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살한다.

21. 사살한다.
본대가 출발하기 앞서 먼저 선발대가 출발했다.
선발대는 당연히 정진과 박조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사절단이라는 이름에 맞게 사절단장은 예조참판과 그를 도와줄 사절단원 예조정량 2명이 붙었다.
최대한 빠르게 동해로 가 배를 타야 했기에 정진이 처음으로 지냈던 염포로 고작 2주일 만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에 도착을 하니.
"반갑습니다. 저는 조선 사절단분들의 길 안내를 맡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하겠습니다."
"저희도 잘 부탁하겠습니다."
예조참판이 대표로 나와 형식적인 인사를 끝낸 후 안내원을 따라 배에 올라탔다.
정진이 올라가기 타기 직전 안내원은 예조참판에게 물었다.
"저분들은 누구십니까?"
그러자 예참(예조참판)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답을 하였다.
"저분들은 전하께서 보내신 사절단원 중 한 명입니다."
"이런 못 알아뵈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하하."
그러곤 정진과 박조가 따라 올라탔다.
그러고 다들 자리에 착석한 후 안내원이 크게 소리쳤다.
"출발하겠습니다!!"
그렇게 먼저 5명이 대마도, 이 시대의 쓰시마섬으로 출발하였다.
*******
선발대로 먼저 출발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현실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원래 정진과 박조는 선발대로 출발하지 않고, 본대인 조선군과 같이 출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하고, 단순히 왜구의 재발 방지가 아닌 대마도를 아예 먹는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행동이기에 일반적으로 행동하기는 불가능하였다.
그렇게 생각한 것이 잠입 작전이다.
먼저 겉으로는 예판이 외교를 진행을 한다.
그리고 밤이 되면 정진과 박조가 본격적으로 행동에 들어갔다.
그들의 목표는 대마도주 암살.
단순히 대마도주만 암살 하는 것이 아닌, 그들과 그들의 최측근, 병력을 다스릴 수 있는 무관까지 모조리 사살하는 것이다.
게다가 더욱이 나아가, 그들의 전쟁 물자들도 빼돌리거나, 태우거나 그럴 생각이다.
이렇게 하면 적들은 절대로 버티지 못하고 선택할 것이다.
항복을 할 것이냐, 죽을 것이냐.
그러면 대마도는 완전히 조선의 편이 될 것이다.
그 뜻은 이 전쟁의 승패는 특작대의 실력에 판가름이 되어 버린다.
조선군들은 정진과 이들이 출발하고 일주일 뒤에 도착해 제대로 초토화 시킬 것이다.
먼저 일주일은 주요 목표물 위치 및 정보 파악을 하고 나머지 일주일 혼란스러운 가운데 적 중심부로 파고들어 가 완벽하게 파괴할 것이다.
그리고 이 내용은 이미 모든 대신들과 상왕 이방원까지 모두 의논 된 내용이다.
'재밌겠군.'
그때 정진은 고개를 돌려 박조의 상태를 확인했다.
적진에 잠입하는 임무는 어지간한 대원들은 모두 떨려하기 마련이다.
아니나 다를까. 박조도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는 듯 다리를 계속 떨고 있었다.
"왜, 떨려?"
정진이 귓속말로 물었다.
"아닙니다."
"아니긴 개뿔. 떨리는 거 다 보여."
"정말로 아닙니다."
"정말 아니라고 하니까 믿긴 하겠는데. 만약에 네가 너무 얼타는 모습을 보이면 나는 바로 너를 숙소에 집어넣고 내 혼자서 작전을 수행할 거야. 알겠어?"
".... 알겠습니다."
"내가 구호 외쳤지. 우리는 가장 먼저 들어가."
"마지막으로 나온다."
대한민국 공군 특수 부대 CCT의 구호다.
그리고 우리에게 가장 적절한 말이다.
"그렇지. 그리고 오늘은 그 말을 직접 행동으로 보여 줄 것이다. 너가 말했지 긴장 안 했다고. 말로만 하지 말고, 보여줘라. 그리고 증명해라."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잠 좀 자놓지. 내일부터는 잠도 제대로 못 잘테니."
".... 알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정진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
"정진님, 일어나야 합니다."
"끄으윽..."
"도착했습니다."
"벌써?"
박조는 잠을 자던 정진을 깨웠다.
그러곤 천천히 몸을 피며 일어나고 갑판 위로 올라가니.
"이야... 장관이구만."
아름다웠다.
배에서 보는 모습이 참으로 볼 만 하였다.
"그렇게 말입니다. 이런 장관은 보기 참 힘든데 말입니다."
어느새 군대 말투를 제대로 배운 모습에 정진은 웃으며 물었다.
"너는 배 멀미 어때?"
"고생 좀 했습니다. 배를 처음 타 보는 거다 보니."
"이제 이런 일은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을 텐데, 익숙해져야 한다."
"알겠습니다."
그때 옆에 서 있던 예조 정량이 정진을 불렀다.
"정진님, 왜어 하실 수 있습니까?"
"これを言うのか?(이거 말하는 건가?)"
"하실 수 있으셨군요. 알겠습니다."
"아, 만약에 번역사 같은 것 때문에 그런다면, 나보고 왜어 못한다고 전해라."
"알겠습니다."
확인을 끝마친 예조 정량이 돌아가자, 박조가 놀란 듯 정진에게 물었다.
"왜어도 하실 수 있었습니까?"
"신선계에서 내가 하던 일이 왜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 사이 정진이 타던 배는 히타카츠(比田勝港)항에 도착했다.
"도착했습니다."
정진과 박조, 그리고 참판과 정량은 대마도에서 온 사절단을 따라 배 밖으로 걸어 나왔다.
"이곳이 바로 쓰시마 섬 입니다."
처음으로 본 광경은 활발한 사람들이다.
어딜 봐도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 가리지 않고 서로 물건을 보여 주며 장사하고 있고 또 흥정하고 있었다.
게다가 동아시아가 아닌, 중동쪽과, 동남아시아쪽까지 사람들도 여기서 물건을 사고팔고 있었다.
'흠... 이거 잘 좀 해야겠는데.'
이 시대에는 민간인을 생각하며 전쟁을 벌리지 않는다.
적의 민간인이 어떻게 되었든 신경 쓰지 않으며 전쟁을 벌린다.
하지만 정진은 21세기 인물 민간인 신경을 많이 쓴다.
총과 칼을 들지 않는 사람은 건들지 않는다.
그리고 전투할 의지가 없는 적에게 총구를 들이 밀지 않는다.
제네바 협약에 의거한 내용이자, 정진도 진심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조약이다.
애초에 이게 없다면 서로 얻는 건 없고 잃는 것밖에 없는 전쟁 밖에 되지 않는다.
아니 애초에 전쟁이 벌어지면 되지 안 된다.
하지만 전쟁이 벌어진다면 아군이든, 적국이든, 제3의 국의 민간인이든 건드리면 안 된다.
그렇기에 정진이 고민에 빠진 것이다.
'흐음... 이건 천천히 생각해 봐야겠군.'
그러곤 정진과 박조는 예참을 따라갔다.
그렇게 천천히 길을 걷던 와중 예참이 정진의 옆으로 가 한 가지를 물었다.
"여기 보시면 어때 보입니까?"
"행복해 보입니다. 다들 각자의 생업에 집중하며 사는 보입니다."
"사실.. 이거 다 거짓입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정진의 물음에 예참은 하나의 진실을 말해 주었다.
"원래 여기는 거지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쓰시마섬 관리들이 저희 온다고 거지들을 모두 치운 겁니다."
"..... 놀랍군요."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닙니다. 사절단이 온다는 것은 이 나라를 평가한다는 뜻인데. 거지가 있다면 그게 다 기록이 되고 자신들에게 피해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 새로운 사실이군요."
"좀만 안으로 들어가면 대마도가 어떤 곳인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마침내 그들이 묵을 서신사에 도착했다.
"이곳이 사절단 분들이 2주 동안 지내실 서신사 입니다."
"좋군요."
"그럼 저는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내일부터 일정이 많을 테니 오늘 푹 쉬시고 내일 다시 만나 뵙는 걸로 알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안내원은 돌아갔다.
그러곤 정진은 자기 앞주머니에서 담배 하나를 들어 입에다 물었다.
칙!!
끝부분만 불을 붙이며 깊게 빨아 마셨다.
"쓰읍.... 하..."
그러자 옆에 있던 박조가 물었다.
"그건 뭡니까?"
"이거? 담배."
"담배가 무엇입니까?"
"아... 몸이 되게 좋지 않은 거."
"그럼.. 대체 왜 사용하시는 겁니까?"
"이걸 피워야... 그나마 전쟁 중에도 스스로 버틸 수 있어."
"아..."
박조는 잘 알지는 못 하지는 알 수 없는 느낌에 더 묻지를 못 했다.
"아, 그리고 보니 뭐 많은 걸 챙겨 오시지 않았습니까? 저기 안에 뭐가 있습니까?"
"내가 너랑 같이 사용한 게 뭐가 있지?"
"전투 식량, 의료 붕대, 소독약, 핫팩, 수류탄, 섬광탄,그리고... 무전기까지 사용했습니다."
"그거 여기안에 다 있어. 그리고 한양에서는 위험해서 사용하지 못했지만, 여기서는 사용해야 할 무기도 있고."
"알겠습니다."
"그래, 잠은 미리 자둬. 체력을 많이 비축해 놓아야.오늘 밤에 움직일 수 있으니까."
그렇게 담배를 다 핀 정진은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따라 박조도 잠을 청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다.
***********
아주 늦은 밤
정진이 눈을 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몇 시냐.'
시간을 확인하니 새벽 1시.
움직일 시작이다.
잠에서 깬 정진은 곧바로 자고 있던 박조를 깨웠다.
"끄윽... 활동 시간 입니까?"
"빨리 일어나. 지금 바로 움직여야 하니까."
"알겠습니다."
그러곤 정진과 박조는 빠르게 전투복으로 환복하였다.
그러고 방검복을 입고 단검과 수류탄 몇 개, 무전기까지 장착하였다.
마지막으로 방탄,방검복에 탄창을 집어넣고 서로 개인화기를 챙긴 후 천천히 밖으로 움직였다.
밖에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한 정진은 신호를 주며 산속으로 들어갔다.
적들이 첨단장비가 없다는 것이 이렇게나 편할 줄은 몰랐다.
원래라면 야간투시경에 열 감지까지 보유한 적을 상대하는 것이 기본이었기에 몰랐는데.
이렇게나 편할 줄 몰랐다.
아무튼 그들의 첫 목표는 근처 도시의 한 가문을 파악하는 것이다.
치익- "지금부터 살상은 최대한 금한다. 최대한 제압을 위주로 하며 적에게 발각이 되었을 경우 사살하고 시신은 땅에 묻는다."
치익- "확인."
굳이 소리를 내면 안 된다.
이 늦은 밤 산속에서 조선인의 소리가 난다고 신고가 들어오면, 우리 사절단도 의심을 받을 것으로 활동하기 힘들 것이다.
이미 이곳에 오기 전 사전 검사는 몇 개 확인 하였다.
현 대마도주의 이름은 소 사다모리.
현 나이가 30대 초반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2주 안에 그는 죽을 것이다.
그렇게 30분을 더 뛰고 그들은 어느 한 기와집 가옥앞에 도착했다.
내 생각이 맞다면 저곳은 이 지역의 관아로 알고 있다.
즉 이 지역의 대가리를 포함한 관원들의 많은 정보가 있을 것이고, 많은 물품 게다가 생각하면 많은 노예들도 있을 것이다.
일단 최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에 집중을 하고 만에 하나 조선인이 있다면.
모조리 사살하고 구출한다.
치익- "거의 다 도착했다. 이제부터 전투 태세에 들어간다."
치익- "확인."
확실히 관아다 보니 크긴 크다.
겉으로 보면 1000평은 족히 넘는 것처럼 보인다.
이미 지도로 다 확인하였고, 각 건물별 명칭을 지어 놓은 상태다.
타다닷
정문으로 들어갈 생각은 애초에 없다.
담을 넘어 들어갈 생각이다.
치익- "내가 먼저 진입을 한다."
정진은 총을 뒤로 매며 담을 넘어 관아로 들어갔다.
철컥.
곧바로 주변에 사람이 있나 확인에 들어갔다.
주변에 산이 없어 위에서 정찰을 못한 것이 꽤 컸지만, 그렇다고 해서 못 들어가지는 않는다.
스륵 스륵.
'주변에 들리는 숨소리는 없다. 즉 이 건물 주변으로는 사람이 없다는 뜻.'
정진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지금, 이 건물에는 사람이 없다.'
치익. "진입."
치익. "확인."
보고 받은 박조도 담을 넘어 관아 안으로 들어왔다.
치익- "최대한 발소리, 숨소리 죽이고 왼쪽으로 돌아서 와라."
치익- "확인."
그러곤 박조가 오는 시간 동안 주변을 둘러봤다.
'경비병은 무조건 있을 것이다.'
이 정도의 크기에 관아라면 중요한 서류 한두 개는 있을 것이다.
또는 노비라도.
그렇다면 그것을 지킬 놈도 있을 것이다.
그때.
사브락.. 사브락...
앞에서 모래를 밟는 소리가 들려왔다.
게다가 들려오는 작은 숨소리.
'적이다.'
스륵..
정진은 천천히 대검을 뽑아 들었다.
그러고 정진은 손을 들어 박조에게 신호를 보냈다.
아직은 위험하지 않다.
하지만 적이 이쪽으로 오거나, 계속 저 방향에서 어슬렁 거린다면 사살해야 한다.
아직은 타이밍이 아니다.
"......."
그렇게 3분 동안 계속 쳐다봤다.
하지만 저놈이 저 건물 주변에서 계속 어슬렁 거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할 것은 단하나.
'사살한다.'
이미 박조를 다른 곳으로 보낸 상황이다.
다른 경비병이 더 있나.
치익- "적 6명 더 확인. 4명은 각 건물을 지키고, 한 명은 정문, 나머지 한 명은 구석을 돌며 순찰."
치익- "확인. 타격시점 보고 바람."
치익- "확인."
사실상 박조의 현 역할은 경계병이다.
주변 적들의 위치 파악, 그리고 다가오거나 멀어질 때 보고하는 역할이다.
기다린다.
기다린다.
기다린다.
치익- "2번 건물 타격."
스윽..
대검을 역수로 들어 천천히 걸어갔다.
사브락 사브락..
건물을 돌아 남들이 못 보는 사각지대에 온 타이밍.
지금.
푹!!
적이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로 온 지금 바로 그의 목을 찔렀다.
"끄으윽.."
바둥바둥 해봤자 소리를 질러봤자 의미가 없다.
어차피 입은 막았고, 다리를 밀어 무게중심도 무너뜨렸다.
"끄으윽!!!"
그렇게 5초 더 움직이다가
"......"
몸의 움직임이 멈췄다.
치익- "타격 완료."
치익- "확인."
아직 5명의 적이 남아 있다.
나머지의 적도 최대한 빠르게 처리한다.
- 작가의말
새로운 2025의 새해가 왔습니다.
이 소설을 보시는 모든 독자님들 모두 행복하기를 바라겠습니다.
그럼 2025년도 저의 작품과 함께 행복한 나날이 반복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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