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테이머가 꿀 빠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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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4.11.18 21:08
최근연재일 :
2025.01.0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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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08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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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이

DUMMY

테통령 아저씨 조언을 듣고 구로 상가의 아이템 상점을 뒤졌다.

요즘은 모바일로도 대략 어떤 상품을 갖추고 있는지 알 수 있어 편하다.

하지만 편한만큼 한계도 명확했다.

알 수 있는 것은 사진과 판매자가 써 놓은 단편적인 정보 뿐.

한두 푼도 아니고 천 만원이나 하는 아이템을 눈으로 보지도 않고 사는 건 아무래도 꺼려졌다.

그렇다고 둔산시에서 구로까지 물건 보러 갈 수도 없는 노릇.


이럴 때 같은 동네에 아는 헌터가 있다는 건 참 좋다.

뚜르르ㅡ.


“희권 아저씨?”

-뭐야? 웬일로 연락을 다 하고?

“실은 좀 부탁드릴 일이 있어서요.”


희권 아저씨에게 마켓에 올라온 물건을 직접 가서 봐달라고 부탁했다.

안전거래할 거지만 물건도 안 보고 구매하는 건 여러모로 불안했다.

베테랑인 희권 아저씨라면 제대로 된 아이템이 맞는지 감정할 수 있을 거다.


-알았다. 한 번 보고 연락 줄게.

“넵 감사합니다.”

-말로만 하지 말고 언제 밥 한끼 사라.

“흐흐. 알겠습니다.”


희권 아저씨에게 상점 위치와 아이템에 관해서 알려주었다.

몇시간 뒤.


-보고 왔는데 사기 템은 아닌거 같다. 내가 너 잘나가는 C급 테이머라고 말해놨으니까 이상한 장난은 안 칠 거야. 돈 보낸 거 확인되면 바로 퀵으로 배송해준단다.

“넵 감사합니다.”


그날 저녁 퀵으로 ‘주시자의 눈’이 배달 되었다.

설마 진짜 눈이 배달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진짜 눈은 아닌 것 같았다.

투명한 돌덩어리처럼 생겼는데 안 쪽에는 뱀 눈 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와··· 이게 모든 환술을 간파하게 해준다는 아이템이야?”


무성이가 신기하다는 듯 ‘주시자의 눈’을 살폈다.


“스킬 발동하는 것처럼 사용하면 된다고 적혀있네.”


아이템 상점 주인은 친절하게도 정품 인증서와 함께 사용 설명서까지 동봉해서 보내주었다.


“그나저나 1회용 아이템이 천 만원이나 한단 말이야? 무슨 금 덩어리도 아니고.”

“게이트 안 쪽에서만 나오는 녀석이니 프리미엄이 붙었겠지.”


뭐든 똑같다.

상급 게이트에서만 나오는 아이템과 부산물들은 부르는 게 값이었다.

아마 내가 A,B급 상급 게이트에 들어간다면 발에 채일 정도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일지도 모른다.

공급이 한정되어 있으니 가격이 치솟을 수밖에 없는 거지.


“가격이 비싼만큼 유용하게 쓰면 되는 거 아니겠냐?”


이미 써 버린 천 만원이니 만큼 최대한 아이템을 잘 활용해서 최선의 효과를 거둬야겠지.

저녁 늦게까지 무성이와 포획 작전을 짰다.


* * *


다음날 둔산 시 게이트.


헌터 대장님에게 부탁해서 다시 한 번 미라쥬 프리스트 포획조를 구성했다.


“최대한 도망 못 가게 몰아주세요. 녀석이 분신을 쓰면 제가 ‘주시자의 눈’으로 간파해서 녀석을 붙잡을 게요.”

“잘 되려나···?”

“한 번 해보기나 합시다.”


정화대 헌터들은 반신반의 하면서도 날 도와주기로 했다.


“그 놈을 못 잡으면 정화도 막히는 거나 다름 없으니까.”

“그래. 뭐라도 해 봐야지.”


25명.

정화대 전부를 포함한 포획 작전이었다.

이번에야말로 성공하고 만다.


긴팔 맨드릴 무리를 찾았다.

녀석들을 상대하고 있으면 곧 미라쥬 프리스트가 나타날 거다.


-끼엑!

-우끼끼!


긴팔 맨드릴 놈들은 돌맹이를 마구 던지며 공격해왔다.

방패로 방어를 단단히 한 뒤 녀석들의 공격을 견뎌내고 접근전으로 몰아붙인다.


다친 맨드릴들이 하나 둘 도망가기 시작했다.

일부러 놔준다.

다친 몬스터를 치료하는 걸 삶의 보람으로 여기는 미라쥬 프리스트는 곧 녀석들을 치료하러 나타날 거다.

그때가 기회다.


츠츠츳.


얼마 안 있어서 덩굴이 무성한 구석에서 미라쥬 프리스트가 튀어나왔다.

바로 나무 완드를 치켜들고 회복 마법을 외웠다.


“나타났어요!”


조용히 손짓으로 포획지시를 내렸다.

미라쥬 프리스트는 신나서 치료에 열중하느라 절반의 정화대원이 자신을 포위하는 걸 눈치 못 채고 있었다.


츠츳?!


녀석이 자신을 포획하려고 포위하고 있는 우리를 눈치챘다.

번쩍이더니

다시 분신을 만들어서 도망가려고 했다.

이번에는 무려 12마리의 분신을 만들어 냈다.

다들 우왕좌왕하며 분신을 잡으려 하지만 나는 저 분신 중 어느 것도 본체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바로 ‘주시자의 눈’을 꺼내들었다.


“능력 발동!”


시동어와 함께 주시자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주시자의 눈’ 스킬이 발동됩니다.]

[환상 계열 스킬의 영향을 무시합니다.]

[감각 능력이 올라갑니다.]


돌연 주변 풍경이 색 반전되어 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시간이 느려진 듯 주위 사람들이 모두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시간이 느려진 건가?

아니다.

나 자신의 움직임도 느리다.

내 감각이 민감해져서 주변이 느릿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주시자의 눈은 확실한 효과가 있었다.

미라쥬 프리스트가 만들어낸 분신들이 마치 속이 텅 빈 것마냥 투명하게 보였다.

역시 내가 예상한대로 분신들 중에 본체는 없었다.

그럼 대체 어디에?

주위를 살피는 내 눈에 수풀 안 쪽에서 뭔가 꿈틀대고 있는 게 보였다.

아무도 주목 안 하지만 모든게 느리게 보이는 나는 확실히 인지할 수 있었다.

일견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공간에 수풀이 흔들거리고 있었다.


투명화?

눈에는 안 보이지만 분명 뭔가 있다.

나는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수풀 더미를 향해 다가갔다.

녀석은 내가 다가오는 걸 느꼈는지 움직임을 멈추었다.

감각이 예민해지지 않았다면 잘못 봤나 생각하고 말았을 거다.

하지만 녀석은 분명 여기 숨어있다.

나는 확신을 가지고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빈 공간을 잡아챘다.


츠츠츳?!


느낌이 왔다!

미라쥬 프리스트를 포획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 * *


긴팔 맨드릴 무리를 물리치고 미라쥬 프리스트를 우리에 가두었다.

녀석은 자신을 둘러싼 헌터들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우선 녀석을 해칠 생각이 없다는 걸 알려야 했다.


“교섭 스킬 발동.”


[교섭 대상을 지정합니다.]

[Lv 27. 미라쥬 프리스트]

[미라쥬 프리스트에게 해칠 의사가 없음을 전달합니다.]


츠츠츳?


[미라쥬 프리스트가 반신반의 합니다.]


“난 널 파트너 몬스터로 삼고 싶어서 사로잡은 거야. 어차피 게이트에 있으면 정화 대상이 되어서 토벌 될 거야. 내 동료가 되면 안전해 질 수 있어.”


[동료가 될 것을 권유합니다.]

[미라쥬 프리스트가 고민합니다.]


한참을 고민하며 결정을 못 내리는 미라쥬 프리스트.

그때 태양이와 단단이가 나섰다.


-뀨잉 뀨잉!

-그오오!


[파트너 몬스터들이 미라쥬 프리스트를 설득합니다.]


나와 같이 시간을 보낸 태양이와 단단이가 미라쥬 프리스트를 설득하려는 모양이었다.


[미라쥬 프리스트가 고민합니다.]


파트너 몬스터들의 설득에도 마음을 못 정하는 미라쥬 프리스트.

으음···.

녀석이 내 진심을 알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한참 고민 끝에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끼익.


나는 미라쥬 프리스트가 갇힌 우리의 문을 열어주었다.


“형 뭐하는 거야?”

“호현 헌터님?”


무성이와 헌터 대장이 나를 막으려했다.

그럴만도 하지.

게이트의 골칫거리였던 미라쥬 프리스트를 고생 끝에 잡은 상황인데 녀석을 풀어주려 하고 있으니.

하지만 녀석은 [파트너 탐색] 스킬에서 파트너 몬스터가 될 자질을 갖췄다고 나왔다.

그렇다면 난 그걸 믿고 도박을 걸어보기로 했다.

삼국지에서도 제갈량이 맹획을 일곱 번 풀어줘서 동료로 삼았다는 칠종칠금의 고사가 있지 않은가.


“네가 갈테면 여기서 나가도 좋아. 다만 그러면 우리랑 끝까지 싸워야할 거야. 너한테 좋을게 없어.”


미라쥬 프리스트는 쭈뼛쭈뼛 우리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왔다.


“아···.”

“정말 놔주실 거예요?”


헌터들이 미라쥬 프리스트를 막으려고 했지만 내가 막아섰다.

아직 [교섭]은 진행중이다.

미라쥬 프리스트가 완전히 동료가 될 마음이 없었다면 [교섭] 스킬은 바로 실패로 끝났을 거다.

녀석은 우리에서 나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날 빤히 쳐다봤다.


[미라쥬 프리스트가 고민합니다.]


츠츠?


[미라쥬 프리스트가 당신의 마력을 맛보길 원합니다.]


교섭 스킬에서 몬스터가 요구하는 것은 주로 두 가지.

마정석과 테이머 헌터의 마력이다.

마정석은 원래 몬스터들이 좋아하는 것이다.

흡수하면 마력이 더 세지니까.

테이머 헌터의 마력을 맛보길 원하는 것은 마력을 맛봄으로서 그 테이머 헌터의 능력이 어느정도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좋아. 네 마력을 마음껏 먹어 봐.”


츠츠츳.


몸의 기운이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가만히 뒀다.

마력은 미라쥬 프리스트 쪽으로 향했다.


츠츠츳···.


미라쥬 프리스트는 내 마력을 음미하듯 몸으로 흡수했다.

고심하던 미라쥬 프리스트는 결정을 내린 듯 내 근처로 다가왔다.


[몬스터 ‘미라쥬 프리스트’가 파트너 몬스터가 되는 것을 승낙했습니다.]


환호성이 울렸다.


“축하해요!”

“잘못되는 줄 알았네!”

“짜식 간 떨어지게 하고 있어.”


미라쥬 프리스트의 두 손을 잡았다.


“잘 생각했어!”

-츠츠츳!


하얀 로브 안 쪽의 까만 안개가 낀 듯한 사람의 형체가 미라쥬 프리스트의 본체였다.

무표정해 보이는 녀석의 얼굴이 조금 웃는 것처럼 보였다.


[미라쥬 프리스트]


* * *


Lv. 27


HP: 800

MP: 2,500

경험치: 0/45,000


종족 : 프리스트

특성: 회복력 상승


힘: 11

체: 14

마: 25

지: 33

속: 25

운: 22


스킬


[분신]

-본체와 똑 닮은 분신을 만들어 냅니다.

최대 소환수: 20체

소비 MP : 100.

쿨타임: 60분.


[투명화]

-투명해지며 기척을 지워 적의 공격 대상이 되기 어려워집니다.

소비 MP : 250.

지속 시간: 10분.

쿨타임: 3시간.


[라이트 힐]

-체력을 중간 정도 회복합니다.

소비 MP : 25


[힐 윈드]

-광범위한 영역에 동료들의 체력을 소량 회복합니다.

사용 MP: 85.

쿨타임: 10분.


* * *


역시 미라쥬 프리스트는 힐러로서 상당한 능력을 가진 녀석이었다.

게다가 숨고 도망가는 능력 또한 갖추고 있다.

녀석이 동료가 되어준다니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었다.


“형. 미라쥬 프리스트한테도 이름을 지어줘야하지 않을까?”


무성이 말이 맞았다.

태양이와 단단이처럼 좋은 이름이 필요하다.


으음···.


“투명이 어떨까?”

“투명이?”

“투명해져서 적을 속이는 게 시키는게 특기니까.”

“음··· 태양이랑 단단이랑 돌림자 같아서 괜찮을지도.”


이런 건 당사자인 투명이 생각을 물어봐야지.


“투명이란 이름 어떤 거 같아?”

츠츠츠.


나쁘지는 않다는 느낌.

뭐 괜찮지 않을까?


“잘 부탁한다 투명아!”

츠츠츠!


이렇게 새로운 동료를 맞이했다.

탱커, 딜러, 힐러의 기본 삼박자가 갖춰진 우리 파티가 과연 어디까지 성장할 것인지 기대를 감출 수 없었다.


투명이가 힐러로 합류하며 쓸 수 있는 전술의 폭도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이 넓어질 것이다.

게다가 투명이의 경우는 자체적으로 환술 마법과 은신 스킬을 겸비하고 있었다.

잘만 활용하면 힐러 이상의 전술적 가치가 생길 터였다.


“좀이 쑤셔서 안되겠다. 당장 훈련장 예약부터 잡자!”


테이머 헌터로서 내 활약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 * *


연재중단 공지

(공지사항과 같은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헌앙입니다.

갑작스럽지만 연재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의 작가 도전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작품이어서 기대도 많이 했고 애정도 많았습니다.

실제로 객관적으로 유료화를 갈만한 성적이 안 되지만 억지로라도 유료전환을 해보고자 하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변 조언도 듣고 깊이 고민해본 결과 이번 소설은 여기서 마치고 새로 도전해보려 결정했습니다.

아직 제가 200화 장편 소설을 쓸만한 역량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재밌게 봐주셨던 분들께 연중 소식을 전하게 돼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여러분이 주신 관심과 응원은 꼭 더 좋은 소설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다음 화 에필로그가 마지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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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에필로그 +3 25.01.08 422 15 5쪽
» 투명이 +1 25.01.08 412 8 12쪽
53 포획 작전 25.01.08 602 19 12쪽
52 봄버 골렘 25.01.07 724 24 12쪽
51 탑의 문 25.01.06 801 25 14쪽
50 정승원의 순정 +5 25.01.05 871 32 12쪽
49 스토커 정승원 +1 25.01.04 915 29 13쪽
48 특급 제안 +1 25.01.03 989 28 12쪽
47 우준현의 도발 +1 25.01.02 1,053 24 15쪽
46 날개를 가진 포터비 +1 25.01.01 1,119 30 12쪽
45 각자의 꿈 +3 24.12.31 1,166 32 12쪽
44 트럭 구입 +1 24.12.30 1,240 29 13쪽
43 C급 헌터 이호현 +1 24.12.29 1,350 31 12쪽
42 부산의 영웅 +1 24.12.28 1,392 29 12쪽
41 아토믹 봄 +1 24.12.27 1,381 33 12쪽
40 리치 나이트 +4 24.12.26 1,457 35 13쪽
39 부산 국제시장 게이트 +2 24.12.25 1,502 36 12쪽
38 고 마기 훈련실 +1 24.12.24 1,581 34 12쪽
37 테이머의 비전 +1 24.12.23 1,767 36 13쪽
36 훈련장 개장 +2 24.12.22 1,858 37 12쪽
35 킹 슬라임 +5 24.12.21 1,955 39 13쪽
34 바캉스 +1 24.12.20 1,983 45 12쪽
33 잠재능력 개방 +2 24.12.19 2,092 43 12쪽
32 아프리카의 탑 +2 24.12.18 2,159 45 12쪽
31 테통령 구광호 +3 24.12.17 2,186 43 12쪽
30 짐꾼 박무성 +5 24.12.16 2,193 45 12쪽
29 짐꾼 +1 24.12.15 2,242 47 13쪽
28 맞후임 +1 24.12.14 2,349 53 12쪽
27 교섭 +1 24.12.13 2,425 5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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