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테이머가 꿀 빠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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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11.18 21:08
최근연재일 :
2025.01.0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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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05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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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정승원의 순정

DUMMY

“전 아직 연애 생각도 없고. 정승원 헌터님 솔직히 제 취향도 아니에요.”


와··· 과연 내 동생.

이렇게 똑부러지게 말할 수 있다니.

한편 정승원의 표정은 점점 백짓장처럼 하예졌다.


“죄송해요. 이런 말 드려서. 근데 이게 제 솔직한 마음이에요. 여자 입장에서 승원 님 같은 행동을 하면 솔직히 두려운 마음만 들어요.”

“절 스토커라고 여기십니까?”


정승원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시아는 고개를 저었다.


“목숨 걸고 구해주신 헌터님이 그럴 거라고 생각 안해요. 근데 오해 살 수 있는 행동이에요. 다른 좋은 분 만나셨을 때 또 이런 행동 하시면 안 되잖아요?”


정승원의 눈빛이 좀 부드러워졌다.


“그런 파렴치한 놈 아닙니다. 다만 그런 행동을 할 만큼 시아 씨가 제 안에서 커다란 부분을 차지했어요. 그건 알아주세요.”

“제가요?”

“시아 씨는 저에게 태양이었습니다. 추운 겨울날 태양이 있었기에 얼어죽지 않고 봄이 올 때까지 살아있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시아 씨에게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그런 줄 몰랐어요.”

“당연합니다. 태양이 멀리 지구에서 추위에 떠는 사람 한 명이 있는 지 알리 없으니까요. 시아 씨가 제 마음을 안 받아주신다고 해서 제가 느끼는 고마움이 사라지진 않습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나도 말 없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홀짝일 뿐이었다.

먼저 입을 연 건 정승원이었다.


“말씀은 잘 알겠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시아 씨 앞에 나타나지 않겠습니다.”

“네···? 그럴 필요까지는··· 그냥 친구로 지내요.”

“시아 씨, 남녀 사이에 친구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여지를 주시면 저도 제 마음을 끊어내기가 힘들어요.”

“네···.”

“멀리서나마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공부 열심히 하시고 꼭 원하는 대학 합격하세요.”

“감사합니다.”


정승원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저 녀석 괜찮으려나.

마지막 말 할 때 목소리에 물기가 어려 있었다.

녀석은 정말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갔다.

나와 시아는 가만히 녀석이 카페에서 나가는 걸 지켜봤다.

시아는 복잡한 표정이었다.


“내가 너무 매몰차게 말했나?”

“아냐. 차라리 똑부러지게 말하는 게 나아. 안 그랬으면 저 스토커 녀석이 너 계속 쫒아다녔을 거야.”

“그렇긴한데··· 나쁜 사람 같진 않았어. 알바할 때도 처음엔 조용히 구석에서 커피만 마시던 사람이었는데··· 설마 날 좋아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


원래 음침한 녀석들이 다 그렇지 뭐.


“넌 너무 신경 쓰지 마. 저 놈 잘생기고 돈도 많은 놈이야. 내버려두면 알아서 좋다는 여자가 달라붙을 건데.”

“돈 많고 잘 생겼으면 내가 잡을 걸 그랬나?”


시아가 쓰게 웃었다.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주었다.


“저놈 성격이 최악이야. 돈만 보고 살 수 있냐.”

“그렇지···?”

“신경쓰지말고 공부나 해. 너 한국대 들어가고 싶다며.”

“응··· 근데 내 성적으론 무리야.”


아무리 공부 머리가 있는 시아라지만 학원도 하나 안 다니고 알바로 시간 다 뺐겼으니 최고 명문대라는 한국대는 지원하기 쉽지 않을 터였다.


“안 되면 1년 재수해. 오빠가 저번에 지원해준다고 했잖아.”

“응. 고마워.”


정승원이 걱정되기는 했지만 어쨌든 시아가 신경 쓰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진 건 잘 된 일이었다.

정승원한테도 잘못되어서 스토커의 길로 빠지는 걸 막아준 셈이니 장기적으로 보면 잘 된 일 아닐까 싶다.


* * *


강철 길드의 스카우트도 있었고 정승원의 스토킹 사건도 있었지만 나는 꿋꿋이 내 갈길을 가야했다.

B급 헌터 자격을 목표로 계속 게이트를 정화해야 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한라산 A급 게이트 발생 이후로 게이트가 늘어나서 일감은 계속 들어왔다.

다음 공략 게이트는 경기도 동북부에 위치한 남양주 시청 근처에서 발생한 게이트다.

시청 직원들은 안전을 비우고 임시 가건물에서 일하고 있다고.

때문에 가급적 빠른 정화를 원한다고 했다.


무성이와 1톤 트럭 포터비를 타고 남양주로 향했다.

여느 때와 다름 없는 정화대 풍경.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 내 얼굴을 알아보는 헌터들이 꽤 늘어났다는 점이다.


“저 사람 그 테이머 아냐?”

“부산 게이트를 정화했다던?”

“맞네 맞어.”


이제는 사람들 시선이 쏠리는데도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좀 낮설고 부끄럽고 했는데 이제는 그러려니 넘길만 했다.


게이트 대장 쪽으로 향했다.

정화대장이 누군지 문자메세지가 왔는데 내가 아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남양주 시청 게이트의 대장은 B급 오바람 헌터.

처음에 내 각성 검사를 해줬던 사람이었다.

이름이 독특하기도 하고 남경일 헌터의 후배라고 나한테 명함까지 줬던 게 인상 깊어서 지금까지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어··· 이호현 씨. 오랜만이네요. 부산 게이트에서 활약하셨다고요. 대단하던데요?”


오바람 헌터가 악수를 청했다.


“처음 봤을 때부터 호현 씨는 필이 팍 꽃히더라고요. 근데 이렇게 빨리 C급 헌터까지 올라오실 줄은 몰랐네요.”

“네··· 어쩌다보니 행운이 따랐던 거 같습니다.”

“헌터 생활은 많이 익숙해지셨어요?”

“어느 정도는 익숙해졌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갈 길이 멀죠.”

“지금까지 사냥하신 거 보니까 앞으로도 잘 하실 거 같은데요 뭘. 오늘 게이트도 잘 부탁드립니다.”



오바람은 어깨를 두드려주고 떠났다.

설마 이곳에서 오바람 헌터를 다시 보게 될 줄이야.


게이트 공략이 시작되었다.

남양주 시청 게이트의 메인 타겟 몬스터는 흑염야저黑炎野猪.

검은 불꽃을 몸에 두르고 다니는 멧돼지 형태의 몬스터다.

암흑 속성과 불 속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몬스터로 2미터 가까이 되는 커다란 덩치에 마법 공격까지 가능한 놈이었다.

게다가 더 무서운 점은 놈들이 떼로 몰려다닌다는 점이다.

레어 몬스터인 두목 흑염야저를 중심으로 스무 마리 가까운 집단이 한데 모여 행동해 더 위험했다.


“이번 정화에서는 우리도 뭉쳐야됩니다. 단독 행동은 삼가해주시고요. 제 명령대로 움직여 주셔야합니다.”


헌터 대장 오바람의 말에 헌터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단하네요. 원래 헌터들은 거친 사람들도 많고 개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은데 순순히 대장 말을 듣겠다고 나오네요.”


무성이가 말했다.

나도 비슷하게 생각하긴 했다.


“저 대장 오바람 헌터는 꽤 유명한 사람이에요.”


우리 옆에 서 있던 인심 좋아보이는 헌터가 한 마디 보탰다.


“지금 B급 헌터 중에서 가장 A급에 근접해 있다는 평판이거든요. 곧 A급 딸 사람한테 밉보여봤자 좋을 거 없으니까 다들 얌전한 거예요.”


오바람 헌터님이 A급 라이센스를 준비중이라고?

대단한 거다.

A급 헌터는 우리나라에 채 50명이 안 된다고 들었다.

노상겸, 주서욱 헌터는 말할 것도 없고 A급 상위권 헌터들은 각 나라에서도 가장 VIP로 대우 받는 사람들이었다.

이 사람들이 없으면 나라 전체가 망할 수도 있으니까 당연했다.


게이트 진입 후, 오바람 헌터는 왜 자신이 A급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지 보여줬다.


“넓게 분산해서 녀석들을 감싸듯이 포위해요!”


헌터들은 대장 오바람 헌터의 말에 따라서 한 무리의 흑염야저 떼를 둘러쌌다.

흑염야저 한 마리당 C, D급 헌터 여러 명이 달려들어서 겨우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두목 흑염야저였다.

보통 흑염야저보다 최소 두 배는 큰 덩치를 가진 녀석은 일반 헌터들이 막아낼 수준이 아니었다.


쿠구구구궁!


마치 장갑차가 주변을 깔아뭉개고 나아가듯이 녀석은 자신을 막으려는 헌터들을 들이박아서 손쉽게 포위망을 돌파했다.


“아씨! 무슨 피부가 돌덩이 같아!”


도끼로 두목 흑염야저의 등을 찍었던 도끼술사가 꽥 비명을 질렀다.


“물러서요!”


오바람 헌터가 나섰다.

손에 든 장창을 능숙한 동작으로 뻗어서 두목 흑염야저의 목덜미를 노렸다.


“스팅어!”


파치치칫!

전격이 오바람 헌터의 창을 타고 두목 흑염야저에게 흘렀다.


구웨에엑!


두목 흑염야저는 전기에 지져저 한참을 괴로워 하다 절명했다.


“와··· 두목 흑염야저를 한 방에···.”

“다르긴 다르네.”


오바람 헌터의 활약에 놀라는 헌터들.


“다들 긴장 풀지 말아요!”


두목은 죽었지만 오히려 통솔 안 되는 흑염야저들이 더 위험해질 수 있었다.


구웩!


역시나 두목의 죽음으로 겁에 질린 흑염야저들이 마구 날뛰기 시작했다.


“으아아!”


놈들이 한 헌터에게 몰려들었다.


“단단아!”


그오오!


단단이가 커다란 덩치를 방패처럼 활용해서 헌터들에게 달려드는 흑염야저 떼를 막아섰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빨리 뒤쪽으로 피하세요!”


단단이가 세네 마리의 흑염야저를 막고있는 동안 다른 헌터들이 뒤로 돌아가 흑염야저들에게 원거리 공격을 퍼부었다.


쉬쉬쉭!

파파파팟!

쿠쾅!


흑염야저 떼에 화살과 파이어볼, 라이트닝 애로우등 현란한 공격이 날아들었다.


구웨에엑!


사투 끝에 흑염야저 한 무리를 물리치는데 성공했다.


“야··· 역시 대장은 대단하네.”

“대장 뿐 아냐. 저 테이머 형씨 몬스터들도 장난 아니던데.”

“두 사람 아니었으면 진짜 오늘이 내 제삿날 될 뻔 했어.”


다들 간담이 서늘할 만큼 위기 상황이었다.

그래도 오바람 헌터의 정확한 지휘와 활약 덕에 목숨을 건졌다.


“호현 씨 잘했어요. 나 혼자였으면 한두 명 죽어나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어요. 저 골렘··· 단단이라고 했나요? 저 친구가 방패 역할을 해주지 않았다면 전선이 무너졌을 거예요.”


그오오!


자기 칭찬하는 줄 알아들었는지 단단이가 기분좋은 소리를 냈다.


“점심 먹고 멧돼지 놈들 한 무리만 더 잡읍시다! 호현 씨도 지금 같은 역할 해줄 수 있죠?”

“알겠습니다.”


두 번째 사냥은 첫 번째보다 더 나았다.

정화대 헌터들도 익숙해졌는지 처음보다 더 능숙하게 흑염야저를 잡았고 위험해지면 단단이 뒤로 가서 숨었다.

단단이는 대활약해서 하급 헌터들의 방패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태양이는 작은 몸집을 활용해서 게릴라 처럼 이곳 저곳에 나타나 흑염야저를 한 마리 씩 잡았다.


“모두들 잘 해주셨어요! 오늘 사냥은 여기까지하죠.”


부상자 3명이 나왔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이 정도 상급 게이트에 가벼운 부상 정도면 완봉승이나 다름없어요. 진짜 빠르게 강해지셨네요.”


오바람 헌터가 엄지를 치켜세웠다.


“끝나고 잠깐 얘기할 수 있을까요?”

“그럼요.”


무성이에게는 잠깐 기다려달라고하고 게이트 바깥에 마련된 간이 천막에서 오바람 헌터와 마주 앉았다.


“사실 좀 놀랐어요. 호현 씨가 정말 이렇게 빠르게 C급 헌터가 될 줄은 몰랐거든요.”


오바람 헌터가 캔음료를 건네며 웃었다.


“처음에 암흑속성 몬스터 스페셜리스트가 되라고 조언해 주셨잖아요. 그래서 암흑 속성 몬스터만 찾아다녔더니 빠르게 성장한 거 같아요.”

“에이. 제 조언은 다 할 수 있는 건데요. 호현 씨가 노력한 게 맞죠.”

“그런데 무슨 하실 말 있으세요?”

“별건 아니고··· 호현 씨도 남경일 형 좋아하잖아요. 그런 사람이 성장해서 경일이 형 같은 멋진 테이머 헌터가 된 걸 보니까 뿌듯하고 막 그래서요. 왜 나한테 연락 안 했어요? 연락 오면 도와주고 그럴려고 했는데.”

“딱히 연락드리기도 좀 그래서···.”

“에이 그런게 어딨어요? 나 막 서운해질려고 그러네. 같이 게이트 정화대에 들어온 것도 인연인데 이 참에 우리 형 동생 하는 거 어때요?”

“형 동생이요?”

“왜 싫어요? 난 우리가 잘 맞을 거 같은데.”


오바람 헌터가 씩 웃었다.


곧 A급을 노리는 초 유망주가 나랑 호형호제를 제안한다고?!


“싫은 건 아닌데···.”

“그럼 됐네.”

“아, 예에···.”


뭐지 이 사람? 너무 친화력 MAX라서 부담스럽다.

웃으며 팔도 툭툭 친다.


“짜샤. 너도 말 놔.”

“아니 전···.”

“이 형 서운해질려고 그런다?”

“어···응.”


뜻하지 않게 초절정 잘 나가는 형이 생겨버렸다.


작가의말

어느새 50화... 시간 가는 게 참 빠르군요. 이 기세면 200화도 금방 쓸지도??

두 달 가까운 연재 기간 동안 봐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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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투명이 +1 25.01.08 411 8 12쪽
53 포획 작전 25.01.08 601 19 12쪽
52 봄버 골렘 25.01.07 724 24 12쪽
51 탑의 문 25.01.06 801 25 14쪽
» 정승원의 순정 +5 25.01.05 871 32 12쪽
49 스토커 정승원 +1 25.01.04 915 29 13쪽
48 특급 제안 +1 25.01.03 988 28 12쪽
47 우준현의 도발 +1 25.01.02 1,053 24 15쪽
46 날개를 가진 포터비 +1 25.01.01 1,119 30 12쪽
45 각자의 꿈 +3 24.12.31 1,166 32 12쪽
44 트럭 구입 +1 24.12.30 1,240 29 13쪽
43 C급 헌터 이호현 +1 24.12.29 1,350 31 12쪽
42 부산의 영웅 +1 24.12.28 1,392 29 12쪽
41 아토믹 봄 +1 24.12.27 1,381 33 12쪽
40 리치 나이트 +4 24.12.26 1,457 35 13쪽
39 부산 국제시장 게이트 +2 24.12.25 1,502 36 12쪽
38 고 마기 훈련실 +1 24.12.24 1,581 34 12쪽
37 테이머의 비전 +1 24.12.23 1,767 36 13쪽
36 훈련장 개장 +2 24.12.22 1,858 37 12쪽
35 킹 슬라임 +5 24.12.21 1,954 39 13쪽
34 바캉스 +1 24.12.20 1,983 45 12쪽
33 잠재능력 개방 +2 24.12.19 2,092 43 12쪽
32 아프리카의 탑 +2 24.12.18 2,159 45 12쪽
31 테통령 구광호 +3 24.12.17 2,186 43 12쪽
30 짐꾼 박무성 +5 24.12.16 2,193 45 12쪽
29 짐꾼 +1 24.12.15 2,242 47 13쪽
28 맞후임 +1 24.12.14 2,348 53 12쪽
27 교섭 +1 24.12.13 2,425 5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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