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조선이 부강하길 원합니다.
9. 저는 조선이 부강하길 원합니다.
".... 많은 일이 있으셨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정진의 퉁명스러운 태도에 김천은 놀라운 표정으로 쳐다봤다.
"안 무섭습니까?"
"만약에 100년 뒤면 무서울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닥..."
'내가 아는 세종은 아래 사람이라도 경청할 줄 알며, 모든 일에 신중하게 생각하는 걸로 알아, 100년 뒤 연산군 같은 놈이면 모를까."
"아하..."
정진의 답에 김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무엇을 보상으로 받기로 하였습니까?"
"제가 지내는 동안 식사 때 고기를 좀 더 달라고 했습니다."
"......"
정진의 답에 김천은 또다시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이딴 병신이 다 있나? 라는 표정인지, 그걸 부탁해? 목숨 2개야? 라는 표정인지 제대로 알 수는 없었다.
"놀랍군요."
"뭐가요?"
"전하 앞에서 그렇게 행동하신 거요."
"사실만 말한 건데 뭐가 문제가 있겠습니까?"
"말하면 민감한 사실을 전하 앞에서 해서 문제입니다."
"그게 뭐가 어때서."
또다시 그의 태도에 김천은 기가 찬듯 웃었다.
명의 황제가 주상 전하를 만나더라도, 정진님처럼은 하지 못했을 겁니다."
"제가 뭘 큰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그 말을 끝으로 정진은 바닥에 누웠다.
그러고 천장을 쳐다보더니 김천에게 물었다."
"여기 일상복 있습니까?"
"일상복이면... 저기 시장에 가서 사시는 걸 추천합니다, 근데.."
"뭐가요?"
"정진님이 사는 곳에서 일상복은 안 가지고 오셨나요?"
"아..."
뭔 말을 하려고 했는데 저걸 물을려고 하였구나.
"급하게 오느라 몇 가지는 두고 왔습니다."
"그렇군요.."
"이제 더 묻고 싶은 건 있나요?"
"하나 있습니다."
"뭔가요?"
"이제부터 뭘 하실 겁니까?"
"..... 기다려 봐야죠, 그 양반이 일을 줄때까지 기다려야 하니."
"....."
'미친놈이구만... 정말로 말이야.'
김천은 속으로 자기 나라 임금을 양반으로 말할 사람은 저 사람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하였다.
그러곤 더 이상 생각하기 싫은지 다시 누워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 전날 밤
<수강궁>
"오늘 재밌는 일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현 상왕, 미래 태종이라고 불리는 사내 이방원이 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상왕폐하."
"전하께서는 그가 마음에 들었습니까?"
"... 솔직하게 말하면 사람은 좋아 보였습니다."
"그렇습니까?"
"예."
이도의 대답에 이방원은 잔에 들어 있는 술을 쭉 들이켜 마신 후 물었다.
"어찌 그렇게 생각하셨습니까?"
"....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흐음... 어떤식으로 말입니까?"
이방원의 물음에 이도는 잠시 고민하더니 그의 물음에 답을 하였다.
"원래의 흐름을 바꿀거라는 건 확실해 보였습니다."
"....."
졸졸졸
이도의 답을 들은 이방원은 자기 빈 술잔에 마저 술을 따랐다.
"그렇다면... 그가 원한다면 남들이랑 다른 대우를 받고 싶어 하더라도, 전하께서는 받아 드릴 것입니까?"
"그건 아닙니다, 아직 저는 그자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전하께서는 안하신다는 말입니까?"
"검증을 할 것입니다, 정말로 능력이 있는지, 그렇다면 능력이 있다면 상을 줄 것이며 손해를 끼친다면 그에 합당한 벌을 내린 것입니다."
"상과 벌이라..."
이방원은 이도의 말을 들은 후 다시 한번 술을 들이켜 마셨다.
"전하, 제가 조언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아하, 상왕 전하께서 해주시는 조언이라면 각골명심하며 듣겠습니다."
"상을 주신다면 그만한 약점을 쥐고 계셔야 합니다."
"......."
이도는 금세 저 말의 본 뜻을 알아차렸다.
아버마마는 내가 어릴 때 자기 친가댁을 완전히 부셔 놓았다.
그로 인해 어머니께서는 아바마마를 많이 원망하셨고 자신에게도 많이 하소연 하셨다.
하지만 감히 아바마마께 어떻게 말을 할까.
오히려 내가 말하면 더욱 독이 될 것이기에 나는 말을 참았다.
아무튼
자신에게 해가 된다면 자기 부인 집안도 완전히 박살 낼 수 있는 그런 분의 말이기에 나는 더더욱 아바마마의 말을 더욱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각골명심하겠습니다, 아바마마."
"마지막으로 묻고 있습니다, 전하."
"무엇입니까?"
"전하는 조선이 어떻게 되기를 원합니까?"
".... 저는 조선이 부강해지길 원합니다, 그 누구도 조선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할 정도로 나라가 강해지면 좋겠습니다."
"좋은 생각이십니다, 전하."
웃으며 답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이도도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럼 마저 마십시다, 밤도 슬슬 깊어집니다."
그렇게 서로 술을 마시며 밤은 더더욱 깊어져 갔다.
***********
터벅터벅터벅
야심한 새벽 누군가가 조용하게 움직였다.
"쉿."
움직인 인원은 총 5명
다들 검은 복면을 써 서로의 신원을 가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향하는 곳은
어느 기와집이었다.
그렇게 다들 은밀하게 기와집 주변에 도착하자
"너랑 나랑은 옆쪽, 나머지는 각자 알아서 들어간다."
"예."
대장으로 보이는 이가 지시하자 나머지들이 그의 지시에 답하며 움직였다.
"흐읍!"
담을 넘으며 최대한 숨소리를 죽이고 은밀하게 움직이고 움직였다.
스슥 스슥
문이 아닌 창문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에 성공하자
나머지 이들이 서로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들은 마치 암묵적으로 말을 하는 것 같았다.
'그자를 꼭 처리한다.'
그렇게 각자 짧은 단도를 꺼내 들어 정진이 자는 방으로 움직였다.
스윽
'현재 시각은 축시(새벽 1시~3시),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꿈속에서 다들 생활한 시간대 이다. 빠르게 처리하고 갖다 받친다.'
그렇게 각자 마음을 다잡고 문을 열었다.
드르륵
문이 열리자 마자 그곳에 있던 모든 이들이 들어갔다.
다다다다다!
하지만 들어간 이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침대 위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어디 갔지?'
죽여야 할 타겟이 있어야 할곳에 없자, 다들 당혹스러운 감정을 지닌 채 서로를 쳐다봤다.
그러자 그곳에 대장격인 한 사람이 지시했다.
"각자 움직인다. 찾는 다면 죽여라."
"네."
스르륵
대장의 지시에 각자 다른 방으로 갔다.
누구는 손님방, 누구는 거실 또 누구는 안방
각자 다른 방을 찾아보며 오로지 단 한 명 정진을 찾기 위해 움직였다.
그렇게 한 명이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손님방으로 갔다.
그리고
드르르륵
방을 열고 그는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
'어? 이 냄새는..'
분명히 맡아본 냄새다.
자신과 굉장히 가깝게 지내지만 그렇다고 자신에게서 나는 냄새가 아닌 것
고민은 오래되지 않았다.
바로 그의 앞에 그의 동료의 시신이 목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어?"
'젠장!!'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은 그는 바로 소리쳤다.
"ㅇ!!"
아니 칠려고 하였다.
왜냐하면 바로 옆에서 누군가가 나타나 자기 입을 막아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고
푹!!
바로 자기 목을 찔러버렸다.
"끄윽!!"
바둥바둥해봤지만 이미 늦었다.
입을 막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게다가 목에 칼까지 찔려 힘도 쭉 빠져나갔다.
이러는데 뭘 할 수가 있을까.
그렇게 목에 칼이 찔린 그는 몸에 힘이 쭉 빠지고 눈이 뒤집어졌다.
퓨슉
'죽었군.'
죽은 게 확실시 되자 정진은 그의 목에서 칼을 뺐다.
'쯧, 아직도 더 남아 있네.'
한 3명 정도?
방안에 울리는 진동과 아까 집 안으로 들어올 때 들은 잡음을 들어 보면 확실히 더 남아 있다.
'하.. 가지가지 하네.'
자기 직전에 이게 무슨 봉변인가.
운동도 다하고 휴대폰 좀 쓰다가 잘려고 했더만
너무해도 정말로 너무했다.
게다가 총도 못쓴다.
소음기가 있긴 했지만, 그건 어느 이상 거리에서 의미가 있을 뿐
이 정도의 작은 공간에서는 소음기를 껴도 집 안에 있는 모든이가 들을 수 있다.
그렇기에 오직이 대검을 쓰고 있다.
그래도 혹시 모를 상황을 위해 권총도 들고 있다.
'언제오냐.'
하지만 5분이 지나도 이 방으로 들어오지 않자, 정진은 직접 문밖으로 나갔다.
'내가 직접 사냥하지.'
스윽
잠옷 이지만 마치 군복을 입은 것처럼 정진은 움직였다.
발걸음은 소리는 없이, 움직일 때 발생하는 진동은 최소로
그 누구도 자신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게 하며 움직였다.
드륵
'사람이다.'
앞쪽 주방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다.
그걸 못 들을 이가 없는 정진은 천천히 주변 상황을 확인하며 움직였다.
'안방에 한 명, 나머지 한 명은.. 글쎄..'
아직 제대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위험하지만
어느 정도의 거리 안에만 들어오면 정말 작은 소리도 캐치 할 수 있기에 함부로 당할 가능성도 거의 전무하다.
그렇기에 정진은 빠르게 부엌으로 이동했다.
스윽
부엌 앞에 도착하자 확실히 소리가 잘 들렸다.
"어디 있는 거야? 빨리 처리하고 돈 받아야 하는데.."
"......"
'나를 노리는 애들이 있다고?'
정확하게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앙심을 품고 킬러를 고용한 것이다.
'근데.. 누가?'
이 세계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또 누군가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지 않았다.
자신에게 앙심을 품을 일도 없는데, 대체..
하지만 지금은 실제 상황이다.
정진은 그런 의문을 최대한 미뤄내고 다시 지금 상황에 집중했다.
"아잉... 가져갈 것도 없네."
터벅터벅
부엌 입구로 점점 소리가 가까워지자 정진은 몸을 낮추고 대검을 역수로 쥐었다.
드르륵
'지금!'
푹!!
문이 열리고 강도가 나오자 정진은 빠르게 그를 덮쳤다.
"으읍!!"
바로 입을 막고 목 옆에 대검을 꽂아 다시 아무런 저항하지 못하게 했고
넘어뜨리면서 혹시 모를 소음을 방지하기 위해 정진 자기 몸으로 대신 바닥에 떨어뜨려 소음을 최소화 하였다.
"으으으으읍!!!"
그렇게 발악을 하려고 했지만, 그도 얼마 가지 않아 몸을 추욱 떨어뜨리며 눈을 뒤집었다.
퓨슉
'이렇게 3마리는 끝.'
이제 2마리 남았나?
정진은 아까 죽인 강도를 부엌 구석에 두고 밖으로 나갔다.
'이제... 집안에 한 명... 나머지는... 하'
한 명의 위치를 모른다.
누가 보면 고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전시에서는 1%의 변수라도 조심해야 한다.
1%가 아무리 작다고 하더라도 나한테 터지면 그건 100%가 되는 것이고 정말로 골치 아픈 일이 발생되는 것이다.
하지만 고민할 시각은 사치다.
이미 내가 첫 번째 놈을 죽인 그때부터 타임어택 시작이다.
다른 이들이 죽은 놈들의 시체를 발견하기 전까지 자기가 직접 다 처리해야 한다.
스윽
그러고 정진은 다시 진동을 느끼며 위치를 파악했다.
'안방에서 나오고 이제... 거실로 나온다.'
적의 위치가 파악이 되자, 정진은 칼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움직였다.
스륵
'저기 있다.'
부엌에서 꺽으면 바로 나오는 거실 그리고 그곳에는 몸을 숙이며 움직이는 한 강도가 있었다.
그리고 바로
타다다닷!
"어?"
푹!!
바로 그에게 다가가 뒷목에다가 칼을 꽂았다.
옆목이랑 다르게 뒷목은 신경이 다 있기에 따로 더 꽂을 필요 없이 바로 뽑으면 된다.
퓨슉
그렇게 칼을 뽑자 정진은 갑자기 아까와 다른 진동을 느꼈다.
'가깝다.'
뒤!!
캉!!
정진은 바로 뒤로 돌아 누군가가 자신을 찌를려는 검을 막아 내었다.
"너는 뭐야? 나한테 무슨 원한 있어?"
"......"
정진은 물었지만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 말도 안 하면... 직접 말하게 만들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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