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테이머가 꿀 빠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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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11.18 21:08
최근연재일 :
2025.01.0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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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03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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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딩 사냥

DUMMY

“위험하다 생각되면 제 근처에 계세요. 괜히 멀리 있으면 도와주러도 못 가니까.”


정승원이 우리 일행을 쳐다보며 말했다.

명백하게 우리들을 얕보는 듯한 태도였다.


“야, 짜샤. 우린 우리대로 잘하고 있으니까 걱정 안해줘도 된다.”


희권 아저씨가 기분 나쁘다는 듯 내뱉었다.


“흥. 그럼 알아서 잘 해봐요.”


정승원은 코웃음 치며 추종자처럼 보이는 네다섯 명의 젊은 헌터를 이끌고 이동했다.


“왠지 기분 나쁜 놈이야.”

“쯧, 젊은 놈이 콧대만 높아서는.”


세 아저씨들이 투덜댔다. 온화한 나도 계속 무시 당하니까 계속 참고 있기 힘들 정도.

다만 희권 아저씨는 겉으로 내뱉는 말투가 거친 것에 비해서는 의외로 냉정했다.


“너무 신경쓰지 마라. 쟤랑 경쟁하려고 게이트 들어온 것도 아니니까. 우린 우리 대로 정화만 잘 하면 되는 거야.”


음? 게이트 바깥에서 나한테 몬스터 30마리 잡으라고 말했던 게 누구였더라?

하지만 아저씨 말이 맞았다. 괜히 같은 편인 정승원이랑 기싸움 하느라 무리해서 위험을 자초할 필요는 없지.

천천히 천천히 easy모드로 돈 벌면 된다.

빚이 좀 있지만 엄마랑 할아버지도 같이 벌어서 갚고있다. 내가 헌터일로 돈을 버니 한 번에 다 못 갚더라도 이자 내고 원금 조금씩 갚는데 문제는 없었다. 그러니 무리할 필요 없다. 천천히 내 페이스대로 사냥하면 된다.


우리 일행은 섀도우 워커보다는 빅 베트와 빅 래트를 찾아서 사냥했다. 마나 포션을 쓰면서 무리하면 섀도우 워커를 잡을 순 있다.

그러나 유튜브에서 공부한 바에 의하면 마나 포션을 하루에 너무 많이 섭취해도 안 좋을 수 있다는 것 같았다. 괜히 태양이 무리 시키고 싶지 않았다.

내가 내심 노리는 것은 태양이가 레벨업하면서 연비 좋은 개인 공격 마법 스킬을 배우는 것이었다.


[LV.15 빅 베트를 처치했습니다.]

[스킬 성장 가속의 효과가 발휘됩니다.]

[650exp를 얻습니다.]


[LV.13 빅 래트를 처치했습니다.]

[스킬 성장 가속의 효과가 발휘됩니다.]

[580exp를 얻습니다.]


태양이는 순조롭게 하급 몬스터들을 사냥하며 경험치를 쌓아갔다. 그리고···.


[레벨업! 파트너 몬스터 태양이 LV.13이 되었습니다.]

[빛의 저항 스킬을 습득했습니다.]

[빛의 저항 LV.1]

각종 상태이상에 대한 저항성이 상승합니다. (스킬 레벨에 비례.)

- 태양이 뜨지 않는 흐린 날, 밤 시간대에는 저항성이 반감됩니다.


아··· 까비.

내심 기대했던 고효율의 대인 공격 마법을 배우진 못했다. 그래도 나쁘지만은 않다.

상태저항계열 스킬은 있을 때는 고마움을 못 느끼지만 막상 없으면 아쉬운 패시브 스킬이다. 좀 아쉬운 점이라면 샤인 테이밍 버프처럼 태양이 떠있는 맑은 날이 아니면 효과가 반감된다는 점이지만···.

다행히 이 게이트는 항시 뜨거운 태양이 떠있는 사바나 초원같은 환경이다. 이 게이트에서는 계속 버프의 효과를 받을 수 있으니 지금은 아쉬울 게 없다.


“태양아 잘 했어!”


태양이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뀨잉!

태양이는 기분 좋다는 듯 내 손에 들러붙어 흐느적 거렸다.


“아저씨, 오늘은 일찍 들어가는게 낫겠어요.”


아무래도 내 전략이 좀 어설펐다. 태양이에게 연비 좋은 개인 마법 공격을 익히게 한 후에 다시 게이트를 공략하는게 더 옳을 것 같았다.


“그러냐? 뭐 오늘은 그냥 탐색하는 정도로 끝내도 괜찮겠지.”


다른 세 명의 헌터 아저씨들도 이의는 없었다. 그래도 섀도우 워커도 세 마리나 잡았고 빅 래트와 베트도 꽤나 잡아서 하급 마정석을 상당히 챙길 수 있었다. 왠만한 F급 게이트에서 버는 것 정도는 이미 벌어서 좀 일찍 게이트에서 나간다해도 별 불만은 없는 것 같았다.


“거, 뭐냐. 워라밸이라는 거 있잖냐. 우리도 좀 일찍 들어가서 쉬지 뭐.”

“그래. 괜히 무리할 거 없어. 오늘 게이트 파악했으니까 다음번에 파파팍 사냥하면 되지.”


음··· 뭔가 아저씨들이 날 위로해주는 느낌인데? 내가 섀도우 워커를 파파팍 못 잡아서 실망한 것처럼 보였나?


“호현아. 헌터한테 제일 중요한 자질이 뭔줄 아냐?”


희권 아저씨의 갑작스런 설교가 시작됐다.


“희귀 클래스 각성하는 거 아니에요? 헌터는 강해야죠.”

“뭐, 그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건 물러날 때를 아는 거야. 괜히 자기 실력에 자신 있다고 위험한 게이트에 무리하게 도전하다가 죽은 놈들이 한 트럭이야. 오히려 실력 있는 놈들이 더 무모해지는 경향이 있어. 한 번도 좌절해본 적이 없으니까 아무리 위험한 게이트라도 자신은 돌파할 수 있을 거라고 믿지. 그러다 저 세상 가는 거야.”


희권 아저씨가 항상 강조하시는 안전 제일이다. 아저씨 자신도 무리하게 상급 게이트 도전했다가 전신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었다. 그런 아저씨가 하는 말이니 더 절실하게 와 닿았다.


“그런 면에서 넌 괜찮은 편이지. 좀 무리라고 생각해서 더 제대로 준비해서 다시 오겠다고 판단한 거잖아.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오히려 프로 헌터라면 칭찬받을만한 판단이야.”


아니···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한 건 아니었는데··· 날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닌가. 쑥쓰러웠다.


우리 일행은 사냥을 대충 마무리짓고 탈출 포인트 쪽으로 향했다.

한동안 걸어가는데 앞 쪽에서 어수선한 소리가 들렸다.


“저녀석들은···.”


정승원 패거리였다. 몬스터와 싸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헌터들의 움직임이 허둥거리는게 전투가 쉽게 풀리고 있는 것 같진 않았다.


“저거 뭐지? 못 보던 몬스턴데?”

“레어 몬스터 아냐?”


키 작은 아저씨가 말한 것처럼 정승원은 커다란 푸딩처럼 생긴 몬스터와 싸우고 있었다. 태양이 처럼 슬라임 계열 몬스터 같았는데 덩치는 한 2미터는 되어보이게 컸고 엄청 험악하고 무섭게 생겼다. 귀여운 태양이와 같은 슬라임 계열 몬스터가 맞는지조차 의심스러운 무시무시한 모습이었다.

정승원은 광선검을 화려하게 휘둘러서 푸딩 몬스터를 산산 조각냈지만 조각난 푸딩 몬스터가 무수히 작은 푸딩 몬스터로 분열하며 정승원에게 달라붙었다.


-이익!


정승원은 몸에 붙은 분열된 푸딩 몬스터를 떼어내려 했지만 놈들은 정승원의 사지에 찰떡같이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아··· 잘못걸렸네. 저거 다크 포이즌 푸딩 같은데.”


희권 아저씨가 얼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다크 포이즌 푸딩이요?”

“레어몬스터야. 보다시피 베어버려도 분열하고 좀 방심하면 저렇게 들러붙어서 적을 중독시키지. 겉모습처럼 굉장히 위험한 몬스터야. 왠만한 D급 헌터도 잡기 힘들어하는 몬스턴데··· 저거 잘못하면 위험하겠어.”


희권 아저씨 말처럼 정승원은 고전하고 있었다. 베어도 베어도 푸딩은 계속 분열했다. 설상가상 정승원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있었다. 아마도 독에 중독된 거 같았다.

정승원을 따르는 헌터들은 푸딩이 부하로 끌고다니는 듯한 섀도우 워커 두 마리에 가로막혀 정승원을 구해줄 여력이 없어 보였다.

주변에 헌터라고는 우리 일행 밖에 없다.

어쩔 수 없지.


“태양아. 부탁할게!”

-뀨잉!

“구해주러 갈 거냐? 너까지 위험해 질 수 있어.”

“저렇게 자잘하게 분열하는 몬스터한테는 광범위 마법 스킬로 한번에 동시 공격하는게 가장 유리하다고 배웠어요. 맞죠?”


너튜브 테통령 TV에서 배운 내용이다.


“어··· 그렇지.”


섀도우 워커 한 마리 한 마리를 따로 상대하는 건 힘들지만 오히려 자잘하게 분열하는 푸딩은 쉽다.

아무리 많이 분열해도 상관 없다. 빛 브레스로 한 번에 태워버리면 되니까.

나는 태양이와 함께 정승원 일행 쪽으로 달려갔다.

내가 다가갈 때 쯤, 정승원 추종자들이 파랗게 질려서 정승원을 재촉하고 있었다.


“승원 헌터! 도망가야해요! 이러다 다 위험해 질 수 있어요!”

“그래요! 퇴각 합시다!”


하지만 정승원은 도망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시끄러! 이 정도 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미친듯이 광선검을 휘두르는 정승원. 하지만 바닥 없는 늪에 빠진 듯이 정승원은 점점 움직임이 둔해졌다.

이쯤되니 정승원도 눈치챈 것 같았다. 자신이 독에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하지만 도망가려고 해도 쉬운 일이 아니다. 중독되어 둔해진 다리로 제대로 도망칠 수나 있을까?


“고작 E급 게이트 몬스터 주제에···!”


정승원이 상처입은 짐승처럼 포효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황이 변하는 건 없다. 젠장··· 못 봐주겠구만.


“야! 뒤로 피해!”


정승원에게 외쳤다.


“뭣?”


나는 태양이를 집어다가 푸딩 몬스터가 있는 쪽으로 있는 힘껏 집어 던졌다. 마치 투포환 선수가 투포환을 던지는 것처럼.


-뀨잉!


투포환처럼 푸딩 몬스터 쪽으로 날라가는 태양이는 입에 브레스를 머금고 있었다.

다행히 정승원도 천재 헌터라 불릴 만큼의 센스는 있는 놈이었다. 날아오는 태양이를 보고 본능적으로 뒤로 크게 백대시해서 푸딩 몬스터와 거리를 벌렸다.


“지금이야!!”

-뀨잉!


태양이 입에서 빛의 브레스가 뿜어져 나왔다.

-크아아?!

흐물거리던 푸딩은 태양이의 브레스를 맞고 타들어갔다. 잘리면 분열하는 특성을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든걸 한꺼번에 태워버리는 브레스에 맞으면 분열하거나 달라붙어서 중독 시키는 것도 불가능하다.

한 마디로 놈에게는 브레스 스킬을 가진 태양이가 천적이었다.


-파파파파파팟!!!


거대한 다크 포이즌 푸딩이 있던 곳에는 잿더미만 남아 있었다. 아니··· 중급 마정석이 떨어져 있다. 게다가 꽤나 커다란 크기다. 럭키! 팔면 돈 좀 되겠는데?


“우와아···?!”

“대체 뭐야···?”


눈을 휘둥그레 뜬 정승원을 비롯해서 싸우던 젊은 헌터들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이해 못 한 듯한 표정이었다. 하긴 그도 그렇겠지. 갑자기 나타난 슬라임이 무슨 드래곤도 아니고 브레스를 토해냈으니. 내가 저사람들 상황이었어도 헛것을 봤나 싶었을 거다.


“아직 섀도우 워커 두 마리 남아있잖아요! 방심하지 말고 빨리 처치하죠!”


내 외침에 젊은 헌터들도 정신 차리고 섀도우 워커를 상대했다. 섀도우 워커가 물리 감쇄 특성 때문에 잡기는 까다로웠지만 딱히 공격이 무서운 몬스터는 아니었다. 시간이야 좀 걸렸지만 정승원 측 헌터들은 섀도우 워커를 무사히 잡았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근데 혹시 아까 슬라임이 내뱉은게···?”


고개를 끄덕였다.


“브레스 맞습니다.”

“브레스요? 어떻게 슬라임이 브레스를···??”


지금 농담하냐는 듯한 표정. 하지만 방금 자신이 본게 있으니 또 안 믿을 수도 없다. 상식과 현실이 일치하지 않는 현실에서 인지 부조화라도 온 것 같은 헌터들을 내버려 두고 나는 태양이부터 챙겼다.


“수고했어. 많이 피곤하지?”


응급 회복 스킬로 태양이 체력을 회복시켜줬다.


-뀨잉!


태양이가 활기차게 흐물거렸다. 빛의 숨결 같이 큰 기술은 시전하는 몬스터에게 무리가 많이 간다고 들었다. 이렇게 조금이라도 체력을 회복시켜줘야지. 무리는 금물이다.

태양이를 돌보고 돌아보니 위기에 처했던 헌터들이 나에게 다가와서 한 마디씩 고맙다고 말을 건넸다.


“뭘요. 동료 헌터가 위기에 처한 걸 보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잖아요.”


다만 정승원 녀석은 혼자 외따로 주저 앉아서 뚱한 표정으로 해독약을 몸에 바르고 있었다.


“야, 너는 고맙단 말 한마디 안하냐?”


희권 아저씨가 정승원에게 쏘아붙였다.

정승원의 표정이 굴욕감과 분노로 백짓장처럼 구겨졌다.


“아저씨 엎드려 절 받기도 아니고··· 놔두세요.”

“아냐. 이런 건 확실히 해야해. 저 놈이 아까 우리보고 뭐랬냐? 애송아 너도 알지? 얘가 너 안 구해줬으면 넌 죽었어.”


희권 아저씨의 추궁에 정승원은 이를 악물었다.


“나 혼자서도 충분히 잡을 수 있었어! 누가 도와달라고 했어?”


악쓰듯 외치고는 도망치듯 혼자 떠나갔다.


“참나. 실력은 있는지 모르지만 아직 애구만. 저렇게 어설프게 실력만 있는 놈이 원래 젤 먼저 죽는 법인데···.”


희권 아저씨가 씁쓸한 표정으로 내뱉었다.




작가의말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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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정승원의 순정 +5 25.01.05 848 32 12쪽
49 스토커 정승원 +1 25.01.04 892 29 13쪽
48 특급 제안 +1 25.01.03 966 28 12쪽
47 우준현의 도발 +1 25.01.02 1,028 2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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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각자의 꿈 +3 24.12.31 1,144 32 12쪽
44 트럭 구입 +1 24.12.30 1,217 29 13쪽
43 C급 헌터 이호현 +1 24.12.29 1,325 31 12쪽
42 부산의 영웅 +1 24.12.28 1,365 29 12쪽
41 아토믹 봄 +1 24.12.27 1,356 33 12쪽
40 리치 나이트 +4 24.12.26 1,433 35 13쪽
39 부산 국제시장 게이트 +2 24.12.25 1,480 36 12쪽
38 고 마기 훈련실 +1 24.12.24 1,555 34 12쪽
37 테이머의 비전 +1 24.12.23 1,743 36 13쪽
36 훈련장 개장 +2 24.12.22 1,830 37 12쪽
35 킹 슬라임 +5 24.12.21 1,924 39 13쪽
34 바캉스 +1 24.12.20 1,955 45 12쪽
33 잠재능력 개방 +2 24.12.19 2,062 43 12쪽
32 아프리카의 탑 +2 24.12.18 2,130 4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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