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테이머가 꿀 빠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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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11.18 21:08
최근연재일 :
2025.01.0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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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6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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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간만의 휴일

DUMMY

태양이를 우정 목장에 맡기고 나는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희권 아저씨가 집까지 태워다 준다고 하셨지만 너무 폐만끼치는 것 같아서 정중히 사양했다.


“그러냐. 그럼 조심히 들어가고. 내일 모레 보자.”

“네. 아저씨 들어가세요.”


낡은 소나타를 배웅하고 나도 2호선을 타고 구로의 우리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고! 호현아 어디 다친데는 없니?”

“멀쩡해요 엄마.”


엄마는 못 믿겠다는 듯 현관에서 내 몸을 이리저리 살피셨다. 팔다리 네 개 모두 무사히 붙어 있는지 만져보신 후에야 비로소 마음을 놓으신 것 같았다.


소파에서 TV보던 할아버지를 비롯해서 온 가족이 거실로 나왔다.

나무식탁에 온 가족이 둘러앉았다.

주변에서 헌터가 된 사람이 나 뿐이다 보니 걱정도 되고 게이트 내에서 내 무용담이 궁금한 모양이었다. 특히 둘째 리아와 막내 지아가 눈을 빛냈다.


“늦게까지 게이트에서 정화하다가 온 거야?”

“아니, 게이트 정화 작업은 네 시 쯤 끝났어. 파트너 몬스터를 얻었는데 목장에 맡기고 오느라 좀 늦어진 거야.”

“홍삼 꿀물 탔다. 좀 마셔.”


엄마는 주방에서 뭐 하시는 거 같더니 홍삼 꿀물을 밥그릇에 담아오셨다.


“비쌀텐데 뭘 이런 걸 샀어?”

“하나뿐인 우리 아들 몸 보신 해야지.”


엄마 뒤 이어서 시아가 사람 수 만큼 꿀물 그릇을 가지고 식탁으로 왔다.


“할아버지 꿀물 드세요.”

“오냐.”

“히히. 오빠 덕분에 비싼 홍삼 꿀물도 마셔보네.”


막내 지아는 꿀물을 후루룩 마셨다.


“오빠 많이 피곤하지? 게이트 안에선 별 일 없었어?”


첫째 여동생 시아가 걱정스레 물었다.

역시 시아는 사람이 됐다. 먼저 내 걱정부터 해주고··· 세상에 이런 여동생이 어디있을까?


“걱정마. 별 일 없었으니까. 오히려 일 잘한다고 칭찬 많이 받았어.”

“진짜? 오빠가?”


둘째 리아가 못 믿겠다는 표정이다.


“그럼. 늬들이 이 오빠가 스켈레톤을 어떻게 박살내는지 봤어야 하는 건데. 훅훅! 푹푹! 콰직! 이렇게 다 뼛조각으로 박살을 냈다니까!”


손짓으로 휙휙 태양이가 어떻게 스켈레톤을 물리쳤는지 설명해주었다.


“뭐야··· 오빠가 아니라 파트너 몬스터가 다 해치운 거잖아.”

“지아야. 네가 어려서 뭘 모르는 건데 파트너 몬스터는 다 테이머 하기 나름이야. 내가 적확한 지시와 스킬을 걸어 줬으니까 오늘 대활약 한 거지.”

“흐음···.”


지아는 내 말이 사실인지 허세인지 가늠하는 듯이 눈을 가늘게 떴다.


“게이트에서 얼마나 활약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빠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시아가 기특한 소리를 한다. 내 동생이지만 진짜 사람이 됐다. 어떤 남자가 얘를 데려가는 행운을 차지할런지···.


“그래. 시아 말이 맞다. 어차피 2년은 의무 복무해야한다며? 좋든 싫든 게이트에 들어가야하니까 어쩔 수 없다 쳐도 최대한 건강이 우선이다. 살아야 돈도 벌고 하는 거지.”

“예. 할아버지. 명심할게요.”


엄마가 동생들과 시장에서 사왔다는 소고기 국을 먹고 나는 방으로 돌아가 누웠다.


“편히 쉬어라. 호현이 넌 우리 집안의 장남이고 독자야. 다른 것도 중요하지만 대를 잇는 것 만큼 중요한 거 아니다. 네 몸이 제일이야.”


할아버지는 야간 경비 일을 하러 나가시며 내게 다시금 신신당부하셨다.


“네. 걱정하지마세요. 게이트도 그렇게 위험하기만 하지는 않아요. 다른 헌터 아저씨들도 있고 맨날 안전송도 부르면서 안전을 제일 중요하게 여겨요.”

“그래. 할아비는 나갈테니 좀 누워 있어라.”

“네. 다녀오세요.”


할아버지도 벌써 70대 중반이신데 아버지 병원비 보태시느라 쉬지도 못하고 야간에 힘든 경비일을 나가셨다.


“내 걱정은 마라. 오히려 방 안에만 늘러붙어 있으면 건강에도 안 좋고 우울증 오고 그런다.”


말은 그렇게 하셨지만 나이드셔서 일하시는게 쉽지 않다는 걸 모르지 않았다.

아버지 퇴원하시고 돈도 벌면 할아버지에게 효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뜨뜻하게 데운 전기 장판에 누워서 샤인 슬라임에 대해서 검색했다.

몬스터 목장 주임 아저씨 말에 의하면 해외에서 샤인 슬라임을 파트너 몬스터로 사용하는 유명한 헌터가 있다고 했다.

아직 태양이가 샤인 슬라임이라고 판명난 건 아니었지만 관련 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찾아보는게 나을 것 같았다.


검색하니 금방 나왔다.

‘나디아 메스키다’

프랑스 태생의 테이머 헌터다.

현대의 잔다르크라고 불리는 A급 헌터로 여러 몬스터를 다루는데 특히 유명한게 샤인 슬라임 ‘샤이니’였다.

옐로 슬라임의 변종인 샤인 슬라임은 샤이니의 이름을 따서 샤인 슬라임이라는 명칭이 붙었다는 듯.

나디아는 아직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지만 프랑스 국내의 여러 어려운 게이트 정화 작업을 성공해서 프랑스에서는 레지옹 도뇌르의 최고 훈장인 슈발리에를 받은 젊은 영웅이었다.

그녀의 행보는 프랑스에서 그치지 않고 전 세계에 게이트가 생겨난 원인이라고 의심받는 아마존의 특이점 조사대에도 참가해서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게 위키의 설명이었다.

그녀는 세계 최정상급 테이머로 추앙받으며 큰 인기를 누리는 것 같았다.

연예인 뺨치는 외모도 그에 한 몫 했으리라.


“이렇게 예쁘고 돈도 많고 재능도 있고··· 이러면 무슨 기분일까?”


나디아의 사진을 훑으며 나는 왠지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질투심이 생긴 것 같아서 쓰게 웃었다.

이 사람은 돈도 많고 재능도 있는데 자기 혼자서 잘 살려고 하지 않고 일부러 위험한 아마존 특이점에 자원해서 조사하고 있다잖아. 아무리 존경 받아도 모자란 사람이지.


잡 생각을 털어버리고 계속해서 그녀의 파트너 몬스터를 조사했다. 그녀는 6마리의 파트너 몬스터를 지녔는데 모두 유명하고 강한 몬스터들이었다.

그중 눈에 띄는 건 단연 샤인 슬라임이다.

듀라한, 와이번, 스노우 골렘, 레드 타이거, 데빌 우드 등 쟁쟁한 몬스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약체 슬라임이라니.


샤이니가 나디아의 눈에 띈 것은 10 레벨 때 샤이니가 브레스 스킬을 각성했기 때문이라고한다.

드래곤 계열 몬스터나 배울 수 있는 브레스를 최약체 몬스터인 슬라임이 배우다니?

샤이니가 뭔가 다르다는 걸 눈치챈 나디아는 이후 샤이니를 집중적으로 육성했다고 한다. 그리고 샤이니는 점차 성장해 가면서 보통 슬라임이라면 꿈도 못 꿀 강력한 스킬들을 익혀나갔다고 한다.

금강불괴, 분신, 은신, 핵폭발··· 지금 샤이니는 테이머 나디아를 대표하는 상징과도 같은 파트너 몬스터가 되었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태양이가 정말로 샤인 슬라임이라면 나디아의 샤이니처럼 저 레어 스킬들을 익힐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

에이 설마 그런 일이 있겠어?

부정하면서도 왜인지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주체할 수 없었다.


다음날.

피곤해서 그런지 좀 늦게 일어났다. 시간은 아침 9시가 다 되어 있었다. 엄마는 프레시 매니저 일 하러 가신 모양이고 동생들도 전부 학교 간 모양.

거실로 나가니 엄마가 일나가기 전 고깃국을 차려주셨다.

어머니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침을 먹었다.

군대에서 전역한 이후 한 번도 제대로 쉰 적이 없었다. 집에서 가만히 쉬려니 좀이 쑤셨다.


“내일 하루는 푹 쉬어. 우리 헌터는 몸이 재산이니까. 괜히 돈벌려고 안 쉬고 일하다가 병원 신세라도 지면 손해가 더 크니까 내 말 명심하고.”


어제 헤어지기 전 임 씨 아저씨가 한 말을 기억하고 오늘 하루는 온전히 쉬기로 했다.

하지만 평소 쉬어본 적이 없어서 막상 쉰다고해도 뭘 해야할지 몰랐다.

소파에 누워서 멍하니 아침 뉴스를 보다가 식탁 위에 노트를 펴고 앉았다. 옆에는 스마트폰을 세우고 테이머 헌터 유튜브 방송을 틀었다.

싸우는 것만이 테이머의 역할은 아니다.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 요즘은 유튜브 강의가 단연코 잘 되어 있었다.


“전투는 30, 육성이 70! 테이머가 해야할 일을 수치로 나눈다면 이렇게 하셔야 합니다!”


내가 틀어놓은 유튜브 채널에서 자신을 B급 테이머라고 소개한 아저씨의 강의였다.


“새로 테이머로 각성하신 분들은 파트너 몬스터를 몬스터 목장에 맡기셨을텐데요. 맡기고 돈만 낸다고 육성이 제대로 되는 건 아닙니다! 어떤 사료를 먹일지, 훈련 일정은 어떻게 가져갈지, 고려해야하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그리고 돈은 들지만 종종 해외 훈련장에서 수련을 쌓고 오는 것도 중요합니다. 파트너 몬스터가 곧 여러분의 전력이에요. 투자한다 생각하시고 팍팍 쓰세요! 돈 아끼시면 안됩니다!”


테이머로 각성만 했지 관련 지식은 전무했던 나에게 유튜브 채널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이에서 묻어나는 연륜이 느껴져서 알려주는 정보에 신뢰감도 가고.

테통령 TV, 좋아요도 눌러주고 구독도 해야지.

테통령 아저씨의 영상에 좋아요를 눌러주고 있는데 폰이 위이잉 하고 울렸다.


[황동수 주임님]


몬스터 목장의 주임 아저씨한테 온 전화다.


“주임님?”

“어, 호현아. 잘 쉬고 있니?”

“네 저야 푹 쉬고 있죠. 태양이는 잘 있나요?”

“너무 기운이 넘쳐서 탈이다.”


태양이가 낮선 환경에서 잘 지내고 있을지 걱정되었는데 다행이다. 넓은 목장 축사에서 지내는게 몬스터 상점 케이지에 갇혀있는 것 보다는 백번 낫겠지.


“다른게 아니고 태양이 육성 관련해서 의견 듣고 싶어서.”


어떤 먹이를 사료로 줄 건지 자체 훈련 프로그램도 실시해주는데 어떤 방향으로 훈련을 시킬건지. 세세하게 지정해줘야할 게 많았다.


“사료는 제일 비싼 걸로 해주세요.”


먹는 거 가지고 돈 아끼고 싶지는 않았다. 고생 많이 하는데 몇 푼이나 한다고. 기왕이면 최고 좋은 사료로 먹이고 싶었다.


“그래. 그런데 좋은 사료에도 종류가 있어. 몬스터의 체중도 육성의 중요 요소거든. 사료를 많이 먹이면 체중도 늘고 힘도 늘지만 스피드가 떨어지지. 반대로 사료를 적게 먹이면 날씬해져서 스피드는 늘지만 아무래도 힘과 맷집이 떨어져. 육성 방향에 따라 사료도 신중히 결정해야한단다.”


과연 주임 아저씨는 프로답게 세세한 부분도 잘 아셨다. 아무래도 막 테이머가 된 나보다는 아저씨가 더 잘 아시겠지.


“우선은 태양이가 부족함을 느끼지 않게 넉넉하게 사료를 주세요. 아직 많이 성장해야 하니까요. 훈련 프로그램은 몸에 너무 무리가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운동 시켜주세요.”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받는게 좋지. 나는 솔직하게 내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인정하고 세세한 부분은 주임 아저씨에게 일임하겠다고 했다.


“그래. 알겠다. 내가 알아서 잘 돌보마. 걱정마라.”


아저씨가 믿음직하게 장담해 주었다. 반 년 간 알바하면서 주임 아저씨가 어떤 사람인지는 알았다. 주임 아저씨는 믿을 수 있는 사육자였다.

태양이 육성 방침도 대충 정했겠다. 내일을 대비해서 편히 쉬기로했다.

쉬는 것도 중요한 준비니까.


내일은 아침 10시부터 다시 게이트 정화작업이 시작된다. 현재 태양이 레벨은 5.

게이트 정화 작업을 하다보면 곧 10레벨이 되겠지. 그럼 태양이가 샤인 슬라임인지 아닌지 판별이 될 거다.

만약 태양이가 정말로 샤인 슬라임이라면?

그때는 진짜 헌터로서 제대로 된 전략을 세우고 임해야겠지. 프랑스의 나디아는 샤인 슬라임의 활약으로 A급 헌터까지 올라갔다. 나라고 못 할 거 있겠어?

여러 생각이 교차하면서 쉴래야 쉴 수 없을 것 같았다.

좋아! 오늘은 테통령 TV 있는 영상들 모두 훑어보자!

오늘은 인터넷 강의를 듣는 날로 정하고 소파에 누워서 테통령 TV 영상을 틀었다.


작가의말

벌써 10화네요! 시간 빨리 가는 거 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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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투명이 +1 25.01.08 455 8 12쪽
53 포획 작전 25.01.08 639 19 12쪽
52 봄버 골렘 25.01.07 762 24 12쪽
51 탑의 문 25.01.06 839 25 14쪽
50 정승원의 순정 +5 25.01.05 909 32 12쪽
49 스토커 정승원 +1 25.01.04 953 29 13쪽
48 특급 제안 +1 25.01.03 1,025 28 12쪽
47 우준현의 도발 +1 25.01.02 1,091 24 15쪽
46 날개를 가진 포터비 +1 25.01.01 1,156 30 12쪽
45 각자의 꿈 +3 24.12.31 1,203 32 12쪽
44 트럭 구입 +1 24.12.30 1,281 29 13쪽
43 C급 헌터 이호현 +1 24.12.29 1,389 31 12쪽
42 부산의 영웅 +1 24.12.28 1,428 29 12쪽
41 아토믹 봄 +1 24.12.27 1,419 33 12쪽
40 리치 나이트 +4 24.12.26 1,495 35 13쪽
39 부산 국제시장 게이트 +2 24.12.25 1,539 36 12쪽
38 고 마기 훈련실 +1 24.12.24 1,618 35 12쪽
37 테이머의 비전 +1 24.12.23 1,811 37 13쪽
36 훈련장 개장 +2 24.12.22 1,901 38 12쪽
35 킹 슬라임 +5 24.12.21 1,995 40 13쪽
34 바캉스 +1 24.12.20 2,023 46 12쪽
33 잠재능력 개방 +2 24.12.19 2,133 44 12쪽
32 아프리카의 탑 +2 24.12.18 2,199 46 12쪽
31 테통령 구광호 +3 24.12.17 2,225 44 12쪽
30 짐꾼 박무성 +5 24.12.16 2,234 46 12쪽
29 짐꾼 +1 24.12.15 2,282 48 13쪽
28 맞후임 +1 24.12.14 2,388 54 12쪽
27 교섭 +1 24.12.13 2,464 5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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