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테이머가 꿀 빠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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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11.18 21:08
최근연재일 :
2025.01.0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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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02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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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깍두기

DUMMY


나는 희권 아저씨와 세 명의 E급 헌터 아저씨와 같이 노원구 게이트로 들어갔다.

게이트 안 쪽은 사바나를 연상시키는 열대 초원이었다. 사바나에는 건기와 우기가 있다는데 내리쬐는 강렬한 태양 빛을 보면 게이트 안 쪽 초원은 건기일 것 같다.

그래도 다행히 햇볕이 내리쬐고 있군.

대방동 게이트에서는 계속 흐린 날이 이어져서 내 스킬 중 하나인 샤인 테이밍 버프가 발동되지 않았었다. 드디어 조건이 갖춰져서 스킬의 효과를 시험해 볼 수 있다.

나는 바로 태양이를 소환했다.


“파트너 몬스터 소환! 대상 지정 태양이!”


[파트너 몬스터를 소환합니다.]

[대상 LV. 12 슬라임 ‘태양’]


1분 쯤 기다렸을까? 바닥에 나타난 마법진이 빛을 토해내듯 태양이를 뱉어냈다.


-뀨잉!


반갑다는 듯 내 종아리에 철푸덕 늘러붙는 태양이.


“태양아 오늘도 잘 부탁할게!”

-뀨잉 뀨잉!


게이트를 공략할 태양이에게 버프부터 걸어준다.


[빛의 위엄 스킬을 발동합니다.]

[슬라임 ‘태양’을 대상으로 지정합니다.]


[샤인 테이밍 버프가 적용 됩니다.]

[파트너 몬스터의 기본 능력치의 5.5퍼센트가 올라갑니다.]


드디어 태양빛을 받고 샤인 테이밍 버프가 적용된 태양이.


“어때 좀 달라진거 같아?”

-뀨잉?


아무래도 체감 상 달라진 걸 느끼지 못하는 모양. 뭐, 50퍼센트 올라가는 버프도 아니고 5.5퍼센트 올라가는 버프가 체감되는 게 더 이상하려나?


“여~ 슬라임아. 너도 오랜만이다.”

“오늘도 잘 부탁한다.”


헌터 아저씨들도 태양이를 보고 반가워하셨다.


“자, 가보자고.”


베테랑인 희권 아저씨가 앞장서고 우리는 그 뒤를 따랐다.

얼마쯤 걸었을까?

희권 아저씨가 손을 들어 멈출 것을 지시했다.


“요 앞에 짙은 마기가 느껴진다. 다들 준비해.”


아저씨 말처럼 초원 저편에서 아지랑이가 일렁이듯이 공간이 흐릿한게 보였다.


스스스스슥.


뭔가 바닥을 질질 끄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전신이 검은 사람 모양의 물체가 우리 쪽으로 걸어오는게 보였다.

초원 저편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두께 없는 종잇장처럼 흐느적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뭐라 말하기 힘든 초현실적인 광경이었다.


“섀도우 워커다. 조심해.”

“그냥 후려치면 됩니까?”


키 작은 헌터 아저씨가 희권 아저씨에게 물었다.


“기본적으론 그런데 저놈들 반 영체라 물리 공격이 잘 안 통해.”

“그게 뭔소리에요?”

“그냥 맷집이 무지하게 단단하다고 생각해도 돼. 계속 때리면 언젠간 죽으니까.”

“좋아. 가자고!”


대방동 게이트에서 같이 사냥했던 세 명의 헌터 아저씨들이 각자 무기를 휘두르며 섀도우 워커에게 달려들었다.

휙휙!

아저씨들이 각자 섀도우 워커에게 철검을 휘두르고 도끼를 찍고 창으로 꿰뚫었다.

세 명의 헌터 아저씨들은 과연 오랫동안 헌터 일을 같이 하면서 호흡을 맞춘 것이 느껴졌다. 세 사람의 공격은 빈틈을 찾을 수 없이 연속해서 섀도우 워커를 때려댔다.

그러나 상당한 공격에 타격을 받아야할 섀도우 워커는 쌩쌩했다.


-#$%%@!!


섀도우 워커는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괴성을 지르며 두 팔을 국수다발처럼 여러 개로 쪼개서 아저씨들을 향해 휘둘러 댔다.


“으아악!”


도끼를 든 키 작은 아저씨가 섀도우 워커의 공격을 피하려다 발을 헛디뎌 나동그라졌다.


“만수 씨 괜찮어?”

“어이쿠··· 허리 삐끗한 거 같은데.”

“니미···!”


마른 아저씨가 나동그라진 키작은 아저씨를 구하기 위해 연신 창을 찔러서 섀도우 워커의 주의를 끌었다.


“이거 안되겠는데··· 도와주러 가야겠다.”


희권 아저씨가 철검을 들고 나섰다. 세 명이서 덤벼도 당해내지 못하는 몬스터를 희권 아저씨가 가세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내 예상과 달리 희권 아저씨는 무턱대고 달려든 것은 아니었다. 다 계획이 있었다.


“오러 코팅!”


희권 아저씨가 청록색 오러가 피어오르는 손으로 철검을 한 번 훑자 검신에 오러가 도포되어 녹색 빛을 뿜었다.


“으랴앗!”


희권 아저씨의 검격이 섀도우 워커를 두동강으로 갈랐다. 섀도우 워커는 괴기스런 비명을 지르며 엷게 흐려지며 사라졌다. 마기가 느껴지지 않는 걸로 보아 끝장을 낸 것 같았다.


“허억허억···.”

“희권씨 고마워! 덕분에 살았어.”


아저씨들이 감사를 표했다.


“니미··· 젊었을 적에는 이러진 않았는데. 한 번 쓰니까 MP가 남아나질 않네···헉헉.”

“방금 공격은 뭐였어요?”


섀도우 워커를 쓰러뜨리고 숨을 헐떡이는 희권 아저씨에게 물었다.


“오러 코팅이라고 순간적으로 철검을 오러를 두른 마법검으로 바꿔주는 스킬이야. 많이는 못 쓴다. 한 번 쓰면 MP다 찰 때까지 쉬어줘야해.”



희권 아저씨가 호흡을 정리하며 대답해주었다.

흐음··· 역시 섀도우 워커를 잡으려면 마법 공격을 하는 게 가장 빠르단 거구나.


“역시 우리한테는 섀도우 워커는 무리야. 빅 베트나 빅 래트 같은 약한 몬스터나 찾아다니자고.”


마른 아저씨가 땀을 닦으며 말했다. 키 작은 아저씨와 어깨 넓은 아저씨 두 분도 동의하는 표정이었다.


“그러게 내가 계속 F급 게이트 공략하자고 했잖아.”

“F급 게이트 나타날 때까지 손만 빨고 있어? 푼 돈이라도 벌어야지.”

“나원 참···.”


노원구 게이트의 주요 몬스터는 섀도우 워커였지만 섀도우 워커만 나타나는 건 아니었다. 더 등급이 낮은 F급 몬스터인 빅 베트, 빅 래트도 많았다. 다만 이 몬스터들은 잡아도 정화도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마정석 떨구는 양도 적어서 게이트를 닫으려면 결국 섀도우 워커를 잡아야 했다.


“호현아 내가 싸우는 거 보고 감상이 어때? 섀도우 워커 사냥 할 수 있을 거 같냐?”


희권 아저씨가 물었다.

일단 브레스는 마법 계열 스킬이었다. 빛의 숨결을 사용한다면 섀도우 워커의 가장 큰 무기인 물리 반감을 걱정할 필요 없어진다. 하지만 빛의 숨결은 광범위를 커버하는 필살기다. 소비 MP도 100이나 되고 쿨타임도 30분을 기다려야한다. 방금처럼 섀도우 워커 한 마리가 달랑 나타났는데 빛의 숨결 스킬을 쓰는 건 너무 효율이 안 좋다.


“아저씨들. 다음에 섀도우 워커가 또 나타나면 저한테 맡겨 주실래요? 한 번 싸워보면서 전략을 세우고 싶어요.”

“니가 말 안해도 그러려고 했어.”

“우린 빅 베트나 레트 같은 하급 몬스터 잡을게 섀도우 워커는 네가 맡아주라.”


희권 아저씨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 뒤로 한동안은 빅 베트 몇 마리가 날아와서 우리를 공격했다. 태양이는 몸만 푸는 정도로 한 두 마리만 잡게 하고 대부분은 아저씨들에게 양보했다. 아저씨들도 힘들게 E급 게이트 왔는데 마정석은 벌어가셔야 하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스스스스 땅 끄는 소리가 들리며 섀도우 워커가 나타났다.


“호현아. 난 MP 다 바닥났다. 할 수 있겠냐?”

“태양이가 질 거 같지는 않은데··· 해봐야죠.”

-뀨잉 뀨잉!


태양이는 파이팅이 넘쳤다.

하긴 지금까지 F급 게이트에서는 상대가 되는 몬스터가 없었으니까 슬슬 몸을 풀고 싶을 거다.


-#$@##!!


섀도우 워커가 국수다발 같은 촉수를 태양이에게 뿜었다.

쉭쉭쉭!

오! 왠지 태양이 움직임이 빨라진 거 같다. 간발의 차로 섀도우 워커의 공격을 다 피하는 태양이.

기본 능력치가 5.5퍼센트 올라가는 샤인 테이밍 스킬이 영향을 미친 것일까?


퍼억!


몸통 박치기로 섀도우 워커를 후드려 패는 태양이.


-#@$#%!


섀도우 워커 괴성을 지르며 태양이를 잡으려 하지만 태양이는 요리조리 잘 피했다.

그 뒤 한 동안 비슷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태양이는 섀도우 워커의 공격을 잘 막아내면서 계속 공격을 성공시켰지만 물리 공격을 1/2로 감쇄하는 영체 몬스터의 특성상 섀도우 워커도 끈질기게 버텼다.


-@#$@!!


결국 섀도우 워커는 괴이한 비명을 지르며 마정석을 토해내며 스러졌다. 그러나 태양이에게도 이번 싸움은 진땀 승이었다.


-뀨잉···.


때려도 때려도 쓰러지지 않는 섀도우 워커 때문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지친 것 같았다.


“응급 회복! 대상 지정 태양이.”


태양이의 몸에 치유의 마력을 주입해주었다.


-뀨잉!


지친 태양이가 다시 활력을 되찾았다.

하지만 매번 응급 회복 스킬을 쓰면서 전투할 수도 없는 노릇.

역시 물리 공격을 감쇄하는 스킬을 쓰는 몬스터에게 몸통 박치기 만으로 대적하는 건 무리가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한 마리의 섀도우 워커를 만날 수 있었다.

이번에는 빛의 숨결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비록 적은 한 마리였지만 마법 스킬로 공격하면 어떻게 될 지 확인은 해봐야지.


“빛의 숨결!”

-뀨잉!


태양이는 맘껏 날 뛸 수 있어서 신난 것 같았다.

파파파팟!!

태양이의 입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


섀도우 워커는 제대로 된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강렬한 빛 속성 브레스에 휩쓸려 타들어갔다.


“오오오!”

“역시 슬라임은 대단해!”

-뀨잉! 뀨잉!


아저씨들까지 환호성을 지른다.

그냥 구경하기만 해도 호쾌한 광경이다. 하지만···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쓰는 것처럼 너무 과도한 구석이 없잖아 있다.

빛의 숨결은 MP를 100이나 소모하는데다 쿨 타임도 30분으로 너무 길다. 말 그대로 엄청 많이 모여있는 저급 몬스터들을 한 번에 쓸어버리는 필살기다. 한 마리 한 마리 떠돌아 다니는 몬스터들을 해치우기에는 연비가 너무 안 맞다.

물론 남부지방각성청에서 유동명 팀장님에게 몬스터 관련 설명을 들었으므로 나도 아무런 준비도 안 한 건 아니었다.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해결책은 마나 포션을 왕창 사서 가져오는 것이었다.

지금 내가 매고 있는 백팩에는 구로 상가에 주문한 마나 포션 50 캔이 빈틈없이 꽉꽉 눌러담겨 있었다.


“태양아 이거 마셔.”


백팩에서 마나 포션 캔을 하나 따서 태양이가 마실 수 있게 그릇에 담아주었다.

태양이는 마나 포션을 홀짝홀짝 마셨다. 태양이 몸이 빛나면서 MP가 풀로 회복되었다.


“오··· 준비 철저히 해 왔구나.”


희권 아저씨가 기특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별로 스마트한 방법은 아니었다.

마나 포션 값으로 무려 750만원이나 썼다. 이 포션 한 병이 무려 15만원이다. 물론 이번 한 번 공략에서 다 쓸 건 아니지만 내 자금 사정에서는 꽤나 무리한 지출이었다.

게다가 백팩에 250ml 캔 50개를 쑤셔 박으면 무게가 무려 14kg이나 나간다. 군대 완전 군장 수준이다. 말도 못하게 무겁다···.

물론 각성해서 근력이 평범한 사람 보다는 나아졌지만 그렇다고 계속 쌀 한가마니 무게를 등에 짊어지고 다니고 싶지는 않았다.

역시 방법은 태양이가 가벼운 마나 계열 스킬을 배우는 것 뿐이었다.

이번 게이트에서 레벨업해서 마법 스킬을 배운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다음 공략 전까지 따로 스킬 석 같은 걸 사서 배우는 방법도 고려해봐야겠다. 돈이 많이 들겠지만 할 수 없다. 투자할 때는 과감히 투자해야지.


우리 파티는 최대한 섀도우 워커를 피하면서 잡몹을 잡고 다녔다.

그러다 저 멀리서 섀도우 워커 무리와 싸우는 헌터 일행을 발견했다.

아니, 자세히 보니 헌터는 많았지만 싸우는 건 한 명이었다.

정승원.

소문이 자자한 그 젊은 헌터였다.

붕붕붕!

정승원의 손 끝에서 아이돌 응원봉 휘두르는 듯한 빛이 번쩍였다.

클래스가 분명히 라이트 세이버라고 했던가? 클래스 명에 걸맞게 정승원이 사용하는 무기는 광선검이었다. 마치 스페이스 오페라 영화에 나오는 광선검처럼 검이 빛을 흩뿌리며 섀도우 워커를 배어냈다.

세 마리의 섀도우 워커가 정승원의 검격에 종이장 잘리듯 스러졌다.


“와아아! 대박이다!”

“역시 광선검 짱이네! 진짜 대단해.”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정승원의 모습에 절로 눈길이 갔다. 그만큼 화려한 검놀림이었다.

아.

정승원과 시선이 마주쳤다.


-훗.


정승원 녀석 날 보더니 피식 웃었다.


“깍두기 헌터잖아.”


···?

저 녀석 날 깍두기라고···??

아··· 선 세게 넘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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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포획 작전 25.01.08 601 19 12쪽
52 봄버 골렘 25.01.07 723 24 12쪽
51 탑의 문 25.01.06 801 25 14쪽
50 정승원의 순정 +5 25.01.05 870 32 12쪽
49 스토커 정승원 +1 25.01.04 914 29 13쪽
48 특급 제안 +1 25.01.03 988 28 12쪽
47 우준현의 도발 +1 25.01.02 1,052 24 15쪽
46 날개를 가진 포터비 +1 25.01.01 1,118 30 12쪽
45 각자의 꿈 +3 24.12.31 1,165 32 12쪽
44 트럭 구입 +1 24.12.30 1,240 29 13쪽
43 C급 헌터 이호현 +1 24.12.29 1,350 31 12쪽
42 부산의 영웅 +1 24.12.28 1,391 29 12쪽
41 아토믹 봄 +1 24.12.27 1,380 33 12쪽
40 리치 나이트 +4 24.12.26 1,457 35 13쪽
39 부산 국제시장 게이트 +2 24.12.25 1,502 36 12쪽
38 고 마기 훈련실 +1 24.12.24 1,580 34 12쪽
37 테이머의 비전 +1 24.12.23 1,765 36 13쪽
36 훈련장 개장 +2 24.12.22 1,856 37 12쪽
35 킹 슬라임 +5 24.12.21 1,953 39 13쪽
34 바캉스 +1 24.12.20 1,983 45 12쪽
33 잠재능력 개방 +2 24.12.19 2,091 43 12쪽
32 아프리카의 탑 +2 24.12.18 2,158 45 12쪽
31 테통령 구광호 +3 24.12.17 2,185 43 12쪽
30 짐꾼 박무성 +5 24.12.16 2,192 45 12쪽
29 짐꾼 +1 24.12.15 2,242 47 13쪽
28 맞후임 +1 24.12.14 2,348 53 12쪽
27 교섭 +1 24.12.13 2,424 5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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