점이라는 표현이 묘하게 귀에 맴돌았다. 검술을 논할 수 있는 사람은 지금 이 시대에 얼마나 남아 있을까.


‘검술의 정점이라··· 꼭 한번 보고 싶어지는군.’


일단 검왕에 대한 생각은 접고 말을 했다.


"오... 시엔 대단한 사람이었네."


그러자 시엔은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래. 어쩐지 힘이 빠진다."


레이는 간단히 자신을 소개했다.


"난 레이야."


"그게 끝?"


"그럼?"


"··· 아니야. 그래서 뭘 원하길래 동부 마법국으로 가는 건데?"


레이는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용족의 흔적을 찾으려고."


시엔의 눈이 반짝였다.


"용족? 레이, 너 되게 옛날이야기에 관심이 많나 보다. 소식지 보고 괴수왕 오거랑 연관 지어서 말하는 것도 그렇고."


"그래서 용족에 대해 알고 있어? 그렇게 굉장한 신분을 가졌으면 알 만하지 않아? 대현자의 제자 시엔 양?"


"문헌은 당연히 남아 있지. 하지만 대전쟁 이후 용족이 목격됐다는 기록은 하나도 없어."


레이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단 한 번도?"


시엔은 고개를 끄덕이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 단 한 번도 없어."


그 말은 마치 못을 박는 듯했다.


마법국에 가면 칼타의 흔적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했던 희망이 살짝 흔들렸다.


시엔은 밝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종족 국가에 가면 뭐라도 남아 있지 않을까? 그쪽 종족은 오래 사니까, 뭔가 알고 있을지도 몰라."


레이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투덜댔다.


"결국은 너랑 같이 의뢰를 하러 가야 된다는 얘기잖아."


시엔은 희미한 웃음을 지으며 말을 받아쳤다.


"그렇지? 어차피 계약했잖아. 무를 수도 없고."


약 올리듯 말하는 시엔의 태도에 속이 부글거렸지만, 레이는 최대한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그래서, 어딜 먼저 갈 건데?"


시엔은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드워프의 바위산, 암페리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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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엘프의 숲 에델리안(2) 24.12.28 18 0 13쪽
57 엘프의 숲 에델리안 24.12.27 24 0 12쪽
56 고슈안 사막(3) 24.12.26 31 0 12쪽
55 고슈안 사막(2) 24.12.25 27 0 13쪽
54 현 시점의 인간국가들 24.12.24 29 0 13쪽
53 고슈안 사막 24.12.23 30 1 15쪽
52 라이칸(2) 24.12.22 35 1 11쪽
51 라이칸 24.12.21 36 0 13쪽
50 적색 오크와 수인족 24.12.20 35 0 13쪽
49 괴수 24.12.19 32 0 12쪽
48 녹색 오크 영토 24.12.18 34 0 13쪽
47 하급 괴수 (2) 24.12.17 42 0 13쪽
46 하급 괴수 24.12.16 38 0 13쪽
45 필로안 대초원(2) 24.12.15 44 0 13쪽
44 필로안 대초원 24.12.14 47 0 13쪽
43 다음 여정을 향해 24.12.13 54 0 13쪽
42 맥주 한잔의 여유 24.12.12 54 0 13쪽
41 지하도시(3) 24.12.11 62 0 15쪽
40 지하도시(2) 24.12.10 51 0 13쪽
39 지하도시 24.12.09 58 0 13쪽
38 드워프의 바위산 암페리온(2) 24.12.08 72 0 15쪽
37 드워프의 바위산 암페리온 24.12.07 65 1 14쪽
» 마법사 시엔(2) 24.12.06 70 0 13쪽
35 마법사 시엔 24.12.05 68 0 13쪽
34 회의 24.12.04 70 0 14쪽
33 제국 10강의 정점(3) 24.12.03 71 1 14쪽
32 제국 10강의 정점(2) 24.12.02 75 1 14쪽
31 제국 10강의 정점 24.12.01 85 1 12쪽
30 서부 수도 벨포로트(3) 24.11.30 80 0 12쪽
29 서부 수도 벨포로트(2) 24.11.29 91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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