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테이머가 꿀 빠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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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11.18 21:08
최근연재일 :
2025.01.0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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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01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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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를 가진 포터비

DUMMY


아침 7시 반.

오늘도 어김 없이 게이트 정화를 위해 일찍 일어났다.

아버지가 차려주신 뜨끈한 북어국으로 속을 채우고 무성이가 올 때까지 장비를 점검했다.


8시 즈음해서 무성이에게 연락이 왔다.


-형 집 앞에 도착했어.

“어, 나갈게.”

“나가는 거냐? 몸 조심하고.”


아버지 배웅을 받으며 집 밖으로 나섰다.


“이거 들어갈 자리도 없네.”


헌터용 방어구를 넣으려고 아반테 트렁크를 여니 공간이 빠듯했다.

트렁크 안쪽에 접힌 지게에 갈무리 칼에 곡괭이, 삽 등 짐꾼 장비가 한가득이었다.


“공간 부족하면 뒷자석에 좀 실어야겠다.”


무성이도 본격적으로 짐꾼 일을 하려면 여러가지 장비들이 많이 필요했다.

게다가 부산물 같은걸 옮기려면 적재량도 많아야하고.

조수석으로 들어가 앉으며 무성이에게 말했다.


“1톤 트럭도 사야할까봐.”

“1톤 트럭?”

“3.5톤은 너무 커서 좀 과한 거 같고, 작은 1톤 트럭 정도 끌고다니면 부산물이나 마정석 헌터 기업 업자들한테 싸게 안 넘겨도 되고 우리가 직접 경매시장에 팔아도 되잖아. 좀 귀찮지만 수익은 더 나올 거 같은데.”

“형 말이 맞네.”

“파트너 몬스터 운송용이 아니니까 그냥 일반 1톤 트럭이면 될 거 같아.”

“알았어. 내가 한 번 알아볼게.”


용산의 딜러 아저씨한테 가면 트럭 구하는 건 문제 없을 거다.


“그나저나 짐꾼 장비도 완전 좋은 걸로 싹 바뀌었던데?”

“어, 블랙 라이온 갈기 팔고 천 만원 정도 나왔잖아. 형 계좌로 700 만원 입금하고 나머지 돈으로 장비 싹 다 교체했어.”


개인적으로 쓸 줄 알았는데, 기특하게도 번 돈으로 장비를 교체한 모양이었다.


“형이랑 약속했잖아. 최고의 짐꾼이 되겠다고. 그러려면 나도 장비에는 아낌없이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했어. 최고급품까지는 아니더라도 다 프랑스제 장비들로 샀어. 싸구려 장비 쓰면 아무래도 부산물에 흠집이 나기 마련이니까.”


부산물 판 돈의 30퍼센트를 무성이에게 주기로 한 건 역시 잘한 일 같았다.

일견 손해보는 것 같지만 수익을 나눔으로써 무성이에게 책임감과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알바하면서 배운게 있다.

종업원에게 주인의식을 가지게 하려면 종업원을 진짜 주인으로 만들어 줘야한다.

말로만 내 일이 아니라 성과가 났을 때 제대로 보상이 주어진다면 진짜 내 일이라고 여기고 사용자가 뭐라고 잔소리하지 않아도 알아서 열심히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무성이는 근본이 성실하고 열정이 있는 녀석이다.

내 제안이 녀석 안에 있는 열정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된 것 같았다.


“트레이닝 센터도 정액권 끊었어. 짐꾼도 게이트에 있는 마기를 견디는 훈련을 해야지 더 오래 활동할 수 있잖아.”

“그래, 잘 했다. 같이 한 번 열심히 해보자고.”


힘차게 강릉 5999 게이트로 출발했다.

평소처럼 블랙 라이온을 사냥하고 마정석을 캐낸다.

무성이는 가져온 도구들로 중무장하고 죽은 블랙 라이온의 사체를 갈무리해서 돈 될만한 부산물을 챙겼다.

처음에는 단단이가 블랙 라이온을 깔끔하게 잡아내지 못해서 부산물인 갈기가 온전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일주일 쯤 계속 사냥하자 점점 손발이 맞기 시작했다.

단단이도 점점 힘조절을 하는 법을 배웠다.

그러면서 갈기에 상처내지 않고 블랙 라이온을 잡게 되었다.

블랙 라이온을 잡아서 얻은 부산물인 갈기와 어금니 따위를 갈무리해서 팔아 일주일만에 4,000 만원 가량을 벌었다.

자금이 준비되었다고 판단한 나는 무성이에게 말했다.


“1톤 트럭 하나 구입하자.”

“응. 형대차 포터비로 하면 될 거 같은데.”

“2인승 보다는 4인승으로 해. 2인승은 좁아서 좀 불편하더라.”

“음··· 그럼 더블 캡으로 하면 되겠네. 적재량은 좀 줄어들지만 어차피 그렇게 많이 실을 필요 없으니까.”

“적재칸은 탑차로 해서 지붕도 달자. 문은 멋지게 윙바디로 하고.”

“윙바디? 좋은데! 개조해달라고하면 해줄 거야.”


저번에 장담한 것처럼 며칠 안돼서 새 차량을 신차로 그것도 현금 일시불로 구매하자 딜러는 좋아서 입이 귀에 걸렸다고 한다.


“덕분에 개조비용도 저렴하게 해주기로 했어. 4천 만원 안쪽에서 1톤 트럭 뽑을 수 있을 거 같아.”


1톤 트럭은 우리가 원한대로 개조해서 다음 주 쯤에나 보내준다고 했다.

평소에는 1톤 트럭으로 이동하고 단단이를 운송할 일이 있을때는 3.5톤 트럭을 활용하면 이동에 관해서는 완벽해질 것 같았다.


다시금 집중해서 강릉 게이트를 정화했다.

원래는 무서운 몬스터였을 블랙 라이온이 이제는 황금 고블린마냥 돈 나오는 상자가 된 상황.

무리하지 않고 보이는 족족 블랙 라이온을 사냥하자, 어느새 눈에 보이는 개체 수가 많이 줄었다.


“호현 씨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덕분에 게이트 정화가 일주일은 더 빨라진 거 같애.”


헌터 대장이 쌍 따봉을 날렸다.


몬스터 토벌 기록과 헌터 대장의 주관적 평가는 동시에 기록된다.

토벌 수야 내가 압도적인 1위고 헌터 대장의 공헌도 평가도 문제 없을 것 같다.


헌터 대장의 말처럼 그 주 마지막 쯤에 강릉 게이트 정화를 끝냈다.

걸린 시간은 휴식일 빼고 10일.

헌터 대장은 이렇게 C급 게이트를 빨리 닫은 건 처음봤다며 호들갑이었다.


“대단해요! 정말 EX급 테이머가 맞으시네! 앞으로 정화 활동하시는 것도 응원할게요.”


강릉 게이트를 성공리에 마무리하고, 며칠 쉰 후에 바로 다음 게이트가 발생했다는 연락이 왔다.


“경기도 안산시에 C급 게이트가 나타났어요. 메인 타겟은 암흑 속성 몬스터인 카타나 가라스입니다.”


카타나 가라스.

유동명 팀장님이 보내주신 자료에 따르면 입에 일본도를 물고있는 1미터 가까이 되는 거대 까마귀였다.

일본 신화에 나오는 까마귀 신과 비슷하다고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데··· 암흑 속성 많이 있는 영체 몬스터는 아니지만 하늘을 날아다니는 몬스터라서 꽤나 까다로울 것 같은 적이었다.

물론 지금은 장거리를 저격할 수 있는 Lv.10 샤인 애로우를 가진 태양이가 있으니 그다지 걱정은 안 된다만.

단단이는 활약하지 못하겠다 싶었다.


“그나저나 C급 게이트도 꽤나 발생을 안 한다고 들었는데 바로바로 일거리가 들어오네요.”


그냥 C급 게이트도 아니고 메인 타겟이 암흑 속성 몬스터인 게이트만 선별하는데도 일거리가 끊이질 않는다.

이것도 이상현상 아닌가?


“몬스터 중에서는 암흑 속성을 가진 몬스터의 비율이 유의미하게 많습니다. 근데 그런 걸 떠나서 요즘 게이트가 이상하게 자주 발생하고 있는 거 같기는 해요.”


역시 내 생각이 근거 없는 건 아닌 거 같다.

체감 될 정도로 게이트 발생량과 빈도가 늘고 있었다.


“지난번 한라산에 변이 A급 게이트가 생긴 이래로 뭔가 지맥이라던가 마기의 흐름 같은 것들이 영향을 받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추측은 하고 있습니다만··· 원체 게이트가 많이 발생할 때도 있고 그러다가도 전혀 발생하지 않을 때도 있으니까요. 단순히 우연히 많아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걱정된다.

정말로 게이트가 늘었다면 큰일 아닌가.


“안산 시 게이트 등록해드릴까요?”

“넵.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음 게이트는 안산 5803 게이트로 정해졌다.

1톤 트럭 포터비도 나왔다.

사전에 말해둔 것처럼 적재 공간에 윙바디가 달린 탑차가 설치된 4인승 더블 캡 모델이다.

위이잉.


“멋지다···!”


무성이와 둘이서 괜히 윙바디를 동작시켰다.

마치 램보르기니 스포츠카처럼 하늘을 향해 날개를 펼치듯 올라가는 윙 바디 문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역시 윙바디로 하길 잘했어.”


무성이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내구성이 약하다거나 보온보냉이 안 된다는 말이 있지만 세상에는 성능보다도 로망이 중요한 일이 있는 것이다.

나도 갖고 싶다. 드림카 램보르기니.

운전면허도 없으면서 하늘로 날갯짓하듯 올라가는 램보르기니의 시저 도어를 보면 왠지 가슴속에서 로망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아니다. 무슨 램보르기니야. 그 돈으로 좀 더 중요한 곳에 투자해야지.

평생 가난하게 살아서 사치는 곧 죄악이라는 생각이 뿌리 깊게 박힌 나였다.

돈이 좀 있다고해도 램보르기니는 못 살 거 같다.

그건 무성이도 마찬가지인 듯.

우리들에게는 1톤 트럭의 윙 바디 정도여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형 너무 멋있다. 나 포터비에 반할 거 같애.”

“너도냐···? 나도야···.”


그렇게 멋들어진 포터비에 탑승해서 경기도 안산으로 향했다.

서울에서는 1시간 정도로 가까운 곳이다.

게이트가 발생한 곳은 안산의 명소인 갈대습지공원 중앙.

때문에 시민들이 공원을 이용하지 못하고 불편을 겪고 있다고한다.


“C급 헌터 이호현입니다.”


헌터 대장에게 왔다는 걸 알리고 게이트 공략 준비를 했다.

장구류를 확인하고 비상시를 대비해서 회복 포션과 마나 포션도 하나씩 주머니에 넣는다.

무성이는 갈무리 칼을 숫돌을 이용해서 날카롭게 갈고있는 중이었다.


목이 좀 마른데.

게이트 근처에 간이천막을 쳐서 마련된 휴게소로 향했다. 냉장고에 음료수가 있을 거다.


“어머? 혹시 유명한 EX급 테이머 아니에요?”


드물게 중년 여성으로 이루어진 헌터 팀이 쉬고 있었는데 그 중 한 분이 날 알아봤다.


“예··· 맞습니다.”

“진짜요? 나 완전 팬인데! 끝나고 싸인 해줄 수 있어요?”

“사, 사인요??”

“왜? 이 사람이 누군데 그래?”

“이 젊은이가 부산 변이 게이트 정화해서 유명해진 테이머잖아. 부산에서는 완전 영웅이야.”

“맞어. 나도 TV에서 본 기억 난다. 320만 부산 시민을 구했다고 한동안 뉴스에 맨날 나왔잖어.”


두 아줌마가 날 띄워주시자 나머지 한 아줌마가 날 보는 눈도 좀 달라졌다.


“제가 연예인도 아니고 사인은 없는데요.”


난처하다.


“사인이 별 건가. 요 앞 다잇소에서 사인지 세 장 사올테니까 한 명씩 해주세요.”

“그래 그래. A급 테이머 되시기 전에 미리 사인 찜해 놔야지.”


아줌마들이지만 여성에게서 사인 부탁을 받다니··· 이 이호현 인생에서 이렇게 장밋빛이었던 적이 있었던가.


“좋습니다. 사인 뭐 별거라고.”

“어머~ 오빠야 너무 멋있다!”

“얼굴도 귀엽고 여자들한테 인기 많죠?”


···이제부터 많을 예정입니다.


“우리 힐러 팀이에요. 게이트 돌다가 쪼금이라도 다치면 바로 우릴 찾아요. 테이머님은 특별히 잘 치료해드릴게요.”

“넵, 감사합니다.”


기분좋게 팬 미팅을 마치고 휴게실에서 나오는데 근처 공용 주차장에 익숙한 차량이 보였다.

과시하는 듯한 새빨간 페르쉐 스포츠카.

어디서 본 듯한데···?

어디서 봤더라.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


“어···? 너는···.”


강철 길드의 C급 헌터 우준현과 딱 마주쳤다.

그러고보니 이녀석 카푸어였었다.

새빨간 페르쉐는 이놈 차량이었구나.


“둘이 아는 사이에요?”


헌터 대장이 안경을 고치며 물었다.

악연이 있지.

이녀석은 무성이에게 함부로 대했다 나랑 갈등을 일으키고 김길영 헌터 대장한테까지 대들었다가 게이트 정화대에서 쫒겨났던 녀석이다.


“넌··· 그때 그 E급 테이머···?”


이 자식 정보가 느리네.


“나 E급 아닌데.”

“뭐···? 너 E급이잖아.”

“EX급 테이머라고 들어는 봤냐?”


당황하는 우준현.


“... 그게 뭔데 씹덕아···.”

“이호현 씨 C급 헌터인데요···?”


헌터 대장의 말에 우준현이 경악했다.


“C급···?? 이녀석이 C급 헌터라고요? 네가 왜 C급이 됐어?”


왜냐고? 말하자면 복잡하다.


“그냥 그간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지.”


씨익 웃어보였다.

우준현 녀석은 이해 안 된다는 듯 날 쳐다봤다.




작가의말

해피 뉴이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28 펌블
    작성일
    25.01.01 07:39
    No. 1

    소제목 보고 짐 옮기는 엄청 큰 벌이 소환수로 합류하나 했어요ㅋㅋㅋㅋ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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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봄버 골렘 25.01.07 724 24 12쪽
51 탑의 문 25.01.06 801 25 14쪽
50 정승원의 순정 +5 25.01.05 870 32 12쪽
49 스토커 정승원 +1 25.01.04 914 29 13쪽
48 특급 제안 +1 25.01.03 988 28 12쪽
47 우준현의 도발 +1 25.01.02 1,052 24 15쪽
» 날개를 가진 포터비 +1 25.01.01 1,118 30 12쪽
45 각자의 꿈 +3 24.12.31 1,165 32 12쪽
44 트럭 구입 +1 24.12.30 1,240 29 13쪽
43 C급 헌터 이호현 +1 24.12.29 1,350 31 12쪽
42 부산의 영웅 +1 24.12.28 1,392 29 12쪽
41 아토믹 봄 +1 24.12.27 1,381 33 12쪽
40 리치 나이트 +4 24.12.26 1,457 35 13쪽
39 부산 국제시장 게이트 +2 24.12.25 1,502 36 12쪽
38 고 마기 훈련실 +1 24.12.24 1,580 34 12쪽
37 테이머의 비전 +1 24.12.23 1,766 36 13쪽
36 훈련장 개장 +2 24.12.22 1,857 37 12쪽
35 킹 슬라임 +5 24.12.21 1,954 39 13쪽
34 바캉스 +1 24.12.20 1,983 45 12쪽
33 잠재능력 개방 +2 24.12.19 2,092 43 12쪽
32 아프리카의 탑 +2 24.12.18 2,158 45 12쪽
31 테통령 구광호 +3 24.12.17 2,186 43 12쪽
30 짐꾼 박무성 +5 24.12.16 2,192 45 12쪽
29 짐꾼 +1 24.12.15 2,242 47 13쪽
28 맞후임 +1 24.12.14 2,348 53 12쪽
27 교섭 +1 24.12.13 2,424 5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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