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검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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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꿍이
작품등록일 :
2024.11.01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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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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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1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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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안 대초원

DUMMY

광활한 대초원 필로안.


대륙의 중심부에 자리한 이곳은 여러 이종족의 교착지점이었다.


필로안을 기준으로 서쪽의 험준한 바위산 암페리온, 초원 끝자락의 고슈안 사막, 고슈안 사막과 바로 이어지는 에델리안의 숲, 그리고 초원 너머 인간에게는 금단의 땅 마계까지, 필로안 초원은 대륙의 모든 경계가 만나는 땅이었다.


그리고 이 광활한 초원에는 두 종족이 살고 있었다.


오크와 수인족.


과거 대전쟁 이후, 수인족은 초원의 중심에서 밀려났다.


필로안의 끝자락과 고슈안 사막 사이에 자리 잡은 그들은 더 이상 대초원의 주인이 아니었다.


이제 대초원은 네 부족의 오크들이 지배하고 있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초원의 전통을 지키는 녹색 오크.


명예와 피로 모든 것을 증명하는 적색 오크.


냉철한 전략과 방어로 균형을 유지하는 회색 오크.


침묵 속에서 질서를 지배하는 흑색 오크.


그러나 이 네 부족은 수백 년간 서로를 적대하며 대립해 왔다.


대전쟁 이후, 네 부족은 한 번도 통합된 적이 없었다.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끝없는 싸움과 갈등만 반복했다.


그 끊임없는 분쟁을 끝낸 자가 있었다.


흑색 오크족의 대전사, 크라가.


오크들 사이에서 그는 과거 대전사 그록타의 후예로 불렸다.


전설적인 존재였던 그록타의 피를 이어받은 크라가는 오크들의 분열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는 대초원의 중심으로 걸어 들어가, 각 부족의 족장들을 하나씩 쓰러뜨렸다.


그 후, 크라가는 단순히 힘으로 부족들을 지배하지 않았다.


네 부족이 그의 힘을 인정한 뒤, 그는 새로운 길을 제안했다.


“네 부족은 각각의 방식으로 초원을 지배해 왔다. 싸움을 멈추고 각자의 역할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더 강해질 것이다.”


크라가는 부족 간의 오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냈다.


그는 초원 전체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각 부족의 전통과 자율성을 보장했다.


녹색 오크는 초원의 생명을 지키고, 적색 오크는 전투의 선봉에 서며, 회색 오크는 전략과 방어를 맡고, 흑색 오크는 전체 질서를 조율했다.


그의 통치 방식은 강압이 아니었다.


“오크는 전쟁으로 살아가지만, 피만으로는 초원을 지배할 수 없다.”


그의 말은 모든 부족에게 명확했다.


크라가는 대초원의 중심부에 자리한 옛 전쟁터를 집회장으로 삼았다.


돌제단을 중심으로 네 부족의 족장들이 모여 초원의 운명을 논의했다.


그곳에서 모든 부족은 평등하게 발언권을 가졌다. 크라가는 대전사로서 모든 부족의 의견을 듣고 조율하며, 최종 결정을 내렸다.


초원은 더 이상 분쟁의 땅이 아니었다. 그것은 네 부족이 하나로 굴러가게 하는 중심지가 되었다.


대초원의 중심에 자리한 집회장.


돌제단을 중심으로 네 부족의 족장들이 모였다. 무거운 공기가 집회장을 가득 메웠다.


적색 오크족의 족장 고르그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억누르는 듯 중앙을 응시했다.


중앙에는 붉은 오크족 전사의 시체가 처참히 놓여 있었다. 목부터 가슴까지 도려진 상처는 잔혹한 죽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붉은 오크족의 족장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억눌린 분노가 눈에 서려 있었다.


"대전사 크라가. 이 죽음이 모든 걸 말한다. 내가 참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라."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 크라가가 거대한 몸으로 집회장을 압도했다.


"수인족은 대초원의 동지다. 이런 짓을 할 이유가 없다."


고르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손이 시체를 가리키며 떨렸다.


"이 발톱 자국을 보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이건 분명히 수인족 짓이다."


회색 오크족의 족장이 냉소적인 웃음을 흘렸다.


"동지라고? 대전쟁 때 꽁무니를 뺀 자들을 그렇게 부르겠다는 건가? 우리가 피를 흘릴 때 숨어 있었던 자들이다. 그런 자들이 동지라면 차라리 적이 낫다."


고르그가 시체를 움켜쥐었다. 붉게 달아오른 기운이 몸을 휘감으며 억눌린 분노가 폭발했다.


시체를 번쩍 들어 올리며 목소리가 집회장을 울렸다.


"언제부터 오크가 말을 앞세웠나! 형제의 죽음이 눈앞에 있는데도 이렇게 앉아 말만 하고 있다니!"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빛이 크라가를 향했다.


"수인족 영토로 가면 된다. 피의 연맹이라면 형제의 죽음을 묵과해선 안 된다."


걸음을 내디뎌 집회장을 나서려는 순간, 녹색 오크족의 족장 바르카가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아직 대전사의 말이 끝나지 않았다."


고르그의 몸이 멈췄다. 붉게 달아오른 기운이 몸을 휘감더니, 오크의 문양이 살결 위로 선명히 떠올랐다.


목소리가 낮게, 그러나 위협적으로 울렸다.


"말릴 생각 마라. 내가 결정한 길을 막겠다는건가. 바르카."


바르카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의 몸에서도 초록빛 문양이 번져 나왔다. 집회장의 공기가 묵직해졌다.


"여긴 집회장이다, 고르그. 대전사의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힘을 휘두르지 마라."


고르그가 고개를 돌리며 이를 갈았다. 눈은 바르카를 향했고, 분노가 그의 목소리를 태웠다.


"명령하지 마라, 바르카. 네 부족이 이렇게 돌아왔다면 넌 가만히 있을 수 있었겠나!"


한순간, 집회장의 긴장감이 폭발 직전까지 치달았다. 그때, 크라가의 목소리가 낮고 깊게 울렸다.


"그만."


단 한 마디였다.


그 울림이 집회장을 잠재웠다. 고르그의 문양이 희미해지며 가라앉았다. 바르카의 초록빛도 사라졌다. 두 족장은 서로를 노려보다가 뒤로 물러섰다.


크라가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눈은 여전히 시체를 향하고 있었다.


크라가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외각에 나갔던 부족들만 죽어서 돌아오고 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수인족을 의심할 수는 없다, 고르그."


집회장이 다시 침묵에 잠겼다. 크라가의 시선이 고르그를 향했다.


"정녕 수인족과의 전쟁을 원하는가? 네가 피를 흘리길 원한다면 모든 오크는 두려움 없이 함께할 것이다. 하지만 수인족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우리를 해친 것이라면? 그때 흘릴 오크의 피는 누가 책임질 건가?"


한동안 고르그를 응시하던 크라가가 말을 이었다.


"적색 오크 부족이 수인족과 가까운 고슈안 사막 근처에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수인족은 오크와 전쟁을 생각하며 이런 일을 벌이지 않을 것이다. 수인족의 여왕 리아나는 그렇게 어리석은 자가 아니다."


크라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그녀는 오크와의 전쟁이 어떤 후폭풍을 불러올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곤 조용하지만 맹수가 으르렁거리듯 울려 퍼지는 크라가의 말소리가 집회장을 가득 채웠다.


"흑색 오크이자 대전사 크라가가 맹세한다. 오크들을 죽인 존재가 누군지 몰라도 통째로 찢어 죽일 것을."


***


암페리온의 산악 지대를 벗어나니 광활한 대초원이 펼쳐졌다. 끝없는 평야와 불어오는 바람이 모든 것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레이는 주변을 둘러보며 무심히 말을 꺼냈다.


"대초원이라··· 여러 종족이 서로 부딪치며 살던 곳으로 알고 있어."


시엔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과거엔 그랬지. 오크와 수인족, 그리고 다른 종족들도 있었다던데."


레이는 초원을 응시하며 나직하게 물었다.


"그럼 지금은? 이런 풍경에 다른 종족은 이젠 보기 힘들다던데."


시엔이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이젠 거의 오크들의 영토야. 수인족도 다른 종족도 초원에서 보기 힘들지."


레이는 발걸음을 늦추며 자연스럽게 다시 물었다.


"그랬나? 영토 싸움이라도 있었던 건가."


"대전쟁 이후엔 그런 일이 흔했지."


시엔이 어꺠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그런 셈이지. 수인족과 오크들이 싸웠고, 결국 오크가 이겼데. 수인족은 대초원의 끝자락인 고슈안 사막 근처로 밀려났고, 초원은 오크의 땅이 되었어."


레이는 초원의 바람을 느끼며 한동안 침묵했다. 시엔은 그를 흘긋 보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물론 오크들끼리도 싸움이 끊이지 않았지. 새로 얻은 넓은 영토를 두고 네 부족이 전쟁을 벌였고, 그 혼란을 끝낸 게 오크 대전사 크라가였어."


레이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크라가라···."


시엔은 먼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맞아. 네 부족을 통합한 대전사. 그의 힘과 결단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초원은 없었을 거야. 오크들 사이에서는 전절 같은 존재라고 해."


레이는 아무 말 없이 걸음을 옮겼다. 바람은 여전히 불어오고 있었지만, 머릿속에는 크라가라는 이름이 맴돌고 있었다.


초원의 초입을 걷다 레이는 순간 멈춰 섰다. 바람 끝에 끈적한 냄새가 섞여 있었다.


"피냄새...?"


말을 끝내기도 전에 발걸음을 돌렸다. 냄새를 따라가자, 땅 위에 어떤 형체가 쓰러져 있었다


"이건..."


다가가 보니 회색 오크가 등 뒤가 날카로운 무언가게 뚫린 후 크게 할퀸 듯한 상처를 입고 쓰러져 있었다.


상처는 거대한 발톱으로 낸 듯 깊게 파여 있었고, 죽은 지 오래되지 않았는지 피가 아직 마르지 않은 상태였다.


"뒤에서 한번에 당했어. 전투라기 보단 기습인가?"


레이가 낮게 중얼거리며 검을 소환했다. 손에 닿는 검의 감촉과 함께, 의념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공기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레이가 걸음을 멈추며 낮게 내뱉었다.


"온다. 시엔, 뒤로."


땅이 울렸다. 거대한 형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쓰러진 오크를 훨씬 능가하는 크기.


회색빛 피부에 굵직한 흉터들이 칼자국처럼 새겨져 있었다. 어깨에 걸린 도끼는 한쪽 날만으로도 웬만한 인간을 찢을 듯했다. 붉은 눈이 레이와 시체를 번갈아 훑었다.


"오해받기 딱 좋은 상황인데."


시엔이 뒷걸음질치며 마나를 모았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회색 오크의 기운이 파도처럼 몰려왔다. 하지만 레이는 미동도 없었다. 검을 천천히 내렸다.


검을 역소환 후 양팔을 교차하고, 오른손을 내밀며 침착히 말했다.


"인간 전사 레이다. 오크 전사의 시체를 발견했는데··· 같은 부족인가?"


회색 오크가 멈춰섰다. 붉은 눈이 차갑게 번뜩이며 레이를 탐색했다. 곧, 도끼를 천천히 땅에 내려놓았다.


근육이 움츠러들었다가 이완되며 가라앉았다. 두꺼운 팔을 교차한 뒤, 그는 같은 방식으로 손을 내밀었다.


"회색 오크 전사 그록이다. 인간 전사 레이. 우리 종족의 시체를 지켜줘서 고맙다."


레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악수를 나눴다. 뒤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시엔은 의아한 표정으로 레이를 바라보았다.


레이는 시엔의 의아한 표정을 뒤로 하고 그록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가 왔을 땐 이미 시체였어."


그록은 시체를 내려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전사의 예우를 취하며 손을 내미는 인간이라 믿을 수 있다. 게다가 이 상처는···"


그록의 손이 시체의 등을 가리켰다.


"이건 인간이 낼 수 있는 상처가 아니다. 이게 요즘 족장이 말하던 동족의 죽음인가."


그 말에 레이와 시엔은 눈빛을 교환하며 수상함을 느꼈다. 레이가 차분히 물었다.


"요즘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나?"


"그렇다."


그록이 얼굴을 굳히며 대답했다.


"이렇게 죽어가는 동족들 때문에 오늘 각 부족의 족장들과 대전사가 회의를 연다고 했다."


레이와 시엔은 다시 서로를 쳐다보았다. 초원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이 그들의 신경을 자극했다.


레이가 차분히 입을 열었다.


"드워프의 바위산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 이 이야기를 족장에게 전하고 싶은데, 만날 수 있을까?"


그록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전사의 방문은 언제든 환영이다."


그러곤 시체를 짊어지며 고개를 돌렸다.


"우리 부족으로 안내하겠다. 따라와라."


그의 말에 레이와 시엔은 조용히 뒤따랐다.


길을 따라 걷는 동안 시엔이 레이를 흘깃 보며 물었다.


"충분히 오해받을 만한 상황 아니었어? 당장이라도 싸울 줄 알았는데, 그 인사는 또 뭐야?"


레이는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대답했다.


"오크의 전사 인사야. 양팔을 교차하고 오른손을 내미는 동작. 자신이 무기를 거두었다는 걸 보여주면서도 전사로서의 자부심을 드러내는 거지.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스스로를 증명하는 상징적인 행동이야."


시엔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런 건 또 어떻게 알게 된 건데?"


레이는 미소 없이 말했다.


"예전에 친한 오크가 가르쳐 줬어."


시엔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대꾸했다.


"나이가 몇인데 예전 타령이야."


그러더니 고개를 갸우뚱하며 중얼거렸다.


"동족이 죽었는데 생각보다 오크들이 차분하네. 당장이라도 죽인다면서 달려들 줄 알았는데."


레이는 그런 시엔을 바라보다 대답했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오해를 하곤 하는데, 오크는 꽤 차분한 부족이야. 특히 전투나 전쟁 상황에서는 본능적인 감각이 인간을 한참 초월하지. 그래서 저런 시체를 볼 때도 상당히 예리하게 판단해."


그록이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오크에 대해 잘 아는 인간 전사군."


레이는 고개를 들어 그록을 바라보며 담담히 대답했다.


"아주... 아주 친한 친구가 오크 중에 한 명 있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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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엘프의 숲 에델리안(2) 24.12.28 18 0 13쪽
57 엘프의 숲 에델리안 24.12.27 24 0 12쪽
56 고슈안 사막(3) 24.12.26 31 0 12쪽
55 고슈안 사막(2) 24.12.25 27 0 13쪽
54 현 시점의 인간국가들 24.12.24 29 0 13쪽
53 고슈안 사막 24.12.23 30 1 15쪽
52 라이칸(2) 24.12.22 35 1 11쪽
51 라이칸 24.12.21 36 0 13쪽
50 적색 오크와 수인족 24.12.20 35 0 13쪽
49 괴수 24.12.19 32 0 12쪽
48 녹색 오크 영토 24.12.18 34 0 13쪽
47 하급 괴수 (2) 24.12.17 42 0 13쪽
46 하급 괴수 24.12.16 38 0 13쪽
45 필로안 대초원(2) 24.12.15 44 0 13쪽
» 필로안 대초원 24.12.14 47 0 13쪽
43 다음 여정을 향해 24.12.13 54 0 13쪽
42 맥주 한잔의 여유 24.12.12 54 0 13쪽
41 지하도시(3) 24.12.11 62 0 15쪽
40 지하도시(2) 24.12.10 51 0 13쪽
39 지하도시 24.12.09 58 0 13쪽
38 드워프의 바위산 암페리온(2) 24.12.08 72 0 15쪽
37 드워프의 바위산 암페리온 24.12.07 65 1 14쪽
36 마법사 시엔(2) 24.12.06 69 0 13쪽
35 마법사 시엔 24.12.05 68 0 13쪽
34 회의 24.12.04 70 0 14쪽
33 제국 10강의 정점(3) 24.12.03 71 1 14쪽
32 제국 10강의 정점(2) 24.12.02 75 1 14쪽
31 제국 10강의 정점 24.12.01 85 1 12쪽
30 서부 수도 벨포로트(3) 24.11.30 80 0 12쪽
29 서부 수도 벨포로트(2) 24.11.29 91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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