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스터마이징으로 소드 마스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금박치기
작품등록일 :
2024.11.11 20:28
최근연재일 :
2024.11.26 01: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264
추천수 :
1
글자수 :
77,909

작성
24.11.20 07:00
조회
12
추천
0
글자
11쪽

의외의 복병

DUMMY

남부 한적한 시골마을은 시골답게 할 게 별로 없었다. 소작농들은 농사를 짓거나 가축들을 돌보며 일상을 보냈고, 나는 별장에서 무예를 배우며 일상을 보냈다.


기사단장과의 훈련은 할 수 없는 탓에, 오러사용법을 터득하는 수업은 잠정 중단되었다. 대신, 나는 검술과 궁술, 창술은 물론, 승마까지 차례로 배우며 기초를 탄탄히 다졌다. 아펠리온 대공가가 무를 다루는 가문이다보니, 공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려면 무술을 배우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내 무예 스승은 내가 뭐든 빨리 배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타고나신 듯 합니다.”


오늘도 그는 내게 감탄했다.


“하나를 가르쳐 드리면, 둘을 아시니 정말 가르쳐드리는 보람이 있습니다.”


“그대가 잘 가르쳐주는 덕분이지.”


배운 그대로를 연습하며 자세를 잡자, 무예 스승은 뿌듯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갑자기 그가 운을 떼기 시작했다.


“공자님.”


“응?”


“이번 남부 무예대회에 한번 출전해보심이 어떠십니까?”


그 말에 나는 준비자세를 풀고 검을 내려놓았다.


‘무예대회라······.’


저런 대회에 나가서 아펠리온 가의 적자가 살아있음을 공표하는 건 필요한 절차다. 하지만 그 시기가 지금인지는 모르겠다. 나가게 된다면 압도적인 힘으로 1등을 해야했기 때문이었다. 애매하게 굴어선 비웃음만 사게 될 것이다.


내가 망설이자, 스승이 말을 얹었다.


“무얼 걱정하시는지 압니다. 하지만, 제가 보증합니다. 공자님께서 나가시면 우승하실 수 있습니다.”


내 스승은 기사단장의 사제였다. 소드마스터라던 무예스승 밑에서 같이 배웠다는 뜻이었다. 그렇기에 그의 눈썰미도 믿을 만했다. 나는 고민 끝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참가하도록 하지.”


그렇게 나의 대회 출전이 정해졌고, 나는 열심히 스승의 조언을 들으며 수련을 해나갔다. 그런데, 의외의 복병이 생겨버렸다.


“괜찮으십니까? 오늘은 컨디션이 안좋아 보이시던데요.”


수업이 끝나고 걱정스레 물어오는 스승에게 괜찮다고 손짓한 뒤, 나는 그대로 내 방으로 들어갔다.


보철기구와 의족의수를 벗으니, 장비들과 맞닿아있던 살갓이 다 붉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른 다리는 쓸림현상으로 울긋불긋했고, 왼 다리와 어깨는 시뻘갰다.


“쓰읍······.”


화상이었다. 이로인해 생긴 물집이 터진 곳도 군데군데 눈에 들어왔다. 남부의 열기가 이토록 뜨거울 줄은 몰랐다. 트리타니움으로 만들어진 보철기구와 의수가 이렇게 열에 취약할 줄도 몰랐고······.


“이 상태로는 더위가 한풀 꺾일때까진 야외활동을 못할 수도 있겠어.”


하지만, 남부답게 이 곳의 여름은 길었다. 그 동안 저택에 칩거하고 있을 순 없었다. 나는 성한 곳 없는 내 다리를 내려다 보았다.


“어쩌면······.”


이 세계에는 각 속성을 가진 마수들이 있다. 이 KAFO와 의수에 땅속성인 마고일과 스톤 골렘의 핵이 들어있는 것처럼. 덕분에 장비들이 더욱 단단해질 수 있었고.

가설이긴 하지만, 물속성 마수의 핵을 응용해 장비를 만든다면? 그렇다면 열에 대한 저항력이 높지 않을까?


“오히려 잘 됐어.”


이참에 걸을 때마다 회전하는 바람에 보행에 문제를 주는 의족도 업그레이드 할 겸, 밑져야 본전으로 새로운 장비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물속성 마수 사냥을 해야했다.



***



“사냥이요?”


놀란 눈으로 되묻는 스승을 향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 여지껏 받은 훈련의 결과도 점검할 겸, 마수 사냥을 하면 좋겠는데?”


겸사겸사 마수 사냥을 하겠다 제안한 나는 말을 이었다.


“여기서 마수 사냥을 할만한 곳이 있을까? 물속성 마수면 더 좋고.”


그러자 스승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굳이 물속성으로 고르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그의 질문에 나는 사실대로 말을 할까 말까 순간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내가 착용하는 장비를 새로 만드는데 물속성 마수의 핵이 필요해.”


스승은 내 KAFO와 의족의수랑 마수의 핵이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인지 의아해하면서도 순순히 답해줬다.


“흠······. 바다와 이어지는 습지대에 메로우들의 서식지가 있긴 합니다.”


메로우는 물속성 하급 마수였다. 인간에게 그리 공격적이지도 않아 홀로 사냥하기에 적합하긴 했다.


“좋아. 그렇다면 오늘은 사냥으로 훈련을 대신해도 되겠나?”


“예. 괜찮습니다.”


스승의 허락도 받았겠다, 나는 바로 근처 습지대로 향했다. 맹그로브 숲이 울창한 습지대는 허리까지 물이 차올랐다.


찰박찰박.


물소리를 최대한 작게 내려 노력하며 나는 습지대 안으로 들어갔다. 눅눅한 냄새가 코를 찔렀고, 질척한 소리는 귓가를 간질였다. 습지대 제일 깊숙한 곳에 서식한다는 메로우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건 스승도 경고했던 부분이었다.


“그것들의 서식지를 찾기만 하면 사냥은 수월할겁니다.”


스승의 조언을 상기하며 나는 더 안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빽빽하게 자리잡은 맹그로브 나무 때문에 빛 한점 들지 않는 어둠이 드리우자,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메로우다!’


필시 메로우의 울음소리였다. 나는 검을 부여잡고 공격준비자세를 취하며 천천히 걸었다. 주변을 쓰윽 둘러봤으나, 아직도 짙은 어둠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그때였다.


쐐액─.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내 쪽으로 날아왔다. 본능적으로 몸을 피하자마자,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니, 왠 창이 맹그로브 나무에 박혀있었다. 수컷 메로우가 창술을 쓴다는 걸 들은 적이 있었다.


‘이런, 들켰군.’


나는 재빨리 맹그로브 나무 뒤로 몸을 숨기며 창이 날아들어온 방향을 살폈다.


첨벙첨벙.


물소리와 함께 여러개의 붉은 점이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했다.


‘어림잡아 열 마리 정도인가······.’


하급 마수의 핵은 효능이 그리 강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많은 양의 핵이 필요했다. 열 마리가지고는 택도 없다는 소리였다.


‘일단, 저것들이라도 잡자.’


결심을 마친 나는 조심스럽게 메로우가 있는 방향으로 우회해서 걸어갔다. 그러면서 내가 있던 방향으로 돌을 던지는 것도 잊지 않았다. 놈들은 아직도 내가 그 자리에 있다고 믿어야했으니까.


다행히도 이 전략이 먹힌 것인지, 놈들의 움직임 소리는 미동이 없었다. 슬금슬금 후방에서 놈들을 향해 다가갔다.


‘아무리 하급마수라해도 열 마리를 한번에 처리하는 건 불가능하다.’


오히려 내가 역으로 당할 확률이 높았다.


‘흠······. 그렇다면 역시 유인책이 답인가?’


나는 습지대 바닥에서 돌맹이를 줍기 위해 허리를 숙였다. 그걸로 뒤에 자리잡은 메로우들의 주의를 끌어 몇마리씩 해치울 생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맨 뒤에 있던 수컷 메로우가 뒤를 돌아보는 바람에 눈이 마주쳤다.


‘젠장.’


메로우의 붉은 눈동자에 적의가 서리는 찰나, 나는 검을 쥐고 있던 손을 휘둘렀다. 꾸덕한 녹빛 액체가 사방으로 튀었다.


“꾸륵—!”


단말마의 비명을 내지르며 쓰러지는 메로우 너머로 열 쌍정도 되는 붉은 눈동자들이 한꺼번에 나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X됐다!’


그대로 나는 뒤돌아 도망치기 시작했다. 물론 허리까지 차오르는 물의 장력때문에 땅에서 달리는 것처럼 빠르게 달릴 수는 없었다. 그리고 이런 나와는 다르게 메로우는 꼬리가 달린 생명체였다. 물속에서 누구보다도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한 존재들이었고, 그들 손에 잡히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렇게 둘 순 없지.’


저것들에게 잡히면 애써 물속성 핵을 얻으러 온 수고가 물거품이 된다. 나는 그대로 맹그로브 나무 기둥 하나를 골라 재빠르게 타고 올라갔다. 오러를 담은 KAFO와 의족의수를 사용해 순수하게 힘으로 나무 기둥표피를 으깨며 나무 끝으로 향했다. 나뭇가지에 앉아 숨을 고르며 아래를 내려다 봤다.


“꾸륵!”


“꾸르륵!”


메로우들이 내가 있는 맹그로브 나무를 둘러싸고 손가락질 하고 있었다.


내 판단이 맞았다. 꼬리가 달린 메로우들은 나무를 탈 수 없었다. 열심히 양 팔로 나무에 매달려봣지만, 뒷심을 받쳐줄 다리가 없었기에 놈들은 주르륵 물가로 떨어졌다.


덕분에 메로우들은 닭쫒던 개꼴이 되었다. 그게 분했던지, 메로우 중 몇놈이 창을 내 쪽으로 던졌다.


창은 나뭇잎을 가르며 아슬아슬하게 내 옆을 스치고 지나가거나, 옆 나뭇가지에 박혔다. 이제는 빈손이 된 메로우들이 신경질적으로 꼬리를 첨벙거렸다.


‘흠······.’


하지만 언제까지고 이런 식으로 대치하고 있을 순 없었다. 메로우의 핵 위치는 이미 공부하고 왔다.


‘놈들의 핵은 척추에 있다고 했는데······.’


정확히 얘기하면 요추 2번과 3번 사이에 놈들의 핵이 있다고 했다. 나는 내 옆에 박힌 창을 뽑아냈다. 창술은 많이 연습하지 않았지만, 이정도 거리면 해볼 수 있을 것같았다.


“후우······.”


나는 왼 팔에 오러를 넣고서 창을 쥐었다. 그리고 숨을 참고 팔을 쭉 뻗은 뒤, 그대로 창을 던졌다. 바람을 가르며 날아간 창이 그대로 한 메로우의 목을 뚫었다.


“쿠엑─!”


목이 뚫힌 메로우가 물속으로 가라앉자, 주위에 있던 메로우들이 동요하는 게 보였다. 위에서 뭐가 또 날아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놈들이 주춤주춤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놈들은 여덟마리. 아직도 많다면 많은 숫자였다. 이것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궁리하는데, 두 마리가 급히 떠나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냥 도망가는 것이면 상관없는데, 무리를 호출하기 위해 가는 것이라면 큰 문제였다.


“이런.”


저 두 놈을 빨리 처리해야했다. 하지만, 나머지 메로우들이 이 나무를 에워싸고 있어 내려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걸 써 볼 때가 온건가······?”


나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물건을 왼손으로 꺼냈다. 아무래도 혼자 사냥을 나가다보니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스승의 조언에 혹시 몰라 가져와봤다. 그런데 때마침 써먹어볼 타이밍이 생긴 것이다.


휙─!


나는 오러를 실은 왼손으로 양날 부메랑을 던졌다. 그러자 날쌘 소리를 내며 부메랑이 하늘을 가르기 시작했고, 메로우들의 비명이 사방에서 들려왔다.


“꾸륵!”


“끼엑!”


첨벙첨벙 물소리를 내며 제 동료들이 물속으로 가라앉자, 남은 메로우들이 주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놈들이 방심하는 사이 내가 던진 부메랑은 다시 메로우의 뒤를 가격했다.


“꾸르르─!”


칼이 되돌아 올것이라 생각하지 못한 메로우들은 혼비백산하며 흩어지기 시작했고, 그 사이 나는 돌아온 부메랑 검을 받아냈다.


모든 면이 날붙이로 만들어진 부메랑인지라 맨손으로는 잡을 수 없었다. 트리타니움으로 만든 의수를 하고 있는 나였기에 사용할 수 있는 무기였다.


‘만들어두길 잘한 것 같군.’


트리타니움이 남길래 만들어 본 것이었는데 의외로 쓸모가 있었다. 양날검 부메랑을 다시 허리춤에 차며 나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이제 나무에서 내려와 본격적인 사냥을 할 차례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커스터마이징으로 소드 마스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 눈보라의 빅풋 24.11.26 4 0 11쪽
14 모험의 시작 24.11.25 7 0 12쪽
13 궁극의 치료제를 찾으러 24.11.24 8 0 11쪽
12 쓰러진 아버지와 가주대리인 24.11.23 9 0 12쪽
11 제자같은 거 안 키운다 24.11.22 11 0 12쪽
10 메로우 투우사와 제자 24.11.21 13 0 11쪽
» 의외의 복병 24.11.20 13 0 11쪽
8 새 의지와 유배 24.11.19 13 0 12쪽
7 트리타니움을 찾아서 24.11.18 17 0 11쪽
6 KAFO, 마지막 장비 24.11.17 20 0 12쪽
5 반신불구 자식 vs 주워온 자식 24.11.16 20 0 11쪽
4 결투신청 24.11.15 24 0 12쪽
3 두 발로 선 마르엥겔 24.11.14 29 0 12쪽
2 트레이닝 24.11.13 30 0 12쪽
1 아무래도 빙의 당한 것 같다 24.11.12 47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