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로스 3세의 아버지 필리포스 2세의 사망 직후 고대 그리스 세계의 판도입니다!
색깔이 아무것도 칠해져 있지 않은 땅은 그리스 세계의 패권 다툼에서 벗어난 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보라색으로 칠해진 땅은 코린토스 동맹입니다.
기원전 338년 카이로네이아 전투로 그리스의 패권을 장악한 필리포스 2세가 그리스 도시국가들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군사 동맹이죠. 소속된 그리스 폴리스들은 마케도니아의 페르시아 원정에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었습니다만, 기존의 헌법과 정치 체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마케도니아의 내정 간섭은 심하지 않았습니다. 목표를 수비가 아니라 공격으로 바꿨다는 점만 제외하면 미국과 NATO의 관계랄까요?
아테네의 경우에는 분명히 코린토스 동맹의 일원이지만, 카이로네이아 전투의 패배 후에도 필리포스의 호의로 꽤 많은 해상 식민지를 건사할 수 있었기에 하늘색으로 채색했습니다. 필리포스가 아테네의 해상 함대를 눈독 들였고, 페르시아를 칠 때 아테네가 한편으로 만드는 상징성은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황색으로 채색된 곳은 스파르타입니다. 특이한 점은 알렉산드로스 대왕도, 필리포스 2세도 스파르타를 완전히 무시했다는 점입니다.
반항하지 못하도록 몇 번 폴리스 주변부를 초토화시킨 것이 다였고, 항복을 요구하지도 아예 멸망시키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콧대만 높은 허접들이라고 생각했을 확률이 큽니다. 덕분에 스파르타는 로마인들을 위해 해병대 캠프 및 스파르탄 관광 코스를 운영하게 될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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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의 역사는 나름 깁니다. 신화에 불과하지만 아테네의 창건자는 영웅 테세우스고 트로이 전쟁의 메넬라오스 역시 스파르타 국왕으로 설정되어있죠.
기원전 12세기에서 8세기의 암흑시대가 끝난 뒤 고대 그리스에서는 각종 도시국가들이 번성하며 철학과 문화를 꽃피웠습니다. 탈레스, 피타고라스등 초창기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이 시대 사람들이죠.
그러나 고대 그리스의 발전과 팽창은 에게 해 건너편의 강대국 페르시아와의 충돌을 불러왔습니다.
결국 기원전 491년, 페르시아 전쟁이 터집니다. 수천 년 동안 반복될 유럽 VS 중동의 첫 번째 대결이었습니다.
페르시아 전쟁의 해석은 현대까지도 논란이 있습니다. 서구 문명의 뿌리가 고대 그리스에 있기에 지나치게 그리스 중심적으로 이해되고 있다는 부분에서요.
(영화 300이 얼마나 고대 그리스를 열렬히 미화하는지 생각하시면 대충 느낌이 오실 겁니다.)
아무튼 고대 그리스인들은 헬라스의 단합이 페르시아를 무찌르고 그리스의 독립을 지켜냈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평화는 짧았습니다.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대 그리스의 두 대표 국가,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분쟁 때문이지요.
아테네는 공공의 적 페르시아를 이용해 해상 패권을 공고히 만들고 그리스의 지배자가 되려고 했으나, 스파르타는 그런 아테네가 탐탁잖았습니다.
특히 아테네 민주정과 스파르타 과두정 사이에 정치적 갈등이 있었습니다.
아테네는 무산자들에게도 참정권을 부여하는 (당대 기준으로) 급진적인 민주정을 시행했습니다.
아테네의 모습을 보면서 타 폴리스의 무산자들은 불만을 가졌고, 아테네는 아테네대로 '민주주의 전파'를 명분 삼아 시도때도 없이 다른 폴리스의 정치에 개입했습니다.
결국 스파르타와 아테네 사이의 갈등이 폭발하며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터집니다.
(고대 그리스를 배경으로 하는 비디오 게임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의 시대가 이때입니다)
오랜 전쟁 끝에 스파르타는 아테네를 무너뜨리고 승자가 되지만 딱히 이득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스파르타는 아테네 이상으로 사회 모순이 심하고 역량이 부족한 국가였으니까요.
결국 아테네는 1년 만에 스파르타의 괴뢰 정권을 무너뜨리고 독립했습니다.
다만 아테네가 다시 패권을 회복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전쟁의 상처는 깊었고, 자랑스러운 민주주의 역시 상처받았습니다.
현대까지 중우정치의 상징이 된 소크라테스의 사형이 이 시기 아테네에서 있었던 대표적인 해프닝이지요.
스파르타는 그 뒤로도 나름 그리스에서 패권을 유지하려고 시도하지만, 레욱트라 전투(기원전 371년)에서 테베에게 결정적으로 패배합니다.
테베의 명장 에파미논다스는 150쌍의 게이 커플로 이루어진 '신성 부대'를 이용해 스파르타의 마초 전사들을 완전히 박살내지요.
(이외에도 레욱트라 전투에서 인류 최초의 전술로 평가받는 '사선진'이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테베 역시 그리스의 패권을 차지할 역량은 없었습니다. 에파미논다스와 그 파트너 펠로피다스가 연달아 전사하면서 정치적 혼란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혼란의 와중에 급속도로 성장한 것이 그리스 북부의 마케도니아 왕국이었습니다.
그리스와 야만의 중간쯤으로 평가받던(심지어 올림피아 제전 출전 자격조차 긴가민가했던) 마케도니아의 왕은 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 필리포스 2세.
필리포스 2세는 명장이었고, 약소국 마케도니아를 완벽하게 개혁했습니다.
아테네와 테베는 손을 붙잡고 필리포스 2세에게 대항하고자 시도했으나 기원전 338년 카이로네이아 전투에서 패배합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이 전투에서 기병대를 지휘했다고 합니다)
필리포스 2세는 카이로네이아 전투를 통해 그리스의 패권을 손에 쥐었고, 다음 단계로 페르시아 제국을 정복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기원전 336년에 벌어진 호위대장 파우사니아스의 암살로 인해 필리포스 2세는 40대의 나이에 사망합니다.
...여기까지가 작품이 시작되는 시점까지의 간단한 배경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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