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스터마이징으로 소드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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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박치기
작품등록일 :
2024.11.11 20:28
최근연재일 :
2024.11.2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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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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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타니움을 찾아서

DUMMY

지원자의 등장에 기사들이 길을 터줬다. 그러자 손을 높이 든 또래의 남자가 보였다. 익숙한 얼굴에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자네는······?!”


“또 뵙습니다, 공자님.”


붉은 머리 기사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아, 그때 장갑은 고마웠어.”


“별 말씀을요.”


담백한 그의 태도에 나는 입매를 올렸다.


“그럼 잠깐 나오도록하지······.”


내가 그의 이름을 몰라 말꼬리를 흐리자, 기사는 바로 제 이름을 고했다.


“바르사입니다.”


보아하니, 눈치도 좀 있는 모양이다.


“그래, 바르사.”


일단 첫인상은 합격이었다. 그 다음 확인해야할 것은 실력. 나는 그를 데리고 바로 기사단장실로 향했다.


벌컥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일을 하던 중이었는지 책상에 앉아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기사단장을 볼 수 있었다.


“오랜만이야, 기사단장.”


“오랜만은 아니지 않습니까? 어제도 봤으니까요.”


거, 사람 참 야박하긴. 하지만 그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다. 결투가 끝나고 난 뒤, 매일 기사단장에게 오러 수련 및 검술지도를 받고 있었으니까.


“아직도 오러는 물건에만 넣으실 수 있습니까?”


그의 물음에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사단장에게 수련을 받는 이유는 단 하나. 검에 오러를 불어넣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왜인지 그것만큼은 내 맘대로 되지 않았다.


기사단장은 조바심을 갖지 말라 훈련 내내 말해줬지만 말이다.


“그렇군요. 그나저나 어쩐 일이십니까?”


기사단장의 물음에 나는 바로 바르사를 들이 밀며 물었다.


“이 친구와 광산으로 여행을 떠날까 하는데, 괜찮겠나?”


그러자 기사단장의 미간이 다시 깊게 패였다.


“광산이요?”


기사단장의 시선이 바르사에게로 넘어갔다.


“바르사, 그곳은 하급마수들 밖에 없다. 너보단 수습기사 중 한 명이 가는 것이─.”


“제가 가고 싶습니다.”


나는 조용히 둘의 대화를 관찰했다.


“단장님, 제가 갈 수 있게 허락해주십시오.”


“네 실력으론 다른 중급 마수들을 처리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텐데······.”


오호. 혼자서 중급 마수들을 처리할 정도의 실력은 된다는 소리에 나는 마음속으로 합격을 내주었다.


“하지만 광산엔 땅 속성 몬스터들이 있지 않습니까. 제가 제일 부담스러워하는 속성이니 도움이 될겁니다.”


지지않고 소신껏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도 마음에 들었다.


‘좋아. 저정도 깡은 있어야지.’


내가 뿌듯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사이, 기사단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다면 나름의 훈련이 되긴 하겠군.”


기사단장의 허락도 떨어졌겠다, 나는 호쾌히 손뼉을 쳤다.


“좋았어. 그렇다면 광부와 길잡이가 정해지는 대로 출발하는 걸로 하겠다.”


내 말에 바르사는 동의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트리타니움 크루는 무리 없이 만들어졌다.



***



“여기인가?”


스산한 기운이 감싸는 산 입구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지 수십년은 되어보였다. 전혀 광산을 품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외관이었다. 그나마 나무들이 거진 다 제거 된 민둥산의 모습이 광산의 존재를 짐작케 했다.


“그렇습니다.”


길잡이는 다른 지도를 펼치며 말했고, 그와 동시에 바르사는 검을 꺼내들었다.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바르사의 말대로 였다. 듬성듬성 난 수풀사이로 시선들이 우릴 지켜보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산은 적대적으로 느껴졌다.


스스스.


싸늘한 바람이 불어 몇 안되는 나무를 흔들자, 기괴한 소리가 산속으로 퍼져나갔다. 그러자 옆에 있던 광부가 마른침을 삼켰다.


“자, 들어가지.”


나는 앞장서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일행들도 나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길잡이의 안내를 따라 점점 더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는데, 갑자기 드르륵 땅이 을리기 시작했다.


“조심해!”


“으어어!”


중심을 잃고 광부와 길잡이를 나와 바르사가 각각 잡아 올리며 우리는 울림의 진원지를 찾기 시작했다.


“저쪽입니다!”


바르사의 외침에 고개를 돌리니, 인간의 형체를 한 돌무더기들이 서 있었다.


“스톤 골렘이다!”


검을 들며 소리치던 나는 곰곰히 생각했다.


‘스톤 골렘의 약점이 뭐더라······?’


광산에 오기 전, 땅속성 마수들에 대한 교육을 속성으로 받았었다.


“스톤 골렘은 사지를 잘라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렇지. 그렇게 배웠다. 잘라봤자 돌덩이들을 다시 그러모으면 스톤 골렘은 회복된다고.


“그러니, 놈들에겐 심장과 다름없는 핵을 단숨에 노려야합니다.”


핵.


핵을 찾아야했다. 하지만 스톤 골렘들은 더 이상의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피해!”


쾅─!


우뢰와 같은 소리가 귀청을 찢으며, 흙덩이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스톤 골렘이 내리친 주먹에 맞았더라면, 저 흙덩이 대신 우리의 살점이 저렇게 됐을 것이다.


“저것들, 하급 마수들 맞아?!”


스톤 골렘의 위력에 놀란 내가 묻자, 반대 쪽으로 피한 바르사가 외쳤다.


“산에 있는 땅의 마나를 흡수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하급 마수는 맞으나, 능력치로 보면 얼추 중급으로도 치부 될 수 있을 놈들이란 뜻이었다.


“으아악!”


그 때, 광부의 비명이 들려왔다. 시선을 돌리니 스톤 골렘에게 잡혀 대롱대롱 허공에 매달린 광부가 눈에 들어왔다.


“살려줘!”


바둥대는 광부가 있는 곳으로 달려간 나는 그대로 스톤 골렘의 팔을 검으로 내리쳤다.


후두둑 떨어지는 돌덩이 사이에서 광부를 낚아챈 나는 의족과 부츠에 오러를 담아 충격없이 착지를 했다.


“괜찮으십니까?!”


“어!”


바르사의 외침에 단답을 해준 나는 그대로 검을 마주 잡아 준비 자세를 취하며 물었다.


“바르사, 놈들의 핵이 어디있는지 알아?”


그러자 바르사의 눈썹이 와락 찌푸려졌다. 아마도 기억을 복기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오른 쪽 눈입니다!”


그때 길잡이의 목소리가 저 멀리서 들렸다. 어느새 저기까지 도망간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길잡이가 스톤골렘의 머리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놈들의 핵은 오른 쪽 눈이 있습니다!”


그 외침과 동시에 바르사가 매섭게 날아올랐다. 날붙이가 긁히는 소리와 함께, 스톤 골렘의 기괴한 울음이 퍼져나갔다.


그래도 아랑곳하지않고 바르사는 스톤 골렘의 오른 쪽 눈에 박은 검을 더 깊게 쑤셔넣었다. 그러자, 최후의 비명을 내지른 스톤 골렘 하나가 파스스 무너져내렸다. 매캐한 먼지 사이로 돌무덤 위에 서있는 바르사의 뒷모습이 보였다.


“좋았어!”


그 모습을 본 나도 용기를 얻어, 스톤 골렘의 오른 쪽 눈을 노렸다. 스톤 골렘은 움직임이 둔했다. 그 덕에 오러를 넣은 의족과 부츠만으로도 놈들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고, 나는 그대로 한 놈의 오른 쪽 눈을 찔렀다.


역시나 기괴한 울음소리를 내며 스톤 골렘이 평범한 돌무더기로 변해버렸다. 한 번 해보니, 그리 어렵지도 않았다. 돌 무덤 위에 선 나는 그대로 우리 앞에 있는 스톤 골렘의 숫자를 세어봤다.


‘어림 잡아 몇 십개는 되어보이는군.’


이마와 볼을 타고 흐르는 땀을 닦아 낸 나는 다시 한 놈에게로 달려들었고, 옆에 있던 바르사는 이미 두번 째 스톤 골렘에게 검을 박아넣은 뒤였다.


그렇게 차례차례 스톤 골렘 무리를 처리하자, 우리가 올라온 길은 돌무덤으로 울퉁불퉁해졌다.


“후우······.”


오른쪽 허벅지가 불에 데인 듯이 따끔거렸다. 아무래도 격하게 움직이다보니, 허벅지가 소켓에 이리저리 쓸린 모양이었다.


‘오러를 사용해도 불편한건 여전하네.’


나는 절뚝거리며 돌무덤에서 내려온 나는 바로 그것에 손을 집어넣었다. 돌덩이들 사이를 막 헤집자, 드디어 붉게 빛나는 돌 조각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찾았다.”


우리의 공격으로 부서진 핵이었다. 내 오러는 의족 의수의 마나를 활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톤 골렘의 마나를 활용해 의족의수를 만들면 어떻게 될까?


이론적으론 훨씬 강력한 의족의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걸 확인해보기 위해 나는 그나마 형체가 괜찮은 핵을 몇개 골라 주머니에 담았다.


“수고하셨습니다.”


안전해지고 나서야 길잡이가 돌무덤을 헤치며 다가왔다.


“역시 하급마수라 해도 위험하긴 하군요.”


길잡이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누가 보면 자기가 다 없앤줄 알겠다. 그 모습에 헛웃음을 토해낸 나는 바로 길잡이에게 안내해줄 것을 부탁했다.


“이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지도를 확인한 길잡이가 광산입구로 우리를 이끌었다.


그 사이, 아까 봤던 스톤 골렘보다는 크기가 작은 다른 스톤 골렘들과 마주했다. 아무리 커봐야 허리까지 밖에 안 오는 그것을은 발로 차기만해도 기괴한 소리를 내며 도망쳤고, 덕분에 우리는 힘을 비축한 채 무사히 광산 입구에 도달했다.


“이제 제 차례군요.”


짐에서 빛이 나는 구슬을 꺼낸 광부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한동안 작업을 멈춘 광산이다보니, 다들 발밑 조심하십시오.”


광부는 그렇게 말했지만, 광산은 생각보다 정비가 잘 되어있었다. 지지대도 튼튼하게 세워져 있었고, 심지어 트레일도 있었다.


동굴 안으로 깊게 들어오니, 광부가 손에 든 빛에 반사돼 번쩍번쩍 거리는 은색 광물이 가득했다.


“허허. 잘 찾아왔군.”


광부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짐을 내려놓았다.


“나으리, 얼마나 필요하십니까?”


“음······.”


KAFO를 만들면서 실행착오도 겪을 테니, 많이 가져가야했다. 그리고 남은 걸로는 의족의 파일론(무릎과 발 사이에 두는 기둥)을 만들면 되니 괜찮았다.


“최대한 많이.”


내가 답하자, 광부는 곡괭이를 어깨에 메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그러더니 광부는 곡괭이로 열심히 은빛으로 빛나는 광물을 캐내기 시작했다.


쾅쾅.


곡괭이가 돌을 찧는 소리가 동굴 안에 울려퍼졌다. 규칙적인 소음은 왠지 모르게 마음에 안정감을 주었다. 광부가 캔 광물은 길잡이가 차곡차곡 마법 주머니에 넣었다.


지치지도 않고 곡괭이질을 하는 광부의 이마에 땀이 비오듯 흐르는 것을 본 나는 잠깐 쉬라고 말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쿠구구궁─!


땅이 울리는 소리와 함께 동굴에 설치해둔 지지대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위험합니다! 다들 밖으로 나가야해요!”


광부의 말에 우리 모두는 서둘러 출구로 향했다. 돌부스러기가 우수수 떨어지는 길엔 바윗덩어리도 떨어져 있었다.


‘저걸 맞았다간······.’


쓸데 없는 상상을 휘휘 저으며 나는 그들과 함께 열심히 달렸다. 출구의 빛이 저 멀리에서 우릴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


간신히 밖으로 빠져나오자마자, 광산을 뒤흔든 범인을 알아낼 수 있었다.


“저게 뭐야?!”


돌덩이로 만들어진 거인이 산 언덕 너머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고일이 여길 왜?!”


바르사의 외침에 심상치 않음을 느낀 내가 물었다.


“그게 뭔데?”


“땅 속성 중급 마수입니다······!”


그 말에 나는 거인을 다시 올려다 봤다. 마고일은 음산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순간 산의 마나를 받았다던 스톤 골렘들이 스쳐지나갔다.


“설마 저것도 마나를 먹어서 더 강해진건 아니겠지?”


“아마 그럴 겁니다.”


공격자세를 취하며 바르사가 내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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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눈보라의 빅풋 24.11.26 4 0 11쪽
14 모험의 시작 24.11.25 7 0 12쪽
13 궁극의 치료제를 찾으러 24.11.24 8 0 11쪽
12 쓰러진 아버지와 가주대리인 24.11.23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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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메로우 투우사와 제자 24.11.21 12 0 11쪽
9 의외의 복병 24.11.20 12 0 11쪽
8 새 의지와 유배 24.11.19 12 0 12쪽
» 트리타니움을 찾아서 24.11.18 17 0 11쪽
6 KAFO, 마지막 장비 24.11.17 20 0 12쪽
5 반신불구 자식 vs 주워온 자식 24.11.16 20 0 11쪽
4 결투신청 24.11.15 23 0 12쪽
3 두 발로 선 마르엥겔 24.11.14 29 0 12쪽
2 트레이닝 24.11.13 30 0 12쪽
1 아무래도 빙의 당한 것 같다 24.11.12 4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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