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테이머가 꿀 빠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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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11.18 21:08
최근연재일 :
2025.01.0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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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05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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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위상

DUMMY

게이트를 돌고 온 터라 나도 피곤했다. 언제나 무리는 금물. 한 시간 정도 더 태양이의 훈련을 봐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격일로 게이트 정화 작업을 하기에 오늘은 쉬는 날이었다. 나는 태양이와 같이 훈련하기 위해 이른 시각 집을 나섰다.

지하철을 타고 신림의 우정 목장으로 향했다.


목장에 도착해서 정문으로 들어가는데 정문 입구 근처에 나무에 기대 담배 피는 두 사람이 보였다. 발치에는 빗자루가 바닥에 널부러져 있다.

익숙한 얼굴들이다. 나는 다가가서 두 사람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너··· 이호현??”


두 사람은 나랑 같이 알바하던 선배들이었다.

바닥 쓸러 온 거 같은데 보아하니 또 청소는 안 하고 농땡이 피우고 있었던 거 같다.


“잘 지내셨어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두 사람.


“각성했다더니 진짜냐?”

“오늘은 파트너 몬스터 훈련 때문에 온 거에요.”

“와··· 몬스터 테이머로 각성한 거야? 부럽다.”


두 사람은 선망의 눈으로 날 바라봤다. 일반인이 보기에 헌터는 위험하긴 하지만 돈 잘번다는 인식이 있다. 특히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젊은 남자들 사이에선 헌터를 선망하는 친구들도 적지않았다.


“야, 대체 어떻하면 스무살 넘어서 각성할 수 있냐? 비결 좀 알려주라.”


두 사람도 나처럼 신체검사에서 각성치가 안 나와서 헌터가 못 된 처지다. 내가 나이 먹고 헌터가 된 비결이 궁금한 모양이었다.


“저는 마기를 강하게 쬔 사고로 각성한 거에요. 운이 나빴다고 해야할지 좋았다고 해야할지···. 의사도 좀만 잘못됐어도 죽었을 거라 그랬어요.”

“그래? 그래도 테이머 헌터돼서 이 목장 이용할 정도면 돈 많이 버는 거 아냐? 여기 축사 한달 대여료랑 서비스 이용료만 해도 2,3백은 우습잖아?”


선배들은 여전히 내가 부러운 눈치다.


“헌터 쉽지 않아요. 게이트 들어갈 때마다 목숨 걸어야하는데요. 게다가 저는 2년 동안 헌터 의무복무에요. 군대 두 번 간 거나 다름 없는 처지라고요.”

“아··· 그건 좀 억울하긴 하겠네···.”


선배들도 군대 두 번 간 거나 다름없다는 내 처지를 말하자 동정적인 눈빛을 보냈다.


“훈련해야해서 이제 가야겠네요.”

“어, 그래. 수고해라.”

“그리고 형들, 앞으로는 제 앞에서 너무 흐트러진 모습 보이지 마세요.”

“응?”

“저도 이제 목장 이용하는 헌터인데 제 돈으로 일하는 형들이 농땡이 부리는게 좋게 보이겠어요?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 드리지만 다음에는 주임 아저씨께 말할 수밖에 없어요.”


형들이 얼어붙었다.


“어··· 그래. 다음부턴 조심할게···.”


이제는 목장을 이용하는 테이머입장. 아무리 과거 알바 선배들이었다고해도 맨날 일 안하고 농땡이 피우는 걸 봐줄 수는 없었다. 다음에도 또 놀고 있는 모습이 보이면 그때는 어쩔 수 없이 잘라달라고 할 수밖에 없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테이머 헌터들에게도 피해가 가니까. 말하자면 마지막 경고인 셈. 형들이 알아들었기 바랄 뿐이다.


선배들과 헤어진 뒤 태양이가 지내는 몬스터 축사로 향했다.

5평 정도의 축사를 계약했다. 할아버지와 같이 쓰는 내 방 정도 되는 넓이다. 키가 30cm 정도 되는 태양이가 지내기에는 많이 넓직한 공간이다. 태양이가 갑갑하게 지내지 않도록 일부러 넓은 축사를 골랐다.

태양이는 아침 식사 중이었다. 여성 사육사가 태양이에게 생쥐 고기를 먹이고 있었다. 태양이는 몸 안쪽에 생쥐 고기를 삼켜서 천천히 녹여 먹고 있었다.


“아··· 오빠 안녕하세요.”


여자 사육사가 내가 온 걸 알아채고 일어나 인사했다.


“마리?”


황마리. 황동수 주임 아저씨 딸이다. 어릴적부터 주임 아저씨 어깨 너머로 사육을 배워서 나이는 어리지만 사육사 경력은 적다고 할 수 없었다.


“아버지가 바빠지셔서 태양이는 제가 돌보게 됐어요.”

“영광인데? 여기 사육사 중에서는 마리 실력 따라올 사람 없잖아.”

“아직 멀었어요. 괜히 비행기 태워주셔도 아무것도 안 나와요.”


마리가 싱긋 웃었다.

마리는 어릴적부터 아버지처럼 몬스터 목장 사육사가 되는게 꿈이라고 했다. 그래서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목장 사육사로 취직했다. 사육사로 일하면서 밤에는 공부해서 어린 나이에 사육 관련 자격증이 몇 개 씩이나 있었다.


“헌터 각성하셨다고 들었어요. 힘들진 않으세요?”

“쉽다곤 할 수 없지만 태양이도 있고 동료 헌터 아저씨들이 잘 해주셔서 생각보다는 할만 해.”

“오빠라면 잘 하실 거에요. 여기 목장에서 알바하실 때도 제일 성실하고 일머리 있다고 아빠가 맨날 칭찬하셨어요.”

“그, 그래? 고맙다고 전해드려라.”

“고맙긴요. 오빠가 열심히 하니까 눈에 띄는 거죠.”


마리가 베시시 웃었다.


“훈련하시려고 일찍 오신 거에요?”

“응. 가능하면 오늘 스킬 익혀서 내일 게이트 정화 작업 들어가야지.”

“다음부터는 저한테 미리 연락 주세요. 훈련 있는 날이면 태양이 식사 일찍 시키고 전날 영양제도 듬뿍 먹일게요.”

“진짜? 그래주면 고맙지.”


마리랑 얘기하다보니 태양이 식사가 끝난 것 같았다.


-뀨잉 뀨잉!


태양이가 날 보고 반갑다고 뿅뿅 뛰었다.

태양이와 같이 훈련장으로 향했다.

어제 쌓은 샤인 애로우 스킬 경험치는 22. 오늘 열심히 훈련해서 샤인 애로우 스킬을 습득할 생각이었다.


“좋아! 태양아 오늘도 힘내자!”

-뀨잉!


태양이와 같이 저녁 7시까지 훈련장에서 허수아비와 사투를 벌였다. 그 결과.


[샤인 애로우 스킬을 사용했습니다.]

[습득까지 남은 경험치 100/100.]


[샤인 애로우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샤인 애로우 Lv.1]


-뀨뀨!


태양이의 몸 앞쪽에 선명한 빛의 화살이 모아졌다.

푸슝!

샤인애로우가 허수아비에게 직격했다.


“잘했어! 태양아 드디어 성공했구나!”

-뀨잉 뀨잉!


나는 태양이를 감싸 안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이제 게이트 뿌시는 일만 남았다!


“둘 다 수고 많으셨어요.”


마리가 수건과 회복 음료를 가지고 훈련장 안으로 들어왔다.


“타이밍 뭐야? 어떻게 이렇게 완벽한 순간에 왔어?”

“훈련장에서 펑하고 번쩍하길래 스킬 습득하는데 성공했구나하고 바로 알았죠.”


마리가 훈련으로 더러워진 태양이 몸을 수건으로 닦아주었다. 그 후 바닥에 물그릇을 놔두고 회복 포션이 섞인 음료를 따라주었다.

역시 마리. 센스가 좋다. 이런 건 배워서 되는 게 아니지.


“오빠도 고생 많으셨어요.”


나한테도 이온음료 캔을 건넸다.


“내일 게이트 정화 작업도 힘내세요!”


싱긋 웃는 마리의 응원에 피로가 다 날아가는 것 같았다.


***


다음날.

만반의 준비를 갖춘 나는 다시 노원구 5500 게이트로 향했다.


“구로 상가에서 산 스킬석들은 다 배운거냐?”


노원구 게이트로 향하는 차 안에서 희권 아저씨가 물었다.


“익힌 건 샤인 애로우 뿐이긴 한데 지금은 그정도면 충분할 거에요.”


내 스킬 [빛의 위엄]과 태양이의 빛 속성 특성이 합쳐지면 기본 공격마법으로도 섀도우 워커를 잡는데 문제 없을 거라는 게 내 계산이었다.


“그래? 그럼 오늘에야말로 정승원 코를 납작하게 해줄 수 있는 거냐?”


정승원? 저번에 싸우는 걸 봤는데 근접 전투를 할 수밖에 없는 정승원보다 원거리 마법 공격을 주체로 싸우는 나와 태양이가 더 효율적으로 전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말하면 좀 건방져 보일 수 있겠지만··· 이제 절 그 친구랑 비교하면 안되죠.”


크하하하.

아저씨가 웃음을 터트렸다.


“말 한 번 통쾌하게 하네. 좋아. 오늘 가서 실력 한 번 보여줘라!”


게이트 근처 주차장에 고물 소나타를 주차하고 게이트로 향했다.


“수고하십니다.”


담당 경찰관에게 헌터 카드를 내밀고 통제선 안쪽으로 들어갔다.


“어, 저기 봐.”

“그 테이머 왔나보네.”


다들 날 주목한다. 마치 첫날에 정승원이 등장했을 때 사람들이 보인 반응과 비슷했다.


“호현이 왔냐!”


대방동 게이트에서 함께했던 세 아저씨가 다가왔다.


“다들 네 얘기로 난리야. 정승원도 못 잡았던 레어 몬스터를 네가 잡았다고.”

“못 믿겠다는 녀석들이 많아서 내가 니 썰 좀 풀었다. 게이트에서 네가 스켈레톤을 도미노 무너뜨리듯 쓸어버렸다고말야.”


이 아저씨들은 왜 나보다 더 신나보이는 걸까??

정승원은 구석에서 장비를 점검하고 있었다. 녀석 주변을 알짱거리는 사람이 다섯 명에서 세 명으로 줄었다.

정승원 패거리가 흘깃흘깃 날 훔쳐보는게 느껴진다.

아··· 좀 부담스러운데.

F급 헌터라고 억까 당하는 것도 참기 힘들지만 괜히 너무 관심가지는 것도 부담스럽다. 그냥 좀 날 내버려 둘 수는 없나?


나도 정승원처럼 구석에 박혀서 장비 점검을 하며 쉬기로 했다. 아저씨들은 담배피러 가셨고. 다들 나를 흘깃 쳐다보긴 했지만 다가오는 사람은 없었다.

그때 정승원이 내 쪽으로 걸어왔다.


“....”


내 앞에서 말을 고르듯 뚱한 표정으로 우두커니 서 있는 정승원.


“왜 할 말 있어?”


정승원이 입술을 달짝이다 한참만에 입을 열었다.


“일전에는 도와줘서 고마웠다. 근데··· 나 혼자서도 잡을 수 있었어.”

“... 그 말 하려고 온 거야?”


정승원의 얼굴이 굳어졌다.


“네가 나보다 세다고 생각하냐? 네가 대단한 게 아냐. 네 슬라임이 대단한 거지.”

“맞아.”


내가 순순히 인정하자 정승원은 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근데 몬스터는 테이머하기 나름이란 말도 있잖아. 테이머는 파트너 몬스터가 대단하면 된 거 아냐?”


정승원은 말 없이 얼굴을 찌푸렸다. 잠시 녀석과 눈싸움하는 것처럼 대치하게 됐다.


“일전에는 실수한 거야. 그게 내 진짜 실력이라고 착각하지 마라.”


정승원 녀석은 그 말만 하고 뚱한 표정으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진짜 끈질긴 녀석이네. 헌터들끼리 이기고 져서 뭐할 건데? 괜히 이상한 놈한테 걸린 것 같아서 절로 한숨이 나왔다.


“정승원이 뭐래?”


담배 피고 돌아온 희권 아저씨가 나랑 정승원이 얘기하는 걸 보셨나보다.


“별 얘기 아니었어요. 저한테 도움 받은게 어지간히 분했나봐요.”


어깨를 으쓱했다.


“신경쓰지마. 원래 저렇게 도와줘도 고마워할 줄 모르는 놈이 있으니까. 저런 놈은 도와주지 말고 확 몬스터 먹이가 되든 말든 내버려 둬라.”

“에이··· 어떻게 그래요. 그래도 같은 헌터끼리 도와야죠.”


슬슬 게이트 진입 시간이 된 듯 사각턱의 대장 D급 헌터가 사람들을 모았다.


“저번 정화 때 레어 몬스터가 나타나서 위험한 상황이 있었다 들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안전이 제일입니다. 괜히 사고나지 않게 돌출 행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시고요.”


대장 헌터는 정승원을 쳐다보며 말했다.


“승원이 너는 오늘 특히 주의하고. 당분간은 몸 좀 사려라.”

“...넵.”


정승원이 똥 씹은 표정으로 대꾸했다.


“그리고 이호현 헌터. 들으니까 빛 속성에 특화된 스킬을 갖고있다고요? 저번처럼 위험한 동료들 있으면 잘 부탁드립니다.”


대방동 게이트에서 함께했던 세 아저씨가 말하셨나? 내 스킬에 대해서 알고있었다.

대장 헌터 아저씨가 오늘 날 대하는 태도는 전과는 대조적으로 참 살가웠다.

역시 헌터 세계는 실력이 제일이구나.


“혹시 게이트가 좀 버겁다 싶은 분들은 이호현 헌터 주변에서 사냥하시고요.”


불과 이틀 전까지만해도 깍두기 취급 당하던 나였는데··· 이제는 주변에서 기대에 찬 시선을 보내온다. 어쩔 수 없지. 내 사냥은 사냥대로 하고 주변 사람들도 좀 챙겨줘야겠다.



작가의말

나라가 많이 시끄럽네요. 내년에는 경제도 정치도 좋아지길 바래봅니다. ㅜㅜ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38 펌블
    작성일
    24.12.05 12:30
    No. 1

    정승원 무리하다 사고칠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고맙다고 하는거 보면 나쁜애는 아닌데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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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봄버 골렘 25.01.07 762 24 12쪽
51 탑의 문 25.01.06 839 25 14쪽
50 정승원의 순정 +5 25.01.05 909 32 12쪽
49 스토커 정승원 +1 25.01.04 953 29 13쪽
48 특급 제안 +1 25.01.03 1,025 28 12쪽
47 우준현의 도발 +1 25.01.02 1,091 24 15쪽
46 날개를 가진 포터비 +1 25.01.01 1,156 30 12쪽
45 각자의 꿈 +3 24.12.31 1,204 32 12쪽
44 트럭 구입 +1 24.12.30 1,281 29 13쪽
43 C급 헌터 이호현 +1 24.12.29 1,389 31 12쪽
42 부산의 영웅 +1 24.12.28 1,428 29 12쪽
41 아토믹 봄 +1 24.12.27 1,419 33 12쪽
40 리치 나이트 +4 24.12.26 1,495 35 13쪽
39 부산 국제시장 게이트 +2 24.12.25 1,539 36 12쪽
38 고 마기 훈련실 +1 24.12.24 1,618 35 12쪽
37 테이머의 비전 +1 24.12.23 1,811 37 13쪽
36 훈련장 개장 +2 24.12.22 1,901 38 12쪽
35 킹 슬라임 +5 24.12.21 1,995 40 13쪽
34 바캉스 +1 24.12.20 2,023 46 12쪽
33 잠재능력 개방 +2 24.12.19 2,133 44 12쪽
32 아프리카의 탑 +2 24.12.18 2,199 46 12쪽
31 테통령 구광호 +3 24.12.17 2,225 44 12쪽
30 짐꾼 박무성 +5 24.12.16 2,234 46 12쪽
29 짐꾼 +1 24.12.15 2,282 48 13쪽
28 맞후임 +1 24.12.14 2,388 54 12쪽
27 교섭 +1 24.12.13 2,464 5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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