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검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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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꿍이
작품등록일 :
2024.11.01 23:20
최근연재일 :
2024.12.2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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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1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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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지하도시(3)

DUMMY

"마법사 입장에서는 소중한 유적에 쓰레기가 돌아다니는 걸 도저히 참을 수 없거든요."


아무리 최하급 괴수라지만, 백여 마리가 단 한 명의 인간의 손짓으로 몇 초 만에 재가 되어버리는 광경에 레이는 속으로 감탄했다.


'마나의 화신이라... 괜히 붙은 이명이 아니네.'


붉은 머리를 뒤로 넘기며 웃음을 띤 채 일행들을 바라보는 시엔의 눈동자.


그 붉은 눈동자에는 자연에서 끌어온 듯한 마나의 오묘한 빛이 은은하게 감돌고 있었다.


레이는 조용히 숨을 고르며 생각에 잠겼다.


'500년의 세월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건가.'


대전쟁 당시 인간 마법사들이 떠올랐다.


거대한 불덩이를 하나 소환하려면 소모되는 시간이 얼마였던가.


땅 위에 복잡한 마법진을 그려야 하고, 불을 소환하기 위한 매개체를 찾고, 자연에 흩어져 있는 마나를 붙잡아두기 위한 주문을 읊는 데 걸리는 시간까지···


눈앞의 시엔은 그런 복잡한 과정 없이, 마치 의지 하나만으로 자연의 마나를 끌어다 쓰고 있었다.


레이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건··· 마치 용족을 보는 것 같군.'


시엔이 붉은 머리를 가볍게 쓸어 넘기며 말했다.


"왜 그래? 능력있는 누나한테 반하겠어?"


레이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며 물었다.


"요즘 마법사들은 다 너처럼 슥 하면 그렇게 마법이 발현되는 거야?"


시엔은 고개를 살짝 갸웃하며 웃음을 지었다.


"내가 특별한 거지. 보통 마법사들은 구상해 둔 걸 뚜렷하게 발현하려면 주문을 읊어야 해."


레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오··· 그래도 주문만 중얼거리면 되는 거면 꽤 간편하네?"


그 말에 시엔이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뭔 소리야? 나이도 어리면서 요즘 마법사 타령을 왜 해? 설마 마법진이나 매개체 찾아 헤매던 옛 시절 얘기하는 건 아니지?"


우스갯소리로 가볍게 던진 말에, 레이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 그, 그렇지."


그녀는 그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지켜보다가 다시 앞을 향해 걸어갔다.


스톤가드는 짧게 "깔끔하군"이라고 말하며 다시 앞장서서 내려갔다.


좀 전에 백여 마리의 괴수들이 있었다는 게 거짓말처럼, 지하로 들어갈수록 주변은 점점 더 고요해졌다.


그때 라움이 멈춰 서며 말했다.


"이상하군요. 너무 조용합니다."


스톤가드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지하로 들어오기 전에 느꼈던 울림은 무언가 거대한 것이 움직이는 것 같았는데···"


그들의 대화가 끝나기 무섭게, 일행은 어디선가 스산한 기운이 느껴졌다.


시엔은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마나의 흐름에 집중하며 말했다.


"끝에···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


일행은 시엔의 말을 따라 길 끝으로 향했다.


땅속 어둠에 시엔의 마법 구체가 주변을 희미하게 비췄지만, 레이는 이곳이 어디인지 짐작하고 있었다.


'여긴··· 지하도시의 중심지인 암페리온 광장인가.'


광장은 과거 드워프들이 축제를 열고 즐겼던 공간이자 지하도시의 심장으로 불렸던 곳이었다. 도시의 모든 길이 이곳으로 이어졌고, 드워프 문명의 중심지였다.


일행이 광장의 중심에 가까워질수록 시엔은 마나의 흐름이 허공으로 스며드는 것을 느꼈다.


"저기··· 가운데에 무언가가 있어요."


시엔은 빛 구체를 더 크게 만들어 광장의 중심으로 보냈다. 하지만 그 구체는 광장 한가운데에 도달하기도 전에 어둠 속으로 삼켜지듯 사라져 버렸다.


"뭐야?"


시엔이 당황하며 다시 구체를 만들어 보내려 하자, 레이가 손을 들어 그를 막았다.


"잠깐."


"왜?"


스톤가드는 둠스톤을 들어 올렸고, 레이는 검을 소환하며 대답했다.


"사라진 게 아냐. 삼켜진 거다."


푸른빛이 번쩍이며 공중이 찢어질 듯 요동쳤다.


어둠 속에서 거대한 형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용의 두개골을 중심으로 뼈와 잔해가 엉켜 하나의 몸체를 이루고 있었다.


뼈를 타고 흐르는 푸른빛의 마나는 혈관처럼 퍼져 생명을 불어넣고 있었고, 그 빛은 주변 공기를 일그러뜨리며 괴물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켰다.


앞다리는 용의 앞발처럼 우람하고 단단했으며, 손끝에서는 거대한 발톱 대신 뼈로 이루어진 칼날이 날카롭게 반짝였다.


뼈째로 엉겨 붙어 뒤틀린 다리는 광장 주변의 건물을 무너뜨리며 균열을 만들어냈다.


철퇴처럼 이어진 꼬리는 망치 머리처럼 거대하고 날카로웠으며, 움직일 때마다 공기를 찢는 소리를 냈다.


움직임과 함께 뼈들이 서로 부딪히며 내는 날카로운 소리가 광장을 울렸다.


소리는 날 선 비명처럼 귀를 찢었고, 얼음장 같은 한기가 사방을 휘감아 일행의 숨결을 무겁게 짓눌렀다.


괴물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거대한 몸집은 족히 5m는 되어 보였다.


세로로 찢어진 특유의 용족 안구 대신, 스산한 푸른 불꽃이 두 눈에 일렁였다.


불꽃은 증오와 파괴 본능으로 가득 차,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위태롭게 흔들렸다.


- 쿠오오오오오! -


괴성은 공기를 찢고 땅을 흔들었다.


그 순간, 광장의 바닥에 흩어져 있던 뼈 잔해들이 떨리기 시작했다.


잔해들은 마치 부름을 받은 것처럼 꿈틀거리더니 서로 결합해 언데드의 형상을 만들어냈다.


괴물의 포효와 함께 뼈의 군세가 깨어나며 광장은 더 이상 탈출구 없는 생지옥으로 변해갔다.


시엔은 경악하며 입을 열었다.


"본··· 본드래곤?"


레이는 눈을 가늘게 뜨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날개가 없어. 그리고 본드래곤은 저렇게 여러 뼈들의 집합체가 아니야. 본드래곤은 순수하게 용족 하나의 육체로만 이루어져 있어."


괴물의 형체를 가만히 살피며 짧게 덧붙였다.


"저건··· 본드레이크라고 하는 게 맞겠네."


레이의 말을 들은 스톤가드는 괴물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이를 갈며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 저 뼈들··· 저 두개골들··· 저건 우리 드워프다."


대전쟁 때 죽은 괴수의 뼛조각, 드워프의 뼈, 그리고 그들을 구하려 했던 엘프들의 흔적까지. 무수히 쌓인 죽음의 잔해들이 군세를 이루어 몰려들었다.


스톤가드는 둠스톤을 높이 치켜들었다. 눈에는 분노가 불타올랐고, 발밑의 땅이 부르르 떨리는 것 같았다.


"이 망할 것들이! 전부 으깨버리겠다!"


둠스톤이 공중으로 솟구치려는 순간, 레이가 외쳤다.


"멈추세요! 그대로 휘두르다간 지하가 통째로 무너질 겁니다!"


스톤가드는 움찔하며 멈춰 섰다. 억눌린 분노로 손이 부들부들 떨렸지만, 둠스톤은 천천히 내려갔다.


레이는 스톤가드를 지나쳐 시엔을 향해 외쳤다.


"본드레이크를 만든 술사가 있을 거야! 아니면 최소한 저걸 움직이는 매개체가 있겠지! 당장 찾아봐!"


시엔이 재빨리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하자, 레이는 단숨에 언데드의 무리로 몸을 던졌다.


본드레이크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빛의 마나가 지하를 밝히며 어둠을 지웠다.


차가운 동굴은 오히려 새벽처럼 환해졌지만, 그 빛이 만들어낸 풍경은 더없이 음산했다.


뼈로 이루어진 군세가 사방에서 몰려들었지만, 레이는 단 한 번의 망설임도 없었다.


한 손에 검을 쥐고, 의념을 깃들인 일격으로 언데드의 틈을 단번에 가르며 돌파했다.


파편처럼 부서진 뼈들이 공중으로 흩날리며 그의 전진을 막지 못했다.


순식간에 본드레이크 앞에 도착한 레이는 고개를 들어 올려다봤다.


스산한 한기가 공기를 가득 메워 숨조차 차갑게 얼어붙을 것 같았다.


일렁이는 푸른 눈들이 레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처음엔 검푸른 빛의 마나가 혈관처럼 흐르는 줄 알았던 그것이, 가까이서 보니 크고 작은 두개골들의 눈빛이었다.


수백 개의 두개골이 각자의 빛을 내며 하나로 결속된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다잡은 레이는 검을 높이 들었다.


의념을 강화하며 혹시나 최하급 괴수처럼 검붉은 핵이 보일까 기대했지만, 본드레이크는 그저 사념의 군집체였다.


어디에도 핵 같은 존재는 보이지 않았다.


그때, 본드레이크가 괴성을 지르며 거대한 꼬리를 휘둘렀다.


꼬리가 움직이며 몰아치는 압박감은 거대한 파도처럼 땅을 휩쓸었다.


레이는 몸을 바닥에 붙이다시피 하며 꼬리의 궤적을 피해냈다.


꼬리가 뒤를 휩쓸고 지나가는 찰나, 거대한 발이 공중으로 솟구쳐 레이를 짓밟으려 했다.


레이는 곧바로 뒤로 점프하며 거대한 발을 피했다.


발이 바닥을 내리칠 때, 땅이 울리며 균열이 퍼졌다.


그 순간, 본드레이크의 머리가 갑자기 폭발하듯 터져 나갔다.


- 퍼엉! -


뼛조각과 푸른빛의 파편이 사방으로 튀며 머리가 산산조각 났다.


스톤가드가 어느새 둠스톤을 휘두르며 본드레이크의 머리를 통째로 날려버린 것이었다.


머리가 터져나가자 틈이 생겼다.


레이는 고개를 돌려 광장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시엔이 주위를 스캔하며 술사나 매개체를 찾고 있었다.


그녀를 향해 몰려드는 뼈의 군세가 점점 좁혀오고 있었다.


그 주변에서는 라움이 거대한 도끼를 휘두르며 언데드의 접근을 막고 있었다.


라움의 도끼가 뼈를 부수는 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잠시 시선을 돌린 사이, 본드레이크의 머리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각났던 뼈들이 시간이 되감기듯 서로 맞물리며 원래 모습으로 돌아갔다.


머리가 완전히 재생된 본드레이크는 고개를 들어 포효했다.


- 쿠오오오오오! -


포효와 함께 거대한 몸체가 공중으로 솟구치더니, 레이와 스톤가드를 향해 무겁게 떨어졌다.


레이와 스톤가드는 동시에 뒤로 물러서며 거리를 벌렸다.


그러자 본드레이크가 거대한 입을 서서히 벌렸다.


레이는 그 모습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설마···!"


육중한 몸에 쌓여 있던 사념덩어리 마나가 입속으로 집중되더니, 점점 압축되기 시작했다. 이윽고 마나가 광선처럼 쏘아져 나갔다.


스톤가드는 둠스톤을 단단히 쥐고 쏘아져 오는 브레스를 향해 휘둘렀다.


"용족도 아니고, 뼈로 이루어진 사념 덩어리 주제에!"


- 콰앙! -


둠스톤이 브레스를 정통으로 받아내저 충격파가 터져 나갔다. 스톤가드는 본드레이크의 중심부로 돌진하며 곧바로 가슴을 향해 내려쳤다.


- 콰쾅! -


본드레이크의 가슴이 폭발하듯 터져 나가며 뼛조각과 검푸른 빛의 마나가 사방으로 튀었다.


거대한 몸이 잠시 흔들리며 무너질 것 같았지만, 금세 균형을 잡으며 다시 재생되기 시작했다.


레이는 터져 나간 본드레이크의 가슴이 순식간에 수복되는 모습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


‘이대로는 끝이 없다. 저놈은 단순히 때려서 쓰러질 놈이 아니야.’


레이의 시선은 시엔 쪽으로 향했다.


‘시엔이 술사든 매개체든 뭔가를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편, 시엔은 레이의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감각을 퍼뜨리며 주위를 탐색하고 있었다.


그녀의 의식이 확장되며 이질적인 기운을 찾아내기 위해 집중했다.


시엔의 감지 범위는 점차 넓어졌다. 마나는 지하 광장을 넘어 옛 암페리온의 전체 공간에 스며들더니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


라움은 근처에서 끙끙대며 스켈레톤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도끼를 휘두르며 한 마리씩 해치우는 그를 보고 감지를 끝낸 시엔이 손가락을 튕겼다.


- 츠츠측 -


공중에 여러 개의 마법진이 형성되더니, 뼈 무더기 위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빗방울을 맞은 스켈레톤들은 마치 산성에 녹아내리듯 형태를 잃고 무너졌다.


"뭐, 뭐야 이게?"


라움은 경악하며 무너져 내리는 언데드를 보았다.


시엔이 놀라는 라움을 뒤로 하고 레이에게 날아갔다.


레이는 스켈레톤들을 베다가 날아오는 시엔을 보며 물었다.


"찾은 거야?"


시엔은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옛 공터 자체가 매개체야."


레이는 순간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공터가 매개체라고? 무슨 말이야?"


다시 한번 본드레이크의 몸통이 둠스톤에 처참히 찍혔다. 스톤가드가 파편 사이를 뚫고 걸어 나왔다.


"말해라. 드워프의 옛 터전이 원흉이라는 건가?"


그 사이, 시엔이 녹여버린 스켈레톤 덕에 다가온 라움이 황급히 말했다.


"왕이시여, 망자들이 다시 일어나고 있습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본드레이크가 완전히 수복되고 푸른 눈빛을 일렁이자 거대한 해골 파도가 광장 중심으로 몰려들었다.


본드레이크의 입에는 또 다시 불길한 에너지가 맺히고 있었다.


레이가 이를 악물었다.


"깨부수는 속도보다 되살아나는 게 더 빨라."


시엔이 손을 뻗자, 둠 모양의 실드가 펼쳐졌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언데드와 브레스를 막아내며 그녀가 외쳤다.


"누군가 이 공터를 이용해 잠든 원혼들을 깨운 거예요! 수백 년 동안 마나가 스며들었고, 지금 그게 폭발한 거예요!"


실드 위로 언데드의 잔해와 파편이 덮쳤다.


실드 내부에서 뼈로 되살아난 원혼들의 외침을 듣던 스톤가드가 잠시 눈을 감았다. 둠스톤을 움켜쥔 손에서 낮은 진동이 퍼지기 시작했다.


"설명은 나중에."


둠스톤에서 뿜어져 나온 압축된 마나가 대기를 흔들었다. 레이는 이를 지켜보며 생각했다.


'설마... 여길 통째로 날려버릴 생각인가?'


스톤가드가 낮게 중얼거렸다.


"옛 터전을 방치한 건 왕의 책임. 내가 끝낸다."


주변 공기가 요동쳤다. 공간이 일렁이며, 마치 빛이 왜곡된 듯한 장면이 광장을 휘감았다.


스톤가드의 힘이 폭발하듯 퍼져나가며 시엔이 쳐둔 실드가 산산조각났다.


몰려들던 뼈들과 광장 내부의 잔해들이 중력을 잃은 듯 천천히 떠오르더니, 하나같이 광장의 중심부, 둠스톤을 향해 끌려들어 갔다.


일행은 그 광경에 경악하며 외치려 했지만, 입을 열어도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마치 공기가 사라진 듯, 침묵만이 주변을 잠식했다.


그때, 스톤가드가 전신의 힘을 끌어올리며 둠스톤을 아래에서 위로 거칠게 휘둘렀다.


동작에 맞춰 대지가 갈라지고 공기가 터질 듯한 파동이 광장을 휩쓸었다.


- 콰아아아앙!! -


귀청을 찢는 굉음과 함께 진공 상태가 무너지며 압축된 공기가 거대한 폭발로 방출되었다.


충격파는 땅과 공기를 동시에 찢어버리며 지하를 뒤엎었다.


본드레이크의 잔해와 스켈레톤 무리, 부서진 구조물들이 폭발적인 힘에 휩쓸려 하늘로 튕겨 나갔다.


지하의 모든 것이 화산 분출처럼 솟구쳐 올라 지상을 뚫어버렸다.


천장이 산산조각 나며 거대한 구멍이 생겼고, 그 아래로 쏟아져 들어오는 빛이 지하를 환히 밝혔다.


수백 년간 어둠에 묻혀 있던 공간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찢긴 천장 너머로 하늘이 보였고, 빛줄기가 쏟아지며 붕괴된 광장을 감쌌다.


시엔은 머리 위로 빛을 올려다보며 숨을 삼켰다.


"이건...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레이는 먼지를 털며 고개를 들었다. 목소리에는 경외와 당혹감을 넘나들었다.


"지상까지 뚫어버렸어. 완전히."


스톤가드는 둠스톤을 어깨에 걸친 채, 천천히 하늘을 쳐다봤다.


광장을 가득 채운 빛 속에서, 잔해들은 흩어지며 사라지고 있었다.


과거의 흔적은 사라졌고 완전히 새로운 공터만이 남아 있었다.


그곳엔, 오로지 왕의 흔적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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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엘프의 숲 에델리안 24.12.27 23 0 12쪽
56 고슈안 사막(3) 24.12.26 30 0 12쪽
55 고슈안 사막(2) 24.12.25 27 0 13쪽
54 현 시점의 인간국가들 24.12.24 28 0 13쪽
53 고슈안 사막 24.12.23 29 1 15쪽
52 라이칸(2) 24.12.22 35 1 11쪽
51 라이칸 24.12.21 36 0 13쪽
50 적색 오크와 수인족 24.12.20 34 0 13쪽
49 괴수 24.12.19 32 0 12쪽
48 녹색 오크 영토 24.12.18 34 0 13쪽
47 하급 괴수 (2) 24.12.17 42 0 13쪽
46 하급 괴수 24.12.16 38 0 13쪽
45 필로안 대초원(2) 24.12.15 43 0 13쪽
44 필로안 대초원 24.12.14 46 0 13쪽
43 다음 여정을 향해 24.12.13 54 0 13쪽
42 맥주 한잔의 여유 24.12.12 54 0 13쪽
» 지하도시(3) 24.12.11 62 0 15쪽
40 지하도시(2) 24.12.10 50 0 13쪽
39 지하도시 24.12.09 58 0 13쪽
38 드워프의 바위산 암페리온(2) 24.12.08 72 0 15쪽
37 드워프의 바위산 암페리온 24.12.07 65 1 14쪽
36 마법사 시엔(2) 24.12.06 69 0 13쪽
35 마법사 시엔 24.12.05 68 0 13쪽
34 회의 24.12.04 70 0 14쪽
33 제국 10강의 정점(3) 24.12.03 71 1 14쪽
32 제국 10강의 정점(2) 24.12.02 74 1 14쪽
31 제국 10강의 정점 24.12.01 85 1 12쪽
30 서부 수도 벨포로트(3) 24.11.30 7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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