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하면 투명해지는 이혼남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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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도우
작품등록일 :
2024.11.07 17:26
최근연재일 :
2024.11.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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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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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0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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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화. 이혼 통보

DUMMY

"선배님!"

"왔냐?"


회의장 밖에 서 있던 나태한에게 달려오는 영업 3팀 후배 정진수.


"어디에 계시다가 이제 오시는 거에요."

"잠깐 화장실 좀 들렀다가. 회의는 잘 끝났냐?"

"에휴, 괜히 고생만 하셨어요. 보고도 제대로 안 받고, 지 하고 싶은 말만 쯧쯧."

"그 새끼가 그렇지 뭐."

"근데 아까 USB는 선배가 주고 가신거에요?"

"USB?"

"네, 아까 제 머리에 던지고 가신 거 선배 아니었어요?"

"아, 그거. 퀵서비스야. 퀵."

"그랬구나. 전 선배가 그런 줄 알고 하하."


'휴 다행이다.'


태한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자신의 몸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하마터면 사람들이 볼 뻔했잖아.'


그의 몸이 원래대로 돌아온 것은 모상식과 박전무의 은밀한 대화가 끝난 직후였다.


- 스르르


"헉"


투명하던 태한의 몸이 희미한 윤곽선을 드러내며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뭐야, 이제 끝나가는 건가?'


아쉬움과 안도감이 교차하는 마음을 뒤로 하고, 태한은 서둘러 30층 비상계단으로 뛰어갔다.


- 스르르륵


이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몸.


"근데 선배, 조과장님한테 연락 안 왔어요?"

"조과장?"


태한은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부재 중 전화: 좆태오 과장(7)]


'아, 무음으로 해 놔서 몰랐네.'


"이런 젠장. 7번이나 전화했잖아?"

"과장님 엄청 찾았다구요."

"좀 있다 가서 도게자 박아야지. 뭐."

"아무튼 선배 덕분에 겨우 살았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래. 임마. 다음부터는 조심하고."

"제가 나중에 밥 한 번 사드릴게요. 소고기로."

"그래 너 때문에... 하아."

"?"


질끈 눈을 감는 태한.


"못 볼 꼴도 보고 좋은 정보도 얻고. 아무튼 일이 좀 많았다."

"못 볼 꼴이요? 그리고 좋은 정보라니 그게 무슨..."

"아니야 그냥 흘려들어. 아 맞다 그리고."

"?"

"너 여윳돈 좀 있냐?"

"돈이요? 돈 필요하세요?"

"아니 임마. 나를 뭘로 보고. 너 투자할 돈 좀 있냐고. 시드머니."

"흐음. 최근에 적금 들어둔 게 만기가 되긴 했는데. 뭐 좋은 정보 있으세요?"

"얼마 있는데."

"한 육천만원 정도."

"그래? 야. 그럼 내가."

"?"

"3억으로 불려줄게."

"네에? 어떻게요?"

"잠깐 일로 와바."


진수에게 귓속말로 속삭이는 태한.


"헬트리오 제약, 지금 풀매수해."

"헤, 헬트리오 제약을요?"

"아, 새끼야. 조용히 말해."


화들짝 놀라 소리치는 진수의 말에 근처에 있던 직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하, 하지만 헬트리온 제약은 지금 완전 초상집이잖아요. 신약 임상도 실패할 거라고 하던데요?"

"하아, 진수야."

"?"

"형 못 믿어?"

"아 형이야 믿죠. 헬트리온 제약을 못 믿어서 그렇지."

"그럼 넣어 새끼야."

"선배도 넣으실 거에요?"

"나? 나도 당연히 넣지."

"돈이 좀 있으신가봐요."

"여윳돈?"


씨익 미소짓는 태한.


"이제부터 만들어야지."


태한은 컴퓨터를 켜 조퇴를 상신한 뒤, 서둘러 회사 밖으로 나왔다.


그가 향한 곳은 지금쯤 1500만원 짜리 클래식 샤넬백을 들고, 여유롭게 고급 브런치를 즐기고 있을, 김지수가 있는 카페였다.


<카페 안>


"엄머, 지수야, 너 이번에 가방 새로 샀다더니. 이거야?"

"호호. 맞아요. 역시 알아봐주는 사람은 언니밖에 없다니까."

"남편이 이번에 보너스라도 받았나봐."

"그러게, 남편이 대기업에 다니니까 다르긴 다르네."


카페 한 구석에 모여 서로 의미없는 칭찬들을 주고 받으며 브런치를 즐기고 있는 김지수와 동네 젊은 아줌마들.


그때 그들의 소란스러운 목소리를 뚥고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


"김지수!"

"?"


동네 아줌마들과 신나게 수다를 떨고 있던 지수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응?"

"어머, 누구야?"

"남편?"

"네, 호호. 근데 오빠가 이 시간에 웬일이야?"


미간을 찌푸리며 되묻는 지수.

태한은 지수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속삭였다.


"잠깐 나와봐 할 얘기가 있어."

"나 여기서 얘기 좀 하다가..."

"야."

"?"

"할 얘기가 있으니까 나오라고."

"아니 왜 갑자기 일찍 퇴근해서 성질이야?"

"오늘 새벽에 있던 일."

"!"

"그냥 여기서 말할까?"


그 말에 눈을 치켜 뜨는 김지수.

하지만 이내 시치미를 떼며 말헀다.


"새벽이라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

"그래, 모르면 알려줄 테니까 빨리 나와. 쪽팔리고 싶지 않으면."


- 휙


돌아서서 문 밖으로 향하는 태한,

지수는 모습을 보며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설마, 눈치 챈 건가? 하지만 분명히 완벽하게 정리해 뒀는데?'


지수는 가방을 챙겨 들며 아줌마 일행에게 말했다.


"언니들, 남편이 급하게 갈 데가 있다고 해서요 호호."

"어머 이 시간에 급하게 어딜 가?"

"설마 둘이 이 시간부터... 응?"


음흉한 미소를 짓는 아줌마들.


"에이, 아니에요 그런 거."

"그나저나 자기 남편 잘 생겼다. 아주 둘이 선남선녀야."

"그러니까 부러워 죽겠어."

"호호, 그럼 먼저 들어갈게요. 내일 봐요."


- 덜컹


김지수는 서둘러 카페 문 밖으로 향했다.


------


"이혼하자."

"뭐?"

"이혼하자고."

"하, 참나."


갑자기 치고 들어 오는 공격에 지수는 말문이 턱 막혔다.


"깜박이 좀 키고 들어와. 갑자기 이혼이라니."

"딴 남자랑 집에서 그 짓거리를 했으면 이혼이지. 그럼 같이 살자고?"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그 짓거리라니!"

"꽃병."

"?"

"꽃병 어디 갔어?"

"꽃병?

"그래, 내가 결혼 10주년으로 선물해준 꽃병 말이야."

"그, 그건..."


태한의 눈빛을 피하는 지수.


"창고에 넣어뒀어. 혹시 깨질 까봐."

"하, 꽃병이 깨질 까봐 걱정 돼서 치워 놨다고?"

"그래."

"그럼 이건?"

"!"


태한의 손 위에 놓인 꽃병 조각.


"이, 이건..."

"왜 깨진 꽃병 조각이 침대 밑에 있었을까?"

"청소하다 깨뜨렸어, 됐어?"

"그럼 아까는 왜 거짓말을 한 거야? 창고에 넣어뒀다고?"

"혹시라도 뭐라고 할 까봐 그랬어. 이제 볼일 끝났어?"

"그래, 그렇게 나올 줄 알았어. 그래야 김지수지."

"도대체 무슨 소릴 하는거야.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뭐 잘못 먹었어?"


- 툭


김지수의 발 밑으로 무언가를 던지는 태한.


넥타이였다.


"이건...!"

"뭔데 이건?"

"다, 당신 주려고 사 논거야. 하하, 안 그래도 찾고 있었는데."

"그냥 우연의 일치일까?"

"?"

"이 넥타이와 모상식 그 새끼가 맨날 매던 넥타이와 같은 게?"

"뭐, 뭐라고?"

"다 알고서 얘기하는 거야. 너와 모상식이 오늘 새벽에 무슨 짓을 했는지. 그것도 우리집 안방에서!"


'어떻게 알고 있는거지? 아침에 집에 왔었나?'


하지만 구체적인 불륜 증거를 내밀지 않는 이상 끝까지 잡아 떼면 그만이었다.


"생사람 잡지마. 모상식이라니. 난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랑 안방 화장실에서 떡치냐? 그것도 방문 밖까지 들릴 정도로 신음 소리를 내면서?"

"그만 해 제발!!"


소리를 빼액 지른 뒤, 돌아서서 다시 카페로 향하는 김지수.


"너도 항상 원했던 거잖아."

"뭐?"

"이이혼 말이야. 니가 입에 달고 살던 그거."

"그건...흐윽"


이윽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는 지수.


- 주르륵


"당신이 나한테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의미로 얘기한 거였어. 당신은 맨날 나를 외롭게 했잖아. 항상."


'지랄하고 자빠졌네.'


항상 궁지에 몰릴 때면 쓰는 눈물 공격. 하지만 이번 만큼은 태한도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쳐 울지 말고. 울고 싶은 게 누군데."

"!"

"그리고 또 하나 있잖아? 내가 알아야 할 것"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모상식이 네게 마음껏 질싸를 할 수 있는 이유 말이야."

"뭐, 뭐라고?"

"밤꽃 냄새가 아주 진동을 하더라. 안방 화장실에서."


'그것까지 들었던 건가?'


"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미쳤어?"

"어떻게, 내가 다시 비뇨기과 가서 검사 받아볼까? 무정자증인지 아닌지?"

"가, 갑자기 검사는 왜!"

"후우... 마음 같아서는."


무거운 한 숨을 내쉬는 태한.


"지난 10년 간 나 때문에 아기 없이 살고 있다는, 그 무거운 죄책감에 짓눌려 살았던 시간을 생각하면 너를 찢어 죽여도 성이 안 풀릴 것 같아."

"어떻게 그렇게 심한 말을...흐윽."


다시 쳐 울기 시작하는 김지수.


"5:5"

"?"

"너한테 재산 절반 줄게. 이혼 하자."

"5, 50%?"


지금 태한의 명의로 되어 있는 아파트. 아무리 갈구고 떼를 써봐도 명의 만큼은 바꿔주지 않았던 그였다.


'재산의 절반이라면...어디 보자. 얼마 정도 되려나.'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하는 지수의 두뇌.


가성비의 5년

약속의 10년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이제 결혼 10년차에 접어드는 김지수로서는 분할 받을 재산이 상당할 것이었다.

거기다 이대로 위자료도 내지 않고 이혼한다면...


'집에 있는 재산이...'


돌아가신 시부모님이 마련해준

서울의 구축 소형 아파트

적금 3개

청약통장 2개

자동차


등등...


"사람을 뭐로 보고. 내가 무슨 돈 때문에 이혼을 하고 그런 속물로..."

"4:6"

"!"

"니가 60% 가져가 그럼."

"유, 육십?"


눈이 휘둥그래지는 지수.


'이 새끼가 갑자기 왜 이러는 거지? 설마...'


"야, 너."

"?"

"딴 여자 생겼니?"

"하아, 뭐 눈에는 뭐만 보인 다더니."

"뭐라고?"

"어쨌든. 하기 싫다는 거야? 하기 싫으면..."

"자, 잠깐만!"

"?"

"조, 좋아. 하지만 분명히 해 두자. 나는 이혼하고 싶지 않아. 오빠가 해 달라고 간절히 바래서 하는 거야. 혼자 오해해서 북 치고 장구 치고. 그래서 나는 하는 수 없이 이혼하는 거라고."

"그래. 뭐 그거야 내가 알 바 아니고. 그럼 이혼에 ok 하는 거다."


사실 태한의 입장에서는 시간을 두고 불륜의 증거를 잡아 위자료를 뜯어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위자료라고 해봐야 몇 푼 되지도 않을 뿐더러, 그에 소요되는 시간이 상당할 것이었다.


어쨌든 특급 투자 정보를 얻은 이상, 다음 주 화요일 까지 누구도 손 댈 수 없는 자신만의 현금을 마련해야 했다.


- 스윽


"?"


두툼한 서류가 담긴 갈색 봉투를 내미는 태한.


"이거 내가 정리해둔 서류니까 오늘 중으로 써서 내 방 앞 에다 둬."

"이게 그렇게 서두를 일이니?"

"너를 한 순간이라도 덜 보고 싶으니까."

"하, 참나."

"집도 오늘 내 놓을 거고, 팔리는 대로 재산 정리하자."

"그, 집 말고 다른..."

"적금도 깨고, 자동차도 팔아서 나눌 거야. 걱정하지 마."

"그래, 알았어."

"그 동안 정말..."

"?"

"지긋 지긋 했다. 우리 두 사람."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어."

"그래. 그 동안 고마웠다는 말은 차마 못하겠다. 가라."


- 휙


말 없이 돌아서는 태한.

홀가분한 기분으로 근처 부동산 중개소로 향했다.


"그럼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네, 사장님, 허허. 동네가 오래되긴 했지만, 요새 부동산이 다시 오르는 추세라. 금방 나갈 겁니다."

"네. 급매로 부탁 드립니다. 최대한 빨리."

"네 그럼요. 아마 한 달 이내로..."

"내일까지 부탁 드립니다."

"내, 내일이요? 그, 그렇 게는 좀..."

"내일까지 팔아 주시면 제가 따로 1000만원 드리겠습니다."

"처, 천만 원이요?"

"네."

"넵, 사장님. 그럼 제가 당장 알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급매로 내놓은 집의 매매가는 6억 정도.


이 돈을 김지수와 4:6으로 나누면 2억 4천만원을 갖게 된다.

여기에 적금을 해약한 금액 및 풀대출하면 4억 정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혼까지 끌어모은 이 돈으로 헬트리오 제약 주식을 신용 매수하면 약 10억 정도의 투자금액.


10억에 5배면...


50억.


- 꿀꺽


일생 일대에 베팅을 눈 앞에 두고 태한은 마른 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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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 두 갈래의 길 24.11.14 58 2 3쪽
8 8화. 두 여자 24.11.13 65 3 12쪽
7 7화. 두 남자 24.11.12 63 2 12쪽
6 6화. 신아라 24.11.11 74 2 12쪽
5 5화. 홍혜원 24.11.09 97 3 15쪽
4 4화. 성희롱 24.11.08 99 3 11쪽
» 3화. 이혼 통보 24.11.07 98 2 12쪽
2 2화. 몰상식 24.11.07 111 2 15쪽
1 1화. 투명인간 24.11.07 14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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