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계 대물이 된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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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신사
작품등록일 :
2024.11.05 15:47
최근연재일 :
2024.12.04 21:58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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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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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1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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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시아 (4)

DUMMY

견우가 달빛에 취한 상태에서 창안한 특성이 반영된 흐느적거리는 걸음.

일별하기에는 툭 치면 날아갈 수도 있을 듯하지만.

멈칫! 재차 공격을 이어가려던 바실리스크가 정지했다.

닭대가리의 고개가 비뚜름하게 기울어진다.

경계심이 멍청한 눈동자에 들어찬다.


모름지기 야생의 마수들은 본능이 중요하다.

바실리스크는 생존이 최우선인 생태계에서 살아왔고.

그만큼 발달한 본능이 울리는 경종을 느꼈다.


‘함부로 접근했다가는 목이 날아간다.’ 라는 느낌이 바실리스크의 육감을 건드렸다.


- 호오··· 직감인가? 영수도 아닌 것이. 포식자로서 최소한의 자격은 있군.


견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적절한 대응이라는 반응.


출렁이는 물과 같은 발놀림은 씨견도를 이루는 보법 중 하나인.

월무보(月舞步).

현시대에는 품밟기 또는 삼각보법이라 불리는 스텝.


“이끄!”


들숨에 심단전과 상단전의 양기와 음기가 응축되며.


“에끄!”


날숨에 압축된 두 개의 기운 팽창한다.

범인이 보기에는 비웃을 수도 있는 추임새이지만.

음양의 기운이 회전력을 높이기 위한 호흡법이다.


“선공은 양보한 지 오래인데··· 덤비지 못하나 머저리 자식아?”


부단히 양팔로 원을 그려가며 도발하는 김 차장.

바실리스크는 알아듣기라도 한 것인지.

촤락! 대지를 찢으며 도약한다.

김 차장이 말하는 순간에 생긴 빈틈을 노린 공세!


하지만 바실리스크가 간과한 게 있다.

월무보에 수반되는 팔동작인 활개짓.

쉼 없이 빙글빙글 도는 김 차장의 팔.

상대의 눈을 현혹시키며 유능제강(柔能制剛)의 묘리를 품은 기술.

현란한 부드러움은 강함을 이기는 법이었다.


표독한 부리가 김 차장의 우측 쇄골에 매섭게 꽂히려는 찰나.

스르륵. 정말 부드럽게.

마치 어린아이의 투정을 잘 타이르듯.

부리는 동그라미를 그리는 팔뚝에 걸려 미끄러졌다.


하지만 온몸이 흉기인 바실리스크.

닭대가리가 밀려남과 동시에 길고 육중한 꼬리가 후면에서 튀어나온다.

꼬리의 끝이 세 갈래로 갈라지며 징그러운 이빨이 드러난다.


“아빠!”


교실 안에서 훔쳐보던 시아.

그 잔인한 공격에 경악한다.


“이끄! 에끄!”


강맹한 기합의 연속.

폭발하는 양기와 음기.

부드러움에 속도가 더해지고.

잔상만 남기는 왼팔의 궤적.


빙그르르. 팔뚝에 꼬리가 걸리고.

파괴적인 기세는 바람을 만난 낙엽처럼 흩어진다.


모든 공격이 수포로 돌아갔으면 낭패감이 들 만도 하건만.

뱀의 눈알은 아직도 비열함을 품고 있었다.


“쉐엑!”


위협적인 포효.

목젖을 울리며 튀어나오는 액체.

독이다.


부리에 이어.

꼬리에 이어.

독으로 이어지는 3단 연환계.


“이끄!”


음기를 폭발시키며 상단전을 무겁게 한다. 그와 함께 무릎을 구부리니.

휘웅! 황망하게 허공을 가르는 독액!

지속되는 연계에 살짝 분노한 김 차장.


“그만해! 이 개색기야!”


무릎을 구부린 것은 회피와 동시에.

추진력을 얻기 위한 복합성 동작.

파앙! 깊은 족적을 남기며 활공하는 매처럼 솟은 후.

말벌처럼 쏘아지는 발차기.


씨견도. 각술. 제1식. 족격교(足擊頬).


작금에 와서는 발따귀라 불리는 악명 높은 기술.

가격당한 이에게 수치심과 모멸감을 선사하며 심리적 위축까지 수반되는 복합성 초식.


김 차장의 신발 밑창이 뱀 대가리를 가격하니.

퍼엉! 바닥을 장식한 은행나무 열매처럼 터져버린다.


“끼에에엑!”


두 개의 대가리가 한 몸이어서 고통을 공유하는 것인지.

아니면 동거하던 친구의 사망에 슬픔을 느끼는 것인지.

닭대가리는 절규 섞인 비명을 지른다.


그 괴성이 시끄러운지라.

김 차장은 부리를 닫기 위해 다시 땅을 박차고는 오금을 닭의 목에 건다.


씨견도. 각술. 제2식. 첨괵령.


허벅지와 종아리에 힘이 들어가며.

꾸욱. 목이 압박에 눌리더니.

뿌드득. 척추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고.

덜렁. 기둥을 잃은 대가리가 바닥을 향해 떨어진다.


“이끄! 에끄!”


승리의 기함!


[게이트 보스 바실리스크 처치하셨습니다.]

[보스 처치로 인한 추가 보상이 지급니다.]

[보상 : 마석 30kg]

[추가 보상 : 에로스의 쓸개즙, 에로스의 눈알]


수개의 창이 전면에 나타났으나 김 차장의 신경을 끌지는 못했다.


“시아야!”


김 차장은 시아를 데리러 갔다.


“아빠!”


둘의 전투를 지켜보던 시아는 바실리스크가 죽자 교실 밖으로 뛰쳐나왔다.


“별일 없었지?”

“응.”

“경찰 아저씨는?”

“지금 누워서 자고 있어.”

“우선 집으로 가자.”


때마침 주변에서 구급차의 사이렌이 들렸다.

아마 적당한 시기에 경찰을 구조해 가겠지.


정신없이 달려서 뒷문으로 나오니 혼란스러운 전경을 마주했다.


탕! 총소리. 쨍그랑. 유리창 깨지는 소리. 위에엥! 사이렌 소리.


각종 음향이 정신을 어지럽히자 시아가 뒤처진다.

김 차장은 딸을 힘껏 잡아끌며 뒤처지지 않게 했다.

이제 집이 보인다.

계단을 훌쩍 뛰어 내려가고.

콰앙! 문이 닫힌다.


“허억! 허억!”


시아의 거친 숨소리.


“어?”


게임을 하던 아들의 고개가 돌아간다.


“이제 괜찮아. 안전해.”


김 차장은 딸을 끌어안으며 다독인다.


“으흑!”


시아는 긴장이 풀렸다.

다 쏟아내고 말라버린 줄 알았던 눈물이 다시 흘러내렸다.


*


태일은 백만 유두버다.

얼마 전까지는 아니었다.

일전에 지후와의 대담한 인터뷰.

그로 인해 십만의 구독자에서 백만의 구독자를 보유한 스타가 된 인물이다.


경험은 귀중한 자산임과 동시에.

사람의 행동 방식을 구축한다.


그는 지후를 인터뷰하며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귀중한 지혜를 얻었다.

그것은 곧 그의 행동 방식을 결정했다.


인천의 재난 문자.

그것이 그의 핸드폰에 떴을 때.

심장이 펌프질을 가속하며 쿵쾅거렸다.


‘다시 지후를 인터뷰했던 것과 같은 명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젠 해외다.

백만이 아니라 천만을 향해서.

우연하게도 인천은 태일이 사는 동네였다.

태일은 빠르게 인터넷을 검색했다.


[해솔 여고 인근인 듯.]

정문에 사람 뛰쳐나오더라. 난리 났다.


[아랫글 작성자.]

여기 맞다. 뱀이랑 닭 닮은 몬스터들 날뛴다.


마침 인근이었다.

태일은 자전거를 타고 미친 듯이 패달을 밟았다.

엔도르핀이 과도하게 분출된 육신은 지치지도 않았다.


도착하니 정문은 이미 포화상태.

군복무를 마친 태일은 은밀하게 은엄폐를 행해가며 뒷문으로 접근.


“오오.”


보스와 경찰을 발견.

둘의 조우.

즉시 스마트폰을 들고 촬영을 시작했다.


경찰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맞서 싸웠다.


‘경찰이 숨겨둔 각성자인가?’


태일은 뇌 속에서 정보를 찾아봤다.

없다. 신인이다.

느껴진다. 찾았다.

구독자들은 새로운 인물을 좋아한다.

제일 좋은 연예인은 신인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실시간 방송으로 돌리고.

즉시 멘트를 이어갔다.


“구독자 여러분. 거물급 신인의 등장입니다. 아무래도 경찰청에서 은밀히 육성한 각성자로 판단됩니다. 현장이 위험하여 이렇게 소리를 낮춰 말해요.”


신인의 소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속삭임. 올라가는 심장 박동.


ㄴ 오. 뭐야? 신인?

ㄴ 팝콘각 오지구요

ㄴ 보스랑 일대일이야? 좀 치네?

ㄴ 바실리스크인가?


김 차장의 월무보가 펼쳐지자.


ㄴ 저분 술 취한 거 아님?

ㄴ 뭐임? 지금 전투하는 거 맞아?

ㄴ 그냥 희생자 영상 아니야?

ㄴ 나 저거 뭔지 앎. 택견이다.


김 차장의 활갯짓에.


ㄴ 뒤졌다

ㄴ 무슨 툭 치니 휙 하고 비껴지네?

ㄴ 오늘부터 택견 배운다


족격교와 첨괵령으로 바실리스크의 생명이 꺼지자.


ㄴ 허얼···

ㄴ 냠··· 방금··· 지렸··· 냠

ㄴ 이끄! 에끄! 방광이 열린다!


신태일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오른다.


‘구독자 오르는 속도 봐라. 역시 현장을 와야 해. 이제 나도 뜨자.’


적당히 뽕을 뽑았으니.


“감사합니다. 구독자 행님들! 아. 저분 정체가 뭐냐고요? 그런 건 원래 구독자님들이 찾아주시는 거죠. 아니면 경찰청에 문의해 주세요. 다음에도 훌륭한 현장 취재로 찾아뵐게요!”


방송이 끝나고 영상은 구독자들에 의해 사이버 공간에 널리 퍼졌다.

이후에 벌어진 일들은 영상의 파급력을 실감하게 해줬다.


[택견 그것은 어떤 무술인가?]

[남성 호르몬에 좋은 택견.]

[늘씬한 허리와 다리. 택견과 함께해요.]

[택견으로 탈모도 극복했어요.]


각종 영상과 택견 체육관의 홍보.

한동안 공원에서는 택견 체조를 하는 어르신들이 불야성을 이뤘다.


파급력은 대중에게만 있던 게 아니었다.

태일의 영상이 화제가 되고 몇 시간 후.


“지후야. 영상 확인했어?”

“예. 봤어요. 꼭 저희 측으로 끌어들여야 하는 인재인데요?”

“맞지? 지금 학교 및 인근 주택가 CCTV 영상 확보하고 있으니까 곧 누군지 밝혀질 거야. 국정원에도 협조 요청했으니 확실하겠지.”

“해모수에는 뺏기면 돼요. 절대.”

“그래야지. 이번에도 그 자식들만 협조적이었으면 민간에 피해가 갔겠어? 이번에도 보호비 낸 곳만 지켜줬더라.”

“바로 옆집은 박살이 났어요?”

“어. 그것도 능력이야. 미친놈들이. 자본의 노예가 돼서 생명을 도외시하니···”

“부산에서 올라가서 회의 좀 잠시 하죠.”

“그래. 수고했다. 천천히 올라와.”


통화를 끊자 옆으로 다가오는 이슬.


“오 청장님이에요?”

“응.”

“그 택견찰인가 뭔가 하는 그 사람 말하던 거죠?”

“벌써 이상한 별명도 만들어졌어?”

“대한민국 인터넷 빠르잖아요.”

“신원 밝혀지면 우리가 직접 찾아가서 설득하자. 길드가 선수 치면 곤란해.”

“알겠어요.”


정부 측 헌터의 간판들이었다.

그들이 직접 가서 스카우트를 한다는 것은 영입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의미.


각성자는 정부에서만 관심이 있는 게 아니다.

민간 측 길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콰앙! 최웅의 앞에 있던 탁자가 부서진다.


“걔들이 말한 특별한 전략이 이거야?”

“그런 것 같습니다.”


최웅의 옆에 기립해 있던 집사가 대답한다.


“이 정도로 뭘 서비스야? 이래서 관리청 없앨 수 있겠어?”

“바실리스크는 약한 개체는 아닙니다. 아무래도 상대한 헌터가 상정외가 아니었을지.”


톡. 톡. 톡. 최웅은 의자에 붙은 팔걸이를 손가락으로 치며 생각에 잠겼다.


“흠··· 손해만 볼 수 없지. 로이. 당장 저놈 알아봐.”


관리청과 최웅 더 해모수가 김 차장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시각.


모든 압박감과 불안감이 해소된 시아는 잠들었다.

방으로 가기 전 김 차장은 시아에게 각성자인 것을 다른 식구에게 숨겨달라 말했고.

시아는 흔쾌히 수락했다.


이번 사건으로 아빠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었다.

사춘기의 소녀는 아빠와 친밀감이 높아지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아빠와 자신만 아는 비밀.

가족 중 둘만의 세계가 형성됐다.


퇴근한 아내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몬스터가 만연한 세상이다.

위로감을 갖은 후 가족들은 바로 일상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아내는 출근했고 아들은 학교를 갔다.

해솔 고등학교는 휴교하여 시아는 늦잠을 잤다.

김 차장은 여유롭게 거실에 앉아 있었다.


딩동! 이른 시각의 초인종 소리.


“누구세요?”


문을 열었던 김 차장의 눈이 떠진다.


“한지후 헌터님?”

“맞습니다. 김가온님 되시죠?”


김가온을 향한 구애가 시작됐다.

깃발을 꽂은 것은 관리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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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금각 (1) 24.12.01 66 1 10쪽
25 움막 (6) 24.11.30 69 2 12쪽
24 움막 (5) 24.11.28 79 1 13쪽
23 움막 (4) 24.11.27 74 2 12쪽
22 움막 (3) 24.11.26 91 3 11쪽
21 움막 (2) 24.11.25 104 3 11쪽
20 움막 (1) 24.11.24 116 2 11쪽
19 노총각의 순정 (2) 24.11.23 130 3 13쪽
18 노총각의 순정 (1) 24.11.22 151 4 12쪽
17 달토끼 +1 24.11.21 158 4 12쪽
16 오구용 (3) 24.11.20 159 6 12쪽
15 오구용 (2) 24.11.19 182 7 11쪽
14 오구용 (1) 24.11.18 188 7 11쪽
13 관리청 그리고 최웅 더 해모수 24.11.17 208 6 13쪽
» 시아 (4) 24.11.16 216 9 11쪽
11 시아 (3) 24.11.15 224 7 11쪽
10 시아 (2) 24.11.14 224 8 12쪽
9 시아 (1) 24.11.13 248 7 11쪽
8 로사 24.11.12 251 8 11쪽
7 지후 (3) 24.11.11 268 8 11쪽
6 지후 (2) 24.11.10 263 7 12쪽
5 지후 (1) 24.11.09 274 8 11쪽
4 남자의 자존심 24.11.08 291 7 12쪽
3 칠석동 24.11.07 303 9 11쪽
2 이모작 24.11.06 316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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