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하면 투명해지는 이혼남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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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도우
작품등록일 :
2024.11.07 17:26
최근연재일 :
2024.11.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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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0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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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화. 성희롱

DUMMY

<다음 날 아침>


"네, 사장님. 감사합니다."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미소 지으며 인사하는 나태한.


"사장님께서 특별히 부탁하셔서, 제가 연락을 싹 돌렸지 말입니다."

"그럼 오늘 오후에 바로 계약할 수 있을까요."

"네, 오후에 계약이 끝나면...늦어도 내일 오전 중 매도 대금을 입금해 줄 겁니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별 말씀을요."

"그럼 계약 할 때 사례금도 함께 드리겠습니다."

"아유 감사합니다. 하하하."


- 띡


"휴우."


태한은 의자를 뒤로 젖히며 숨을 내쉬었다.


'적금은 정리 다 끝났고. 차도 헐값에 팔았고 또...'


어차피 김지수와 4 : 6으로 나누는 상황에서, 푼돈 얼마를 더 받고 못 받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럼 예정대로..."


D- day인 다음 주 수요일을 상상해보는 태한.


그날은 인생 대박을 위한 첫 걸음이 될 터였다.


'흐음, 또 그렇게 생각하니 아깝긴 하네. 투명 인간이라는 능력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것일까? 어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이후로 몸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선배!"

"어?"


태한에게 말을 거는 한 사람

홍혜원이었다.


"선배,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세요?"

"아아, 그냥..."


머리를 뒤로 묶은 그녀의 모습.

안 그래도 하얀 그녀의 목덜미가 오늘 따라 더 눈부셨다.


"근데 어쩐 일이야?"

"아, 그게."

"?"

"제가 옮길 짐이 좀 있는데, 혹시 도와주실 수 있을까 해서요."

"그래? 그러면 당연히 도와줘야지."


혜원과 조금이라도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태한은 자리에서 빠르게 몸을 일으켰다.


"끙차"


땀을 뻘뻘 흘리며 여자 휴게실로 생수병을 옮기는 태한.


"많이 무겁죠. 제가 괜히."

"아니야. 별로 안 무거운데 뭐. 네가 들고 있는 것도 나한테 줘. 내가..."

"아니에요. 이 정도는 저도 들 수 있어요 호호."


팀의 막내로서 자잘한 일들을 처리해야 하는 혜원의 모습을 항상 안쓰럽게 바라보던 태한이었다.


"근데 선배."

"응?"

"요즘 결혼 생활은 어때요?"

"겨, 결혼 생활?"


'응, 이혼했어 오늘.'


라고 차마 입이 안 떨어졌다.


"그냥 그렇지 뭐."

"그렇구나. 아기는요?"

"아, 아기?"


'응, 아내가 불임이라 아기 못 낳아.'


라고 말 할 수는 노릇이었다.


"그냥 둘이 사는 거지 뭐. 하하 요즘 애 키우기도 빡세잖아."

"아하... 그래도 부러워요."

"응? 내가?"

"아니요. 선배 아내 분이요. 선배같이 자상한 남편이랑 함께 산다는 게.


- 심쿵


혜원의 칭찬에 나태한의 심박 수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자상하긴 뭘. 아무튼 그렇게 말해주니까 기분은 좋네. 하하.'


- 쿵


이윽고 여자 휴게실에 도착해서 무거운 생수통을 내려놓는 태한과 혜원


"휴우, 이제 끝난 건가?"

"네, 고마워요 선배."

"그래 또 이런 일 있으면 언제든지 부탁해."

"넵."


싱긋 웃으며 생수의 포장지를 뜯는 혜원

고개 숙인 그녀의 얼굴 아래, 셔츠 사이로

그녀의 봉긋한 가슴골 사이의 깊은 그림자가 태한의 눈에 들어왔다.


"쿨럭"

"?"


순간 사레가 들어 연신 기침을 하기 시작하는 태한.


"쿨럭 쿨럭."

"서, 선배 괜찮아요?"

"응, 괜찮아, 쿨럭."

"일단 이 손수건으로..."


태한에게 다가와 손수건을 건네는 혜원. 그녀의 얼굴이 가까워지고, 따뜻한 숨결이 느껴지자 태한의 심박 수는 더욱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 불끈


그리고 마치 상한가를 치는 주가 차트의 장대 양봉처럼, 요동치기 시작하는 그의 송이버섯.


'이, 이 놈이 갑자기!'


"잠깐."

"?"

"그, 그래. 포장 뜯으려면 가위가 필요하겠다. 잠깐만."


완전히 솟아올라 바짓 가랑이에 텐트를 채, 태한은 빠르게 몸을 돌렸다.


"내가 가위 좀 찾아볼게."


- 두근 두근


"아니에요 선배. 그냥 손으로 뜯어도 되는데."


- 두근 두근 두근


"아니야. 그러다 손 다치니까 가위로..."


- 두근 두근 두근 두근...


그때였다.


- 스르륵


한 순간 사라진 태한의 형체


- 철컥


그와 동시에 여자 휴게실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두 사람.

혜원은 빠르게 고개를 돌렸다.


"오, 혜원씨."

"아, 부장님 안녕하세요."

"혜원씨가 여긴 어쩐일이야."

"설마 이거 혜원씨가 혼자 옮기고 있었어?"


홍보 4팀 부장 황보석과 차장 지현우였다.


"아니에요, 여기 계신 나대리님이...응?"


혜원은 고개를 돌렸지만 아무도 없었다.

분명 눈 앞에 있던 나태한이.


바닥에는 그가 건네주던 가위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


'어디가셨지? 분명 방금까지 여기...'


"나대리?'

"나대리가 옮겨줬어? 그러면 포장 뜯는 것도 도와주지, 나대리도 참."

"아, 아닙니다. 차장님. 그러니까... 과장님이 급하게 찾으셔서."

"그래? 조과장이?"

"네."

"그럼 할 수 없고."

"그나저나."

"?"

"요새 혜원씨 미모가 점점 물이 오르는 것 같단 말이지."

"호호, 좋은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그럼 이만..."

"에이, 잠깐 우리랑 얘기 좀 하다 가."

"저, 그 과장님이 시키신 일이 있어서..."

"조과장한테는 내가 나중에 말 할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응?"

"그래. 부장님이 홍사원이랑 같이 있고 싶으시다잖아. 어디 과장 나부랭이가 부른다고 응? 안 그렇습니까 부장님?"

"그럼. 그렇고 말고."


- 드르륵


의자를 빼 혜원에게 권하는 황보석 부장.


"그, 그럼 잠시만..."

"어때, 요새 만나는 남자 친구 있어?"

"아니요, 아직 없습니다."

"진짜? 당신만한 여자가 어디 있다고 아직 혼자야?"

"그러게 말입니다. 부장님. 어떻게, 홍사원. 내가 주변에 좀 알아볼까?"

"아, 아니요 그러지 않으셔도..."

"왜, 지차장이 발이 얼마나 넓은데. 한 번 소개시켜 달라고 해. 혹시 찾다가 없으면..."

"?"

"나한테 찾아와도 되고, 으하하하."


그때였다.


- 홱


"으어어억"


멀쩡하게 앉아 있던 황부장의 의자가 옆으로 꺾이며, 황보석 역시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괘, 괜찮으십니까, 부장님."

"크윽, 괘, 괜찮아. 아이구 허리야."

"의자가 갑자기 왜..."

"그러니까, 젠장. 회사 비품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야, 씨팔."

"제가 관리 잘하라고 이야기해 놓겠습니다. 부장님."

"그래 지 차장. 나원 참."


허리를 어루만지던 중 혜원을 바라보는 황부장.


"어흐 저기 홍사원."

"네?"

"내가 방금 자빠졌더니 허리를 삐끗 한 것 같아서 말이야. 여기 좀 두드려 줄 수 있겠어?"

"제, 제가요?"

"어허, 홍사원. 빨리 두드려 드리지 않고 뭐하는 거야. 지금 회사 일 보다가 쓰러지셨는데."

"네, 네 차장님."


내키지 않는 발걸음으로 황보석에게 다가서는 홍사원.


- 툭 툭 툭


"어이구 시원하다. 그래 거기. 좀 더 세게."


- 툭 툭 툭 툭


"그래 홍사원. 조금 밑에."

"미, 밑에요?"

"아 홍사원 답답하기도 하지. 여기 말이야 여기."


간신배처럼 옆에 서서 고부장의 엉덩이를 가리키는 지차장.


"저, 저기를요?"

"그래 어서."

"...네..."


거의 울먹이듯이 황부장 뒤에 선 홍혜원


"어서 두드리지 않고!"


- 스윽


천천히 손을 가져가 황보석의 엉덩이를 두드리려는 찰나.


- 빠아악


"크흡"


황부장의 엉덩이를 강타하는 강력한 라이트 펀치.


"부, 부장님 왜 그러십니까."

"응? 아, 하하. 호, 홍사원 보기보다 힘이 세네 하하. 조금만 더 약하게 부탁..."


- 빠아아악


"크헉"


또 다시 오른쪽 엉덩이를 강타하는 레프트 펀치.


"부, 부장님!"

"커흡, 홍사원 이, 이제 그만 해도..."

"네?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 빠악

- 퍼억


"크아악, 이제 그만!'

"부, 부장님 도대체 왜 그러시는 겁니까!"


얼굴이 사색이 된 채, 황보석에게 달려가는 지현우 차장


"그만, 그마안...!"

"뭐 그만하라는 말씀인지..."

"내 엉덩이...엉덩이..."

"네? 엉덩이요?"


- 지이익


황보석 부장의 말에 지차장은 그의 바지를 벗겨냈다.


"아니 이게 무슨...!"

"꺄악."


처참한 모습의 엉덩이는, 마치 조선시대 곤장을 맞은 것처럼 퍼렇게 멍들어 있었다.


"아이고 내 엉덩이이이..."

"호, 홍사원 뭐하고 있어. 그 119 부르지 않고."

"네, 넵!"


그 아수라장을 투명인간이 된 태한이 흡족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


<1시간 뒤>


"혜원아!"

"선배."

"뭔 일 있었어? 왜 회사에 119가..."

"그게 황부장님 엉덩이가..."

"황부장? 4팀의 황보석 부장 말하는 거야? 엉덩이가 왜?"

"갑자기 시퍼렇게 멍이 드셔서요."

"갑자기?"

"네."

"허어, 그것 참 신기한 일이네."

"근데 선배 아까는 갑자기 어디로 가셨던 거에요?"

"아, 정진수 이 새끼가 또 뭐 막히는 일이 있다고 도와달라고 해서."

"그랬구나. 그래도 말도 없이 갑자기 가버리셔서 당황했어요."

"미안해. 혜원아."

"근데."

"?"

"꼭 누군가 함께 있는 느낌이었어요."

"응?"

"좀 곤란한 일들이 있었거든요. 휴게실에서. 근데 뭐랄까. 저를 위해 누군가가 도와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 하하. 그래?


- 삐질


등줄기로 흐르는 땀방울.


'설마 눈치를 챈 건 아니겠지?'


한 시간 전, 자신의 모습이 사라지려는 찰나의 순간을 혜원이 봤는지 못 봤는지 확신이 들지 않는 태한이었다.


'그나저나 다시 투명 인간으로 변신하다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었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 태한은 황급히 자리로 돌아와 구글을 켰다.


[구글 검색: 투명인간]


- 나무 위키: ... 만일... 모든 세포를 아예 투명화시켜 만든 투명인간이 실존할 경우, 시신경도 투명화 되기 때문에... 절대 앞을 볼 수 없다... 즉 투명인간이 장님으로 묘사되든지, 남들이 투명인간의 눈을 볼 수 있도록 묘사되는 것이 과학적으로 정확...

- 관련 영화로는 '할로우맨'이 있다.

- 대부분의 영화나 드라마는 주인공이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파멸에 이르는 쪽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과학적으로 불가능한데...왜 나는 가능한 거지? 앞을 보는 게?'


게다가 문과 출신인 태한으로서는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할로우맨이라... 오늘 집에가서 한 번 볼까? 그나저나 결말이 모두 파멸이라니...끄응."


그때 사무실에 울려퍼지는 조태오 과장의 걸걸한 외침.


"야, 홍보 2팀!"

"?"

"?"


사무실 직원들은 미어캣처럼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조과장을 바라봤다.


"전부 회의실로 모여, 비상이다."

"!"


평소 왠만한 일에는 [비상]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 조태오 과장 이었기에, 직원들은 긴장한 빛이 역력한 얼굴을 한 채, 회의실로 향했다.


"다 모였습니다, 과장님."

"그래, 일단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

"이번에 헬트리오 그룹과 새로 계약한 신아라 배우 알지?"

"네."

"오늘 갑자기 연락이 왔다.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


신아라가... 계약을 파기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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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 성희롱 24.11.08 99 3 11쪽
3 3화. 이혼 통보 24.11.07 97 2 12쪽
2 2화. 몰상식 24.11.07 110 2 15쪽
1 1화. 투명인간 24.11.07 14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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