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스터마이징으로 소드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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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박치기
작품등록일 :
2024.11.1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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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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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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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치료제를 찾으러

DUMMY

가신의 걱정은 충분히 이해가 갔다. 하지만 세드릭은 그렇게까지 막무가내로 나가진 않을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아펠리온가는 나와 세드릭을 중심으로 파벌이 나뉘어 싸우게 될 것이다. 그걸 세드릭도 모르진 않겠지.”


나는 덤덤히 설명을 이었다.


“그렇기때문에 역으로 세드릭은 아버지가 살아있길 바랄 것이다. 계속 저렇게 병중에서 누워있대 죽지는 않은 상태가 세드릭에겐 최적의 조건이겠지.”


나는 나를 찾아온 가신들 한명한명의 눈을 마주하며 부탁했다.


“혹시라도 세드릭이 미쳐날뛰게 된다면, 그대들이 저지해주게.”


아버지를 부탁한다는 말을 끝으로 나는 그들을 내보냈다. 이제 어쩌면 1년도 넘게 걸릴 모험을 떠나기 위한 채비를 해야했다.



***



“그 얘기 들었는가?”


“무슨······? 아, 마르엥겔 공자가 쫒겨나게 된 이야기 말인가?”


“난 예상도 못 했네. 아니, 적자가 저렇게 건강해졌는데, 갑자기 양자가 가주 대리라니.”


“그러게 말이야.”


바르사는 선배 기사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를 들으며 묵묵히 제 장비를 정비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마르엥겔 공자를 여행에 함께할 기사를 뽑는다고 하던데······.”


“어후, 나는 지원하지 않겠네. 그건 떠돌이 용병이나 마찬가지인 신세가 아닌가.”


한동안 저택에는 발도 못 붙일 것이 뻔하니, 맞는 소리였다.


“하지만 치료제를 찾는 순간, 승급이 되는데?”


그때 다른 선배 기사가 말했다. 그 어려운 승급을 한번에 딸 수 있다면, 자신은 그 여행에 함께 하겠다고. 그런데, 갑자기 선배 기사들이 우당탕탕 소리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 단장님!”


그들이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하는 걸 본 바르사 또한 벌떡 일어났다. 그때, 기사단장의 목소리가 자신을 불렀다.


“나와 얘기 좀 하지, 바르사.”


그 명을 따라 단장실에 들어가니, 그 안에는 이미 손님이 있었다.


“공자님.”


바르사가 고개를 숙이자, 마르엥겔 공자가 손을 들어올렸다.


“어, 오랜만이야. 앉지.”


공자의 권유에 자리에 앉자, 기사단장이 운을 뗐다.


“마르엥겔 공자님께서 곧 여행을 가신다는 건 알고 있나?”


“들었습니다.”


바르사가 대답하자, 기사단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그대가 그 여행을 함께 해줬으면 해.”


그 말에 바르사는 공자를 바라보았다.


“왜 하필 접니까?”


순수한 궁금증이었다. 날고 기는 많은 선배 기사들을 놔두고 왜 하필 자신인건지. 그 질문을 받은 공자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


“그냥? 마고일을 잡았을 때, 합이 좋아서 굳이 다른 사람이 생각이 안나던데?”


합이 좋다라······. 그건 다른 기사들이 갔어도 그랬을 것이다.


“팀에 합류하기 싫은 건가?”


그가 가만히 있자, 공자가 물었다.


“치료제를 찾기만 한다면 승급은 맡아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압니다.”


단번에 대답한 기사는 표정이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물었다.


“혹시 가족들이 수도에 있는건가?”


만약 가족들이 있다면 멀리 여행을 떠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게 문제라면, 가족들에게도 후한 보상을 해주겠다고 약속할 참이었다. 그런데,


“아니요. 전 가족이 없습니다.”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그 대답에 나는 눈썹을 찌푸렸다.


‘가족도 없다면서 이 제안을 탐탁지 않아하는 이유가 뭘까?’


곰곰히 따져봤지만, 딱히 해답이 나오진 않았다. 그때, 바르사가 입을 열었다.


“······제 주군은 아르반 에펠리온 대공 한 명뿐입니다. 두 공자님의 싸움엔 관여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제야 나는 그가 고민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기사도인가.’


정말로 충직한 사람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렇다보니 더욱 더 탐이 났다.


‘저런 자를 내 동료로 삼는다면, 뒤를 믿고 맡길 수 있겠어.’


그래서 나는 기사에게 제안했다.


“그렇다면 이번 여행을 통해 날 시험해보면 되겠군.”


그러자 바르사의 눈동자가 커졌다.


“시험이라니요······?”


“내가 그대의 동료가 될 만한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 시험해보라는 뜻이다.”


고민하는 티가 역력한 바르사가 지고 있는 마음의 짐을 하나 덜어주기로 결심했다.


“아버지를 배신하라는 의미가 아니야. 당연히 그대의 주군은 아버지다. 단지, 나는 내 모험에서 나와 뜻을 함께할 동료가 필요할 뿐이야.”


설득이 되어가는 것인지, 바르사는 잠자코 듣기만 했다.


“여행 도중, 내가 그대를 실망시키는 일이 일어난다면 언제든지 나를 떠나도 좋다.”


한동안 말이 없던 바르사가 입을 열었다. 눈동자에는 결연함이 가득했다.


“그 제안 받아들이겠습니다. 공자님의 모험에 참가하겠습니다.”


“좋았어.”


나는 기쁜 마음으로 바르사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그에게 말했다.


“출발은 내일이다. 채비를 서두르도록 해.”


“예.”


그렇게 바르사를 먼저 보내고 난 뒤, 기사단장이 내게 물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많은 의미가 함축된 질문이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안 괜찮아도 괜찮아져야지.”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대공도 나도 세드릭 놈의 손아귀에서 놀아날 뿐이었다.


‘놀아나기만 하면 다행인건가······?’


어쩌면 놈이 날 죽이려 들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었다. 그렇기에 나를 지지하는 가신들이 내 모험을 반대하는 것이겠지.


‘하지만, 이 모험이 내게 꼭 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의 치료제를 찾는다는 명목하에 전국 곳곳을 돌며 내 KAFO와 의족의수를 업그레이드 시킬 생각이었다. 그렇게 힘을 길러 때가 되면, 세드릭 놈의 죄를 만천하에 알려 아펠리온 가에서 제명시켜버릴 계획이다.


‘뭐가 되었든 일단 한번 해보자고.’


다짐을 마친 나는 가문 직속 마법사를 찾아 나섰다.


기술자의 공방은 수도 없이 들낙거렸지만, 마법사의 실험실은 처음 방문하는 것이었기에 나는 조심스레 문을 열어 마법사를 찾았다.


“어네스트?”


하지만 내 부름에 답하는 이는 없었다. 대신 보글보글거리는 소리만이 실험실을 조용히 돌아다닐 뿐이었다.


“자리를 비운 것인가?”


사용인들 말에 의하면 그는 화장실 가는 시간만 빼고는 전부 실험실에서 생활한다고 했다.


“흠······.”


나는 실험실 내부로 발을 디뎠다. 알코올 냄새가 진동하는 가운데, 책더미가 쌓여있는 걸 봤다.


“무슨 책을 이렇게······.”


정리정돈이 하나도 되어있지 않은 실험실은 발디딜 틈도 찾기 어려웠다. 내가 겨우 자리를 잡고 책 더미에서 책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런 그때,


“으어!”


비명 소리와 함께 책더미에서 손이 튀어나왔다.


‘시발, 깜짝 놀랐네!’


두근거리는 심장을 채 진정시키기도 전에 손이 휘적휘적 거리며 수신호를 보냈다. 그 뜻을 이해한 나는 바로 책더미를 파헤쳤고, 그 안에서 누더기같은 사람이 기어나왔다.


“어우, 조금만 잔다는 게 영원히 잠들 뻔 했네.”


더벅머리에 안경을 쓴 남자가 중얼거리더니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런데, 누구십니까?”


표정을 보아하니 내 존재를 전혀 모르는 듯 했다.


“마르엥겔 아펠리온.”


내가 이름을 대자, 남자가 눈쌀을 찌푸리더니 내 왼손을 잡았다.


“아, 맞으시군요.”


의수를 확인한 그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몸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기 시작했다.


“제1공자님께서 제 실험실엔 어쩐 일이십니까?”


“모험에 필요한 아이템들을 구하러 왔다.”


그러자 마법사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가주님께서 편찮으시다고 들었는데, 놀러나가시는 겁니까?”


은근히 속을 긁는 재주가 있는 놈이었다.


“누가 놀러나간다고 했나? 아버지의 상태를 호전시킬 치료제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것이다.”


내가 퉁명스레 답하자, 마법사는 대충 알겠다는 말을 내던지고는 실험실 이곳 저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아공간 주머니가 필요하시겠군요. 그리고 또, 꺼지지 않는 장작도 있으면 좋을 것 같고······.”


그가 이것저것 꺼내서 내 앞에 펼쳐놓은 물건은 대략 50가지 정도 되어보였다.


“이 많은 걸 다 가져갈 순 없다.”


내가 말하자, 마법사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바로 앞에 있던 주머니를 들어 흔들었다.


“이건 뭐 장식으로 가지고 다니실 예정이십니까?”


정말 말 한번 예쁘게 한다고 생각하며 나는 다시 퉁명스레 물었다.


“그게 뭔데?”


그러자 마법사가 의외라는 듯이 되물었다.


“아공간 주머니를 모르신다고요?”


아주 기본적인 것도 모른다는 투였다. 이에 내가 뭐라 변명해야할지 고민하는 찰나, 마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줄곧 방안에만 갇혀 계셨었으니까, 잘 모르실만도 하죠.”


알아서 내 변명거리를 찾아 준 그가 설명을 이었다.


“제가 특별제작한 이 아공간 주머니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뭐든 담을 수 있고, 그 무게 또한 경량화된다면서 마법사가 뿌듯하게 나를 바라보았다.


“이거야 말로 모험에 제격인 필수 아이템이죠.”


그러더니 마법사는 나열된 남은 물건들도 차근차근 설명을 하더니 주머니에 넣었다.


“자, 이정도면 충분할겁니다. 그러니 그만 방해하고 가십쇼.”


주머니를 내게 던져준 마법사가 내 등을 밀었다.


“자, 잠깐! 공격용 아이템들은?!”


그것때문에 실험실을 방문한 것인데, 이상한 생필품만 잔뜩 얻어갈 수는 없었다. 하지만, 마법사는 여전히 나를 문 밖으로 밀어내며 코웃음 쳤다.


“제1공자님이 어떤 마수를 만날지 알고요. 전 예언자가 아닙니다.”


그러더니, 나보고 공격용 아이템들은 그때 그때 인근 마법 상점에서 구매하란다.


어이가 없었다. 내 가문 마법사를 놔두고 상점에서 구매라니? 하지만, 마법사는 강경했다.


“그게 더 효율적이라니까요!”


나를 떨쳐버릴 속셈으로 하는 말인지, 진짜인지 모르겠다. 여하튼 이렇게 쫒겨날 수는 없었기에, 나는 버럭 소리쳤다.


“그렇다면 포션이라도 주던가!”


그러자 나를 밀던 손길이 뚝 멈췄다. 그리고 덜그덕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마법사가 내 품에 유리병 한무더기를 밀어넣었다.


“자, 말씀하신 포션입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쾅─!


내 면전에서 닫힌 실험실 문을 본 나는 기가 막혔다.


“뭐 저런 싸가지가 다 있어?”


분했지만, 시간이 없었기에 나는 그가 챙겨준 물품들을 가지고 방으로 돌아갔다.



***



다음날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아침 일찍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나와 바르사는 떠날 채비를 했다. 그런 우리를 배웅해주는 사람이라고는 다니엘과 가신 몇몇 뿐이었다.


“이만 가보겠다.”


“몸 조심하십시오, 공자님.”


다니엘이 눈물을 훔치며 내게 당부했다.


“대공님께서 저리 누워계시는데, 공자님마저 다치시면, 저는 정말······.”


“그럴 일 없다.”


나는 힘주어 말을 이었다.


“꼭 돌아오겠다.”


내 자신에게도 하는 다짐같은 말이었다.


“그러니, 대공가를 잘 부탁하네.”


믿을 만한 사람 몇몇에게 부탁을 하고 저택을 떠나려는데, 뒤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났다.


“으아아, 저도 같이 가요!”


새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익숙한 금색 머리카락에 주근깨를 한 여자애가 한가득 짐을 메고 달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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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눈보라의 빅풋 24.11.26 3 0 11쪽
14 모험의 시작 24.11.25 6 0 12쪽
» 궁극의 치료제를 찾으러 24.11.24 8 0 11쪽
12 쓰러진 아버지와 가주대리인 24.11.23 9 0 12쪽
11 제자같은 거 안 키운다 24.11.22 11 0 12쪽
10 메로우 투우사와 제자 24.11.21 12 0 11쪽
9 의외의 복병 24.11.20 12 0 11쪽
8 새 의지와 유배 24.11.19 12 0 12쪽
7 트리타니움을 찾아서 24.11.18 16 0 11쪽
6 KAFO, 마지막 장비 24.11.17 19 0 12쪽
5 반신불구 자식 vs 주워온 자식 24.11.16 20 0 11쪽
4 결투신청 24.11.15 23 0 12쪽
3 두 발로 선 마르엥겔 24.11.14 28 0 12쪽
2 트레이닝 24.11.13 29 0 12쪽
1 아무래도 빙의 당한 것 같다 24.11.12 4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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