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위협을 감수하고 지금 진입한다.

25. 모든 위협을 감수하고 지금 진입한다.
그렇게 한바탕 버린 후 나는 그냥 일상으로 돌아갔다.
최해산과 장영실에게 가 만드는걸 지식 전수, 및 제작 관리 감독을 하며.
결과물이 나오면 테스트 후 임금에게 보고까지.
물론 완전한 일상은 또 아닌 게.
하루가 멀다 하고 상소문이 생겨났다.
주로 대사헌, 대사간, 좌의정이 제출을 하였다.
내용은 정진의 처벌과 관련해서 말이다.
하지만 그런 처벌 관련된 내용은 모두 이도가 컷을 냈으며 이방원까지 살아 있었기에 더 이상 처벌 관련 이야기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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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그 지랄을 했는데. 이 저격총을 보여줬다?
만약에 주변에 굉장히 보수적인 사간원같은 놈들이 있었으면 별의별소리를 했을 것이다.
사가원만 그러면 양반이지 사헌부까지 지랄을 했을 것이다.
즈으은하, 이 물건은 남용이 된다면 하늘 아래 있는 모든 이들이 당해낼 수 없을 것입니다. 폐기 하솝서.
이딴말을 하며 말이다.
'후우...'
아무튼 아직은 전시상황.. 정진은 계속해서 주변에 누군가가 다가오지 않는지 확인하며 박조를 기다렸다.
그때.
치익- "사살."
박조의 임무 완료했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게다가 묘하게 목소리가 들떠 있는 것처럼 보였더.
치익- "복귀."
치익- "확인."
박조에게는 임무가 끝났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 나는 끝나지 않았다.
안전하게 박조가 합류해야 임무 완료가 된다.
그렇게 정진 자신이 있는 곳으로 박조가 도착할 때까지 주변에 다가오는 이들이 있는지 계속 확인했다.
그때.
사브락.. 사브락..
"으아..."
풀숲에서 박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정진은 그런 박조의 어깨를 두드렸다.
"고생 많았다."
"...감사합니다."
"그렇다고 어깨해 힘주지 말고. 그러다가 훅 간다."
정진은 흥분하려는 박조는 진정시켰다.
전장에서 감성적인 판단은 곧 죽음이다.
만약에 살았다? 그건 상대가 사실상 살려 준 것이다.
이건 정진이 전장에서 직접 느낀 것이다.
왜냐? 그러다가 죽은 동료가 한두 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자신도 흥분하다가 죽을 뻔한적도 있고, 동료가 대신 총을 맞은 적도 있다.
그렇기에 저렇게 신신당부를 하는 것이다.
아무튼
정진이 그런 박조를 진정 시킨 후 전투 식량을 꺼냈다.
'이제... 내일이면 물자가 다시 초기화 되겠군.'
현재 시각은 새벽 2시다.
이제 남은 전투식량은 2개 정도가 남았으며 조변에서 야생 동물도 사냥해서 밥 먹는 것도 익숙해진 상태다.
그리고 내일, 때가 되면 조선군이 도착할 것이다.
그때까지 미리 조선군이 이곳에 쳐들어 오기 편하게 준비해야 한다.
국가 정보차원의 싸움이 아닌 엄명한 전쟁이니.
스윽.
목을 감싸던 두건을 벗으며 정진은 옆에 있던 나무에 허리를 기대앉았다.
"내일이면 조선군이 이곳에 당돌할 테니, 우리는 그전까지 대마도주를 죽이고, 상왕폐하께 합류한다."
"알겠습니다."
"다만.. 먼저 말하지 대마도주가 죽더라도 조선군이 알 방법은 없어. 오히려 우리가 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
"....."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으로 대마도주가 사는 곳을 폭파시키고 빠져나온다."
"알겠습니다."
어떻게 할 건지 묻지 않는다.
그저 믿는다.
예전에도 안 될 것 같은 상황도 해내는걸 몇 번이 봤는지도 까먹었다.
"그럼 오늘은 여기서 휴식하고, 대마도주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아니, 이건 당일 도착해서 말하겠다."
"? 알겠습니다."
갑자기 말을 하다가 끊은 모습에 박조는 약간 의문이 들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신경을 껐다.
너무 많은 생각은 몸에 해롭다.
********
"상왕 폐하, 거의 다 당돌하였사옵니다."
"알겠네, 후.. 꽤 시간이 걸렸군."
"혹시.. 가시는 길 불편하신 게 있으셨습니까?"
"없네."
혹시 이방원의 심기를 건들렸을까, 3군도제찰사로 임명된 이종무가 순간 긴장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번 대마도 정벌은 여태까지의 대마토 정벌이랑 결도 다르고 규모도 많이 달랐다.
예전에는 7000여명이 대마토 정벌에 참여 했으나, 이번에는 무려 2만여명에 병선 250척, 게다가 무려 상왕폐하가 직전 진두지휘하에 정벌이 될 것이다.
그것뿐이냐? 당연히 아니다.
영의정 심온을 3군도통사로 삼아 경상도로 가게 해서 내통하는 이들이 있는지 왜인들을 감시하게 했다.
이런 대규모 이동은 물론 물자들이 적지 않게 소모 된 것으로 안다.
그리고 아마 이들 중 3할 내지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조선을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가야 한다.
그리고 이종무는 알 수 없는 없는 표정을 짓는 상왕 폐하를 잠시 쳐다봤다.
'상왕 전하께서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시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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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락 사브락..
"멈춰."
달리던 정진이 갑자기 멈추더니 뒤에서 뛰던 박조또한 멈춰 세웠다.
그러곤 경계모드에 들어갔다.
'아까.. 분명히 사람 소리다.'
자신이 아는 일본어 소리에 정진은 나무를 엄폐로 삼아 경계에 집중했다.
그리고 박조또한 정진의 모습에 자신도 나무에 엄폐하며 몸을 숨겼다.
"&₩&@*#*#&@"
아직 거리가 멀어 그런가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무슨 얘기하는 거지.
"%&@^#&@..."
슬슬 들린다.
사브락..
"チョ・センジン奴ら攻めてくるって?(조센징놈들 쳐들어온다며?)"
조선군이 온다는 걸 들켰나?
서둘러야겠다.
"対馬主は何と言いますか?(대마도주께서는 뭐라 하셔?"
"奴隷たちは本国に送って続きます(노예들 본국에 보내고 뒤따라간데.)"
"......."
정진은 그런 왜놈의 말을 계속 들었다.
굳이 사살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게다가 이들의 목소리와 발소리고 커지는 걸 봐서는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이 확실하다.
적 인원은 2명.
판단이 끝난 정진은 손을 들어 박조에게 하나의 수신호를 보냈다.
'제압하라?'
알겠습니다.
사브락... 사박..
소리가 커져온다.
숨소리도 들려온다.
제압도 번거롭다.
고통도 적당하고, 출혈도 적당히 유발 시키는 곳을 적중 시켜야 한다.
자칫하다 목, 심장, 폐, 머리 등을 쏘면 바로 나가리다.
천천히 다가오는 그때 정진은 손가락을 3개를 폈다.
'3....'
'2....'
'1....'
탕!!
"크악!!"
타앙!!
"크흐아악!!"
정진의 탄알은 왜군의 다리를 스쳐 지나갔고, 박조의 탄알은 어깨에 박혔다.
처음 느껴보는 극심한 고통.
난생처음 느끼는 감각에 왜군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그때.
텁!!
정진이 그런 왜군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그 모습에 박조 또한 다른 이의 입을 틀어막았다.
괜히 소음이 빠져나가 봤자 좋을 게 없다는 그의 판단 때문이다.
"だまれ.(닥쳐라.)"
정진의 입에서 일본말이 튀어나오자, 왜군들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정진을 쳐다봤다.
하지만 아직도 느껴지는 고통에 정신을 못 차리는 것은 매한가지다.
그때
"끄으윽.... 끄르르륵..."
박조에게 맞은 왜군은 고통을 이기지 못해 그대로 기절하였다.
그 모습에 박조는 어쩔 줄 모르겠다며 정진을 쳐다봤다.
"이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이놈 가지고 심문해야지."
도의적으로 뭘 하면 안 된다. 그딴 건 내 사전에서 잊고 지낸지 오래다.
게다가 여기엔 무슨 제네바 협약이 있나.. 전시국제법이 있나.
그딴 건 없다.
어차피 있어도 할 놈들은 다 했는데.
지금 와서 그게 무슨 상관일까.
아무튼 정진은 아직 쓰러지지 않은 왜군의 입을 틀어막던 손을 뗐다.
그러자.
"あなたは一体誰ですか?(넌 대체 누구냐?)"
곧 가기 직전의 목소리로 왜군이 물었다.
어차피 자신이 뭘 하지 못한다는 걸 느낀 모양이다.
"まず、私に協力するつもりはありますか?(먼저, 나에게 협조할 생각이 있나?)"
그 말에 왜군이 코웃음을 쳤다.
"私に選択肢がありますか?(나에게 선택지가 있나?)"
"まあ···協力しなければ死ななければならない。(뭐.. 협조를 안 하면 죽어야지.)"
"くそ...(젠장...)"
그러곤 왜군은 모든 걸 체념한 듯한 표정으로 정진을 쳐다봤다.
"私が知っている線からみんな答えてくれます。(내가 아는 선에서 다 답해주겠다.)"
*******
타다다닷!!
정진이 왜군의 말을 듣고 급하게 뛰어갔다.
"갑자기 왜 그러시는 겁니까?"
그 모습에 박조는 의문만 들었다.
그리고 어느 지점에 도달한 후 혼잣말하는 것인지.. 박조의 질문의 답을 하는 것인지 말을 중얼거렸다.
"조선 노예들은 대략 200여명. 그리고 그들 중 오늘 밤 절반 가까이 죽거나, 고국으로 못 돌아갈 것이다."
"그게.. 무슨?"
"닥치고 이제부터는 단순한 잠입 작전이 아니다. 인질이 있고, 그 인질들이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 모든 위협을 감수하고 지금 진입한다."
"....."
처음 보는 모습.
고작 두 명이서 대마도주가 있는 곳을 쳐들어간다는 말도 안 되는 발언에 박조는 말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두근두근두근두근
심장이 빠르게 뛴다.
흥분된다.
이런 느낌이 얼마만인가.
예전 염포 수령에 있었을 때, 자기 무력에 굉장히 실망했다.
조금만 더 강했다면, 백성이 다 도망갈 수 있었을 텐데. 그리고 군들도 많이 살았을 텐데.
그들도 모두 누군가의 아들이고 아버지다.
그리고 군인이기전에 조선의 백성이다.
그런 이들이 자기 눈앞에 죽어 갔을 때 얼마나 허망했는지.. 말로 표현을 다 못할 정도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오늘 저자들은 모두 삼도천三途川을 건너갈 것이다.
그들의 넋을 위로하고 죽은 이들을 대신해 조선인들을 구할 것이다.
지금은 대략 사정시(오전 10시)
조선군이 도착하기 예정된 시각은 오늘 정오
정확하지 않는 걸 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들이 오기 전 길을 만들어 놓고, 먼저 희생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
"지금 마지막으로 점검에 들어간다. 식사하고 20분 휴식 후 바로 쳐들어간다."
"알겠습니다."
정진이 말을 끝내고 자기 가방에서 식량을 꺼내는 그때.
"감사합니다."
"뭘."
"조선을 도와주신 것, 그리고 왜구들로 인해 죽은 이들의 넋을 기리게 해주는 것까지.."
그 말에 정진은 살짝 웃으며 답했다.
"죽은 이들은.. 최대한 머릿속에서 지우는 게 좋아. 그들 모두를 생각하면 오히려 너의 실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되거든.."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죽은 순간은 잊지 마. 그 순간을 기억하고 더 이상 잃지 않겠다고 다짐을 해. 그리고 그 마음가짐은 너를 더 성장 시켜 줄 거야."
"..... 각골명심하겠습니다."
"슬슬 먹고 정비하지."
"알겠습니다."
********
"쓰읍..."
방금 온 서신을 소 사다모리가 이상한 듯 쳐다봤다.
'今回も···朝鮮軍が来ている······それも2万人余り?(이번에도.. 조선군이 오고 있다라.. 그것도 2만여명?)'
허허허 거짓도 이런 거짓이 없지.
지금은 12월 전쟁을 치르기 최악에 시기다.
추위에 병졸들은 사기가 떨어지고, 겨울인지라 그 많은 병졸들에게 줄 식량도 부족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때..
탕!!!!
타타타탕!!!
밖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에 소 사다모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쳤다.
"これはどういう意味ですか?!(이게 무슨 소리야?!)"
그때 밖에서 한 장군이 뛰쳐나왔다.
"逃走!大変です!(도주님!! 큰일입니다!!)"
"何か?(뭔가?)"
"侵入者が登場しました!(침입자가 나타났습니다!!)"
"なんだ?!(뭐라?!)"
그때 소 사다모리의 머릿속에 방금 읽었던 서신의 내용과 예전에 읽었던 보고서의 내용을 떠올렸다.
"くそ···何人ですか?だけ五千人?? 2万人余り???(젠장... 몇 명이지? 만 오천 명?? 2만여명???)"
"それが...(그것이...)"
"すぐに言う!(당장 말하거라!!)"
"2人です。(2명입니다.)"
그 말에 소 사다모리가 어이가 없다는 듯 물었다.
"ちょうど2人が来たもの持って私にこう報告するのか?すぐに処理せずに何をしますか?!(고작 2명이 온 것 가지고 나에게 이렇게 보고하는 것이냐? 당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냐?!)"
"やや2人ですが武力がおかしいです!彼らに近づく人たちは皆、何の攻撃もせずに倒れています!(고작 2명이지만 무력이 이상합니다! 그들에게 다가가는 이들이 모두 아무런 공격도 못하고 쓰러지고 있습니다!)"
탕!!
"殺す!(죽여라!)"
"크헉!!"
그때 밖에서 누군가가 허겁지겁 들어왔다.
"逃亡者たちを止めることはできません。(도주님 저들을 막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몇몇은 저들이 도술을 부린다고 믿고 있습니다.)"
"一体何が起こるのか!!(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이냐?! 당장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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