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테이머가 꿀 빠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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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11.18 21:08
최근연재일 :
2025.01.08 21:18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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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21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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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킹 슬라임

DUMMY

쿠구구구.


태양이가 움직이니 바닥이 지진난 듯 흔들릴 정도였다.


-뀨우우···.


말이 되나?

불과 25cm 남짓했던 태양이가 4미터가 넘는 거대 젤리 몬스터로 변했다.

상태창에 뜬 정보로는 ‘킹 슬라임’이라는 슬라임의 상위 개체로 진화한 모양.

자세히보니 태양이의 정수리 위에 작은 왕관 모양 장식이 달려있다.


[남은 제한 시간 2분 55초.]


놀라고만 있을 때가 아니다.

이 변신에는 그리 길지 않은 제한 시간이 걸려있다.

서두르지 않으면 변신이 풀린다.


“태양아 자신 있어?”

-뀨잉 뀨잉!


자신 있는 모양.

그도 그럴게 태양이에게서 느껴지는 마력이 평상시의 열 배 이상이다.

핏빛 좀비 사무라이가 강력한 건 사실이지만 두 몬스터의 마력을 비교해 본다면 태양이가 적어도 두 배 이상은 강했다.

물론 가진 마력의 양이 싸움의 모든 걸 결정하진 않는다.

그러나 이 정도로 체급차이가 나면 얘기가 달라지지.

격투기 뿐 아니라 몬스터 간의 싸움도 체급이 깡패다.

태양이가 질 거란 생각이 전혀 안 들었다.


스르릉.


좀비 사무라이가 카타나를 치켜들었다.

태양이와 나를 적으로 인식한 모양.

검도의 상단세와 비슷한 동작으로 양손으로 카타나를 쥐고 정면으로 칼을 곧추세워 공격 자세를 취한다.

과연 레어 몬스터.

뿜어져 나오는 압박감이 장난 아니다.

D급 헌터들이 겁을 집어먹고 도망갈 정도니....

쉬운 상대는 결코 아니다.


파파팟!


좀비 사무라이가 먼저 움직였다!

-#####!!

뭐라 형언하기 어려운 괴성을 지르며 카타나를 휘둘렀다.

일본도에서 악취가 맴도는 검은 빛깔의 오라가 뿜어져 나왔다.


휘휘휘휙!


좀비 사무라이의 칼날이 태양이의 몸을 난도질했다.

칼날에 잘려 여러 조각으로 동강나버린 태양이.


“태양아!”


하지만 내 걱정은 기우였다.

잘렸던 태양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꾸물꾸물 다시 원래의 형상으로 합쳐졌다.

좀비 사무라이의 검격은 마치 물을 베듯이 태양이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한 것 같았다.

휴 다행이다.

한 순간 태양이가 크게 당한 줄 알았다.


-####...!


좀비 사무라이는 자신의 필살 공격이 통하지 않자 놀란 눈치였다.

주춤하며 처음의 기세가 많이 수그러들었다.

이번에는 태양이의 반격.

꿀렁꿀렁 좀비 사무라이에게 진격하는 태양이.

좀비 사무라이는 뒷걸음치면서 카타나를 마구 휘두르지만 태양이에게는 별 효과가 없다.

태양이의 몸이 가로로 쭉 늘어나서 좀비 사무라이를 휘감았다.


-####!!


좀비 사무라이에게 엉겨 붙어서 자기 몸 안쪽으로 흡수하는 태양이.

좀비 사무라이는 마치 호박석에 갇힌 곤충마냥 태양이 몸속에 갇혀버렸다.

와···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좀비 사무라이는 태양이 속에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쳐보지만 쉽지 않다.


-뀨이잉!


태양이의 몸이 빛나기 시작했다.

몸 전체에서 빛 속성 에너지를 내뿜기 시작한 것.


- ####!


태양이 몸속에 갇힌 좀비 사무라이가 비명을 내질렀다.

파치치치칙!

태양이 몸속에 수조에 물이 차듯 빛 에너지가 가득찼다.

빛에 휩싸여 좀비 사무라이의 몸이 타 붙기 시작했다.

검은 연기가 퍼지고 시체가 타는 듯 한 역한 냄새가 퍼졌다.


-####!


좀비 사무라이가 태양이의 몸에서 빠져나오려고 마력을 최대한 방출해서 태양이의 몸을 안쪽에서부터 파괴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마력량 차이가 두 배 가까이 나는 상대를 마력으로 압도하는 것은 불가능.

처절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좀비 사무라이는 태양이 안쪽에서 허무하게 녹아내리며 사라졌다.


[Lv.36 핏빛 좀비 사무라이를 처치했습니다.]

[스킬 ‘성장 가속’의 효과가 발휘됩니다.]

[8,000exp를 얻습니다.]

[레벨업! 파트너 몬스터 태양이 LV.28이 되었습니다.]

[파트너 몬스터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육성 보상으로 10,000exp를 얻습니다.]

[레벨업! 레벨 14가 되었습니다.]


숨어있던 무성이가 콘크리트 잔해 밖으로 나오며 탄성을 내질렀다.


“와 대박! 진짜 태양이가 레어 몬스터를 쓰러뜨렸네!”


-뀨우우.


“근데 태양이 너무 커진 거 아냐?”


무성이가 내 옆으로 와서 태양이를 올려다봤다.

원래 내 어깨에 쉽게 올라탈 정도로 작았던 태양이였다.

지금은 무성이 말처럼 4미터나 되는 거대한 태양이를 목을 젖히고 한참을 올려다봐야했다.

이 덩치면 3.5톤 트럭으로 옮기려해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원래 크기로 돌아오는 거겠지?


[남은 제한 시간 25초.]

···.


제한 시간은 계속 줄어든다.

스킬 설명에 3분간 변신이 지속된다고 했으니 기다리면 원래 크기로 돌아올 것 같긴 한데.


···.

[남은 제한 시간 1초.]

[남은 제한 시간 0초.]


제한 시간이 끝남과 동시에 태양이의 몸이 빛나며 수축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4미터에 달하던 큰 덩치의 젤리덩어리가 점차 줄어들더니, 평소처럼 25cm 정도의 작고 귀여운 태양이 크기로 돌아왔다.


-뀨잉 뀨잉!


태양이가 내 몸을 타올라서 이제는 자기 지정석처럼 된 오른 어깨에 자리 잡았다.


“태양아 수고했어.”


왼 손가락으로 어깨에 탄 태양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와! 형 대박이야!”


뭐야. 이번엔 또 뭐가 대박인데?

무성이는 삽을 가지고 좀비 사무라이가 죽은 자리 근처를 파고 있었다.


“중급 마정석이야! 딥따 커!”


오! 중급 마정석.

오랜만에 얻었네.

그간 레어 몬스터를 못 보다보니 자연히 중급 마정석도 구경할 기회가 없었다.

중급 마정석은 하급 마정석보다 30배나 더 비싸게 팔린다.

무성이가 가져온 마정석을 봤다.

진짜 꽤나 크다.

이 정도면 1kg도 넘게 나가겠는데?


“따로 잘 챙겨. 흠집 나면 가치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

“걱정 마 형. 짐꾼일 하루이틀 하나.”


무성이는 따로 작은 마대자루를 꺼내서 중급 마정석을 소중히 담았다.

이거 팔면 못해도 3천만원은 넘게 나올 거 같은데?

완전 로또 맞은 격이다.


레어 몬스터도 잡고, 새로운 스킬의 강력함도 확인했다.

만족스러운 결과에 흡족해하며 게이트 사냥을 마무리 지었다.



게이트 공략이 끝난 뒤,

김길영 대장이 서초구 게이트 정화 완료를 선언했다.


“호현 씨가 레어 몬스터를 잡아서 그런가? 오염도가 확 떨어졌어요. 현재 오염도 17퍼센트입니다. 이정도면 놔둬도 자연히 게이트가 닫히겠죠.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그간 익숙해졌던 서초구 게이트 정화 팀과도 작별이다.

김길영 대장이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호현 씨, 수고 많았어요. 덕분에 수월하게 게이트 닫을 수 있었습니다.”

“뭘요. 할 일 한 것뿐인데요.”

“앞으로 힘내주세요. 호현 씨라면 금세 상급 헌터가 될 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 *


이렇게 서초구 게이트도 마무리 되었다.

다음 게이트가 정해질 때까지 난 다시 백수 신세다.

돈 많은 백수.

각성청에서 게이트 정화 보상금도 들어올 거고,

무엇보다 중급 마정석을 팔아서 들어온 돈만 3,700 만원이다.

물론 앞으로 성장을 위해서 투자할 생각이지만,

너무 자린고비처럼 굴 필요도 없겠지.

고생한 무성이에게 보너스로 500 만원을 보냈다.


-형, 내가 한 게 뭐 있다고 보너스로 이렇게 많이 줘?


바로 무성이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한 게 없기는. 나 따라다니느라 고생이 많잖아. 그리고 앞으로 고생 많이 할 거고. 앞으로 활약할 거까지 쳐서 보냈으니까 받아둬.”


무성이가 내색은 안 해도 아픈 동생이랑 홀어머니 돌보느라 돈 나갈 곳이 많을 거다.

그냥 돈 준다고해서 받을 녀석도 아니고,

이 기회에 무성이한테 도움 좀 줘야지.

여유로울 때 무리 안 가는 선에서 내 사람들에게 베푼다.

난 그렇게 살고 싶었다.


-형 너무 고마워. 나 진짜 형이 도와준 거 안 잊을게.

“짜식. 유난스럽네. 앞으로 잘하면 돼.”

-오키오키. 충성 충성!


무성이한테는 베풀었고 우리 집안 빚도 갚아야하는데···.

부모님이 한사코 돈을 안 받으려 하신다.

저번에 아버지 치료비랑 빚 갚는데 돈을 많이 냈다고 내 몫은 다 끝났다는 것.


“엄마랑, 할아버지, 동생들도 다 알바하면서 일하는데 호현이 너만 돈 다 낼 거 없어.”


엄마가 그렇게 말하셨고 실제로 나도 헌터일 준비하면서 돈 들어갈 곳이 많기도 했다.

그래도 가족 힘든 일에 나몰라라 할 수도 없는 상황.

오랜만에 가족회의를 소집했다.


“갑자기 할 말이 있다니 뭐니? 유난스럽게.”


엄마가 물으셨다.


“시아,리아,지아 세 명 다 고3 수험생이잖아요. 언제까지 아르바이트 할 수는 없을 거 같아서요. 공부해야죠.”

“괜찮아. 우리 아르바이트 주말에만 할 거야.”


시아는 그렇게 말했지만 아무리 주말에만 하는 아르바이트라고해도 공부에 지장을 줄 수밖에 없었다.

내가 돈을 못 번다면 모를까.

여동생 세 명이 아르바이트까지하면서 집안을 도울 필요는 없었다.


“난 정말 상관없는데. 어차피 대학 갈 생각도 없고.”


둘 째 리아가 리아가 시큰둥하게 말했다.


짝!

“앜! 왜 때려?”


리아가 껄렁하게 말하다 엄마한테 등짝 스매싱을 맞았다.


“진짜? 우리 이제 알바 안 해도 됨? 주말에 하루 종일 뒹굴 거리며 렛플릭스 보면 되는 각?”

짝!

“후에엥···.”


지아도 등짝을 맞았다.


“너희들 학원비는 이 오빠가 대줄 수 있으니까 이번 주부터 세 명 다 학원 끊고 공부에만 전념해.”


사실 지금 시작해도 늦은 감이 있다.

그래서 여동생들이 재수하겠다고 하면 그 비용까지 다 내줄 용의가 있었다.


“진짜? 오빠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시아는 공부도 잘하면서 집안 사정이 어렵다는 걸 알고 학원 보내달라는 소리도 안했다.

그러면서도 성적도 좋아서 항상 상위권을 놓치지 않았다.

리아는 운동에 소질이 있으니 체육 쪽으로 가도 좋을 것 같고.

지아는··· 얘가 무슨 재능이 있나?

아이돌 덕질하는 거...?

...모르겠다.

그래도 공부 안하는 것보다는 낫겠지.


“오빠, 왜 날 한심하게 쳐다보는 거임??”

“어···? 아냐 지아야. 오빠가 널 왜 한심하게 쳐다보겠니.”

“호에···?”


어쨌든 세 사람을 보고 말했다.


“너희들 집안을 위해서 무리해서 일 할 필요 없어. 이제는 오빠도 E급 헌터고, 곧 D급, C급으로 올라갈 거니까. 너희들 재수 비용까지 오빠가 다 부담할 테니까. 너희들은 앞으로 어떤 공부하고 싶은지 말만 해. 공부에 들어가는 돈은 다 이 오빠가 지원해줄테니까.”


평소와는 달리 강하게 딱 잘라서 말했다.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부모님이 또 날 말리실 것 같았다.


“장하다 우리 장손. 아직 어린 줄만 알았는데 벌써 어른이 다 됐구나. 당장 결혼해도 처자식 건사하겠어.”


할아버지가 대견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래. 너희들 알바 그만두고 오늘부터 공부해라. 너희 오빠가 이렇게까지 나오는데 공부해야지 어쩌겠냐.”


공부에만 전념하라는 할아버지 말씀이 떨어졌다.

리아와 지아는 시큰둥한 얼굴이었지만 시아는 감동했는지 눈가가 촉촉해졌다.

어차피 내가 빚 갚겠다고 나서도 부모님 자존심에 곧이 안 받으실 거다.

그렇다면 동생들 학원비랑 용돈이라도 내가 대서 부모님 부담을 줄여드려야지.


“거참. 아들인 네가 이렇게 나서주니 집안 가장으로서 내가 참 부끄럽다.”


아버지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나도 빨리 재활 끝내고 일해야 할 텐데....”

“그런 말 하지 말고 재활이나 잘하세요.”

“아냐, 나도 일해야지. 사내가 계속 주방에만 있을 수 있나.”


평생 일을 손에서 놓지 않으신 아버지다.

쉬라고 말씀드려도 마음이 편치 않으시겠지.


“아버지 식당 일 해보실래요?”


그렇기에 평소 속으로 생각만 하던 걸 입 밖으로 꺼냈다.


“식당 일?”

“빈 말 아니고 아버지 요리 진짜 맛있어요. 본격적으로 요리 배우시고 식당 차려보시는 게 어때요? 돈 걱정은 마시고요. 제가 투자할게요.”

“허··· 나이 50 넘고 요리 배우는 게 되려나?”


말은 그렇게 하시지만 내심 마음이 동하시는 눈치다.


“왜요? 50이면 아직 청춘이지.”

“그래 아범아. 지금 이 애비 앞에서 나이 탓하는 거냐?”


엄마와 할아버지도 권하신다.

아버지도 귀가 솔깃해지시는 눈치.


“그런가···?”

“아버지도 요리학원 끊으세요. 제가 지원해드릴게요.”

“됐다. 네 손 안 빌려도 학원비 정도야 낼 수 있어.”


아버지는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하시는 눈치였다.

아버지가 만약 정말로 식당을 차린다면 내가 크게 투자해야지.


세 여동생과 아버지까지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집안에 활기찬 에너지가 도는 것 같아서 절로 미소 지어졌다.





작가의말

재밌게 봐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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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봄버 골렘 25.01.07 724 24 12쪽
51 탑의 문 25.01.06 801 25 14쪽
50 정승원의 순정 +5 25.01.05 871 32 12쪽
49 스토커 정승원 +1 25.01.04 915 29 13쪽
48 특급 제안 +1 25.01.03 989 28 12쪽
47 우준현의 도발 +1 25.01.02 1,053 24 15쪽
46 날개를 가진 포터비 +1 25.01.01 1,119 30 12쪽
45 각자의 꿈 +3 24.12.31 1,166 32 12쪽
44 트럭 구입 +1 24.12.30 1,240 29 13쪽
43 C급 헌터 이호현 +1 24.12.29 1,350 31 12쪽
42 부산의 영웅 +1 24.12.28 1,392 29 12쪽
41 아토믹 봄 +1 24.12.27 1,381 33 12쪽
40 리치 나이트 +4 24.12.26 1,457 35 13쪽
39 부산 국제시장 게이트 +2 24.12.25 1,502 36 12쪽
38 고 마기 훈련실 +1 24.12.24 1,581 34 12쪽
37 테이머의 비전 +1 24.12.23 1,767 36 13쪽
36 훈련장 개장 +2 24.12.22 1,858 37 12쪽
» 킹 슬라임 +5 24.12.21 1,955 39 13쪽
34 바캉스 +1 24.12.20 1,983 45 12쪽
33 잠재능력 개방 +2 24.12.19 2,092 43 12쪽
32 아프리카의 탑 +2 24.12.18 2,159 45 12쪽
31 테통령 구광호 +3 24.12.17 2,186 43 12쪽
30 짐꾼 박무성 +5 24.12.16 2,193 45 12쪽
29 짐꾼 +1 24.12.15 2,242 47 13쪽
28 맞후임 +1 24.12.14 2,349 53 12쪽
27 교섭 +1 24.12.13 2,425 5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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